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Union 신서울지부 기술지원팀장 정도연의 과거
딜도를꽂고사냥중인이슬비 2015-02-08 3
[단편] 정도연_(과거)
때는 그러니깐 차원전쟁 종결되기 10년전. 아니 그보다 훨씬 더 되었나? 그이와 처음 만난건 아마 고등학교 2학년 중순쯤이였겠지? 18년 전. 그러니깐 차원종들의 첫 출현 이후 세계가 쑥대밭이 되어버렸지만, 이곳 서울만큼은 몇년이 지나도 아무런 이야기가 없는 탓에 머나먼 이야기로만 느껴졌다. 그저 너무 평범한 나날들.
과학에 관심있던 내가 2학년이 되자마자 '의료 로봇 동아리'에 들고 가을쯤이니 아마 맞겠지. 어김없이 매점에서 샌드위치 식빵과 녹차음료를 들고 동아리에서 잠시나마 기계를 만지던 그 날. 그이가 날 찾아왔었다. 입부를 원한다며 간절하면서도 희망찬 얼굴이 아직도 선명했다. 살짝 모질난 모습이긴 해도 어떤 면에선 순수한 얼굴.
"여기 과학동아리 부 맞죠?"
"처음 보는데. 혹시 입부?"
"아. 네. 처음 뵙겠습니다. 여기 지금 입부 가능한가요?"
그가 쓴 안경때문에 어찌나 멍청해 보이는 얼굴인지. 피식 웃었다. 딱 공부 쫌 하는 남학생의 표준안경 스타일?
"일단 다음 시간 마치고 와줄래? 선배들은 그때 올꺼야. 그리고 과학동아리긴 하지만 여긴 '의료 로봇 동아리'인데 잘못 들어 온 건 아니지?"
"네 최근 신설되었다고 해서 여기 가입 하고 싶은데 가능할까요?"
그 다음 말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긴 이미 많은 세월이 흘렀으니 모를만도 하겠지만.
당시 상황으론 무엇 하나 제대로 만든 장비들이나 도구들은 없을 뿐더러, 신생 동아리였기 때문에 주변에서 크게 관심이 없었다. 그래도 '이론상' 이라는 거창한 내용을 누가 뱉어내면 너나 할것 없이 서로 잡아 먹을듯 공방 논의했던 때라 동아리 홍보는 전~혀 하지 않았고, 인원은 충당치 않아 금새 사라질 시기였기에 선배들은 아무 꺼르낌 없이 입부를 허가해 줬다. 아니 오히려 나보다 더 잘해주었다지?
특히 1학년생이라는 점에서 앞으로의 신입을 더 모집할 수 있다는 선배들의 헛된 희망에 모두들 즐거워 했었지. 물론 이후 내 후배인 1학년은 그이 말곤 아무도 없었고, 2학년 되어서야 후배들이 들어왔었다. 불쌍한 선배들.
학교에서도 적극 지원 해준건 내가 3학년 들고 부장을 맡을 때였다. 그 시기만 해도 졸업한 선배들을 지금 후임들이 부럽다며 지난 일들을 편지를 주고 받으며 공유했고, 일부 선배들은 동아리 활동을 통해 기계 개발 관련쪽으로 갔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이후 그 선배들의 힘을 빌려 나름 적지 않은 혜택을 받아 나와 밑의 후배들에게 새로운 기계 도면과 장비 및 지식을 제공 받을 수 있었다. 2년간 부활동을 하면서 드디어 확고한 목표를 잡고 열정적으로 기계를 만들던 시기가 아닐까 생각도 든다. 선배들이 준 그 작은 행동들이 없었다면... 난 또 다른 정도연이 되어 있겠지.
그이와 발전 관계가 된건 축제와 관련해 공모전을 하던 시기.
막바지에 다다를 때 쯤 그가 고백했다.
"저 선배. 그동안 많이 고민했어요. 당황 하시는건 알고 있지만 오늘 꼭 해야겠어요. 선배 저랑 사귈래요?"
"척추 뽑아버린다?"
그의 손엔 꽃도 아니고 선물도 아닌 일자 드라이버와 윤활유 범벅. 얼굴 한쪽엔 어딘가 긁혀 있는 듯한 상처. 사춘기 시절부더 좋아하는 남자에게 화려한 고백받던 상상을 수십번 해 왔지만, 뭐랄까? '이게 정말 현실?' 이란 단어를 결코 지울수 없었다.
그를 좋아 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싫은것도 아니지만, 그가 가진 재능과 취미 분야가 나와 비슷했다는 점을 두고 볼 때, 나름 이용가치가 있지 않을까 생각되어 후에는 '승락'한게 아직도 기억에 선명히 남는다.
마치 하나의 이용도구 마냥 취급했던 내 자신을 되돌아보면 학교에서 뛰어 내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어째서 그런 생각을 했을까. 왜 그래야만 했을까.
그와의 교제는 대학교때도 계속 되었다.
나 같은 경우 가까스로 합격해 원하는 대학에 들어올 수 있었다. 역시 기계 관련분야. 비록 의료 기계쪽은 아니였지만, 성적이 그 모양 그 꼴이니 어떻게 이런 저런 후회해도 별수 있을까 싶다. 아마 다시 고등학교 생활로 돌아오면 달라졌을까? 내 대답은 Yes 다. 고등학교때 친구들과 더 놀아 다니면서 추억을 쌓다가 이상한 대학으로 나가 떨어지겠지. 풉. 지금 생각 해보니 그것도 나쁘지 않겠는걸?
그는 나와 같은 대학교를 가기 위해 노력을 했지만 사실 노력할 필요 없이 거뜬하게 입학을 했다. 내 기억으론 나름 우등생이었고, 굳이 그 성적에 더 좋은 곳을 선택해도 될 것 같았지만, 어쩐지 나 때문에 입학한 기분이 들어 한편으로는 몹시 불편구석도 적지 않게 있었다. 나만의 착각이길 바라겠지만 진실은 아무도 모른다.
그에게 푹 빠진건 2학년이 되고 10월
오래 지내면 정이 생긴다고 했던가. 고등학교때는 그이가 날 붙잡고 싶어서 안달 나더니, 대학교 들어와서는 잠시나마 못 봤던 때가 그리워 더욱 애증이 생긴듯 했다. 서로에 대한 호감이 깊어져 갔고, 내 인생에 화려한 나날의 시작이 되는 듯 했다. 하지만....
"이제 쫌 좋아 죽겠다고 생각 했는데 뭐야."
"왜그러세요. 국가가 날 잡아 가는데 뭘 어떻게..."
"가서 총살해버리고 도망치면 안돼?"
"선배 원래 이런 이미지였어요?"
"에휴. 농담도 안받아주는 이 놈이 내 남친이라니."
"애초 그런 무서운 이야기를 하는 선배가 이상한거에요."
"척하면 척. 착! 하면 착! 애인 사이면 딱 느낌 오지 않아?"
"허이구. 퍽이나 그러시겠네요."
"그래도 가는게 무섭긴 무섭지? 어깨나 다리라도 다쳐서 판정 늘리면 안되려나?"
"어째 선배. 나보다 더 자세히 아시네요?"
슬프게도 그에게 뜻하지 않는 불청객 입영통지서가 찾아왔고 금새 저 멀리 가버렸다.
그 이후로도 소중한 추억을 서로의 감정을 되새김질하며 버텼고 다시 쉬쉬했던 학업에 열중했다.
느리게 가던 나날이라 생각 했던것과는 달리 상상 이상으로 빠른 시간이 흘렀던 것 같다. 4학년이 되자마자 교수님으로 부터 추천을 받게 되고, 기계기술 연구소에서 일하게 되었다. 아직 조수나 다름 없는 대학원생과 같은 레벨이였지만, 내 나름 성공에 자신감은 그 누구보다 지지 않았다고 본다.
어찌 저찌 되었는지 그 이후로는 알 수 없었지만, 연구소에서 나름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왔다. 똑같은 시간, 똑같은 행동, 똑같은 기록들을 보며 한숨에 한숨을 거듭했지만 지금의 의욕만큼은 후회스럽다고 생각 해본적이 없던 것 같았다. 나름 낙하산이라는 주변 시선들도 무시 할 수 없을만큼 느껴졌지만, 그런 그들을 비웃듯 당당히 그들보다 높은 성과를 매번 보여주었고 연구소에서도 나름 인정해 주는 레벨까지 도달했었다. 아마 이때가 최고의 클라이막스가 아니었을까 싶다.
이때 가장 기억에 남던 작품이 인간의 대답에 대한 단순 인식능력을 가진 2족 보행 여성형 로봇과, 인공 귀를 만들던 시기가 아닐까 싶다. 비록 인공 귀는 미완성에 그쳤지만 2족 보행 로봇은 지금 내가 봐도 나쁘지 않을 정도의 성능을 보여주었다. 아니 오히려 상상 이상을 보여주었던 계기가 아니었나 싶다. 원하는 위치로 부터의 이동, 지시, 능력습득, 운반 등... 가장 기본적인 베이스를 만들면서도 안정감이 있는 로봇을 만들던 그때를 보면 나를 한층 업그레이드 시켜주기 위한 발판이 아니었나 싶다.
그리고 한창 잘 나가던 시기. 그이가 제대를 하고 학교를 복학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연구팀장에게 부탁해 그이를 추천해주었고, 1년후 그는 어렵게 연구소에 왔다.
당시만 해도 내가 원하는건 뭐든 이루어 질 수 있었고, 내가 지금 세상의 중심이자 생각한대로 모든게 움직이는 듯 돌아간다고 여겼다. 내가 좋아하는 로봇을 만들어도 보고, 누구에게나 칭송받고, 옆에 그이도 있고. 그 어느것도 내 인생에 장애물이 될만한 요소는 없었다.
특히 그 시기, 과학과 기술에 푹 빠져 몇날 몇일을 집에 가지 않고 연구실에 틀어 박히던 날들도 있었다. 아마 그때는 그이와의 데이트도 뿌리친 채 몇일 보냈던 나날들도 기억에 어렴풋이 남아 있었다.
그와 함께 연구소에 일한지 약 2년 후. 맞나? 빠른 감이 있었지만 결혼하자는 말을 그이에게 건냈다.
"우리 결혼 언제해?"
"푸왘! 으. 커피 다 쏟았네. 뭔 벌써부터 결혼이에요?"
"뭐야. 너 설마 딴 여자 있는거야?"
"설마요. 저같은 놈이 여자라고 해봐야 어머니밖에 없는데요?"
"뭐? 잠깐만. 그럼 너 날 여자로 안 보고 있었던거야? 야! 똑바로 말해. 이건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겠어. 얼렁뚱땅 말해버리면 머리털 죄다 뽑아 버린다!"
"에이. 선배는 이미 여자를 뛰어넘어선 존재잖아요."
"그게 뭔데? 여신이라는 닭사 돋는 정석 멘트 나오기만 해봐라."
"여신을 넘어서 산신령같은 느낌?"
"그건 또 뭔 이노베이션 적인 개소리야?"
"글세요. 그래도 저한텐 선배 뿐이니 걱정마세요. 그래도 벌써 결혼이라니 뭔가 너무 빠르다는 생각 들어서요. 아무리 20대 후반이라고는 해도 너무 빠르지 않아요? 전 아직 마련한것도, 능력도 없이 이제 막 입문 단계인데요?"
"걱정마. 내가 먹여 살려줄께."
"와아. 그거 참 든든한 멘트감이네요."
"뭐야. 그 맥도 없고 힘도 없어보이는 말투는? 못 믿어?"
조바심이 났다. 그땐 뭐가 급했던 걸까. 모든게 이룰 수 있다는 생각에 결혼도 얼른 쟁취 하고 싶다는 생각이었을까? 정말 그랬을지 모른다. 그때는 모든걸 얻고 싶었고, 모든게 내 주위로 돌아 가는 것만 같았다. 그이는 다행히 크게 군말하지 않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당시 내게 '결혼은 나중에.' '인생 좀더 즐겨라'며 다독여 줬지만 귀에 들어오질 않았다.
"여기 계셨네요. 언니, 오빠."
참. 그리고 보니 이 시기때에 빛나도 이곳에 자주 들락거렸다. 연구실에서 함께 일하던 분이 자주 빛나를 대려 왔었는데 이 아이 역시 기계에 관심이 많아 자주 놀아주곤 했지만, 어쩐지 저런 빛나 때문에 아이를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지도 모른다. 너무 영특한 녀석이라 어른들 대화에도 지지 않을려는 그 성격만 빼면 참 좋았는데.
"빛나야. 그 골뱅이 안경 쫌 다른걸로 끼면 안되겠니? 아니면 머리라도 묶고 다니던가. 그게 더 예쁜것 같은데?"
"이 안경이 얼마나 좋은데요. 귀에 착 붙는감은 과학적 이론으로도 말할 수 없어요. 마치 나사와 볼트가 서로 마물린 느낌? 때내려고 해야 때낼수 없는 물건인걸요? 그런데 둘이서 무슨 이야기 하세요?"
"마침 잘 됬다. 내가 이녀석 좋아하는거 알지? 내가 올해보고 결혼하자고 하는데 글세 너무 이르다고 하잖아. 어떻게 생각해?"
"그전에 보통 여자가 먼저 말하는게 참 신선하네요. 아침 드라마 안보세요?"
"아침 드라마?? 어린애가 그런것도 봐?"
"에이 요즘 초 중딩들도 챙길껀 챙겨요. 사랑과 차원전쟁도 보면서 자라는 나이인데."
"그... 그래. 어찌 되었든 말 돌리지 말고. 어때?"
"글세요. 그냥 보기에도 잘 어울려요. 헤헤. 얼른 결혼해버리세요. 그리고 제 앞에서 나가주세요. 커플지옥 솔로만세!"
빛나의 말이 결정타가 되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린 정말 결혼해버렸다. 그냥 과속을 넘어서 우주 시공간 돌파하는 섬광마냥 고속 결혼에 성공한거다. 이만하면 성공한 인생이겠지? 라며 다들 부러움에 질투 했을거란 생각과는 달리 너무 평범하게 축가를 받았던 걸로 안다.
풋. 반지를 알아보기 위해 간 것도 너무 웃겼지.
반지 사이즈를 알아 본다고 간건데 너무 즉흥적으로 사버렸고, 가게에 나오자 마자 약지에 끼워본다고 상자를 연다는게 반지 상자가 부서져 버려 얼떨떨했었지 아마. 그이가 나에게 '따봉' 이라면서 엄지를 치켜 세울때, 질수 없다는 표정과 함께 나는 중지를 치켜 세우며 서로 웃던 날이 생생하다.
그렇게 부랴부랴 일을 하면서도 가정에 헌신적이여야 했지만 나는 그런 아내가 되지 못해다.
그이와의 결실로 아이까지 얻게 되었건만...
아라
내딸. 자고 있는 모습도 우는 모습도 모든게 행복에 겨웠지만 그렇다고 해도 나의 기계만큼은 포기할 수 없었다.
다행히 결혼하고 부터는 그이의 어머님과 아번님이 계신 곳에서 같이 살다보니 아이는 자연스래 그이의 부모님께 맡겨지게 되었고, 우리 둘은 계속 연구에 몰두 할 수 있게 되었다.
모든걸 얻게 되어 더이상 바랄게 없던 나날.
그리고 8년전 봄이 지나고 여름이 찾아 오던 날.
차원 전쟁의 막바지가 될 때쯤 서울 도심지에서 차원종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피난민들은 끊임없이 서울을 빠져 나가기 시작했고, 가족들도 대피하기 위해 준비를 했지만 정작 나와 그이는 그때 연구소에 있었다. 그 때에는 어째서인지 나나 그이는 차원종에 대한 무서움을 너무 안일하게만 생각하고 있었다.
전 세계적으로 퍼졌다고는 하지만, 이미 10년 전부터 생긴 일이며, 언론에서는 그들이 반격에 나서고 있다는 소식들에 적응이 된 탓인가? 긴급한 상황에서도 대수롭지 않다는 듯 무딛어진 것이다. 전쟁을 많이 겪어본 사람은 작은 위협을 당해도 대수롭지 않다는게 그런것일까? 그렇지만 그이는 겉으로만 내색할뿐. 속은 이미 사시나무 마냥 떨고 있는 듯 했다.
"애는 어머님이 대리고 계시니 걱정마. 좀 전에 연락 왔는데 광명쪽으로 가기 위해 출발 했으니 하니 큰 문제 없을꺼야."
그렇게 말했지만 곧이어 들려오는 소식은 나의 바램을 모조리 짓 밟아 버리기 시작했다. 그 시작은 연구실 가장 끝 구석에 배치한 라디오에서 전파되었다.
"속보 소식입니다. 세계에서만 보던 차원종이라는 괴물이 서울 중심에서 급 상승한 가운데 좀전 0시 00분 구로역에 열차 차량이 폭발과 함께 전복되었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000기자."
"네. 000기자 입니다. 지금 구로역 일대에 차원종 괴물들이..."
그 이상을 듣지 못한체 그이는 연구소를 뛰쳐 나가 연구실을 입구 근처에서 어디론가 전화를 하고 있었다. 그의 초조함과 공포에 물들인 얼굴은 나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그와 만난 후부터 듣지 못한 욕설들을 한꺼번에 들으며 안절부절 못한 그에게 해 줄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었다. 오히려 나 역시 그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고, 진정해주긴 커녕 오히려 옆에서 더욱 당혹스럽게만 만들어 줄 뿐이었다.
전화는 계속 끄고 켜고를 반복하며 어디론가 걸었지만 받지 않았다.
결국 그이는 최후의 선택을 해야만 했다.
"당신. 여기 있어. 꼼짝 말고."
"어디가. 나도 같이..."
"가만히 있어! 당신마저 잃을 순 없어."
그렇게 고함을 지르고는 냅다 사라졌다. 그가 화내는 모습. 그의 뒷모습. 그의 목소리. 그게 멀쩡한 그이의 마지막이였다.
이후 연구소는 경찰대대의 작전 지휘소로 임시처를 마련하게 되었고, 그곳에 있던 연구원들은 대부분 대피소로 강제 이송되었다. 생사를 알수 없는 가족들에게 찾아달라 부탁을 했지만 거들어 볼 여를도 없이 무시했다.
세상 모든걸 가졌다는 오만함과 자만심, 어리석음을 한순간에 느껴 어떻게 대피했고, 그동안 뭘 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았다. 그저 그이와 가족이 무사하길 바랄 뿐.
괴물들은 점점 서울 전역에 퍼져만 갔고 대항하기 위해 노력을 했지만 지금 가지고 있는 무기들로는 버틸 수 없는듯 점점 밀리기만 했다. 나 뿐만 아니라 국가 안보보도 안일하게 생각 했던 모양이다. 외국의 차원종 출현에 대한 대응하기위해 많은 신 기술 무기들과 차원문을 막기 위한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방관하며 지세웠던 시간들에 대한 벌을 받은 셈이겠지. 희망의 문턱은 점점 좁아만 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유니온' 이라는 소속을 우연치 않게 알게 되었다. 그 전까지는 전혀 몰랐던 소속. 그저 세상 돌아가는 것도 모른체 살아왔던 터라 그런 존재를 알 리가 없었다.
하지만 그들과 만난건 내겐 기회라 여겼다. 그들의 능력이라면 이 일대를 다시 제자리로 찾아 줄 것이고, 가족의 생사를 알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다행히 내 경력을 인정받아 유니온에 손 쉽게 들어 갈 수 있었고 본격적으로 그들을 도왔다.
고등학교때 부터 몸이 불편한 누군가를 위해 도움이 되고자 기기를 계발하겠다는 찬란한 꿈은 어느순간 검게 변질되어갔고, 오로지 차원종이라는 놈들을 몰아내기 위해 내가 아는 지식과 과학의 힘을 쏟아 부운 결과 '클로저' 들을 위해 기존의 ** 못했던 강력하고도 새로운 스킬큐브를 제작하는데 보탬과 더불어, 그들의 도와줄 초소형 로봇도 제작에 성공했다.
허나 이걸로는 부족했다. 좀더 강력하고 강력하고. 더 강력한게 필요했다. 차원종을 죽이기 위해선 누구보다 강력한 힘을 줘**다.
오로지 내 머리속엔 그것 하나만이 지배하고 있는 듯 했다. 그러다 보니 나는 어느새 기술 지원 팀장이 되고 말았다. 예전같으면 이런 만족감에 즐겨했지만, 이제 이런 것 따위엔 안중에도 없었다. 오로지 소멸 시키는게 전부라 생각했다.
그리고 3년 전 쯤.
대부분 클로저들이 문을 닫는데 성공하고 자이언트 쉴드라는 보호체계와 위상 억제기를 만듬으로서 일부들이 등장하면서 상황이 급속도로 변화되기 시작했다. 클로저들 뿐만 아니라 특수 경찰 대대의 기술력도 한층 보완되면서 전세가 역전되었고, 일부는 재건축 및 복구를 위해 애쓰기 시작했다.
그런 소식이 있고나서 얼마 후, 구로역 일대를 되 찾았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유니온 상위층에 보고해 구로역 입하 허가를 발령받고 줄 끊어진 망나니 마냥 향했다. 제발 사망자 명단에 없기를. 오직 그것만 바랬다.
하지만 그간 내 행동은 헛수고에 도달해버렸다.
사망자 명단.
그곳 복구작업에 감독을 맡던 특공대 대원 한명이 보여준 사망 기록리스트에 내가 아는 모든 이들이 있었다.
그이의 부모님들.
그리고 내 하나밖에 없는 딸 '아라'
그리고 실종된 리스트 명단
그이.
"으아!!!!!!!!!!!!!!!!!!!"
초점을 잃어가는 눈을 어디로 둬야 할지 모른체 절규를 넘어 오열과 착란에 빠지며 울부 짓다가 그대로 쓰러졌다. 그 이후로 어떻게 되어 있었는 지는 도저히 알수가 없었다. 눈을 떴을땐 이미 유니온 임시 거처 병원이였고, 그 옆에는 빛나와 같이 연구하던 연구생들과 직원들이 있었다. 하지만 내가 원하던 그이는 어디에도 없었다.
'아. 난 대체 뭘 한걸까.'
글렁이는 눈물은 내 귀를 타고 내려와 머리결과 베개를 적시고 있었지만 아무도 그 눈물을 닦아 주지 않았다.
나는 하염없이 그 물줄기를 흘려 내렸다. 눈가에 물이 마를때 까지. 하지만 며칠이 지나도 마르지 않았다.
몇 일 동안 실신과 눈물범벅을 반복하다 결국 임시 거처가 아닌 병원에 입원했다. 그 누구도 만나고 싶지 않았지만 빛나는 언제나 찾아왔었다. 하지만 내가 보고싶은 이 사람이 아니었다.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은...
"충성. 수고하십니다. 잠시 자리를 비워 주시겠습니까?"
빛나 넘어 문자락 근처 들려오는 소리. 경찰대대의 요원인가 싶었다. 자세한 건 나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그의 말 만큼은 또렷이 들렸다.
"유니온 기술지원팀 정도연 팀장님 맞습니까? 좀전에 보고가 왔습니다. 000 라는 분의 신원이 파악 되었습니다."
"...?! 뭐라고 하셨죠?"
무기력했던 나에게 어떻게 그런 힘이 생겼는 지는 알 수 없었다. 임신 이후 '아라'를 놓을때도 이런 힘은 없었을 텐데 어떻게 그런 힘이 생겨 났던걸까. 아직까지 미스터리하다. 과학적으로는 절대 설명 할 수 없는 일이다.
"000 라는 분의 신원이 파악 되었습니다. 지금 유니온 임시 거처에 있습니다만, 상태가 심각한 듯 합니다. 그동안 성치 않는 상처를 가지고 빈민가 근처에 피신해 연맹하다가 최근 한차례 피해를 더 입은 탓에 많이 위독하다고 합니다. 자세한 상황은 듣은 바가 없기에 일ㄷ..."
"그이를 당장 유니온 본부로 대려가 주세요. 의료진도 함께요. 나도 가겠어요. 책임은 제가 지겠습니다. 당장 그를 옮기세요!"
꼽고 있던 링거 주사를 빼고 황급히 유니온 본부로 간 탓에 환자복을 갈아 입지도 않고 나섰다. 당시 빛나가 내 보호자 역활로 퇴원을 끊었던 걸로 안다.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몇년 만일까.
내가 그리워 했던 그의 모습. 굵직했으면서도 까칠한 그의 손을 다시 한번 마주 잡아 볼 수 있을까?
내 이름을 불러 줄까?
조여오는 가슴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몸도 마음도 정리가 되지 않았다.
수송 차량을 타고 본부로 돌아와 그를 봤을땐 형채를 알아 볼수 만큼 화상이 심하여 말이 목구멍 밖으로 내 뱉어지지 않았다.
그나마 움직여 보이던 것은 반 쯤 타버린 입술과 눈, 어깨만 꿈틀대고 있는 사람을 보며 '이 생물이 정령 그이일까? 아닐수도 있잖아. 그래 아닐꺼야.' 라는 반신반의에 긍정적으로 생각했지만, 그런 마인드 컨트롤도 잠시였다.
약지에 끼워져 있는 반지에 나는 다리에 힘이 풀린 채 넘여져 남아있는 눈물을 쏟아 부었다.
의료진들이 나를 부축해 질질 끌어 수술실 밖 의자에 앉혀 놓고는 다시 들어갔다.
그의 수술 과정을 나는 지켜볼 용기가 없었다.
이미 모든걸 포기한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나마 내 왼손 약지에 끼워진 반지만이 마지막 남는 한가닥의 버팀목이라 여기며 두손모아 기도하고 있었다.
대대적인 수술은 끝났지만 힘들다는 판정이 나왔다.
척추에도 심한 문제가 생겼고, 팔도, 다리도 이미 파손되어 있을 뿐더러 화상이 심하다는 소식은 그 희망마저 빼앗긴 기분이었다.
'잠깐만.'
내가 할 수 있는일. 드디어 찾았다.
그이를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
그동안 꿈 꿔 왔던 일.
고등학교때 부터 해온 의료 로봇.
그래. 그거라면 가능할꺼야.
몇 일 동안 밤 새가며 내가 아는 모든 지식을 쏟아 부었다.
피로에 쌓이면 쌓인대로 연구했고, 코에 피가 흘리면 흘리는 대로 내버려 두었다.
눈이 충열되면 파열이 될때까지 했다. 어차피 눈은 2개이니 하나정도는 잃어도 괜찮다고 생각했었다.
그렇게 몇날을 밤새워 지냈을까. 의료에 관한 지식이 전혀 없던건 아니었지만, 수술에 관해서는 무식이기에 조바심은 날로만 커졌다. 하긴 공돌이던 나에게 무리가 따를 만도 했지.
그러던 중 그이를 치료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을 찾게 되는데 그게 바로 위상력이다. 차원문 넘어로 나오는 위상력으로 그의 치료 할 수 있을거라 믿게되고 그쪽 분야로 다시 빠지게 되었다. 모든 지식을 담을 순 없어도 엄연히 그것 역시 과학이라 믿고 연구와 제작에 몰두했다.
하지만 그런 시간은 날 기다려 주지 않았다.
그이를 치료할 마지막 수술 날자가 왔다. 아직 의료에 대한 정보는 무식에 가까웠다.
하지만 이 이상으로 지체하면 시도조차 못해보고 죽을 것이다.
성공 아니면 실패가 아니다.
살리거나 죽거나.
"저기 정말 괜찮겠습니까? 저 여자 완전 정비공이잖아요. 이건 의료라구요!"
"마. 됬다. 지 남편 살리겠다고 저리 협조 한다고 카는데 우야라고? 윗**들도 시마이 했다 아이가."
의료진들의 신뢰감은 이미 상실했지만 주저할 수 없었다.
'뭐야. 너 설마 딴 여자 있는거야?'
'설마요. 저같은 놈이 여자라고 해봐야 어머니밖에 없는데요?'
'뭐? 잠깐만. 그럼 너 날 여자로 안 보고 있었던거야? 야! 똑바로 말해. 이건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겠어. 얼렁뚱땅 말해버리면 머리털 죄다 뽑아 버린다!'
'에이. 선배는 이미 여자를 뛰어넘어선 존재잖아요.'
다 타버린 머리카락은 온데간데 없고 썩어져만 가능 피부에 인공피를...
'에휴. 농담도 안받아주는 놈이 내 남친이라니.'
'애초 그런 무서운 이야기를 하는 선배가 이상한거에요.'
'척하면 척. 착! 하면 착! 애인 사이면 딱 느낌 오지 않아?'
'허이구. 퍽이나 그러시겠네요.'
'그래도 가는게 무섭긴 무섭지? 어깨나 다리라도 다쳐서 판정 늘리면 안되려나?'
파손된 한쪽 어깨 부분을 살을 도려내고, 썩어져만 가는 다리에 소독을.......
'저 선배. 그동안 많이 고민했어요. 당황 하시는건 알고 있지만 오늘 꼭 해야겠어요. 선배 저랑 사귈래요?'
'척추 뽑아버린다?'
마지막으로 위상력 추진 부품들을 뼈 대신 대처해 삽입.
지난 과거 내가 했던 대화 하나하나가 지나 갈때마다 눈물이 흘러 수술에 방해가 되었다. 행여 눈물이 그의 핏가에 떨어질까 얼른 훔쳤지만 쉽지가 않았다. 그렇다고 해도 어김없이 찾아오는 옛추억과 대화는 멈추질 않아 수술에 방해가 되었다.
그건 마치 그이가 이제 그만 자신을 포기해라며 방해 하는 것만 같았다.
긴 수술.
수술은 실패로 돌아갔다.
여태 내가 해왔던 결실은 허무하게 사라져만 갔다.
내가 죽인거다.
의료진의 도움을 그대로 내 버려 두었다면 좀더 긴 시간을 살 수 있었을 텐데 내가 죽인거나 마찬가지였다.
맥박을 잃은지 오래된 시체는 이제 작은 움직임 조차 없었고 그저 수술 조명에 비춰진 반지만이 영롱히 빛나고 있었다.
나는 그 옆에 주저 앉아 또다시 울기만 했다. 결국 내가 할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었다.
이 후 몇달동안 내가 뭐 했는지 모른다. 병실에 있었던가? 연구실에 있었던가? 유니온에 있었나?
살아있긴 했는데 뭘 했는지 감도 잡히지 않는다. 그저 허황한 시간만 지새며 살아왔다.
정신을 차렸을 땐 서울 일부를 되 찾은 상황이었고 내 몸 상황도 많이 호전된 상태.
내가 다니던 연구소는 재정바닥에서 땅을 치고 있는 바람에 의지 할 수 있는 곳은 유니온 밖에 없었다. 하지만 유니온에만 있으면 그이가 떠올라 차마 손에 잡히지 않았다. 오히려 기계를 보면 더욱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들었다.
만약 좀더 첨단 기술이 있었더라면?
좀더 의료에 대한 지식이 있었더라면?
그렇다면 그를 살릴 수 있지 않았을까?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고 했던가? 그날 이후 내가 가진 모든 기술력과 과학의 힘으로 유니온에 매진했다.
사람들이 이런 나를 보며 미쳤다고 해도 좋다.
정신 나간 여자라 해도 뒤돌아 보진 않았다.
난 아직도 과학의 힘을 믿고 있다.
"휴. 옛날 생각이 나네."
"선배는 그런 생각이라도 해서 좋겠어요. 저는 길가에 이런 옷차림으로 뭔 짓을 하는건지. 으휴."
"다 연구실 재건을 위해서야."
"아. 네. 그렇겠죠. 으휴."
빛나도 어엿한 20살이 될 무렵 연구실에서 연구를 시작하는 연구생으로 거듭났고, 올해 유니온 차원간 물질변환 소속으로 들어갔다.
나와 빛나씨는 최근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기존 연구실을 재건해 위상력이 있는 의료 연구시설을 별도 만들어 학생들을 양성해 보이겠다고, 그리고 나와 같은 일이 일어 나지 않기를 바라며. 그러기 위해선 연구비와 돈이 필요했다. 유니온이라고 해도 그 돈으로는 충당하기 힘든법. 결국 자진 지원에 나서 새로 맡은 '검은양'에
"안녕하세요. 정도연 팀장님."
"어서와요. 이슬비양. 스킬큐브 보러 왔나요?"
그리고 최근 강한 잠재력을 가진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실전 투입된 클로저 요원들이 왔다. 무척이나 약해 보이던 어린 아이들. 만약 '아라'가 있었더라면 저 정도의 나이쯤 되었겠지?
그래서인지 그들에 대한 애증이 더욱 가진 것 일 수도....
"네. 콴!쾅! 버스를 거하게 빨ㅇ... 흠. 아니. 버스 폭격에 대한 스킬을 구입하려 왔습니다."
"좋아요. 여기 있어요. 그리고 저번에 했던말 생각해 보셨나요?"
"ㄴ.. 네? 무.. 무슨..."
"당신은 충분히 강하지만 더 강해지고 싶으면 절 찾아 오라고 말씀 드렸는데 깜박 하셨나요?"
"아. 그 건에 대해 기억 하고 있었습니다만.."
"무서워 하지 말아요. 그냥 척추 4번과 5번만 도려내서 제가 가진 기술력의 결정체인 '척사부사'를 집어 넣으면 좀더 유연하고 고속적으로 행...?"
"아... 아니요. 괜찮습니다."
"유감이군요. 개조 수술이 필요하면 언제든 해드리죠."
그렇게 강남 사건이 정리되고 간 곳은 다름아닌 그이가 갔던 구로역.
몸은 몸 서리 싫다고 했지만, 끝내 그곳에 가서 한동안 아무 말 없이 지내었다.
나름 복구에 진전이 된듯 편의점도 보였고, 열차도 운행중인 것 처럼 보였다. 그이도 여기 왔을 때 이런 모습이였을까?
"지하철 소리가 좋네요. 과학적이에요."
"...?"
'아마 그이도 그때 그 기차를 탔겠지?'
"몸이 몹시 성해 보이는데 개조수술이라면 어..."
"미안하지만, 이 몸은 약빨만이 살 길이라서 말이야."
"제저씨. 제저씨! 그냥 깔끔하게 치료 해보는게 어때요? 어제 또 유정언니 보다가 코피 흘렸잖아요."
"걱정마라. 그런건 회복상자 몇번 낼름 거리면서 핥아주면 끝이야. 그리고 아저씨 아니다."
하. 빨리 떠나고 싶다.
생각보다 구로역의 시간은 이전보다 길어졌다. 칼바크 턱스 사건 이후 정리가 되어서야 다음 지역으로 갔다.
신강고.
그래. 그이와도 처음 만났던 곳이 고등학교때 부터였지.
고등학교때 그이와 서로 대화하던 나날들을 생각하면 아련히 내 앞을 가려만 간 기분이다. 고등학교때 만들고 싶었지만 지원과 환경이 안되서 다소 어려웠던 기계제작. 연구소에서 만들던 이족보행 여성형 로봇을 여기 놔 두면 혼날려나? 그립네.
또 다시 추억에 젖은체 그날 저녁 나는 또 다시 화장실에서 눈물을 쏟아냈다.
그리고 얼마전...
검은양 팀과 나는 타워에 임시 유니온 본부로 이동하게 되었다. 상황이 악화되면서 점차 희망의 끈을 놓으려 했던 이 아이들을 볼때마다 생각했다.
'아라도 살려고 발버둥 치다 희망의 끈을 놓고 말았게지.'
'그이도 마지막 까지 살기 위해 희망을 놓치 않았잖아.'
더이상 잃고 싶진 않았다. 아니 잃을 수 없었다.
반드시 그들은 성공할꺼야. 아니 그래야만 해. 너희들은 아직 희망을 놔서는 안돼.
당신을 위해서. 나를 위해서. 그리고 그이를 위해서...
"난 아직도 과학의 힘을 믿고 있어요...그리고 당신도.
지원 해 주겠어. 내가 가진 모든 기술력으로.
그러니 부디 무사히 돌아와요. 더이상 잃고 싶지 않아요."
-정도연_ (과거) fin-
안녕하세요. 거하게 약빨 마신 닉네임 딜더 이슬비 입니다.
정도연에 대한 에피소드가 꾀나 있던 참에 소설 한번 써볼까 했습니다만, 생각보다 세계관이 미묘하게 틀어진 느낌이 들었네요. 어쩌면 게임상 스토리를 제대로 안 본 탓도 있겠죠.
우선 이 글을 적은 계기가 G타워에서 정도연의 대사 때문이였습니다.
'부디 무사히 돌아와요. 이제는 잃고싶지 않아요'
라는 대화를 듣으셨나요? 그걸 보고 뭔가 에피소드가 있겠구나 싶었죠.
캐릭터 설명에 보니 이런 글이 있었습니다.
왼쪽 약지에 반지를 끼고 있는 것으로 볼 때 남편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몸을 기계화하면 보다 강력한 위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집착
이 두 글을 보고 나름 예시적 글을 만들어 본다는게 너무 먼 치킨이 되어버렸네요.
18년전 차원종 출현이 되었지만 그간 나타나지 않았고,
8년전 서울 도심지 출현이라는 부분에서 사실 에러가 많았습니다.
정확히 언제 서울 출현이 나타나지 않았을 뿐더러 3년전 말렉이 출현했다는 정도만의 추측.
그리고 우정미의 아버지가 차원종에게 당하던 날이 3년전쯤이면 그 전에도 있었지 않았을까 추측.
마지막으로 슬비가 어렸을 적 부모님을 잃었다는 점을 볼때 3년보다 더 되었다는 예상을 해봤습니다.
즉 8년전이니 이슬비는 당시 10살 꼬마 애였다는 결론이 나오는 샘이죠.
사실 이게 맞는지 조차 몰라요. 그냥 부랴부랴 적다가 어? 시간 타이밍이 어쩡쩡하네? 라고 느낌이 들어 끼워 맞추기 식이니.
특히 끼워 맞추기에 왜 이글을 집어 넣었지? 라는 부분도 있을 겁니다.
바로 정도연의 대화 때문에 넣었는데
예시로 여성형 로봇을 만들었다니, 그걸로 발판 삼아서 자신의 능력을 업그레이드 됬다는 말..
별 필요도 없는 문장 같지만 사실 3지역을 돌아보면 이런 말을 합니다.
이족보행 로봇을 만드는게 내 학생때의 꿈이였죠.
내가만든 여성형 로봇을. 이학교의 학생으로 편입 시켜도 될까요?
날 찾아온건 합리적인 선택이에요.
기술지원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찾아오세요.
라는 말을 합니다.
즉 학생때 부터 이족 보행 로봇을 만 드는 것이 꿈이었고, 성공한 그녀가 여성형 로봇을 만들었기에, 학교에 배치해도 될까? 라는 말을 통해 억지 집어넣기를 감행 한 사실.
빛나와의 대화에서는 연구비 문제부분은 1지역에 연구비가 필요하다고 노골적인 멘트.
그와 더불어 처음만날때 척추 관련된 이야기를 하는데
그걸 토대로 삼아서 이야기 한 것입니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몸 개조에 대한 집착과, 과학에 광적인 집착. 그걸로 보아 과거 무슨 일이 있는게 아닐까 싶더군요.
마지막 정도연의 말은 4지역에서 나옵니다.
당신을 지원하겠어요. 내가 가진 모든 기술력으로.
부디 무사히 돌아와요. 이제는 잃고싶지 않아요.
이럴때일수록 이성적으로 해동하세요.
난 아직 과학의 힘을 믿고 있어요.... 그리고 당신도
이 문구를 그대로 정도연의 마지막 말에 넣었습니다.
자 결론 -
정도연의 대사와 광적 매카니즘에 빠진걸 표본으로 삼아 글작글작함.
과거 1살 어린 고딩과 러브.
대학교때도 러브
결혼후 러브
차원종에 의해 아이와 남편의 부모 사망크리.
남편은 극적으로 살았지만 심한 부상으로 인해 자신이 치료하길 원함.
결국 남편 사망크리.
으... 과학적 기술력이 부족해서 그래! 부들부들.
그리고 지금 - 으헿헿헿 개조다. 으헿헿헿.
뭐 이런식 아닐까요?
긴 글이지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으 ... 그림만 잘 그렸더라면 정도연의 뒷모습을 그리면서 Fin~ 이라 적고 끝내려 했는데 그림에 소질이 없는아 관계로...
아 그리고 일부 수정및 오타 부분을 지금 수정중입니다. 혹여 이상한 부분있으면 댓글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