세하가 슬비집에서 숙제하는편

미쿠냥팬시작합니다 2017-08-03 2

-22시 15분-

-이슬비의 방-




"아오... 숙제 더럽게 어렵네..."

자신들이 전투가 끝난 이후 모든 일을 공부에 전념하는 전형적인 수능을 대비하는 학생들과 같은 모습이 된 클로저들이었지만 위상능력자라고 해서 전부다 머리가 좋은 것은 아니었는지 교과서의 예제를 풀어오는 문제조차 쩔쩔대면서 세하는 머리를 긁적였다.

"그래서... 내가 도와주잖아... 이.세.하 집중해!"

그리고 공책을 둘둘말아 투덜거리는 세하의 뒷통수를 후려치며 슬비는 짜증이 섞인 목소리로 소리쳤다.
뒷통수가 가격당하자마자 귀가 찌잉 울리며 시야가 한번 뒤집힌 세하는 정신을 못차렸다.
고개를 수 어번 흔들어 겨우 정신줄을 잡자 뒤에서 간식을 가져오는 슬비를 바라보았다.
"그래도 그렇지 잠옷차림으로 공부를 가르쳐 준다니..."

"원래대로 라면 난 45분 뒤에 자야할 몸이야. 네가 숙제를 안하는게 아니라 못하는걸 알기때문에 두팔 걷고 나서준거지."

"네~네~"

다시 세하는 고개를 푹 떨구며 문제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풀다가 모르는 공식이라도 있으면 물어봐 도와줄테니까... 후아암..."

크게 하품을 하며 많이 졸린 표정으로 슬비는 세하의 옆에 조용히 앉았다.
슬며시 세하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며 슬비는 졸린눈으로 맹하니 앞을 바라보고 있었다.
예상치 못한 슬비의 행동에 세하는 감짝놀라며 얼굴을 붉혔지만 그럼에도 다음날 까지 제출해야할 숙제였기에 말없이 묵묵히 일을 수행하고 있었다.
1년만에 생각치도 못할만큼 성숙해져 아름다움을 뽐내며 장발로 기른 핑크빛의 머리칼에서 넘실거리는 향기는 세하의 신경을 곤두 세우기 시작했다.

"정말... 따분하지? 쓰러뜨릴 차원종이 더이상 없으니까..."

세하는 얼굴을 붉힌체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슬비의 머리칼이 사락사락 움직일때마다 풍겨오는 은은한 샴푸의 냄새가 세하의 마음을 적시는듯 했다.

"그래... 하지만 난 지금 이 평화가 너무나도 좋아..."

"나도."

세하는 이윽고 문제풀이를 멈추며 샤프를 손에서 놓았다.
천천히 그리고 살며시 자신의 옆에 기댄 슬비의 어깨에 손을 얹고는 조심스래 슬비를 끌어 안았다.

입술을 우물거리다가 결국 슬비는 입을 열었다.

"부모님이... 계셨더라면 더 행복했을텐데..."

"과거는 더이상 돌아오지 않아. 중요한건 지금의 '평화'와 미래를 위한 노력 뿐이지..."

슬비의 눈동자가 그윽하게 빛나며 눈물이 한 방울 주륵 흘러내려갔다.
세하는 슬비의 모습을 그냥 보고 있을 수 없었다.
슬비의 양어깨를 강하게 부여 잡으며 강하게 끌어안으며 슬비의 체온을 가까이에서 느끼며 세하는 슬비의 아픔이 사그라들길 바랄 뿐이었다.

"세... 세하야...!"

"이슬비..."

둘의 눈이 서로 마주하며 세하는 슬비의 떨리는 입술과 촉촉하게 젖은 눈망울, 얊게 붉어진 뺨을 바로 앞에서 볼 수 있었다.

"**건 금지야."

갑작스레 정색하며 내뱉는 단호하고 날카로운 한 마디에 세하는 금방 정신을 차렸다.
얼굴이 새빨게져 정신을 못차리는 세하를 보며 슬비는 배시시 웃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세하는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행... 복해?"

머쓱거리며 떨리는 목소리로 질문한 세하의 말에 슬비는 함박웃음을 지었다.

"물론. 그리고 난 네가 내 곁에 있어서정말 좋아."

세하의 얼굴이 다시 빨개지면서 고개를 휙 돌렸다.
슬비와 눈이 마주치고 난뒤 머릿속에 온갖 잡 생각들 때문인지 문제를 푸는 속도는 현저히 느려지고, 슬비는 세하의 의외로 놀리기 좋은 부분을 재밌어 하고 있었다.
스윽 손을 뻗어 몇 개월전 휴가때 세하가 뽑아준 펭귄 마스코트 인형을 끌어안은체 세하를 지긋이 바라던 슬비는 이내 뭔가가 떠올랐다는 듯이 성큼성큼 걸어가 세하의 바로 앞에 앉았다.

"그... 인형 아직도 가지고 있었어?"

세하의 질문에 슬비는 뾰루퉁한 표정을 지었다.

"왜... 버렸을거 같았어??"

"그거 분명 다 찢어져서..."

"내가 그정도 봉제실력도 없을 까봐?"

슬비는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으며 세하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미소를 한몸으로 받으며 세하는 우물쭈물 거리기 시작했다.
지금 슬비가 꼭 껴안고 있는, 자신이 뽑아주었던 펭귄 마스코트 인형과 같은 펭귄 마스코트의 그림이 자수된 분홍색의 잠옷과 매치 되는게 슬비에게는 너무나도 잘어울리고 귀엽다고 생각했다. 

그 순간 슬비의 아련한 표정과 촉촉하게 젖은 눈매가 세하의 심장을 더욱더 거세게 자극하며 세하의 인내심에 불을 지피기 시작했다.
숙제를 도와주려는 것인지 한 방중에 자신을 불러서 데이트를 하고 싶은건지 그저 자신을 놀리고 싶은 것인지 이해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사고가 정지 상태에 이르지 결국 세하는 행동으로 옮겼다.

"야."

이내 샤프를 책 사이에 꽂아버리고는 더이상 참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세하는 빠르게 걸어가 슬비의 양손에 깍지를 끼웠다.

"그렇게 매도하는데 그냥 놔둘리가 없잖아..."

"자...잠깐 세하야? 세하야??"

조심스럽게 슬비의 연분홍빛으로 젖은 슬비의 입술에 세하는 살포시 입을 맞췄다.
세하와 맞닿은 가슴으로 서로의 심장의 박동을 느끼며 마치 시간이 정지된 것처럼 둘은 움직이지 않았다. 
처음에는 깜짝 놀라며 저항하려는 느낌이 있었지만 슬비는 조심스레 움직임을 멈추며 서서히 세하에게 몸을 완전히 기댔다.
세하와 슬비의 입술이 천천히 떨어지며 반짝이는 입술을 서로 마주보며 이 감정을 점점더 애태우기 시작했다.
세하의 손이 슬비의 어깨를 부드럽게 어루만질때 마다 슬비의 부끄러워 하는 표정은 너무나도 귀엽다고 생각한건지 세하의 심장이 더욱 쿵쿵거리며 강렬하게 뛰기 시작했다.

결국 참다못한 세하가 슬비를 넘어뜨렸다.
둘의 시점이 바뀌면서 서서히 서로의 얼굴이 가까워지자 심장은 더더욱 뜨겁게 뛰기 시작했다.

"이런 건... 반년만 참아도..."

슬비의 촉촉하게 젖은 눈망울이 너무나도 매혹적으로 보였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슬비는 딱히 세하의 손길을 거부하거나 기피하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세하의 손이 슬비의 뺨을 어루만질때마다 상당히 부끄러워하며 몸을 파르르 떨었고, 지금의 상황을 부정하려는 듯한 말을 하긴 했지만 결국 슬비는 고개를 슬쩍 돌리며 말없이  새하얀 두 손으로 세하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방전체의 분위기가 어느샌가 분홍빛으로 물들어가기 시작하자 참다못한 중재자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쿵-쿵-

옆방이었다.

둘은 화들짝 놀라며 정신을 차린것인지 주위의 분홍빛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사라져버리고, 세하와 슬비, 둘다 벌떡 일어나며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얼굴만 붉힌체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저기~세하야? 슬비야? 밤늦게 숙제하는 건 좋은데 여기 방음 안되는거 알지?"

세하는 이내 정신을 차렸는지 빠르게 슬비에게서 떨어져 곧장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두 어번 흔들면서 정신을 차렸다.

"내일 지각 안하게 빨리자~ 우응..."

말이 우물우물 거려지며 유리는 결국 말을 다 끝내지 못하고 잠에 빠져들었다.

조심스레 유리의 침묵을 확인하자 세하와 슬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서로를 바라보았다.

쿵쿵거리며 터질듯한 심장소리와 홍조를 띈 둘은 서로의 얼굴을 보며 큰소리를 내지 못하기에 쿡쿡 거리며 웃기 시작했다.

"덕분에 얼추 외운거 같아... 나머지는 내가 직접 풀어볼께. 잘자."

의외로 다시 자제력을 보여주는 세하를 바라보며 슬비는 옆머리를 살짝 뒤로 넘기며 싱긋 웃었다.

"응. 잘자..."

세하는 말없이 꾸벅 인사를 하고는 슬비의 방을 빠져나갔다.
발소리가 완전히 사라지자 슬비는 자신의 침대에 등을 기댄후 새우처럼 허리를 구부리며 펭귄인형에 얼굴을 파묻었다.

"..."

슬비의 머릿속에 세하의 생각이 한 가득 차고도 넘첬다.
세하가 슬비가 싸우던 모습, 세하와 슬비가 함께 싸우는 모습, 세하와 슬비가 사랑하는 모습, 만약 자신의 양친이 살아있었더라면 지금 자신의 모습을 보며 걱정을 했을까 더욱 사랑해 줬을까... 히스테리 같다는 생각이 머릿속 한편에 파고 들었지만 슬비는 세하가 했던 말대로 과거에 얽매여 있지 않을 정도로 정신적으로도 성장했기에 금방 자신의 생각을 굳게 접어두며 침대위로 올라가 조용히 잠에 빠져들어갔다.
2024-10-24 23:16:40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