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Distance

듬색 2016-11-05 18


요즘 날이 추워졌네요,

그래서 옆구리도 시리..../크흠


오랫만에 끄적였습니다.


다음에는 쓰던것도 완결짓고 그래야겠어요 /웃음..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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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비야 축하해 !! "

" 누나라면 해낼줄 알았어요 !! "

" 역시 이 정도는 해줘야 우리 대장이지. "

" 우아아아 !! 머리 길어진 슬비 완전 예뻐 !! 안아봐도 돼?? "


소란스러운 이 소리의 정체는, 우리 검은양 팀의 대장인 이슬비가 특수요원 시험에서 통과했기 때문이다.

물론, 원해서 본 시험은 절대로 아니었지만, 그 공을 높이사서 특수요원증을 발급 해 줬다고 했다.


" .. 으으, 너무 그렇게들 좋아하지 않아도 돼는데 …. "


티어매트 안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모니터링과 그 당시 상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설명을 하지는 않겠지만

메피스토 잔상을 없애고 온 이슬비는, 크게 바뀌어있었다.

그게 정신적 변화든, 외견적 변화든 말이다.


짧았던 분홍색 버리는 위상력을 한번에 받은 탓에, 서유리마냥 길어졌고,

투명했던 하늘색 눈동자는, 무언가 뚜렷하게 보는 듯 새파랗게 물들었다.


" …. "


나도 평범하게 축하해주면서, ' 이번엔 네가 먼저 특수요원 달았네? ' 라고 아무일 없듯 이야기 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마음속 어딘가에선 ' 그래도 괜찮은가? '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감정을 알지 못한채 나는 그저 입을 다물며, 구석에서 게임기를 집어들었다.

… 그날따라 그 게임은 무슨 내용이였고, 재미도 하나 없는 게임이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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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속탄 영거리 생성! "

" … ! "


수차례의 작전을 이슬비와 함께 행동했다.

특수요원이 된 그녀는 직책에 걸맞는 실력과 실적을 보여줬다.

나를 몇 번이고 다그치면서, 구해주기도 했다.

그 모습을 뒤에서 보는 나는 그저 알 수 없는 감정에 화가 나기 시작했다.




' 왜 !! 나도 그렇게 노력했는데 !! … 넌, 그 사람의 아들이라는 이유,만으로 !! '

' 이슬비…. '

' 시덥잖은 위로따윈 하려하지마, 내가 이처럼 무력한 기분을 맛보는 건 처음이니까. '

' 아… 아니. '




언제인가 이런 대화를 했던 기억이있다.

아마, 정식요원 선발을 목적으로 내려왔던 유니온의 지령서에 내 이름만이 적혀있었던 것이 이유였었다.

그녀는 의욕도 없고, 목적도 없는 나를 대신해 검은양을 이끌어 갔고, 리더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상부에서는 나를 … 우리 엄마의 아들이라는 이유 하나로, 정식요원 자리를 내놓았고.

나는 이례적으로 빠르게 정식요원이 되었다.


그 때 그녀가 느꼈던 감정이, 이런 것이었을까.

나는 그저 우월감에 젖어있던 잘난체 하는 녀석으로 보였던걸까.

물론 그럴 생각은 전혀 없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적당히 작전에 임하고, 생사가 오가는 전장에서 놀고 있었던 나를,

그녀는 그런식으로 보고 있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이윽고, 서유리가 정식요원이 되었다.

자신의 차례가 아니었다는 사실에 그녀는 더 침울해했었다.

물론 대놓고 드러내진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저, 항상 봐왔던 그녀의 모습과는 달랐으니까 …. 그랬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유리는 그런 얼굴을 잘 알고 있었던걸까, 오히려 더 열심히 하기 시작했고, 이슬비를 위험에서 몇번이고 구해줬다.

그리고 둘이서 갖는 시간이 잦아졌다. 분명 여자 아이들끼리 무언가의 약속이라던지, 할 이야기가 많았던 것이겠지.


그 다음 순서로 정식요원이 되었던 이슬비의 얼굴은, 지금까지 보여주지 않았던 엄청 기쁜 얼굴을 하고있었다.

뒤쳐져 있었다고 생각한 걸까, 어딘가 갇혀있다 뛰쳐나온 어린애처럼 기뻐했었다.

그 모습을 보며, 피식 웃고는 


' 드디어 거리감이 없어졌네. '


라는 생각을 했었다. 왜 거리감이라고 느꼈는지는 이 때는 잘 몰랐다. 

분명, 위기감이 없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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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염없이 멀어져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그저 쳐다 보는것 밖에 하지 못했다.

그리고, 마음속에서 꿈틀대는 이 감정이, 분노가. 나를 뒤삼켜갔다. 



처절하게.



" 이세하. 뭐해? 요즘 멍때리는 시간 많지 않아? "

" … 너냐. 요즘 생각할게 많아서 말이야. "

" 또, 게임 생각하는거지? 안봐도 알아. "

" 아니야. "

" 뭐가 아닌데. 맞잖아? 너 항상 그런 얼굴 하고있을 때면 … "



울화가 치밀었다. 

분명 평소와 같은 잔소리인데,

그 소리 조차 나에게 조롱으로 들렸다.



' 노력이라도 좀 하지 그래? '



라고, 누군가가 나에게 말하는 듯 했다.

무슨 노력? 난 이미 충분히 하고 있다고 !

왜 내가 노력하면, 평범인거고

내가 생각을 하면 비범인거지 ?

편견을 갖는 건 도대체 왜야 ?!

그런 생각이 난잡하게 머릿속을 헤집었다.




더이상, 아무소리도 듣기 싫었다….




" … 냅둬. "

그만해.


" 아니 ! 오늘은 꼭 한마디 해야겠어. "


제발 그만해

" 제발, 내버려 둬. "


" 넌 도대체가 말이야 ! … "



" 제발 그만 하라고 !! "




무심코 큰 소리를 질렀고, 사무실 반응은 싸늘해졌다.

하지 말아야 겠다고 머릿속으로 생각은 하지만,

입으로 튀어나오는 말은 전혀 달랐다.

상처 입힐 말이나, 앞뒤가 전혀 안맞는 말도 내뱉었다.

말 하면 말 할수록, 속이 메스꺼워서 토하고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싫었던건



내가 이런 말을 하고 있을때, 앞에 있었던 이슬비의 얼굴이었다.

격정? 슬픔? 곤란? 이라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처참한 얼굴이었다.



나는,

" 너랑 가까워 졌다고 생각했는데, 점점 멀어져 가는구나. "



무심코 내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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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묘한 공기가 흐른채, 시간이 흘렀다.

물론, 내가 심하게 말했던 일은 사과했었다.

하지만, 묘하게 거리를 두는 듯 하는 이슬비나,

분위기를 흐리지 않으려고 애쓰는 팀원들의 모습이 눈에 밟히는건 어쩔 수 없었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그 느낌은 더 강해졌다고 생각한다.



며칠 후, 유니온 상부에서 특수요원 추천장이 날아왔다.


' 내 ' 이야기가 씌여있었다.


나는, 추천장을 받지 않으려 했다. 이대로가 좋았다.

더 성장해서 남들에게 기대받고 싶지 않았다.

그저, 그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 하는게 어때? 동생. "

" 네? "

" 네 손에 쥔 그거 말이야, 해보는게 어떻겠냐고. "



갑작스런 제이 아저씨의 말에, 당황할 수 밖에없었다.



" 전 별로 하고 싶지 않아요. "

" 동생. 괜찮아. 이해해. "



이해한다는 말을 건넸다. 이해…?

나의 어느 부분을 아저씨가 이해한다는 것인지 잘 몰랐다.

아니, 알았지만 생각하기 싫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 하지만, 언제까지 웅크리고 있을 수는 없는 거잖아? "



아저씨의 말 그대로였다. 분명 이대로 있었다간,

저번에 무심코 꺼냈던 ' 거리감 ' 이라는 녀석이,

더욱 앞으로 나아가 버리고 말 것이라는 확신도 있었다.

하지만, 내가 앞으로 나아가면 나아갈수록, 뒤쳐지고, 상처받고, 욕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분명한 것은, 내가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좋아해 줄 사람이 없다는 점이다.



" 절, 좋아해 줄 사람이 없을거에요. "

" 음… 그럴지도 모르지만 말이야.

  적어도 나는 그렇지 않아. 동생. 아니, 우리 팀은 그렇게 생각 안할거야. "




… 확신도 채 서기 전에, 클로저 요원이 잡혀갔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 때에는, 추천장이 있으니 내가 절차없이 들어가기 쉽겠지.

라는 생각으로 티어매트에 들어갔…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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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것이 네 ' 어둠 ' 인가. 

   정말이지 강력하고도, 또 어린애 같군. 이세하. 」


메피스토의 허상은 이리 말했다. 


「 ' 분노 ' 야 말로, 최고의 ' 어둠 ' 이 될 수 있지,

   하지만, 그런 열등감으로는 날 이길 수 없을 것이다. 」




' 열등감 ' 이라고.



요 근래 있었던 일을 생각해봤다.

이슬비가 괴로워 하는 모습을 본 적도 있었다.

그리고, 기뻐하면서 웃었던 모습을 본 적도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같이 기뻐했던 나를 생각했다.

같은 상황에 놓여진 나는, 이슬비와 다를게 없었구나 …




" 시끄러워, 허상 주제에 뭘 안다는거야. 

  빨리 네 녀석을 없애버리고 …. "




뭔가, 한껏 놓아 내린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내가 바라는 길 앞은 분명 엉망진창이고, 좋은 일도 없을지 몰랐지만.

이슬비도, 같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 그 녀석이랑, 같은 길을 걷겠어. "





티어매트에서 돌아온 나는,

지금 모습을 버리고, 옛날 모습으로 돌아가 보기로 했다.

노란색 눈동자에, 푸른 머리를, 감추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제 이건 창피도 아니고, 열망도 아닌, 내 모습 그 자체라는걸 인정했다.



그리고, 그녀를 보며 나는 …





" 다녀왔어. "





" 이제야 너랑 같은 위치에 설 수 있을 것 같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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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단편쓰는데, 전에 쓰던 나타유리보단 잘 써진거 같네요. /아직 완성을 못한게 함정.


기분도 우울해서 시리어스한걸 쓰고 싶긴했는데,


그래도 좋은 결말을 바랄 수 밖에 없는게 필자로서의 달성감... 이라고 하나 /웃음


하여튼 오랫만에 글 끄적여 봤습니다.


이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네요.







2024-10-24 23:12:02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