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리미티드 인 다크사이드 - 현재는 때론 행복하곤, 때론 불행하다.[1]

Outsideres 2017-02-23 1



여기서 유니온이 또 다른 시설을 설립했다고 하면 믿어보겠는가? 물론 연구소라던가 수용소 같은 이런 느낌이 아니다. 학교 같다고 하면 정말로 믿을 수 있을까? 물론 믿어도 된다. 단, 일반 학교처럼 똑같이 하되. 그들은 전부 다 학생이면서도 특별 취급을 받고 있는 삶을 그리고 있는 위상능력자. 즉, 위상능력자를 위한 이론 및 실전 수업까지 행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유니온 클로저 아카데미, 그게 바로 클로저들을 양성해내기 위해 설립한 교육 시설이다. 그 시설을 위해 어마어마한 예산을 쏟아부었으며, 기숙사라는 편의까지 만들어냈다. 사실상은 감옥에 가깝지만 말이다. 왜냐면 이들은 절대 바깥으로 나갈 수 없는 규칙을 세워놨다. 특별한 일이나 이유가 아닌 이상은 나가서도 안된다. 이미 사람들은 위상능력자에 대한 인식을 좋게 생각하긴 커녕, 안 좋게 보고 있기에 그들과의 거리감을 멀리 했다.


위상능력자는 말 그대로 걸어다니는 핵병기인 지라, 손가락 하나만으로도 일반인의 숨통을 끊을 수 있다. 특히 어린 나이에 각성하거나, 처음부터 그런 부류로 태어난 아이들을 유니온은 따로 아카데미에 입학시켜 교육을 가르쳤다. 허나 그 교육을 마치고 졸업하게 되면 곧바로 클로저라는 직업을 갖고 차원종과 상대하는 실전을 맞이해야했다.


그러니 교사는 대부분이 위상능력자인 클로저들이었고, 그들의 경험이나 이론으로 설명하는 수업 덕택에 아이들은 스트레스가 장난 아닐 대로 쌓아가야만했다. 당연하다고 여길 지라도, 대부분은 왜 무조건 차원종하고 싸워야하는지 받아들이질 못했다. 그 계기가 바로 차원 전쟁이라 할 수 있는데. 1세대는 클로저란 이명이 붙기 전만 해도 팀을 이루어내 각자가 들고 있는 무기랑 능력으로 차원종과의 전쟁을 치뤘었다.


전세계에서 일어난 차원 전쟁으로 1세대 위상능력자들은 인류를 지키기 위해 동료를 잃더라도 계속 해서 싸워나가야만 했고. 거기서 전쟁을 끝마친 자들이 영웅이라 칭송받으며 차원문을 닫게 만들었다지만. 그 이후로 계속 나오는 랭크 낮은 차원종 출현으로 매일 같이 싸워야만 했다. 더불어 B~A 랭크 한 마리가 나타나기만 해도 재앙이었던 지라 클로저는 팀으로써 싸우지 않으면 안됐다.


이런 걸 수업으로 하다보니 아카데미생들한텐 이로운 환상을 품게 만드는 결과를 낳았지만. 반대로는 왜 그걸 자신들이 해야하는지에 대해 깊이 이해하질 못했다. 평범한 학생들처럼 살아가고 싶어도 그러질 못한 채 교육을 받아야하다니. 자신이라면 무조건 도망치고 싶지만, 그랬다간 자신에게 어떤 처벌을 내릴 지 몰라 불안하기만 했다. 그러니 싫더라도 아카데미에서 내리는 교육이란 교육을 전부 다 들어야만 한다. 그 중에서 한 학생에 대해 알려주려고 한다.


과거엔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가히 말할 순 없지만, 아카데미에 들어온 순간부터 자기 능력이 무엇인지 측정을 하고. 그거에 대해 열심히 죽어라 노력하고 있는 소녀를 말이다. 분홍 머리에 위상능력자란 특징을 보여주는 푸른 눈, 위상력 특징은 염동력이라는 능력을 갖게 된 이슬비였다. 주변 학생들 사이에선 자신을 최소한 가꾸려는 그런 느낌도 아닌, 씻을 때까지 땀냄새를 풍길 때로 풍기는 아이라고 한다.


"후우, 후우."


이슬비는 현재 아침부터 운동장에서 쉬지 않고 달리기로 뱅뱅 돌아가면서 페이스를 조절하고 있다. 수업 시간이 되기 전까지 단 한 번도 게을리하지 않았으며, 자신의 염동력을 한 방향이 아닌 다중으로 연결되는 다재다능을 만들어내는 피 깎는 노력에 임하였다. 솔직히 염동력이라고 하면 사이코키네시스라고 불릴 만큼, 무언가를 띄우거나 숟가락을 구부리거나 이런 느낌 밖에 없는 초능력을 뜻한다. 하지만 그런 거에만 특화되지 않고, 다른 분야에서도 활약할 수 있도록 극대화하고 있다. 다른 사람들은 죽어라 자기 능력에 대한 분야만 키울텐데. 소녀는 그 점에선 거의 없다고 봐야할 지경이었다. 아카데미생들이 노력한다고 하지만, 이슬비처럼 계속 하루종일 하는 경우는 엄청나게 드물다.


겉으로만 보면 특기는 있어보여도, 취미란 건 하나도 없어보일만한데. 저래뵈도 기숙사에서 제공되는 TV로 자기가 좋아하는 영화나 드라마는 섭렵하듯이 보고 있다. 의외로 고전을 즐겨보는 쪽이니 할 말이 없다고 해야되나. 너무 의외스럽다고 봐야겠지만 저게 이슬비의 평소 모습이 아니었을까? 어찌되었든 간에 자기가 얼마나 뛰었는지에 대해 철저한 계산을 하고 손목 시계를 바라본다. 벌써 수업하기 40분 전이다. 그러니 미리 씻고 나서 휴식을 취해, 교실에 가면 된다 생각했다.


"…오늘은 차원종에 관한 수업을 하니까 늦지 말아야돼."


차원종, 2000년대에 나타난 외부 차원의 존재이자 그 차원에선 인간처럼 주민으로 살고 있는 자들이다. 허나 어떤 원인으로 인해 이 세계로 넘어와 차원 전쟁을 일으킨 주범들. 그 이후로 전쟁은 끝났고, 차원문이 굳게 닫혀있다한들. 계속 해서 나오는 차원종들이 있었고. 그 도중에 슬비는 놈들에 대한 적개심이 무척이나 높았다. 남들이 무서워할 때 혼자 차원종에 대한 적의감을 품는다.


더불어 자신에겐 어떠한 삶을 기대할 수 없단 걸 알고 있는지 모르는지, 자신이 나아갈 수 있는 길은 오로지 클로저가 되는 것 밖에 없다고 여겼다. 차원종 수업이 끝나면 바로 훈련 프로그램을 이용한 사이킥 무브 연습이 있을 예정이다. 사이킥 무브는 말 그대로 위상능력자의 이동 수단이라 여기는데. 이것을 연습하지 않으면, 클로저로서 차원종이 어디에 나타났단 정보와 위치를 알아도 신속하게 도착하지 못하는 순간 피해를 줄 수 있고. 거기에 차원종들이 항상 그 자리에 머물거나 하지 않는지라, 도중에 사라질 수 있단 것도 기억해둬**다.


오늘 수업은 차원종에 관한 이론 수업 및 사이킥 무브에 이어 가상으로 만들어진 차원종들을 처리하는 스케줄이었다. 이 스케줄이 하루종일 갈 거란 걸 알게 된 이슬비는 평소보다 더 의욕을 내기 위해 기숙사로 돌아가 자신이 배정받은 방으로 들어가 씻고 나서 교복으로 환복했다. 체육복은 물론 평범한 기숙사보다 1인으로 받은 세탁기로 돌리니 충분하기 그지없다. 처음엔 세탁기를 어떻게 돌려야할 지 애를 먹은 적이 많았었는데. 지금은 여기서 생활하는 과정을 익힌 터라 막힘없이 해낼 수 있었고. 오늘도 준비 완료라는 듯 차원종 이론 수업을 필기한 노트랑 필통을 두 손으로 든 채 아카데미로 발걸음을 돌렸다. 기숙사 밖으로 나와 막 걸어가려던 찰나, 한 학생하고 마주하게 됐는데.


"여어─ 범생이 후배, 오늘도 운동장을 실컷 뛰고 가는 거야? 다리 근육이 튼튼해지면 그건 그거대로 건강함을 뜻하지만. 한 번쯤은 자기 자신에게 쉬어두는 보상을 내리는 게 좋아."


"‥이강현 선배 님이시군요."


검은 꽁지 머리에 슬비와 같은 푸른 눈동자를 지닌 아카데미 남학생. 학생들 사이에선 그를 일렉트릭 마스터라고 부른다. 슬비보다 한 살 더 많은 나이에 내년이면 졸업함으로서 클로저로 들어갈 예정이지만. 참고로 클로저는 수습 요원, 정식 요원, 특수 요원으로 올라가게 되어있다. 또한 랭크의 급은 B,A,S로 나뉘어져있는데. 수습 요원은 랭크하고 무관하고, 정식 요원부터 승급 심사를 보면 바로 랭크를 하달받게 된다. 물론 A랑 S는 말 그대로 실력을 인정받아야하고. 특히나 S는 모든 것이 까다롭기 때문에 하나라도 통과되지 못할 시에 떨어지고 만다. 


지금 동떨어진 이야기를 접어둔 채 이강현은 위상력 특징이 번개와 또 다른 능력이니 만큼 그런 칭호를 갖게 되었다. 이슬비하고는 많이 친한 사이는 아니고, 서로가 서로에 대한 소문 정도는 알고 있는 그럭저럭함을 나눈 사이다. 그렇기에 강현이가 나름 친근있게 부른 거 같아도, 후배 쪽은 자신에게 인사를 건내는구나하는 쯤에서만 그쳤다.


"하루 정도 쉬게 되면, 몸이 그새 게을러지거든요."


"하루 정도는 게을러도 상관없어. 계속 노력을 행하겠다고 피를 깎다간, 자기 몸의 건강을 챙기진 않거든. 그래도 포기하기 싫다면, 한 번쯤은 자기 몸에 맞는 요법을 생각해봐. 건강식이라던지, 건강 요가라던지. 마음껏 있으니까."


어째 다 건강 쪽인지 몰라도 슬비는 그 쪽에 대해 딱히 지적한다던가 그러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선배가 내밀어놓은 의견인데, 대놓고 싫어하기가 좀 그랬다. 그러니 살짝 뜸을 들이고 나서야 고개를 미약하게 끄덕이더니.


"‥한 번 참고해볼게요."


"참고가 아니라 진심으로 하는 소리야."


멋쩍게 웃고 있는 거 같지만, 이강현은 슬비가 작년에 비해 엄청나게 무리하고 있단 것을 대충 직감으로 알아차렸다. 물론 입소문으로 타고난 것도 있지만, 가끔씩 슬비의 독자적인 훈련 방식을 볼 때 자기 자신을 너무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 거 같았다. 그렇다고 직접 개입했다간 참견하는 거 같고, 무엇보다도 후배나 또래들 사이에서 깊은 오해를 받을 수 있으니 이 이상은 뭐라하지 않았다.


"저말고도 다른 후배들한테 가르치시면 되는데. 왜 굳이 저한테‥?"


"다른 애들은 너처럼 노력한다고 해도 가끔씩도 아닌 매일이잖아. 난 그런 케이스들을 볼 때마다 대단한 것도 모자라서 진심으로 부러워. 하루종일 자기 몸을 게을리 하지 않았단 증거잖아. 근데 그런 사람을 볼 때마다 제일 걱정이 되는 게 자기 몸은 10분, 아니 5분 정도는 챙겨주냔 거야. 수업도 따지고 보면 머리로 다 기억하면서 피곤함을 연발시키는 건데. 잠시나마 내려놓을 수 있는 시간이 되냔 거지."


물론 식사랑 수면이 있다면 충분히 자기 몸을 쉬게 해줄 수 있다지만, 그 외의 여가 시간이 있어야 조금이나마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게 된다. 그렇기에 강현이는 슬비를 진심으로 조언하게 만들어주는 희귀 케이스로 보며 인정했단 것이다.


"‥걱정해주셔서 고맙습니다. 하지만 제 몸은 제가 챙길게요. 그러니 너무 신경쓰지 않으셔도 되요."


"그래? 뭐 그러면 다행이지만. 진심으로 걱정해서 하는 소리니까 오해하지 말라고? 어서 교실로 가야지? 나는 체육 수업이란 게 있거든."


"아, 그래서 미리 체육복을 입고 바깥에 나오신 거에요?"


어쩐지 처음부터 교복이 아닌 체육복을 입고 왔나 했다. 슬비는 그 점에 대해 납득을 한 채로 시간을 보니, 얘기를 한 덕에 10분이 지났다. 이제 남은 시간이 10분 남았기에 슬비는 조금 놀란 눈을 보여낸 채 황급히 뜀걸음으로 변했다.


"머, 먼저 가겠습니다!"


"미안해. 괜히 너한테 말을 걸어서."


그러곤 괜찮다면서 곧바로 그에게 인사를 깍듯이 하고, 바로 서둘러 이론 수업을 배우기 위해 자리를 떠났다. 이강현은 그런 소녀의 뒷모습을 보자마자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연심이 있는 것도 아니다. 딱히 친해지기 위해서 그런 건 더더욱 아니다.


"저런 귀감이 극소수란 게 문제일 뿐이지. 내겐 이 말을 할 자격은 없지만."


그렇게 뒷머리를 긁적이면서 운동장을 향하게 되었고. 슬비는 아카데미 교실로 들어가면서, 각자만이 해당되는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어느 쪽이든 간에 서로가 힘을 내고 살아갈 수 있도록 말이다. 


*    *    *


한 남자에 대해 소개해볼까한다. 이름은 노아 폰 슈나이더, 서유럽 독일 출신의 1세대 위상능력자이자 클로저로 활동 중인 남자다. 아버지가 독일인이지만, 어머니가 한국인이라 혼혈로 태어났고. 어머니에게 한국어를 많이 배우며 한국 문화에 대한 것도 알게 되어 평범한 나날들을 보내왔는데. 차원 전쟁으로 인해 두 분 다 세상을 떠나셨고, 자기 자신은 위상력 각성으로 인해 어떻게든 살아남게 되었다. 서유럽을 사흘만에 불바다로 만들어버린 차원종 세력의 마룡 군단. 특히나 군단장이라 불리운 헤카톤케일이란 용 하나로 인해 전멸당하였다.


허나 어떻게 된 사정인지 헤카톤케일이란 존재가 사라졌고, 마룡 군단이 급속도로 후퇴함으로서 차원 전쟁은 끝났고. 독일에 위치한 차원문을 닫아버린 채로 그 나라에 대한 재앙은 끝마치게 되었다. 노아는 아무리 전쟁이 끝났어도 그 순간부터 부모를 잃게 만든 차원종에 대한 적의감이 가득했다. 그치만 자신처럼 불행하게 살고 있을지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하면, 자신만 있다고 생각하는 이 감정을 억눌렀다.


전쟁 이후, 사냥터지기 팀의 클로저로서 활동하다보니 느껴본 경험이었다. 자기 혼자서 주체를 부리지 못하면 남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단 사실을 알았으니까. 그러다가 한국 유니온 지부에서 일손 부족으로 인해 독일 클로저 팀 중 사냥터지기에 속한 노아 외에 같은 고향의 클로저들 몇을 선발하여 한국으로 오게 하였다. 비행기를 타고 오는 돈은 스스로 내지 않고, 거기서 부담해준 지라 직접 올 수 있었지만. 클로저 관리 축소법 이후로는 일손이 부족하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이 점에 대해 노아는 너무나도 이상하단 걸 느낀다. 그럼 그 법을 폐지하여 속해있는 대상들을 다시 불러모으면 되는 걸 갖고 왜일까? 지금은 그 의문을 접어둔 채로 한국에서 보낸지 벌써 3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한국말을 어느 새 잘하게 되었고, 한국 문화 중 특히 신서울이라면 토박이는 아니더라도 기본 지식은 갖고 있다. 유니온의 클로저와 보조를 취하면서 맞추고 있는 특경대하고도 친분으로 맺을 정도로 사이가 좀 좋다. 그의 성격이 워낙 거리감을 주지 않는다고 해야할까. 거기다가 그의 랭크는 A급이자 정식 요원이기 때문에 상당히 많은 권한을 가지고 있어도, 특경대가 있기에 그다지 쓰지 않는다. 월급은 빵빵하더라도 쓰는 일이 없다보니 돈은 꽤나 많다.


"그나저나 내게 온 임무가 단독 임무이면서… 꽤나 이상한 내용이네."


신서울에 있는 차원문을 닫으면서 막고 있는 억제기에 대한 점검이다. 거기에서 차원종이 나타나서 이상 증상이 일어나고 있단 것이었다. 어째서 차원종이 거길 노리는 것인가하는 의문이 피었지만, 반대로는 그게 무너지는 순간 차원문이 열리게 될 것이고. 자칫하면 전쟁이 될 수 있다. 물론 그 커다란 차원문은 아니니 다행이긴 해도. 그거 하나만 무너져도 모든 클로저들이 파견해**다. 그럼에도 노아에게만 임무를 하달한 걸 보면 확실히 이상함이란 게 있다.


"우선 임무를 수행해야겠지."


안 그럼 어떻게 된 건지, 그 진실을 파악할 수 없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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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지적 및 불만 비난 관련은 받지 않습니다.)


자, 그렇게 슬비가 나오고.. 오리지널 캐들도 나오긴 합니다.

그리고 슬슬.. 또 한 번의 타임이 필요하다.. 타임이...!

늑대개 이야기는 아주 맨 나중에 나올 겁니다, 아마도요.. 아직 시점이 2020년이 아닌 이상, 검은 양은 나올 일이 없다.

2024-10-24 23:14:08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