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하슬비] '오해' (상)
mpi 2017-02-15 7
감정에 차올라 쓴소리만을 서로 주고 받아버렸다. 이러면 안된다는 사실을 알고있지만 몸은 그렇게 행동해주지 않는다.
때문에 감정으로 악화된 사이를 풀어볼려고 시도하였을 때에는 이미 늦어버린다. 어떤 요소로서든.
그렇지만 끝이 베드엔드라는 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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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하- 오늘은 게임 안하기로 어제 약속했잖아!! 근데 왜 다시 게임 하는 건데!?”
“그건 오늘이 임무 하러 가는 날인 줄 알았지, 쉬는 날인 줄 누가 알았겠어..”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 같지 않은 일상을 이곳 신강고 동아리에서 이세하와 이슬비는 보내고 있다. 둘의 싸움에 끼어들 틈을 찾지 못한 김유정과 함께..
“얘, 얘들아..? 조금만 진정하자..?”
김유정은 그들을 저지하려고 말해보..지만
“지금 네가 뭘 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그만 게임기를 집어 넣어줬음 좋겠어.”
“글쎄 지금 중요한 순간이라니까... 아, 알았어. 이 판 하고 집어넣을 테니까 조금만 기다려.”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고 있는 둘이었다.
어제 ‘하루만 게임하지 말기’라고 분명히 이슬비와 약속했을터인 이세하일탠데 이세하는 보기 좋게 그 약속을 대놓고 깨버리고 말았다.
참고 참아 이제 그만 집어 넣어달라는 정중한 요청을 여러 번 해보/지만 평소와 똑같이 이세하는 그 말을 무시하고 게임기에 손가락을 더 세게 두드릴 뿐.
이런 태도만 보이는 이세하가 당연히 마음에 들지 않았으리라.
평상시에는 물론 차원종을 토벌하는 임무중일 때도, 다들 모여서 회의 할 때도, 그리고 오늘 직접 게임하지 말자는 약속까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약속을 깨고 게임 중인 이세하의 태도가 당연히 이슬비 입장에서는 속상했을 것이다.
결국 쌓인 것은 터져버리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한 결말이었을지도 모른다.
“너 정말!!”
이슬비는 짧고 굵은 말을 버럭 내지르고서 ‘탁’하고 검지손가락을 튕군다.
그와 동시에 그녀의 손가락 끝에서 위상력이 응집하더니 그 위상력을 이세하의 게임기 쪽으로 옮겨 강제로 빼앗아 전원을 차단하는데 성공하, 지만..
이런 그녀의 마음을 완전히 모르는 것인지 어안이 벙벙해진 게임기를 빼앗긴 이세하는 책상을 손으로 쾅 치며 일어서고는 이슬비를 째려보며 화를 그대로 토해내 버린다.
“야, 이슬비. 게임기 빼앗는 행동 작작 하라고 했지. 왜 자꾸 이러는 건데 정말!!? 조금만 하고 집어넣겠다고 했잖아!”
“우리 어제 게임하지 말기로 약속까지 했잖아! 그런 약속을 어기고 먼저 시작한 건 누군데!? 시작을 하지 말았어야지! 나도 이렇게 강제로 빼앗는 거 하고 싶지 않거든?”
“안 빼앗으면 될 거 아냐!! 그냥 내가 게임하는 모습이 보기 안 좋고 싫어서 이러는 거 아냐! 아니다, 그냥 내 존재 자체가 싫은 거야? 늘 다른 사람 두고 나에게만 잔소리가 꽥꽥 질러대고 차별도 정도가 있지!”
“....아, 아니 그건”
온 감정을 담아 말 한마디 한마디에 쏟아내는 세하의 태도에 슬비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만 해, 그만 차별 좀 둬! 그렇게 내가 우습냐고! 게임 좀 즐겨보겠다는데.. 어차피 갖고 싶지도 않은 이 위상력으로 차원종을 토벌해야 하는데, 때문에 게임 할 시간도 평소보다 엄청 줄었는데!! 조금 하겠다는데 왜 이렇게 나를 억압하는 거냐고!”
“....”
소리를 내지르는 이세하가 무서워져 나올려던 말조차 도로 속으로 들어가 버린 슬비였다.
그저 침묵만을 유지한 체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 이슬비의 심정을 옆에 있던 김유정은 눈치 채고 세하를 말려본다.
“세하야, 이제 그만 해...”
“됐어요!!”
그러나 되돌려진 건 그의 화뿐이었다.
“이슬비, 내가 그렇게 네 시선에서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면 사라져 줄게! 됐냐!?”
“세, 세하야..”
슬비가 다급히 속상한 감정을 숨기고는 감정대로 행동하는 그를 말리지만 이미 이세하는 동아리실을 나가고 없는 상태였다.
세하가 빠져나가고 공허한 그 자리를 보며 슬비는 괜스레 눈시울이 붉어져버리고 말았다.
‘그저 세하가 게임 하는 시간을 조금이나마 줄이고 우리들을 봐줬으면 하는 바램이었는데..’
뭉클해진 가슴을 꾹 눌러 쏟아 져 나올 것 같은 눈물을 아랫입술을 깨물며 애써 참지만 먹먹해진 감정 선은 결국 슬비의 가슴을 무너져 내리게 하였다.
책상위로 ‘투둑’하며 떨어진 이슬비의 눈물.
김유정은 그런 슬비를 보며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 쉴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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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참, 진짜.. 참는 거에도 한계가 있는 건데..”
울분이 터진 이세하는 밖으로 나오고선 바로 성수대교 쪽으로 향하였다.
우울하거나 힘들거나, 또 화나는 일이 있으면 그는 가끔 경치가 좋은 이 성수대교 쪽으로 발을 들여 천천히 마음을 가라앉힌다.
하지만 이번에는 잘 풀리지 않은 갈등선이었는지 자신의 친구인 ‘한석봉’과 통화를 하면서 그 감정을 터트리고 있다.
왜 자신이 이렇게 화가 난 것인지, 이슬비가 너무 밉다던지, 이때까지의 상황을 하나부터 열까지 다 석봉이에게 풀어버린 이세하.
한석봉은 그저 그런 세하를 보면서 차분히 진정하라고 설득을 하는 동시에, 자신이 ‘짝사랑’하는 이슬비를 조금 걱정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말이야, 세하야. 슬비는 분명 너를 걱정하는 차원에서, 또 너를 위해서 하는 말이었을 거야. 그렇게 까지 말해버렸으니 슬비도 분명 너처럼 속 엄청 상했을걸..? 그러니까 이제 그만 돌아가서 화해하는 게-”
“됐어, 끊어줄레? 그런 말 할 거면.”
“아니, 세, 세하ㅇ..”
-----!
뚝, 자신의 마음을 헤아려 주지 않는다고 생각한 한석봉이 미워져 세하는 통화를 바로 꺼버리고 휴대전화를 대충 주머니에 우겨넣고는 성수대교 다리 난간에 팔을 걸쳐 세상 다 산 노인마냥 탄식을 흘렸다.
비비적거리는 눈을 몇 번 깜빡이다 뜨고는 다리 위에 펼쳐진 어여쁜 밤하늘의 별들을 그는 바라보았다.
별들이 찬란하고 너무나도 예쁜 탓인지 방금 전까지 좋지 않은 감정에 삼켜져 화를 내던 과거의 자신이 잊혀 질 정도였다.
.....왜 그랬지.
석봉이의 말이 맞아, 이슬비는 그저 나를 걱정하는 차원에서 그런 말과 행동을 보여준 것일 탠데.. 게임이 뭐가 중요하다고 그런 행동을 보인거야, 나.
하지만 세하도 자존심은 있었다.
비록 뒤늦게라도 자신의 잘못을 뉘우쳐 미안한 감정이 생기긴 했지만 그렇다고 방금 문을 박차고 나갔던 자신의 태도를 보아 그 일이 있고 얼마 지나지 않은 이 시간에 다시 이슬비가 있는 곳으로 돌아갈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산책이나 좀 하다 갈까..”
졸리다는 신호를 하품으로 내보내는 세하의 몸이었지만 아랑곳 하지 않고 세하는 신강고 쪽과는 정 반대의 길을 걷기 시작하였다.
주머니에 넣었던 휴대전화가 떨어진 것을 눈치 채지 못한 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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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비야, 어떡할거야?”
“....잘 모르겠어요.”
세하, 이세하라고 한다면..
나에게 있어서 이세하라고 하는 존재는 어느 정도로 소중한 존재인 것일까.
방금 전까지 그리 심하게 싸웠는데 어째서 그를 생각하면 마음이 쓰려오는 것일까.
내가 잘못 한 걸까? 내가 세하의 기분을 헤아려주지 못한 탓일까? 하며 자책을 자연스레 해버리고 만다.
이슬비, 나는 이슬비. 리더. 리더로서 팀 내의 분열은 막아야만 한다.
개인적인 입장을 잠시 접어두고 그를 찾으러 가는 것이 옳은 해답이라고 생각한다.
...아니, 개인적인 입장을 내보인다면 더욱 더-.
이세하의 말이 맞다. 자신은 이세하를 다른 팀원과 달리 편파적인 성향으로 그를 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나쁜 의미가 아니야, 나는 세하를..
그러니까 세하가.. 정말..... -
. . .
[ ][ ]서. [ ][ ]서 잔소리만 해버리고 말았어. [ ][ ]하는 방법이 잘못 됐던거야.
“유정이 언니, 역시 찾으러 가봐야겠어요.”
“슬비야..!”
다급히 휴대전화를 꺼내어 세하의 전화번호를 입력하고 통화를 걸어보았다.
그가 언제 받을지 너무나도 조마조마 했지만 결국 통화는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막막하던 찰나 생각한 하나의 요소. ‘gps’.
세하의 휴대전화에 설정 되어있는 gps, 즉 위치를 추적하여 그를 찾아가기로 하였다.
그가 지금 있는 곳은. . .?
. . . -[성수대교]
“헉.. 헉...”
얼마나 뛰었을까, 숨이 벌써 차기 시작했다.
뛰는 도중에도 휴대폰을 간간히 보고 성수대교에서 변화가 없는 그의 움직임을 진심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이제 곧 성수대교에 다다르니까.
..이제 보인다, 방금 눈물을 흘린 탓에 눈가가 흐릿해서 잘 안보이기는 하지만 저것이 성수대교 일거야. 저기에 세하가 있어.
만나면 무슨 이야기를 먼저 해야 할려나?. 일단은 사과부터 해야겠지. 응, 세하도 분명 함부로 게임기를 뺏은 내 태도에 대해 많이 속상했을 테니까.
그런 다음에는 그와 같이 성수대교에서 같이 걸으며 여러 이야기도 해보고 싶네.
개는 웃는 얼굴도 정말 좋으니까.. 내가 화가 잔뜩 나있거나 일이 밀려서 갑갑한 마음 일 때도 걔의 미소를 보면 금방 풀려져서.. 나도 참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그렇게 행복한 상상을 했을 뿐인데
그렇게 생각한 것들이 한 순간에 무너져버리고 말았다.
“이, 이게 대체..”
성수대교에 도착한 나. 분명 도착했을 터이다.
내가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것인지 머리가 이상해져 버린 것인지 모르겠다.
아무리 그래도 온전하기에 아무 소식 없던 그 성수대교가 이렇게 콘크리트가 흩뿌려질 정도로 박살이 나 쑥대밭이 되 있는 상태를 지금의 나더러 받아들이라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하지만 이것은 현실.
지금 이 상황은 거짓 없는 현실이었다.
성수대교가 망가져 버리고 gps는 그 위치에 이세하가 있다고 가리키는 것 또한 ....
현실이었다.
{검은양 팀이 힘을 모아 힘들게 바이테스를 잠재우는 데에 성공하였다. 하지만 바이테스의 위상력은 터무니없이 방대해서 말 그대로 ‘잠재우는 데’만에 그칠 수밖에 없었다. 정신을 잃은 바이테스를 확인하고 유니온은 또 다시 터무니없는 생각을 계획을 세웠다. 이 고위험 차원종을 가지고 여러 연구를 해 보자고. 그 사실 만으로도 여러 반대의 소리가 나왔지만 유니온은 아랑곳 하지 않고 연구를 할 장소를 찾아냈다. 그 연구 장소는 성수대교 근처 텅 빈 연구실. 넓이와 시설은 쾌적하고 최고지만 과거 차원종 한 마리를 포획하여 이곳에서 실험하다 차원종이 탈출하여 여러 피해를 입은 탓에 지금은 아무도 드나들지 않는 곳이었다. 그런 곳에 더욱이 심한 고위험 차원종 바이테스를 묶어두고 연구를 하였다. 결과는.. 저지른 실수를 또 저질렀다고 하기에는 피해의 강도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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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자주 생각하고 만다.
그것이 터무니없이 일어날 확률이 매우 적은 일이라 할지라도. 결국에는 생각해버리게 되는 것이 사람의 본능이다.
“성수대교는 이렇게 산산조각 나 있는데 어째서 세하가 여기 있다고..”
gps가 세하가 여기 있다고 말하고 있다. 단순한 시스템 오류라던가 고장 났다고, 세하는 별 일 없다며.. 괜찮다며 마음을 쓸어내리지만..
‘그 사실을 내가 직접 확인하지 못했잖아’.
“그럴 리 없어... 아니야, 아니라고.. 절대 아니야! 그럴 리 없어!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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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리리리링-♪
휴대전화에서 벨소리가 울렸다.
나는 다급히 그 휴대전화의 발신자 명을 확인하지도 않고 통화를 받았다.
“세하야!?”
“아니야, 나야.”
“유정이 언니..”
평소였다면 반가웠을 언니의 목소리가 휴대전화에서 들렸지만 오늘만큼은 왠지 썩 좋지 않았다.
“슬비야, 지금 당장 돌아와.”
“왜, 왜요? 유정이 언니? 아직 세하를 찾지 못했어요.”
유정이 언니는 왜 지금 돌아오라고 하는 걸까. 아까 전까지만 해도 세하를 찾으러 나가겠다는 나의 태도를 보고 미소를 지어줬으면서.
아직 그의 안부를 확인하지 못했다. 같이 성수대교를 걷느니 뭐니 그런 공상은 이미 다 물건너 갔지만 가장 최우선적으로 그의 안부를 확인해야 한다. 대체.. 어디 있는 거야.
“그러니까... 저는 아직 돌아갈 수 없-..”
“바이테스가, 실험 중이던 바이테스가 깨어나 탈출하고 지금 성수대교 주변에 있어.”
“네..?”
대체 무슨 말일까.
오늘따라 비현실적인 풍경만 나에게 펼쳐진다.
“당장... 돌아와!!!”
다급해보였다. 진심 같았다. 하지만 유정이 언니. 아무리 그래도 그건 믿을 수 없..
...... 나는 다시 한 번 내 눈 앞에 펼쳐진 쑥대밭이 된 성수대교를 살펴보았다.
‘바이테스’, ‘쑥대밭이 된 성수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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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온은 또 다시 잘못을 저지르고 말았다.}
이슬비의 뒤에 나타난 덩치가 큰 푸른 깃털의 차원종. 푸른 눈동자를 반짝이면서 사나운 소리까지 내는 그 차원종이었지만 통화 중이었던 이슬비는 그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였다.
유니온이라는 기관에 잡혀 여러 차례 실험을 당해버린 바이테스는 분노의 포효를 허공에 내질렀다. 그제 서야 이슬비는 자신의 뒤에 나타난 차원종, 바이테스의 존재를 알아채지만 때는 이미 너무 늦어버린 뒤.
바이테스는 근육질로 뒤덮인 자신의 팔로 무방비한 이슬비의 신체를 강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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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편과 하편으로 이루어져 있는 소설이에요.
오타 지적 환영합니다.
즐감 하셨길! (현재 필터링 요소 찾아서 정정 중입니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