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게이머 1화

검은코트의사내 2017-05-24 0

게임, 그것은 무엇인가? 단순한 놀이문화? 나는 개인적으로 내 삶의 즐거움이라고 생각한다. 클로저 생활이 끝난 후, 나는 다시 게임폐인으로 돌아갔다. 장래를 게이머와 게임 개발자로 결정했다. 좀 우습게 보이긴 하지만 난 진심이다. RPG, 슈팅, 어드벤처, 모든 장르의 게임을 전부 통틀어서 하고 있다. 공부? 그런 거 별로 관심없다. 선생님의 수업에 딴청부리다가 잔소리 듣기 싫어서 수업은 매번 집중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어느정도 지식은 갖추고 있다.

 

"석봉아, 레벨 몇까지 올렸어?"

"응? 어, 그러니까... 30."

"와, 높다."

 

이런식으로 나는 석봉이와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이런 평범한 일상이 이렇게 편안할 줄은 몰랐다. 다른 애들은 지겹다면서 학교가 빨리 끝나기를 원하지만 난 다르다. 이렇게 석봉이와 만나서 게임 이야기를 하고 그러니 재미있긴 하다. 하지만 어느 학교마다 항상 존재한 곳이 있었다.

 

"야, 돈 좀 빌려줘."

 

우리같은 클로저가 간섭할 수 없는 영역이었지만 지금은 클로저도 아니니 간섭할 수 있기는 하다. 하지만 내가 나서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폭력으로 해결하는 것은 나쁜 일이었으니 말이다. 괜히 학교를 그만다니게 될 수도 있는 노릇이니 그냥 그들이 하는 데로 내버려두었다.

 

세상은 참 불공정했다.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의 게임을 해봐서 안다. 비주얼 노벨처럼 대사가 이어지는 곳에서 얼마나 현실이 불평등한지 알 수 있었다. 범죄자들에게 너무 자비로운 법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말한다. 난 솔직히 잘 모르겠다. 경찰과 검찰이 주인공이 되어서 플레이 한 게임도 해봐서 그런거다. 둘 다 실제사건을 모티브로 한 게임이라 나는 혼란이 오기도 하다.

 

불량배들, 박준우 패거리다. 자기 아버지가 국회의원이라는 명분하나로 저러고 다니는 것이다. 선생님들도 함부로 준우에게 손대지 못한다. 이런식으로 나서니 반 학생들은 그를 두려워하고 있었다.

 

"야, 한석봉. 나도 돈이 좀 필요하거든. 빌려줄 수 있어?"

"응? 난... 그게... 안 되는데..."

 

한석봉이 벌벌 떨고 있었다. 이 녀석은 내 베스트 프랜드긴 하지만 게임 외에 싸움은 할 수 없었기에 두려운 것이다.

 

"그만해. 안 된다고 하잖아."

"이세하, 넌 빠져있어. 전직 클로저라고 해서 까불지 마."

 

준우녀석이 날 밀치고 패거리를 이용해서 한석봉의 몸을 뒤졌다.

 

"캬... 이게 얼마야? 10만원이야?"

"돌려줘!! 그건 엄마가 주신 용..."

"**!"

 

용돈이라고 말하려다가 걷어차인 한석봉이었다. 나는 어떻게 해야될 지 몰랐다. 이대로 주먹을 쓴다고 해도 그의 아버지의 귀에 들어가면 큰일이었다. 순간 나는 능력을 떠올렸다. 내가 가진 능력이라면 어떻게든 정화시키는 게 가능할까? 그런 건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직 한번도 시도해** 않았다. 준우일행이 사라지면서 나는 한석봉을 보고 말했다.

 

"석봉아. 괜찮아?"

"세하야... 으으..."

 

한석봉은 돈을 빼앗겼다는 사실에 울먹거리고 있었다. 이제 더 이상 참을 수가 없다. 새로운 능력, 그것을 시험해 볼 때다. 하지만 그 능력, 너무 과시해서는 안 된다. 난 힘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힘으로 누르려고 할 생각은 없었다. 미스테리 추리게임에서 배운 거다. 사람에게는 자유가 있다. 돈을 빼앗는 것도 자유, 폭력을 쓰는 것도 자유, 그것 정한 법도 자유, 법을 어기라는 것도 자유였다. 내가 게임을 하는 것도 개인의 자유다.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면서 해결할 방안을 모색했다. 나는 타인의 자유를 강제적으로 침범할 생각은 없었으니 말이다.

 

"개인적으로 합법적이고 가장 현명하다고 생각되는 해결방안을 마련해야겠군."

 

나는 그렇게 다짐하면서 게임기의 전원을 끄고 씨익 한번 웃어보았다.

 

==================================================================================================================

 

그날 밤, 신강고등학교 운동장에 박준우 혼자서 나왔다. 세하가 불러낸 것이다. 불러내놓고 왜 이리 안나오냐며 투덜거리던 박준우, 하지만 발걸음 소리가 들려옴과 동시에 세하가 버려진 책상을 들고 다가오고 있었다.

 

"여어, 잘 왔어."

"뭐냐? 설마 나를 때려눕히기라도 하려는 거냐? 그랬다간 너는 끝장이야."

"안심해. 난 절대 그런 짓은 안하니까. 널 때릴 생각은 전혀 없어. 다만... 게임을 하나 제안하고 싶어서 말이야."

"뭐? 게임이라고?"

 

게임이라는 말에 박준우는 어리둥절하다가 크게 웃었다.

 

"푸하하하하! 웃긴 놈이네. 하긴, 자기가 게임 폐인이니까 게임으로 승부하자고 하는 거겠지."

"안심해. 누구나 할 수 있는 게임을 준비했으니까. 돈 따먹기 게임이야."

"돈이라고?"

"자, 여기 내가 퇴직금으로 받은 돈들 중 만원짜리 지폐로 총 100만원을 가져왔어. 그리고 이렇게 안보이는 어둠속에서 천원짜리 50장을 각각 한장씩 만원짜리 지폐뭉치에 꽂아넣는거야. 어느 위치인지는 정확히 나도 몰라."

"허, 이런 어둠속에서는 그런 거금을 가지고 천원짜리를 일일이 찾아내기 어렵겠군."

"좋아. 룰을 설명하지. 위에서부터 지폐를 한 두장씩, 가져가는 운 게임이야. 순서대로 돌아가면서 집어간 뒤에, 지페뭉치가 하나도 남지 않았을 때 전부 계산해서 많은 금액을 가지는 자가 승리하고 100만원과 천원짜리 50장도 다 가져가는 거야. 어때?"

"그거 재미있군."

"어때? 지폐를 서로 섞어** 그래?"

"그러도록 하지."

 

가위바위보를 해서 순서를 정한 뒤에 세하를 선공으로 시작되었다. 책상위에 올려진 지폐뭉치다발에 위에서부터 가져갈 수 있는 운 게임이었다. 순서대로 한사람이 가져갈 수 있는 지폐는 최대 2장씩, 그 중에 만원짜리 지폐가 있을 수 있고, 천원짜리 지폐가 있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준우가 지폐뭉치를 섞은 다음에 게임은 시작되었고, 세하부터 두장씩 뽑아들었다.

 

"만원짜리 두장."

"쳇."

 

준우는 여유로운 미소를 짓는 세하의 모습을 보면서 인상을 잠깐 쓰다가 자신의 차례가 되자 두장을 뽑아들었다.

 

"하하하, 나도 만원짜리 두장이다."

"잘하는데? 좋아 그럼 내 차례다."

 

두 사람의 긴장되는 운 게임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To Be Continued......

2024-10-24 23:15:32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