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리미티드 인 다크사이드 - 현재는 때론 행복하곤, 때론 불행하다.[4]

Outsideres 2017-03-01 1



"이봐. 칼바크 녀석이 으극! 그니까 칼바크 놈이 연구소에 나온 지 얼마나 됐지?"

"이제 막 3일이 됐으니, 그리 서두르지 말랑께."

개량형 유카타를 입었지만 양팔에 붕대를 매고 있고, 마족눈인 것마냥 두 눈이 검붉게 물들여진 흑발의 남자. 그가 혀를 깨무는 걸 본 같은 흑발이지만, 머릿칼이 유난히 길고 입에 곰방대를 문 채 좀 요상해보이는 사투리를 쓰고 있는 남자. 이 둘은 칼바크 턱스에 관한 언급을 했는데. 이들이 있는 곳은 인간이 살 수 없는 차원종의 차원이었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그늘 속에서 중년의 목소리로 답하는 인영이 보였다.

"준비는 다 되었는가?"

"물론이랑께. 근데 정말로 이래도 되는 것이여? 정말 그 계획을 실행해도? 내는 정말 다시 생각했으면 좋겠구마이."

"이미 받아들인 일이야. 망설일 거면 지금이라도 관두지?"

"‥아니데이, 니한테 맡기면 상당히 큰일난당께."

그걸 끝으로 두 남자는 차원 공간이란 것을 열게 되었다. 중년인은 그런 두 사람, 아니 반인반차원종이 무슨 계획을 옮기게 된단 사실에 성과를 올려주길 바랄 뿐이다. 왜냐면 칼바크 턱스가 이번 일의 미끼가 되어줘야하니까.

*    *    *

"점심 먹어서 다들 헤이해진 듯한 얼굴이군. 모두 졸린 거 같은데 스트레칭 좀 가볍게 한 다음에 설명하도록 할게."

지금 이슬비가 속해있는 반은 대부분이 졸리거나 정신줄을 놓은 것마냥 멍한 얼굴을 하니, 이번 수업의 교사는 모두를 위해 스트레칭을 하자마자 대부분이 다 정신이 들었는지 집중할 수 있게 됐는데. 여기에 슬비는 이미 두 눈이 초롱초롱할 정도로 경청하고 있기에 졸리거나 하지 않았다. 하루종일 저럴 수 있다는 것도 대단하다면 대단한 거지만, 교사 입장에선 저건 뿌듯해야하는데. 반대로는 좀 부담스러울 때가 많다. 그녀의 관점에선 의아해하겠지만.

"자, 오늘 수업은 가상 훈련 프로그램 안에서 만들어낸 차원종을 상대하는 내용이야. 다들 오래토록 사이킥 무브까지 이용했으니, 우리가 알려주는 방향대로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실전을 보도록 할 거야. 만약 중도 포기하거나 차원종으로 인해 다치거나, 무서워서 못할 경우가 있을 시 바로 중단하도록 하겠다. 모두 각자 테이블에 올려둔 장비들을 골라 챙기도록."

방어구가 준비된 이유는 아무리 가상이어도 그 안에 들어서면 진짜라는 생동감을 부여할 수 있기에 위상 방탄과 방검 소재로 된 슈트를 지급했다. 그러니 모두가 슈트를 입은 채로 각자가 자신있어하는 무기를 들었는데. 총이라던가 검이라던가 사슬검이나, 다른 무기들에 손을 대기까지 했다. 그리고 슬비가 가장 애용하는 무기는 다름아닌 나이프였다. 군용으로 쓰이던 나이프인지는 불명이지만, 위상 장비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았다.

"호명하는 학생 한 명씩 시작할 거다. 랭크 낮은 차원종들을 가상 모의 훈련을 한 후에 높은 랭크로 된 차원종하고 상대하는 조를 짜서 시작할 거다."

참고로 랭크가 낮은 차원종은 D급 이하까지는 특경대가 상대할 수 있고, 클로저 한 두 명만 투입해도 방심만 안하면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다. 허나 C급까지는 특경대가 처리할 수 없는 노릇이고, 무조건 위상 장비가 아니면 클로저에게 맡겨야하는 실정이다. 그러니 클로저의 위상 능력과 장비가 얼마나 대단한 지 뼈저리게 깨닫기 마련이다.

능력만 믿고 까분다고 무기 없이 폼을 잡으려는 순간, 차원종들한테 쉬운 상대가 되기 쉽상이다. 그러니 다들 무기를 챙기는 것이 정석이다. 물론 극소수만이 무기 없이도 상대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다름아니게도 극한으로 단련된 사람이, 어떤 무기를 다뤄도 부서진다면 어쩔 수 없이 인간 흉기가 되버린 자기 몸으로 무기를 삼아야만 했으니.

"자, 먼저 첫번째 학생부터 시작하지."

그렇게 시작되어가는 호명에 한 명씩 가상 훈련 프로그램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담당 교사들이 프로그램을 작동시켜 연출하게 되었는데.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화면에 담아 보게 되는 학생들은 거기서부터 또렷이 본다. 오랫동안 가상 훈련을 임했어도 여전히 발전이 안되거나, 후유증으로 남아 억지로 안해도 되는데 스스로 임하는 학생들이 태반이다. 그리고 얼마 안 가, 사이킥 무브로 도착하다가 거기서 차원종하고 마주했는지 교전을 시작했지만. 자기 능력을 잘 활용했어도, 문제는 너무 위상력을 남발했기에 페이스 조절 실패로 차원종한테 공격 당할 틈을 내주고 말았다. 그 덕에 다른 차원종들이 달려드는 광경에 비명을 지르는 학생을 본 교사들은 프로그램을 꺼버리자 가상 현실로 이루어진 배경이 사라졌다.

"자, 다음 학생."

이번엔 다음 학생이 장비란 장비를 잘 챙긴 채로 입장하면서 시작됐는데. 아니나 다를까, 신중했지만 이번엔 너무 지나치게 신중해서 제 시간 안에 차원종들을 처리하는 수행을 해내질 못했다. 다른 차원종들도 그걸 보고 익히거나 무작정 오기 때문에 그들을 처리할 대담함까지 두루 갖추어야했다. 지나치게 신중하고, 지나치게 분석하면 반응하는 속도는 미미하더라도 느려지기 마련이다. 두번째 학생에 이어 세번째, 네번째를 넘어가는 학생들을 호명할 때마다 나름 잘하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여전히 발전하는 기미가 없다던가 실수를 연발하는 학생들 덕에 교사들 입장은 다양했다. 그들의 안색이 펴지다가 어두워지기도 했다.

"절반 이하나 잘하는 학생들이 많다니. 다들 진짜 똑바로 정신 못 차릴래?"

"진짜 실전에서도 그러면, 자칫하면 죽을 수 있어."

"실패한 학생들은 재시험을 보고, 성공한 학생들만 조를 짜서 행동하도록 한다. 조를 짜다가 인원 불충분인 팀은 조금 낮은 랭크의 차원종과 가상 전투 훈련을 시작하마."

그걸 끝으로 다음 학생을 호명하자, 교사들의 기대감이 더욱 더 커졌다. 올해만 지나면 유니온 아카데미 수석 졸업으로 들어가게 될 이슬비의 차례였기 때문이다. 첫 입학한 후부터는 다른 학생들처럼 실수를 많이 했었지만, 천천히 그것을 노력으로 바꾸어내가며 호전적으로 변해가게 됐다. 그래서일까? 교사들은 가상 훈련 프로그램에서 임한 횟수에서 실수라는 실패를 성공이란 밑받침을 만든 게 대단하다며 속으로 칭찬했다. 겉으로 칭찬하면 모두가 불공평한 눈으로 볼 지 모르니까. 이미 알고 있다한들, 대놓고 말하는 것보단 낫다고 본다.

"이슬비 학생. 안으로 들어가도록."

"네!"

그렇게 슬비가 안으로 들어가면서 시작되는 가상 훈련에서, 풍경 하나를 바꾸게 되었는데. 그녀가 받아들이게 된 가상 배경은 다름아니게도 사람 한 명도 없는 폐허된 도시이다. 사람 한 명도 없기에 그녀한테는 유리함이란 이점을 얻을 거라 생각하지만. 문제는 그만큼이나 차원종들도 장애물이라는 걸림돌이 없는 셈이다. 즉, 아무도 없는 상황에서 홀로 상대해야하는 슬비에겐 긴장감이 가득 했다. 그럼에도 그 긴장감을 힘을 실는 일부가 되려는 반응을 보이니 그제서야 흥미진진함이 돌아갔다.

"…음?"

어디선가 들려오는 소리에 슬비는 무작정 사이킥 무브로 빨리 가지 않고, 천천히 상황을 분석해보기 위해 걸음 소리를 죽인 채 성큼성큼 앞을 나아가 모퉁이 쪽을 틀어보니, 거기에 스케빈저 타입의 차원종들이 있단 것이 발견되었다. 기본적으로 무리로 다니는 것을 선호하는 녀석들이고. 무엇보다도 지능까지 존재하기에 하등하더라도 무서운 놈들인 건 맞다. 스케빈저 주술사가 있었더라면 아마 슬비 혼자서는 해결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스케빈저 주술사의 랭크는 C, 거기에 화염 공격을 구사하는 기술이 있기에 웬만한 클로저들이 아니면 방심했다간 당하게 만드는 매서운 녀석이다. 그 뿐만이 아니라 스케빈저 검투사라는 검을 자유자제로 다루는 녀석도 있다. 그러니 스케빈저를 결코 우습게 볼 수 밖에 없다. 아니 모든 차원종들 하나하나가 결코 쉽지 않았으니까. 무엇보다도 B, A급인 차원종 한 마리가 등장한다면 클로저 한 팀으로 시간을 끌거나 겨우 상대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런데 만약 S급이 등장하는 순간, 모든 클로저들을 동원하지 않는 이상은 재앙으로 **오게 만드는 무시무시함이 있다. S급 이상도 극소수라지만 존재하기에 나타나자마자 경보를 울려**다.

일단 스케빈저 무리들을 발견한 슬비는 차량을 부수거나 도심을 어지럽히고 있는 행동 거지들을 보고. 이 틈을 이용하자는 타이밍에 앞서 자신의 위상 능력인 '염동력' 을 이용하였다. 염동력은 말 그대로 흔하디 흔한 가상의 초능력에서 자주 보는 소재나 다름없지만. 단순히 그걸 띄우거나 하는 용도가 아닌 전기 입자들을 끌어모아 낙뢰를 일으키거나. 플라즈마를 압축한다던가 다른 용도로 쓰이는 다재다능함을 보일 수 있다. 물론 그렇게까지 하면 엄청난 노력이 필요했기에 슬비는 자신의 염동력을 이런 다재다능함을 만들어냈다.

"하압!"

바로 스케빈저 무리들의 발을 묶어두자마자, 녀석들이 방심한 것인지 움직이고 싶어도 움직이질 못하였고. 무기를 들고 있거나 염화투척병으로 보이던 놈들까지 투척하기 시작하더니. 슬비가 곧바로 다른 한 손으로 염동력으로 이루어낸 방어막을 띄어내 막아내는 동시에 척력처럼 튕겨내버렸다. 그 덕에 돌아오는 무기들 중 폭탄이 무리들 앞에 떨어지자마자 폭발하는 소리가 들렸고. 이에 슬비가 방어막을 풀자마자 자기가 챙긴 나이프들의 최대 갯수를 이용하여 사출해낸다. 덕택에 스케빈저들이 차례차례 머리라던가 목, 가슴팍에 꿰뚫려 쓰러지는 일이 발생됐고. 다른 스케빈저들은 그저 괴성을 지르려다가 염동력으로 이루어낸 구체 하나가 날아옴과 동시에 폭발하였기에 한순간을 이르는 최후를 맞이하게 됐다.

정말 굉장하지 않는가? 저렇게까지 했단 게 얼마나 대단한지를 말이다. 슬비는 자기 이마에서 난 땀을 닦은 덕에 염동력으로 나이프들을 회수해낸다. 염화투척병까지 죽었기에 가상으로 나뒹구는 잔해를 보고 나서야, 제 1 위상력 반응도 없단 걸 알고는 훈련 완료로 받아들였다. 그래도 한순간에 방심을 하지 않기 위해 두 눈의 경계심을 거두지 않는다. 교사들은 끝까지 경각심을 거두지 않는 슬비를 보며 만족도를 비추었는데.

"이제 그만 프로그램을 중지하죠."

"그럴까요. 음? 뭐지, 잠깐…."

"왜 그래요?"

"……그게 어찌된 영문인지, 이슬비 요원을 기준으로 뒤에 있는 차원종 한 마리의 반응이 나타났습니다."

차원종의 반응이 나타났다고? 다른 교사가 설마 실수로 하나 더 만든 거냐고 물어**만, 교사들이 그런 실수를 할 리도 없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물음으로 건낸 거 뿐인데. 그 다음 오는 대답이 더 경악을 차게 만들었다.

"가상으로 만들어진 겁니까?"

"아, 아뇨! 랭크로 볼 때 측정불가입니다! 뭣보다 이건 만든 것도 아니에요!"

"네!? 그럼 당장 꺼요!"

"그, 그게 끄려고 해도 꺼지지가 않아요!"

"이런 **!"

갑자기 교사들 사이에서 소란이 일어나, 지켜보던 학생들의 반응이 뭔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음을 직감한다. 게다가 밖에서 중개하고 있을 화면마저 **버렸으니 알 도리가 없다. 한편 안에 있던 슬비는 어디선가 느껴지고 있는 위상력. 근데 이 무지막지할 수 밖에 없는 위상력 덕분에 소녀의 눈빛이 격하게 흔들리게 되었고. 뒤를 천천히 돌아보게 된다면, 절대로 만나서는 안되었던 무언가를 보게 되었다. 사람처럼 생겼지만 차원종이라고 보여주는 이마에 난 두 개의 뿔과 눈 자체가 검지만 홍체가 하얬고. 검은 복장 차림을 하고 있는 인간형 차원종. 허나 그 차원종의 모습에 슬비는 당혹함도 잠시 분노감이 서서히 밀려오고 있단 것에 참지를 못하였다. 왜냐고?

"오랜만이네, 이슬비."

"…너!!"

"몸은 커졌지만 정신만큼은 아직 어린애인 네겐 보호를 더 받고, 애정도 받아야만하는데. 하필 그럴 만한 사람들이 없어서, 일찍이 버려야만했던 불쌍한 아이. 그런데 어쩌지? 너희 부모님이 자초하는 바람에 운 없이 죽어버렸거늘. 이슬비, 너는 차원종들을 복수할 수 밖에 없는 마음으로 사로잡힌 처량함을 가지고 있어. 특히 나한테서 말야."

슬비는 자신의 위상력으로 띄워낸 나이프들로 인간형 차원종의 몸에 박아버리지만. 오히려 그거에 멀쩡하다는 듯 다가오며 두 손으로 소녀의 두 뺨을 어루만졌다. 태연하게 다가온 손길인 지라 소녀는 자신의 힘이 먹히지 않았단 것에 대해 당황함을 비추었다. 허나 당혹함도 그게 분노로 섞여문들어진 지라 있는 힘껏 저항해내려고 했는데. 자기 몸을 억누르는 거 같은 제 1 위상력에 아무 것도 하질 못하였다.

"아무리 강해지려고 노력해봤자. 외로울 수 밖에 없는 감정을 숨기고 살아가는 외톨이야. 그런 외톨이가 일찍이 홀로서기를 한다해도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차라리 그 복수라는 감정을 곁에 있단 것을 모토로 삼는 게 어때? 너는 무슨 짓을 해도 복수라는 개념 하에서 벗어날 수 없어."

"그만해, 그만하라고!!"

"명심해둬, 이슬비. 너는 클로저가 된다고 해도 돌아오는 건 아무 것도 없어. 그저 시커먼 어둠이 너를 반겨줄 뿐이야. 그러니 그 어둠이 네게 보상이라고 생각하고 받아들여. 그러면 너의 두 눈은 차원종이 아닌 모든 거에 대해 복수할 날이 올 거야. 흐흐흐흐흐흐흐… 그래서 나는 기대가 돼. 네가 그 후에도 계속 노력하기 위해 스스로를 마모할 지. 아니면 그대로 복수를 받아들여 스스로에게 솔직해질 것인지."

"아아… 아아아아……!!"

그걸 끝으로 슬비의 위상력이 서서히 폭주하고 있단 것에 만족하기라도 한 듯, 인간형 차원종은 말 그대로 어둠 속에서 사라지는 현상을 만들어내 종적을 감추었다. 교사들은 이제서야 작동한 가상 훈련 프로그램을 종료하자, 급히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는데.

"이슬비 학생! 이슬비 학생!!"

아무리 그녀를 불러보아도, 폭주가 순간적으로 멈춰낸 것인지. 아까 전만 해도 완벽하게 끝냈던 이슬비의 모습에선, 초연함이 남아도는 분위기랑 함께 쓰러졌기에 모두가 놀라 그녀의 이름을 부르지만 의식을 잃었다. 의문불명으로 나타난 흑색의 차원종. 그 차원종은 도대체 정체가 무엇이었길레 소녀 앞에 나타난 것일까? 그걸 아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다. 그 누구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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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지적 및 불만 비난 관련은 받지 않습니다.)

자, 드디어 슬슬 시작을 해볼까...
이미 유열 타임을 끝냈지만, 이번엔 다른 타임도 있다고.. 
P.s -  전 슬비가 참 좋습니다.(어이.. 뒤틀린 애정)
2024-10-24 23:14:15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