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리미티드 인 다크사이드 - 현재는 때론 행복하곤, 때론 불행하다.[5]
Outsideres 2017-03-02 1
지금으로부터 과거에 거슬러올라간다. 어떤 한 아이에 관한 이야기를 짧게나마 해주는데. 소녀는 평범한 아이였고, 평범한 가족과 함께 평범한 추억을 누릴 수 있는 삶을 가졌었다. 평범하더라도 행복하게 살아가는 기쁨은 하루하루 받아가는 선물과 같았다. 선물이나 다름없었기에 소녀는 자신의 생일에 절대로 잊지 못할 추억들을 만들어낼 거 같다는 설렘이 가득했었다. 그런데 자신의 생일날에 들이닥치게 된 괴물, 차원종의 습격으로 부모님은 딸아이를 지키다가 세상을 뜨셨고. 아빠와 엄마의 죽음을 두 눈으로 목격하고만 소녀는 절대로 잊을 수 없는 트라우마와 함께 위상력 각성을 함으로써 그 이후의 사태는 알지 못한 채 살아남았다.
소녀의 이름은 이슬비, 부모 양측이 일반인인데도 어린 나이에 갑작스런 위상력 각성을 이루어낸 케이스로 나타난 아이. 그 아이는 유니온 보호 시설에서 옮겨진 후로 안정을 취한 끝으로 위상력 제어 훈련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고. 더불어 염동력이라는 특징을 알게 해주어 보템을 해주었다. 그 이후로 유니온 클로저 아카데미에 들어와 지금까지 노력을 하게 되는 계기를 얻으면서 클로저란 사명을 얻으려고 달려왔는데.
현재 가상 훈련 프로그램에서 마주한 정체불명의 흑색 차원종으로부터 분노를 나타나게 되었다. 왜냐면 그 흑색의 차원종이 소녀의 부모님을 죽인 장본인이었으니까 말이다. 이유는 뭔지 몰라도 소녀의 분노를 자극하여 정신을 잃게 만든 원흉을 일으켰다. 담당 교사들은 저 차원종이 뭔지에 대해 분석을 행했었지만, 모든 게 다 언노운이라고 나타났다. 즉, 모든 게 불명인 차원종. 슬비는 지금 양호실에 있는 침대에 누워있는 채로 안정을 취하고 있는 중이었다. 다행히 심각함은 없어서 오늘 내일이면 정신을 차릴 거라고 본다.
"도대체 그 차원종은 뭐길레, 모든 게 다 확인불가란 거지."
"이런 전례는 여태까지 없었어. 오류가 있었다하더라도 이런 경우는 절대로 나타나지 않았어."
"시스템 간섭이라도 한 건가. 아니 그럴 능력을 보이는 차원종은 비스무리하게 발견된 적도 없는데."
"덕택에 학생들이 가상 훈련 프로그램에 대한 수업을 거부할 겁니다. 방금 전 사태만 봐도 모두가 떨고 있었다고요."
그것도 이슬비가 쓰러진 걸 보고 나서야 생긴 불안 증세가 군중심리처럼 나타냈다. 그러니 훈련 담당 교사들은 이것을 매우 골칫거리로 여겼다. 사이킥 무브만 해도 모두가 심리적으로 무섭다고 말했었는데. 가상 훈련 프로그램까지 참여하지 못하면 이 순간부터 모두 클로저로 해**다는 사명 의식을 잃게 될 것이다.
"**, 이런 일은 난생 처음인 것 보고를 해야하는데. 이걸 넘겨버리면 상부도 난감할 게 뻔하고."
"그러니 오늘 안에 해결하도록 합시다."
모두들이 이 사태를 자연스럽게 넘어갈 해결책을 만들며 하루라는 시간이 지났다. 그 시간 동안 슬비는 꿈을 깊이 꾸게 되었다. 자기 자신의 눈에 들어온 것은 행복했던 생일날에 나타난 차원종으로 인해 부모님이 살해당했던 날의 현장. 그 현장에서 아빠의 목을 잡고 있던 흑색의 차원종, 그리고 눈 앞에서 괴롭히지 말라면서 소리치지만 일어서질 못하는 어린 소녀의 뒷모습을 보게 됐다.
'안녕? 네가 이 사람들의 아이니? 미안하게 됐어, 하지만 이것도 운명이라고 생각해줬으면 싶어.'
"그만해…. 멈추라고!"
현재의 슬비가 염동력을 이용하여 흑색의 차원종이 하려는 행위를 멈추려고 했지만, 안타깝게도 이것은 꿈이라고 할 수 없는 악몽인지라 그를 속박할 수도 없었다. 그와 동시에 엄마에 이어 아빠까지 죽여버린 광경을 보고 나서야 슬비는 숨을 쉬지 못할 지경에 이르는 눈을 뜨게 되며, 겨우 자기가 숨을 쉬어**단 자각을 얻은 끝에 몰려온 괴로움을 뱉어냈다.
"허억! 후우, 후우… 으읏!"
한순간에 괴로움이 싹 가셨다. 그렇기에 소녀는 제일 먼저 천장을 바라보다가,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게 되었는데. 약간의 약품 냄새가 나고, 자신이 조금 따스해보이는 침대 위에 누워있단 걸 보면 이불까지 덮여진 채 자고 있었단 걸 깨닫는다. 딱 봐도 자신이 여깄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여긴 양호실이라는 걸 인식한다. 왜냐하면 자기 기숙사엔 이렇게 쳐주는 커튼은 없기 때문이다.
"내가 왜 여기에 있는 거지?"
그 때의 일을 되짚어보자니 또 한 번 마음 속에서 주체하지 못하는 분노가 솟아올랐다. 반대로 정신이 온전하지 못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기억 속에서 그려진 가상 훈련 프로그램 속에 나타난 흑색의 차원종. 도대체 그 놈은 정체가 무엇이길레 슬비가 가장 잘 알고 있는 것일까? 당연히 복수해야하는 차원종들 중 가장 뿌리 깊은 녀석이었기 때문이다. 죽었더라면 어쩔 수 없다할 지라도, 놈이 아직까지 살아있단 것에 대해 마음 속에 맺혔던 한이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것도 억누르던 찰나. 커튼을 여는 소리에 슬비가 놀란 눈으로 짧은 신음을 내니.
"정신이 드셨나보군요, 좀 더 누워 계세요. 사정상 얘기를 다 들은 지라."
하얀 가운을 입으신 양호 선생님이 그녀가 침대에서 편히 쉬란 말과 함께 다시 탁자 쪽으로 가더니. 컵을 따라주는 소리랑 함께 슬비의 옆에 있던 둥근 테이블 위에 올려두었다. 나중에 일어날 때 이거라도 마시라면서 옆에 앉게 되었는데. 거기서 무슨 일을 겪고 온 길인지는 대강 알고 있는 양호 선생님은 슬비를 보면서 많이 걱정되는 듯한 눈빛을 지었다.
"이슬비 학생, 이런 말하면 안되지만 어제 있었던 사건은 실수였어요. 가상 훈련 프로그램에선 훈련생의 기억 속에 가장 강인한 인상에 남는 차원종이 있다면 그것마저도 실체화로 드러나게 되거든요."
"‥아뇨. 담당 선생님들의 말씀을 들으면 모두의 수준에 맞는 차원종들을 상대할 수 있도록 해놨어요. 그러니까 그건 실수가 아니라, 명백하게."
"차원종이 직접적으로 거기 있었다는 말씀을 하고 싶은 거죠?"
그 말에 슬비는 고개를 미미하게 끄덕이며 부정하지 않는 의사를 드러내자, 양호 선생님은 그거에 대해 변명하지 않는다는 듯 자기 손에 들린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 착잡함을 드러냈다. 도대체 그게 무엇이길레 그녀의 앞에 나타나서 그런 사태를 만들어낸 것일까? 그 진실을 알고 있는 건 오로지 슬비지만 직접 물어볼 수는 없었다. 그러니 스스로 답하기만을 기다렸다.
"…다시 가상 훈련 프로그램 안으로 들어갈 수 있나요."
"오늘은 무리에요. 모두가 그 문제점을 해결하고 있는 중이거든요. 그러니 며칠 후에 다시 할 예정이라고 공지를 알릴 거에요. 걱정할 필요없어요. 이번엔 그런 일은 없을테니까요."
"‥꼭 알아야하는데. 도대체 왜 거기에."
"그 차원종, 이슬비 학생하고 관련이 깊은 건가요?"
관련이 깊냐고 묻는다면 깊어도 너무 깊었다. 이슬비는 그런 녀석의 얼굴을 볼 때마다 화가 치밀어오를 수 밖에 없었다. 여전히 잊을 수가 없는 얼굴이었으니까. 마음 속에서 울분이 섞여나오는 한은 결코 억누를 수가 없었는데. 그러다가 따스한 손이 소녀의 이마 위에 얹는 게 아닌가?
"힘든 일이 있으면 양호실에 찾아오도록 해요. 많이 늦은 시간이었지만, 이슬비 학생이 노력하는 모습이 있단 소문을 들을 때마다 가끔씩 걱정을 하거든요. 이제서나마 상담해주는 건 주제넘는 짓일지라도 당신 곁에는 언젠가 도와주는 사람이 있을 거에요. 그런 사람들이 손길을 받을 때마다, 당신도 그들에게 내밀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주세요. 그러니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몰라도, 최소한 당신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지켜주세요. 클로저 일은 괴로울지 몰라도, 당신에게 고마워하는 사람이 있을 거에요. 그런 사람들이 받아주는 마음에 보람을 느끼는 거에요. 그러니까… 홀로 힘든 일을 짊어지질 마세요. 무거운 짐을 들면 사람은 힘에 겨워 무너지기 마련이에요. 언젠가 서로 짐을 나눠줄 수 있고, 서로가 울고 화내는 일이 있어도 끝은 웃을 일이 있는 사람들을 만났으면 해요. 이게 제가 이슬비 학생에게 주는 처음이자 마지막 숙제겠네요. 제가 너무 말도 안되는 소리만 했죠?"
"…아뇨, 오히려 감사합니다."
덕택에 마음이 가벼워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이 따스한 손에서 처음으로 슬비는 힘들었단 감정이 북받쳐오른 채 눈물이 나는 걸 한 손으로 가리려했다. 허나 손으로 가릴 수 없는 북받침에 양호 선생님은 그런 슬비의 이마에 손을 얹기만 한 채 다 쏟아내기만을 기다렸다. 자신은 무작정 달래줄 수 없는 사람이고, 자격조차도 없으니까. 그렇게 한참이나 그 서러움을 토해내던 슬비의 목소리는 큰 것도 아니지만 흐느낌을 터트리며 살아왔던 세월에 대한 힘겨움을 해소하였다.
클로저 아카데미에서 누구하고도 사귀는 것을 포기한 채 스스로 노력을 행해왔다. 그렇기에 남들하고 대화하는 건 서투르고, 감정까지 담을 쌓듯이 차원종에 대한 적개심만을 품으며 하고 싶었던 일들까지 모조리 버렸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슬비는 조금 나아진 듯한 얼굴을 보여내었다. 눈가가 눈물 자국이 붉게 남았고, 눈시울이 여전히 붉어도 얼굴만큼은 어느 새부터인가 후련해짐을 느꼈다.
"잠시 일이 있어서 나갔다 올게요. 금방은 아니지만, 시간이 걸리는 일이거든요. 그러니 여기서 나가지 마시고, 오늘은 푹 쉬도록 해요. 하루 정도는 자기 몸을 쉬지 않게 만든 보상이라고 생각해두시고요. 도중에 쉬는 것도 이로운 도움을 주거든요. 아시겠죠?"
"네, 네. 알겠습니다."
양호 선생님은 나지막이 웃곤 자리에서 일어나 근처에 있던 문으로 걸어가 열고 나오자, 닫는 소리랑 함께 슬비의 두 눈은 힘없이 감았는데. 이번엔 악몽이 아니라 좋은 꿈을 꿀 수 있을 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못 꾼다하더라도 최소한은 오래토록 잘 수 있을 거란 생각에 몸을 맡긴다. 이러면 안되는데. 하지만 수업까진 빼준다고 말하니 안심이 되는 건 뭘까.
'나 자신에게 단 한 번도 쉬는 시간을 준 적이 없었구나.'
이제 편안하게 잠에 들려고 했는데. 양호실 문 밖에서 불길함이 느껴지자마자 두 눈이 곧바로 뜨고 말았다. 도대체 뭐지, 이 불안감은? 이게 엄습해오니 숨이 답답해지는 거 같아 침대에 상체만 일으킨 채 숨을 몰아내쉬었는데. 이 불길함의 근원은 다름아니게도….
'위상력? 잠깐 이 위상력은 내가 알던 사람들의 위상력하곤 차원이 달라!'
그걸 끝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어찌된 영문인지 확인하기 위해 바로 침대에서 일어나 가려던 순간. 학교 내에서 들려오는 비명 소리들이 난무하기 시작했다. 더불어 폭음까지 여러 곳에서 들려오기 때문에 슬비는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황급하게 나갔는데. 거기서 보고 말았다. 갑자기 어디선가 나타난 괴이한 존재들을 보자마자 알아차렸다. 차원종, 그것들이 갑자기 학생들 앞에 나타나는가 싶더니 바로 혼비백산한 이들을 잡아내어 어디론가로 끌려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것도 순식간에 벌어지는 일이었다.
'어, 어떻게 된 거야!?'
뜻밖에 일어난 사건, 그리고 창 밖에도 마찬가지였는지 체육 시간으로 보내고 있던 다른 학생들마저 같은 경우로 잡혀가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그 한 가운데에서 누군가가 서있다는 것을 느꼈다. 개량형 유카타에 흑발 머리의 남자가 양팔에 붕대로 묶여져있는 거 외엔 뚜렷한 특징을 보이질 않았다. 가까이서 가면 보일 거다. 그런데 자신을 바라보던 시선을 예민하게 느낀 그 사내가 슬비가 있던 창문 쪽을 바라보니.
"아직까지 저 안에 많은 학생들이 있었나보군. 뭣들‥ 으극! 뭣들 하고 있어, 빨리 이 아이들을 차원 공간에 데려가지 않고!"
혀 깨무는 소리랑 함께 명령하는 남자의 말에 스케빈저 타입으로 보이던 차원종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슬비는 이게 위험하다는 것을 느낀 채, 부서져있는 창문 유리 파편들을 이용하여 염동력을 띄워내자마자. 위상관통탄만 아니면 먹일 수 있는 D급 이하의 차원종들에게 쏟아부었다. 당연히 그 차원종들은 갑작스런 습격에 파편으로 꿰뚫린 파육음과 함께 털썩 쓰러지고 말았다. 보통 놀라거나 할 텐데, 그 놀람도 빨리 침착함을 돋보여내어 숨을 몰아쉬는 슬비의 재능에 아직 잡히지 않거나, 도망가려 했던 학생들이 하나둘씩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다.
"모두들 각자 쓸 만한 거라도 집어서 시간을 끌 수 있도록 해요! 능력만으로도 대응 가능한 분들은 다른 사람들을 보호해주세요!"
"갑자기 왜 리더마냥 명령하는지 몰라도, 일단은 알았어. 상황은 상황이니. 다들 서둘러! 각자 챙길 걸 챙겨서 대처하자고! 선생님들도 대부분 막느라 고전하실테니까, 우리도 돕는 거야!"
한 남학생이 애써 용기를 낸 덕에 이 자리에 있던 학생들이 그 뜻을 따르며 차원종들을 저항하기 시작했다. 슬비는 자기가 대장처럼 말했단 게 사과하고 싶었지만 상황은 상황이었다. 그런데 선생님들이 대부분 이 사태에 갑작스러운 나머지, 고전하실 거란 말에 불안감이 느껴졌다. 양호 선생님은? 그 사람도 지금 이 일에 100% 휘말린 거나 다름없다.
"안돼, 안돼!"
곧바로 슬비가 그녀를 찾기 위해 옆에 있던 소화기를 들고 이를 악문 채 달려나간다. 지금은 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몰라도, 우선 사람들을 구출하는 게 우선이었다. 더불어 양호 선생님과 다른 선생님들도.
'제발, 제발 무사히 있어주세요!'
* * *
"흐미─ 그 학생들 많이 잡아들인 겨?"
"저항한 놈들은 피를 한 번쯤 흘리고 나서야 겨우 들어갔다고. 아프게 만들어야 조용해지니까."
검은 머리에 검붉은 눈으로 탁하게 물들였단 걸 보인 남자가 언제 나타났는지 등 뒤에서 피비린내를 풍기고 온 곰방대를 문 남자를 보게 되었다. 어떻게 한 것인지 몰라도 전신에 피가 묻어나있는 걸 보아 누군가를 살해했단 것을 짐작하게 해놨다.
"마, 학교를 지키고 있던 클로저들을 살해하느라 지겨워서 혼났데이. 뭐, 그것들까지 데리고 가서 뭘 쓰려고 하는 기고?"
"내가 어떻게 알아? 닥터만이 알고 있는 그거겠지."
"아아─ 참말로 그걸 말하는 겨? 이거야 원, 아주 끔찍한 것만 만드는구마이."
도대체 그것이 뭔지 모른 채 서로만이 아는 이야기처럼 떠들어댈 뿐이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모든 지적 및 불만 비난 관련은 받지 않습니다.)
슬비가 정말 힘들게 사는데.. 이번에는...(유열)
그리고 저것들 정체요? 힌트 안 줘도 알 거라 봐요... 뭐 보시는 분이 있다면야..
나는 절대로 다크늄과 유열늄을 섞어서 넣지 않습니다 하하하하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