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저스X회색도시] 위상도시-2, 1부:어떤 남자
신차원의이슬비 2016-07-31 0
저번 줄거리:나타는 이전에 상사 살인경력으로 인해 흉악범죄자들의 집합소라는 늑대개 팀에 오게 된다.
나타는 H라는 여자를 데려오라는 전화를 받게 된다.
지시대로 서울역에 섰다. 지금은 12월, 차디찬 한기가 내 몸을 금방이라도 부숴버릴 것 같다.
나타:그 H라는 여자 언제 오는 거야?
나는 내 주위를 에워싸는 한기와의 싸움을 해나가며 H라는 여자를 기다리고 있다.
지시가 맞다면 10시에 온다. 그러나 현재가 9시 59분, 거의 실패인 듯하다.
나타:꼰대는 이제 거짓말까지 하나? 전화를 할 수도 없고... 망했군.
전화는 하지 말라는 지시가 있다. 암호명을 쓰더라도 어떻게든 이상한 내용이라 눈에 띌 것이라는 게 설명이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오질 않으니 일단 교신이라도 해야 된다는 직감이 문득 나의 신경을 곤두세운다.
그 동안 할 수 있는 일도 없어 서울역 주위를 관찰하기로 했다.
일단 서울역 청사를 보았다. 1900년대 디자인이 아직도 서울역을 장식하고 있지만 구식이라는 느낌보다 오히려 모던하다는 느낌이 든다.
나타:참 희한한 건물도 다 있네...
그러나 이런 것에 심취할 수는 없는 것이다.
하늘은 상당히 어두운 편이다. 이제 곧 비가 쏟아질 지도 모른다.
그러던 중 갑자기 노인 한 명이 쭈그리고 앉아 있는 것이 눈에 띄어 가보았다.
그러자 노인은 나의 손에 들린 것을 가리켰다.
나타:이거요?
담배다.
차라리 돈이라면 상관이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유니온은 벌쳐스와 짜고 친 덕에 붋법적인 경로이긴 하지만 나에게도 월급이 떨어진다. 하지만 그것은 쥐꼬리 같은 수준이다.
뭐라고 반항할 수도 없다. 어차피 범죄자 신분이라 반항하면 범죄자라고 죽여버리면 그만인 것이다.
차라리 이 노인에게 돈을 다 줄까... 싶다. 5만원밖에 없으니 말이다.
그러나 이 노인은 담배를 더 원하고 있다.
그런데 담배는 해로울 것이다. 나는 해로운데도 피운다는 것은 아이러니겠으나.
나는 결국 결론을 내린다.
나타:그럼 이렇게 하죠.
이거는 할아버지 피우시고, 이 돈은 먹을 거 사드시고, 목욕탕에서 몸 씻는데 쓰세요.
그러곤 한 개비는 주었다. 한 개비면 괜찮겠지. 물론 좋은 것은 아니겠지만 거절하긴 힘들다.
노인은 내가 준 것들을 받고 감사를 표하며 저 멀리 어딘가로 사라져버렸다.
나타:10시 30분인가...
여전히 교신을 취할 방법은 없어 서울역 청사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차였다.
???:제가 핸들입니다.
어떤 회색머리 여자가 내 앞에서 그렇게 말한다.
갈색 풍의 옷을 입은 것 치고는 상당히 나쁘지는 않은 모양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야 할 문제는 그런 것이 아니다.
이 여자가 진짜 핸들인가, 그것을 확인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그런 것은 없다. 믿거나, 썰거나. 그 둘밖에 선택지는 없다.
왜냐하면 어제 통화에서도 어떠한 분별법도 가르쳐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핸들이 어떻게 생겼나, 어떻게 맞아야 하나.라고.
항상 이런 식이다. 매번 중요한 것을 빼먹곤 알아서 처리해라고 한다. 나는 항상 그 이유도 모른 채 선택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회색머리의 여자가 다짜고짜 내 앞에 핸들이라고 한다. 설마, 꼰대에게서 비밀이 유출된 걸까?
그러나 어쨌든 나는 선택을 해야 한다. 믿거나, 썰거나.
나는 일단 믿어보기로 했다.
나타:아, 당신이었군. 기다리고 있었어.
???:믿어줘서 감사하군요. 제 소개부터 하죠. 제 이름은 홍시영입니다.
자신을 핸들이라 밝힌 여자는 나에게 그렇게 말했다.
홍시영:제가 당신들의 감시관이 될 것입니다.
나타:감시관이라...
홍시영이라는 여자가 이 팀의 감시관이 될 것이라고 한다. 일단 믿기로 한 이상 믿기만 해야 한다. 왠만한 경우가 아닌 이상엔, 배신을 타이밍 잘못 맞춰 하면 좋은 일이 일어나기 힘들기 때문이다.
나타:일단 제가 당신을 우리 팀의 아지트까지 이송하기로 되어 있습니다.
홍시영:그렇죠? 후후. 그러나 전 당신이 차를 소유하고 있지 않다는 걸 알아요.
이 여자는 언제 이 팀에 대한 조사를 마친 건가. 그냥 때려맞추기인지도 모른다. 애초에 범죄자가 뭘 소유하는 건 불가능이니까.
나타:네, 그렇죠.
홍시영:그렇기 때문에, 운전은 제가 하도록 하죠.
아지트 부근에 도착하면, 당신이 저를 엄호하시면 되는 겁니다.
나는 이 때 알 수 없는 느낌이 들었음을 직감해야했다. 내가 아닌 자가 핸들을 잡는다는 것은, 다른 곳으로 보낸다는 의도가 상당히 숨어있다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나는 잘못 선택하고 믿기로 선택했고, 그 결과로 인해 **올 일들이 나의 미래를 만들 줄은 몰랐던 것이다.
일단 차에 탑승했다.
도로도, 시간도, 건물도 분명 아지트로 가는 길과 똑같았다. 그래서 나는 믿은 것이 잘못된 선택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차는 먼 곳을 달려 한 건물 앞에 도착했다. 아지트처럼 생긴 곳이다.
그 곳에 나는 그녀를 엄호하며 들어가려 했다. 그런데,
홍시영:후후후... 당신 참 멍청하군요.
무슨 소리지?
홍시영:사실 이 곳은 아지트가 아니라, 당신 같은 위상능력자들의 무덤이죠. 여기를 살아나간 위상능력자는, 아직, 단 한 명도 없답니다.
나타:뭐라고?
이런, 실수다. 잘못 선택해서 믿어버렸다.
이 인간은 느낌이 없는 걸로 보아 비위상능력자다. 위상력이 주위에서도 감지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어떻게 위상능력자인 내가 죽는다고 호언장담하는 걸까.
홍시영:이 곳엔 위상력 변환장치가 있어서, 위상능력자들의 힘을 뺏어다가 연료로 쓰죠.
마침 위상력이 떨어져가던 차에 당신을 만나니 참 좋군요.
게다가, 제가 비위상능력자이긴 하지만, 호신용 도구 하나쯤은 가지고 있답니다.
그러곤 그 여자는 시커먼 것을 하나 꺼냈다.
위상관통탄이다. 책에서 본 적이 있다.
이전에 있던 수용소는 위상능력자들을 강제로 속성 육성하기 위해 책도 위상력에 관련된 걸 달달 외우게끔하고는 매일 시험을 봤고, 일정 점수를 넘기지 못하면 구타라는 체벌이 가해졌다.
그 때문에 나는 매일마다 모든 내용을 외우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저것은 C급까지는 통한다. 그러나 이 팀에 들어온 이들은 못해도 위상잠재력이 B급이다. 그런데 어떻게 C급 무기를 쓴단 말인가.
홍시영:궁금하시겠죠. 이 무기를 아시는 걸로 보이는데. 어떻게 내가 B급인 당신을 이기느냐고.
나타:참 익숙한 듯 말하는군.
홍시영:특수제작을 요청했죠. 좀 꼼수를 써서 말이죠.
덕에 이 탄은 상당히 빠르고, S급이 아닌 이상엔 다 통한답니다.
당신이 얼마나 빠르든, 이 총탄은 더 빠르죠.
이럴수가, 큰일났다.
나는 까딱하면 죽은 목숨인 것이다.
그러나 침착해야 한다.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잘 차리면 나갈 수 있다.
이 상황에서 대화는 무의미다. 이미 상대의 목표는 확고하다.
이 때 취해야 할 행동은, 도망치는 것 밖에 없다.
나는 그 총탄의 속도고 뭐고 일단으로 살기 위해 전력으로 도망친다.
홍시영:후후, 지금 숨바꼭질 하는 건가요? 어차피 당신은, 죽은 목숨이랍니다.
총탄소리가 들리지는 않으나 그 여자는 빠르게 나를 뒤쫓는다.
일단 빠르게 반대편의 문을 열고는, 철저히 잠궈버렸다.
빠르게 문을 점검했다.
이것도 분명 위상력으로 가동하리라.
암호 기능도 없는 것으로 볼 때 저 총탄이 부숴버리기 전까지는 상당히 쓸 만한 방패가 될 것이다.
그것이 뚫리기 전까지, 나는 쓸만한 도구를 찾아야 한다. 안 되면, 한 번 더 도망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