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BLACK LAMBS - (1) 강남 고블린
helbreth 2014-12-09 2
" 이세하 군, 본인이 맞는가?"
" ...네, 그런데요?"
" 축하하네, 자네는 이제부터 [검은양 프로젝트]의 일원일세."
" 어째서요?! 왜 본인의 의견은 묻지 않고 결정하는 겁니까!"
" 이런 이런. 이건 좋은 기회라고, 학생. 어린 나이에 벌써 공무원이 되는 거라니까?"
" 아니, 그러니까 그래서 싫은거라고요! 이 나이때부터 썩은 사회를 경험하고 싶지는 않아!"
" 그런 소리해도 소용없어. 넌 이미 등록되어 있으니까. 더군다나, 넌 그 사람의 아들이잖아?"
" 이젠 가족까지 들먹이는 건가..."
" 하여튼 그렇게 된걸로 알고, 내일까지 여기로 찾아오면 된다. 물론 안 찾아온다면 우리가 끌고 오겠지만."
" 걱정마슈. 댁이 안 끌고가도 우리 엄마가 끌고 갈 것 같으니까."
" 그럼 기대하고 있겠네, 학생."
검은 정장의 남자가 말을 끝마치고 뒤로 돌아서서 갔다.
...그나저나 진짜 될게 뭐람. 하도 엄마가 신청하라고 떠밀어서 억지로 한건데.
모르겠다, 집에서 게임이나 해야지.
혹시 몰라? 엄마가 거기서 빼줄지도 모르잖아.
" 아앗! 안 그래도 학원 끝나자마자 이벤트 있어서 빨리 가려고 했는데, 그 아저씨 때문에 시간 다 뺏겼잖아!"
야단났네. 빨리 안 가면 한석봉 그 자식이 놀려먹을텐데.
난 집으로 무작정 달려가기 시작했다. 상가에 위치한 학원 건물 탓에 신호가 바뀌지 않는 횡단보도를 한없이 원망하며.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면서 하얀 건물들 사이로 보이는 저녁 노을을 바라보았다.
이 곳은 차원전쟁으로 유린된 서울을 재건한 도시, '신서울'이다.
18년 전, 의문 모를 차원종들이 '차원문'이라는 것을 넘어서 나타나 인류를 위기에 봉착시켰다.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없앨 수 없는 차원종들에 절망하던 중, '위상력'이라는 초월적인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나타났다.
정부는 그들의 이능력을 바탕으로 차원종들을 공격하기 시작했고, 막대한 희생 끝에 차원문을 닫게 되었다.
이후, 그들은 문을 '닫는다' 라는 의미에서 [클로저(CLOSER)]라고 불리게 되었다.
그리고 그 클로저 중 한 명이, 바로 우리 엄마다.
결과적으로 나는 이벤트를 놓쳤고, 엄마에게 내가 프로젝트에 합격됐다고 하자 나 때문에 나가는 전기세를 막을 좋은 기회라
며 좋아하셨다. 불론 나는 주로 게임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전기세와 나는 그다지 상관이 없다.
망연자실한 나는, 저녁을 먹자마자 방으로 들어가서 게임기를 꺼내 게임을 하다가 잠이 들었다.
몇 년전, 나는 이처럼 너무 쉽게만 생각하고 있었다.
차원종에 대해서도.
검은양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그리고.
남은 내 생활에 대해서도.
사실상 마음대로 게임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이 때가 마지막이었으리라.
그 다음날, 난 공무원이라는 말에 학교에 안 다녀도 되는건가 하는 약간의 기대를 하고 그 곳에 갔지만, 돌아온 말은 공부도
나라의 의무이기 때문에 클로저 일과 함께 병행하라는 말 뿐이었다.
그렇게 나는 거의 반강제적로 검은양 팀에 합류하게 되었다.
그리고 현재.
" 전방에 스컬 리퍼 2마리 확인. 그대로 교전에 들어간다!"
화려한 배경음악과 함께 캐릭터가 힘차게 달려들었다. 손에 들고 있는 카타나는 공중에서 마치 춤을 추듯 움직이며 몬스터를
공격하고 있었다.
화려한 스킬. 세련된 배경음악.
" 그런데 현실은 이 모양이라니..."
지금 우리 팀, '검은양'은 강남역 인근에 출동해서 차원종들을 감시하는 중이다.
원래 강남역은 차원종으로부터 안전한 안전지역으로 지정되어 있었는데, 갑자기 차원종이 출몰하면서 우리, 클로저들만 고
고생하게 되었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차원종들은 커녕, 아무도 찾을 수가 없었다.
본부에서는 차원종들이 나타나면 즉시 제압하라고 했건만, 결국 하루종일 기다렸다가 아무것도 안 나타나면 다시 돌아와야
하는 꼴이 되버렸다.
" 이왕 학교도 조퇴하고 온 거, 단숨에 끝내고 게임이나 하려고 했는데..."
여기까지 중얼거리자, 옆에 서있던 분홍머리 단발머리 소녀가 퉁명스럽게 말했다.
" 조퇴한 것도 클로저 일 때문이잖아. 좀더 일에 충실하라고. 게다가 아무리 일이 빨리 끝났다고 해도, 다시 학교에 돌아가야
할 걸?"
" 에엑-? 정말이에요, 제이 형?"
" 교육은 학생의 의무다. 몸을 단련했으면 머리도 단련해야 하는 법."
" 쳇, 아무도 내 편은 없는거냐."
이슬비.
신강고등학교 2학년 E반.
키는 작은 주제에, 실력은 다른 팀원들보다 훨씬 높다고 한다.
그 탓에 '검은양'의 리더를 맡게 되었지만, 내 눈에는 그냥 건방진 여자** 밖에 안 보인다.
그 옆에 서 있는 하얀 머리의 남자는 J. 그냥 제이 형이라고 부른다.
이름이 정말 J인건지, 이름을 밝히기 싫은건지, 이름을 물어도 J라고만 말할 뿐이었다.
나이도 불명. 듣기로는 엄마와 같이 전쟁에 참가한 클로저라고 한다.
우리 '검은양'을 지도하는 클로저로써, 직접 전투에 나서는 일은 거의 없다.
" 테인! 테인은 어디 간 거야? 걔라면 무조건 내 편을 들어줄 거라고! 그치, 테인~"
" 세하 형, 미안하지만 나도 이번엔 슬비 누나 생각이랑 비슷한데... 헤헤."
" ...쳇. 역시 세상엔 믿을 사람 한 명도 없다더니."
미스틸테인.
신도초등학교 6학년 3반.
독일에서 온 초등학생으로, 보기에는 여자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남자아이인 여러 의미로 무서운 꼬마다.
게다가 자기 키보다 훨씬 큰 무기로 싸우는 걸 봤으니, 보기보다 엄청난 힘을 가진 것 같다.
" 아니, 다 좋다 이거야! 하지만 차원종들이 기다려도 안 나오니까 답답한..."
" 쉿, 저기 나타났다."
이슬비가 조용히 나를 제지시켰다.
진지한 눈빛에, 나도 게임기를 내려놓고 앞을 바라보았다.
어디에 숨어있었는지, 고블린들이 하나 둘씩 나타났다. 손에는 칼같이 생긴 무기를 들고 있었다.
" ...무서워 보이는데. 할 수 있을까."
" 무서워할 필요 없어! 자, 그럼 가자!"
" 어, 어이, 잠깐만! 왜 항상 저 녀석 혼자 나가는 거냐고!"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고블린들과 싸우고 있는 리더님의 뒷모습을 볼 수...아, 사라졌다.
제이 형의 말로는 이슬비는 원래 단독 임무에 특화된 클로저라서, 아마 팀원들과 손발이 잘 안 맞을수도 있다고 했다.
뭐, 그 덕분에 그 후의 차원종들의 뒷감당은 우리 몫이 되었지만.
" 그럼 우리도 가자! 테인, 우선은 떼거지로 몰려오는 고블린들에게서 경로를 확보해!"
" 라져, 세하형!"
테인은 곧바로 자기 키보다 더 커보이는 창을 치켜들었다. 그리고 냅다 뛰어들어 몰려있는 고블린들을 창으로 밀어내기 시작
했다.
" ...참 우리 팀에는 무서운 녀석들이 많다고 생각해."
" 유감이군. 나 역시 동감이다."
그 말과 함께 나도 역시 전장에 투입되었다. 다행히도 고블린이 그렇게 많아보이지는 않았다.
나는 내 무기인 검을 뽑아들어서 고블린들을 향해 뛰어들었다.
" 흐아아앗!"
검에 힘을 주자, 고블린들은 속수무책으로 공중에 떠오르게 되었다. 그 상태로 2연격.
그리고 내려찍기.
검이 허공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고블린들이 땅에 처박혔다.
뭐, 이런 식으로 하면 곧 끝나겠군....
....이라고 생각한 순간, 갑자기 불길이 휩싸였다.
" 뭐, 뭐야, 이게?"
멀리서 보니, 화약을 가지고 있는 고블린들이 불덩이를 던지고 있었다.
" 쳇, 금방 끝내고 게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궁시렁거리면서, 손에 들고 있던 검의 칼날 부분을 손에 쥐었다.
차가운 금속이 철컥거리면서 손잡이가 꺾여들어갔다.
순식간에 내 손에 들고있던 검은 총으로 바뀌었다.
나는 내 총, '건 블레이드'를 쥐고 불덩이를 집어 던지고 있는 고블린들을 향해 총을 난사했다. 그리고 그 쪽으로 달려가서 검
강한 검격을 날렸다.
내가 쏜 총 때문에 잠시 경직되어 있던 고블린들은, 갑작스레 일어난 검격에 뒤로 물러나며 피했다.
그 즉시 나는 건블레이드를 땅에 꽂아서 충격파를 냈다.
그 영향으로, 고블린들은 자신들의 의지와는 별개로 내 쪽으로 끌어당겨져 왔다.
고블린들이 사정거리로 오자, 나는 검을 뽑아들어 기합과 함께 고블린들을 베어나갔다.
" 이야아아앗!!"
일도양단.
고블린들이 쓰러져가며, 서서히 강남역에서 물러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고블린들이 다 없어지고 나서야, 우리는 이슬비를 발견할 수 있었다.
" ...또 단독행동을 하셨더군요, 리더님?"
" ...알고 있어."
이슬비는 비아냥거리며 말한 내 말을 담담히 수긍하며 공중에 떠다니고 있는 대거를 받아들었다.
염동력까지 사용하고 있으면서, 좀 협동 작전은 안되는 거냐?
" 어이, 테인! 어딨냐!"
테인을 부르자, 어떻게 들었는지 테인은 다시 돌아왔다.
" 넌 다 끝났으면 돌아와야지, 또 뭐하고 있었던 거냐?"
" 세하 형, 이거."
테인의 손에 든 것은 이번 주에 개봉한다던 애니메이션 영화의 포스터였다.
" 넌 그와중에도 영화관까지 갔다 온거냐?"
" 세하 형, 우리 이거 보러 가자!"
포스터에는 5명의 영웅들이 로봇 위에 타고 있는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예나 지금이나 꼬맹이들 취향은 비슷하구만.
" 에, 오늘은 좀 바빠서 말이야..."
" 그러면 내일이라도! 내일은 휴일이잖아!"
" 음... 그 때도... 일이 있는데..."
" 보나마나 게임일 거잖아. 그냥 같이 보는게 뭐 어때서."
테인 녀석, 언제 그렇게 말 실력이 늘었대? 게다가 말투가 이슬비랑 판박이야!
" ...뭐, 그럼 하는 수 없지 뭘."
하아아아... 이 녀석, 보나마나 영화 보는걸로만 끝나지는 않을텐데. 저번에 놀이공원 데려갔을때도 자유이용권보다 기념품
같은걸로 돈 다 썼다고!
제이 형이 임무를 보고하고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었다. 그리고 우리를 쳐다**도 않고 말했다.
" 그럼 상부에는 이쪽 지역도 위험지역으로 설정해달라고 부탁해두겠다. 그럼 해산."
...정말 무뚝뚝하신 형이라니까.
그렇게 오늘도 어떻게든 무사히 임무를 끝마쳤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생각했다.
어쩌면 차원종도, 그리고 클로저들도, 결국엔 다 똑같은 처지인거 아닌가 하고.
서로가 서로를 공격하고. 누군가는 지키고, 누군가는 침략하려 하고.
이렇게 끊임없는 공방전의 끝에는, 과연 무엇이 있을까.
언젠가는 차원문이 영원히 닫히는 날이 올까.
아니면 계속 이런 나날이 반복되어야 하는 걸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 내 머리 위로, 하얀 건물들 사이에 비치는 저녁노을이 보였다.
이 노을은 오늘의 끝을 알려줌과 동시에, 내일의 일과를 말해주고 있었다.
" ...좋아. 그럼
가볼까?"
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시험기간임에도 당당하게 컴퓨터를 하고 있답니다!
그래서 어떻게, 잘 보셨나요?
혹시 너무 길어서 중간에 보다가 포기하신 분들은 다시 한 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솔직히 스킬 설명들 만으로는 전투신을 서술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열심히 작성한 제 소설! 재밌게 봐주셨다면 그만큼 영광이 없겠습니다.
그럼, 전 다음에 기회가 되면 찾아뵙겠습니다!
...뭐, 시간이 된다면 말이죠.
뭐, 하여튼 간에! 좋은 하루 보내시고, 행복한 나날 보내세요!
그럼 전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 잘못된 부분 수정이라던가 받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