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펀제이(Remake) 2화
검은코트의사내 2017-04-17 0
따르르르릉-
자명종소리가 시끄럽게 울린다. 귀찮다는 듯이 나는 주먹으로 자명종을 내리치자 그 자명종은 바닥을 뚫고 그대로 추락해버렸다. 내가 사는 곳은 아파트, 만약 바닥이 뚫린 게 알려지면 난리가 날 거 같았다. 난리야 나겠지. 하지만 아무도 내 잘못이라고 하지 않을 것이다. 사람이 혼자 힘으로 바닥을 뚫는다는 걸 누가 믿겠는가? 대충 나는 샌드위치를 만들어서 아침을 때우고 세면대로 와서 양치질을 하면서 거울을 보았다. 나는 현재 직업이 없다. 하지만 그래도 돈은 벌고 산다. 어떻게 벌고 사냐고? 간단하다. 요즘 지명수배자들이 늘고 있는 상황이라 경찰조직에서는 내 도움이 필요하다고 했다. 경찰 병력들이 전부 클로저를 지원하러 나간 사이에 범죄의 치안을 담당하는 경찰의 인력이 너무 부족하기 때문이다. 매일같이 차원문이 열리면서 차원종이 출현하는 데 클로저들이 참 많이도 고생한다. 경찰에서 보낸 수배서를 하나하나 살펴본 나는 가끔은 좀 강한 범죄자가 있기를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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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으로 나온 나는 범죄자를 찾기 위해 전력질주를 한다. 아마 그들의 위치는 경찰이 대강 파악한 듯 했다. 스승님은 내게 말씀하셨다. 범죄자의 심리를 잘 간파하면 알아낼 수도 있다고 말이다. 물론 내가 일일이 다 찾아내지는 못한다. 찾아내는 건 경찰들 몫이니까. 그들이 범인의 위치를 파악하여 놓치지만 않으면 내가 달려가서 곧바로 잡아낼 수 있었다.
-범인, 00사거리로 이동중. 이쪽의 GPS를 보냅니다.
근처까지만 와도 범인의 살기를 느낄 수 있었다. 나는 빠르게 달려와서 경찰과 합류한 다음 도망치는 범인의 앞으로 뛰어들어서 막는다. 검은색 선글라스를 낀 채로 가짜수염을 단 범인, 그는 내가 앞을 막아서자 곧바로 권총을 꺼내면서 말했다.
"거기 비켜. 죽고 싶지 않으면 말이야. 이 총은 진짜야. 총알도 들어있거든. 그러니 얌전히 죽기싫으면 비키라고."
이런식으로 위협한다고 해서 내가 비켜줄 거 같은가? 그건 절대 아니다. 오히려 나는 달려들어서 그 범인을 주먹 한방으로 제압시켰다. 내가 이렇게 달려들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는지 마지막에 당황한 기색의 모습이 보였던 그였다. 현장을 지켜본 경찰이 달려와서 내게 고맙다고 인사하고 그 범인에게 수갑을 채웠다.
"뭐, 포상금은 주는 거죠?"
"네. 물론이죠."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고요."
"네... 알겠습니다."
알려지는 건 별로 안 좋았다. 물론 세상에 알려지면 나는 영웅이라고 칭송받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부작용도 있다. 내 활약을 두려워한 자들이 어떻게 해서든 나를 깎아내리려고 별 짓을 다할 테니 말이다. 흔히 말하는 언론조작, 그런 게 내게 작용되면 나는 앞으로 살아가기가 더 껄끄러워질 것이다. 누군가가 알아주지 않아도 좋다. 혼자 살면 외로울지는 몰라도 의외로 좋은 점이 많다고 내 스승은 그렇게 말씀하셨다.
그렇다. 혼자 살아가는 건 좋은 거다. 귀찮은 일에 휘말리지 않고 내가 하고싶은 데로 할 수 있는 자유를 맘껏 누리기 때문이다. 뭐든지 주먹 한방으로 끝내버리니 내 일을 누가 방해할 수도 없을 것이다. 경찰조직에 안들어가냐고? 들어가면 자유가 제한이 된다. 맨날 경찰복만 입고 경찰서 안에만 틀어박혀있다가 나가는 건 딱 질색이었기 때문이다. 스카웃 제의도 받았지만 나는 모두 거절했다.
신상 보호는 그 쪽에서 다 알아서 하겠지. 그나마 경찰조직이 생각은 있나보다. 하긴, 내가 했다는 게 알려지면 그쪽 능력이 무능력하다는 것도 알려지니 그들의 신뢰가 깎아내려질 것이다. 그렇게 되기를 원하는 경찰간부가 있을까? 아마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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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포상금을 받은 것으로 주로 식비를 쓴다. 나는 남들에 비해 한끼에 5인분을 먹는 편이었다. 왜 이렇게 되었는지는 나도 잘 모른다. 태어날 때부터 나는 먹보였으니까. 나같은 사람은 이 세상에 많이 있다. 실제로 피자 30인분을 3명이서 15인분까지 다 먹은 경우가 있지 않았는가? 별로 이상할 게 없다고 나는 판단했다.
의뢰를 마치고 장을 보고 돌아가는 데 총소리가 들린다. 또 무슨 일이지? 차원종은 아닌거 같았는데... 또 갱단이 벌이는 소행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소리나는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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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종이 출현한 이후로 전쟁은 계속 되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 틈을 타서 잠잠해진 갱단 조직들이 활동을 하고 있었다. 경찰 조직과 클로저들이 차원종을 상대하느라 신경을 쓸 때, 취약해진 틈을 타서 그들이 무기밀매에 성공하고 갱단을 벌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를 막기 위해 Union과 국정원에서 현장 요원을 파견하여 이를 저지하려고 했지만 쉽지 않는 상황이었다. 이미 그들의 장비나 전술은 언론에 알려져버려서 갱단들이 대응하는 게 쉬워졌기 때문이다.
탕탕-
파견된 Union 현장 요원들이 갱단을 토벌하려고 왔지만 그들의 매복에 당해서 대다수가 벌집이 되어버린 상황이다. 클로저들은 차원종을 상대하는 중이라 현재 파견할 수 없었기에 경찰조직과의 협조하에 현장요원들을 파견한 Union이었다. 갱단들은 이미 그들이 올 걸 미리 알고 선제사격을 가한 상황이었다.
"완전히 당했어요. 분하지만 물러나는 수밖에 없겠는데요."
"네. 김유정 요원님. 하지만 지금은 포위되었어요."
현장 요원은 두명밖에 남지 않았다. 하지만 갱단들의 포위망 속에서 벗어나는 건 무리였다. 한 요원이 대응사격을 벌이다가 벌집이 되자 김유정 요원은 이를 갈면서 탄창을 갈아끼우고 그들의 총격이 멎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대응사격을 했다.
"크흐흐흐, 거기 예쁜아가씨, 우리를 상대로 살아남을 수 있을 거 같아? 투항하시지 그래?"
"오우, 두목, 저 여자는 제가 찜했는데요."
"시끄러워!! 최루탄이나 던져버려!"
김유정 요원은 다들리게 말하는 갱단조직들을 보며 그들이 일부러 자신에게 들리게 말하는 거라고 보고 그곳에서 끌어내려고 하는 것을 알았다. 일단 시야에 보이는 한 명을 조준사격해서 쓰러뜨렸지만 자신의 앞에 다가온 최루탄이 하얀 연기를 뿜자 그대로 두 눈을 감으면서 참아내려고 애썼다. 밖으로 나가면 총알받이가 되어서 죽게 된다. 그러니 절대로 나갈 수 없는 상황에서 눈이 맵더라도 참는 수밖에 없다고 보고 그대로 버티려고 애썼지만 눈은 자꾸만 감기고, 코에도 자극이 심하게 노출이 되어, 기침을 심하게 했다.
"거기 아가씨, 그만 포기해."
갱단의 두목이 권총으로 그녀의 머리를 조준한 채로 모습을 드러내자 김유정 요원은 그대로 권총을 떨어뜨리는 수밖에 없었고, 갱단 조직원이 그 총을 주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