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하X바이올렛] 임시본부의 아침
롤랑베리 2017-02-23 5
유니온 임시본부
"--!"
"-!! --!!"
아침부터 울리는 시끄러운 대화소리에 나도 모르게 잠이 깨어버렸다. 그 목소리들의 주인을 확인하기 위해 목소리의 근원지를 찾아갔다. 정확히는 찾아가려고 했는데...
"아니! 아가씨! 이런 이른 아침부터 깨시다니?"
"하이드군요."
방문을 연 순간 눈이 마주친 나를 보고 놀란 기색의 하이드가 있었다.
"혹시 몸의 상태라도 안 좋으신겁니까? 평소 아가씨의 수면시간보다 1시간 40분 12.18초 더 일찍 기상하시다니요."
"몸이 나쁜 건 아니....잠깐만요. 어떻게 제가 일어나는 정확한 시간을 초단위까지 알고있는거죠?"
"그거야 아가씨가 일어나시는 시간을 매일매일 침대 밑에서 확인하고 기록했기...."
"앞으로는 이불을 쓸게요."
"No!!!!"
순식간에 절망적인 OTL자세로 들어가버리면 땅을 치면서 울고있는 하이드는 잠시 내버려둔체 다시 소리가 나던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하이드는 든든한 집사지만....가끔 생각해보면 너무 과도한 집착을 한다는 생각이 든다말이지...."
언젠가 한 번 하이드에게 화를 내며 자신에게 왜 이리도 집착하냐면서 물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 때의 하이드는 이렇게 답했다.
'아가씨는 제게 있어 가장 소중하신 분이기 때문입니다.'
소중한 사람.
"만약 나에게도 소중한 사람이 생긴다면..."
나도 그렇게 될까? 라는 생각을 하며 소리의 근원지에 도착해 문을 연 순간
댕-!
맑은 소리와 함께 내 안면에 프라이팬이 날아와 부딪혔다.
"바, 바이올렛씨!?"
"흥! 뭐야! 넌 또!"
프라이팬에 가려진 시야 밖에서 들려온 두 목소리는 제각기 달랐다. 한쪽은 짜증을 내면서 전혀 미안한 기색이 없는 씩씩한 목소리와....걱정이 가득한 목소리. 아마 세하 씨와 나타 씨겠지...
"으...아파..."
"어디 좀 봐요...야! 나타! 너 아무리 채소볶음을 먹기 싫어도 그렇지! 만들지 못하게 프라이팬을 던져!?"
내 쪽으로 와서 내 얼굴을 양손으로 잡고 상태를 보던 세하씨는 고개를 돌려 나타를 야단쳤다.
"흥! 알게뭐야! 난 그딴 조잡한 풀따위 사양이야! 고기를 달라고 고기를!"
"이게...! 그보다도 바이올렛씨한테 사과를..."
"쳇! 그건 그 녀석이 멋대로 들어와서 맞은거라고! 전부 내 탓으로 하지말라고. 애초에 니가 그 풀덩어리를 만들겠다고만 안 했으면 이런 일이 없었겠지!"
역시나 그렇듯 언제나처럼의 마이페이스로 몰고가는 나타 씨의 저 심리상태는 어떻게 되있는걸까.
"입맛이 다 떨어졌어...난 니네 윗놈들이 준 식량이나 먹겠어. 풀덩어리보단 낫겠지."
"잠...기다려!"
자기 할 말만 다 하고서는 밖으로 나가버린 나타 씨를 대신해 세하 씨가 내게 사과를 해왔다.
"죄송해요. 바이올렛씨...."
"전 괜찮아요. 세하씨가 잘못한건 없어요."
"그치만..."
"그보다도 숙녀의 얼굴에 이런 둔기를 던지고 사과도 없다니....나타 씨와는 나중에 따로 결판을 내야겠네요."
"...."
"저기....언제까지 이러고 있을건가....요?"
어느 순간부터 내 얼굴을 잡고 있던 두손을 잊은 체로 내 얼굴을 지긋이 바라보던 세하씨의 얼굴은 약간 붉게 물들어있었던 것 같다.
"아! 죄, 죄송해요!"
놀란 기색과 함께 힘차게 뒤로 빼는 두 손.
"혹시 제 얼굴에 상처라도...."
"아, 아뇨. 그게 아니라....바, 바이올렛씨는 그...뭐랄까...예쁘다고 생각해버려서..."
"....!!"
순간 두 사람의 얼굴이 새빨갛게 물들었고, 서로의 시선을 황급히 피해 뒤로 돌았다.
"가, 가 갑자기 그런 말을..."
"아니, 그...으아아아!!"
"세, 세하씨?!"
부끄러움을 참지 못해 져버린 세하 씨는 내 눈앞에서 나타 씨가 나간 방향으로 뛰쳐나갔다.
"정말...뭐야...이런 거..."
예쁘다는 말은 자주 들어봤다. 양 아버지를 따라 간 파티나 연회장, 사장의 대리인으로 사교회같은 곳을 갔을 때도. 하지만, 그런 겉치레 같은 말은 내 마음에 조금도 와닿지 않았다. 하지만, 방금 전 세하 씨의 말을 들은 순간....
'예쁘다고....생각해버려서...'
그 말을 떠올린 순간 다시 얼굴에 열이 오른 것을 느꼈다. 얼굴이 달아오르고 가슴이 두근거린다. 처음 느껴보는 감정에...왠지 모르게....
"아가씨?"
"히잇!!"
"무, 무슨 일이라도 있는겁니까?!"
방금까지 나만의 세계에 있다가 갑자기 들려온 사람의 목소리에 짧은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뒤를 돌아보니 OTL자세에서 회복한 듯한 하이드가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이체로 내 뒤에 있었다.
"아,아니에요. 하이드. 그보다 이젠 괜찮은건가요?"
"네. 아가씨의 앨범ver.24.1을 보면서 회복했습니다. 걱정하실 필요없습니다."
"제가 걱정되기 시작했는데요...."
"!! 아가씨! 정말로 괜찮으신거 맞나요?!"
"네...?"
숙였던 고개를 들어 내 얼굴을 본 하이드는 진지하게 걱정하는 얼굴로 물어왔다.
"괜찮은데요. 왜 그러시죠?"
"그게...여기."
"거울...? 거울이 왜...읏!"
하이드가 준비해준 거울에 비춘 내 얼굴을 보니 코가 약간 빨개지고 얼굴에 동그란 자국이 있었다.
"....하이드..."
"네, 네!?"
"지금 당장 검을 대령하세요!!"
"가, 갑자기..."
"당장!"
"네, 네!!"
감히 내 얼굴에 이런 자국을 내다니....아무리 트레이너 대장님의 명령이 있었다고 해도 이번 건 만큼은....잠깐...내 얼굴 계속 자국이 있었던 거였잖아...그렇다면....
'나 얼굴에 자국 난 거 세하씨한테 다 보여버렸던거야?!'
"으아아아아!! 나타 씨!!!!!"
그 날 나는 트레이너 대장님이 겨우 말려야 싸움을 멈췄고, 나타 씨가 처음으로 패배를 인정한 날이기도 했다.
+ 후일담
[도망간 세하]
"하아...하아..."
내가 왜 그런 말을 해버렸을까....
쭉 함께 했던 유리나 슬비도 동급생 중에는 예쁜 편에 속하지만, 가슴이 두근 거리는 감정이 없었다. 하지만, 아침에 바이올렛씨의 얼굴을 바라봤던 그 순간....
"심장이 터져버릴 뻔 했어...."
아직도 심장을 부여잡는 행동을 하는 세하.
"이런 게임....목숨이 몇개라도 부족할 것 같아..."
불평하는듯한 그 말을 하는 세하의 얼굴은 왠지 모르게 웃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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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카톡하는데 서클에 동생이 써달래서....
솔직히 난 마약물이 좋은데..../대마초 촵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