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하/슬비] 후회- 02
에피시온 2016-07-03 2
[암흑의 광휘]
[결전기 - 폭령검 전소]
세하의 주변을 감싸던 칠흑빛 위상력이 세하의 한마디에 갑자기 요동치기 시작했다. 위상력은 세하의 온몸을 감싸더니 점점 세하의 모습을 다 덮었고 그 모습을 보던 상대방은 자신도 모르게 오싹해지는 느낌과 함께 오래전에 맞본 [공포]라는 감정을 떠올렸다. 상대방은 옛날 힘에 자신있다고 믿은 나머지 분별없이 행동하다가 일생에 딱 두번 공포를 맞보았다. 한번은 인간 여자에게 느낀 [죽음의 공포] 그리고 또 하나는 지금 세하를 감싸고 있는 위상력을 두르고 있던 차원종도 인간도 아닌 자에게 느낀 [파괴의 공포]
'말도 않되...[그건] 그때 이후로 사라졌잖아! 근데 왜 왜! 이제와서 다시 나를 막는거야!'
상대방은 세하가 자신을 죽이기 전에 달아나려고 몸을 돌릴때였다.
"어딜...가는거지?"
오싹....
"너...너....정체가...뭐...뭐야!!"
세하는 위상력을 거두면서 천천히 걸어나왔다.
위상력이 거두어지자 그곳에 있는 세하는 더이상 세하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모습이 달랐다. 칠흑빛 갑주를 입으며 은발을 휘날리는 자색의 눈동자 그모습이 지금의 세하였고 세하는 들고 있던 칠흑빛 검을 땅에 박아두고는 상대방의 질문에 가볍게 대답하고는 손을 저었다.
"나는 암흑의 광휘...이세하다...."
촤아악!
"크으...크아아아악!!!"
단 한순간이였다.
세하의 손동작에 의해 위상력은 날카로운 칼날처럼 변하더니 상대방의 온몸을 여러부위로 베어버렸고, 단 한합만에 상대방을 소멸시켜버렸다.
세하는 관심이 없다는 눈동자로 고개를 돌리고는 슬비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아까와는 다른 느낌이였다. 아까는 슬픔과 분노가 몸속에서 끓어올랐다면 지금은 그저 지나가던 돌을 보듯 아무렇지 않게 슬비를 바라보고는 그저 지나쳤다.
세하는 슬비를 지나치면서 온몸의 신경을 극도로 세우고는 강해보이는 녀석들을 찾기시작했다. 그리고 잠시후...동쪽에서 강한 위상력을 가진 두명을 발견하고는 씨익 웃더니 동쪽으로 빠르게 이동하였다. 하지만 그 속도는 사이킥 무브와는 전혀 다른 속도였다.
* * *
-여긴...어디지....
슬비는 어둡고 컴컴한 곳에서 주위를 살피고 있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아무것도 잡히지 않았다. 그렇게 잠깐동안 해메던 중 자신이 세하를 지키려고 몸을 날려 공격을 받고 쓰러진것이 기억났다.
-세...세하는?!
하지만 보이지도 만지지도 못하는 곳이여서 그런지 슬비의 불안감은 더욱 커져갔다.
세하가 무사하다면 그것으로 족하다고 자신이 대신 죽어도 상관없다고 빌고 또 빌었다. 하지만 결과는 알 수가 없었다. 그렇게 생각하자 슬비의 두 눈동자에서는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울컥..
-세하야....흑...약속...했는데...흐윽....지켜주기로...약속했는데!.....
결국 슬비는 눈물을 참지못하고는 소리내어 울기 시작했다.
-흑...흐윽....엄마..아빠아아아! 아아아아아!
슬비는 그동안 자신이 해온게 잘못됬는지 무엇을 위해 이렇게 된건지 생각하기도 그만두고 울기 시작했다. 하지만 바뀌는건 없었고 그저 공허가 슬비의 주변을 감쌀때였다.
파아앗!
-흑....으응?
갑자기 슬비의 등 뒤에서 빛이 조금씩 세어나왔다. 하지만 너무나 미세해서 주변이 아예 안보이는 어둠이 아닌 조금이라도 밝았다면 보이지않을 정도로 조그마한 빛이 슬비를 비추었다.
그리고는 들릴리가 없는 목소리가 슬비의 귀에 들려왔다. 클로저가 되고 난뒤로 많이 듣던 목소리....학교,본부,그 외에서도 많이 들어본 목소리가 슬비의 귀를 스쳐갔다.
"슬비야아아아!"
그 순간 주변의 어둠이 거두어지고 빛으로 가득차올랐다.
슬비는 그 목소리를 들으며 천천히 목소리의 주인의 이름을 잔잔하게 한음절씩 불러보았다.
-유...리야..아아....
* * *
[강남 GGV]
"으으음...왜이리 답답하지이이~?"
서유리는 시민들 대피지원을 하면서 이상하게 답답함을 느꼈다. 처음에는 지루해서 그런가해서 주변에 남아있는 차원종 잔당을 섬멸하면서 대피지원을 참여했지만 이상하게도 답답함은 계속 이어져 나갔다. 하지만 그러려니 해야겠다하며 평소처럼 행동하고 있을때였다.
혹시모를 상황을 대비하라며 슬비가 준 통신기에서 작게나마 슬비의 비명과 세하의 울음소리가 끊어지듯 들려왔다.
-스...야...아아...
"에?"
유리는 갑작스러운 두사람의 소리에 놀란 나머지 소리에 최대한 집중했지만 방금전에 잠깐 들려온 소리외에는 들리지가 않았다. 유리는 설마하는 마음에 두사람의 위치를 찾으려고 했지만 본부도 아닌 이상 찾기가 쉽지 않았고, 일단 무작정 섬멸작전 구역으로 넘어가려고 주변 요원들에게 지원을 맞기고 출발하려 할때였다.
움찔!
"?!"
갑작스러운 방대한 위상력으로 인해 유리는 몸을 움찔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어리둥절 할 법도 했지만 유리는 그동안의 경험으로 지금 느낀 위상력방향으로 가면 슬비와 세하가 있을것이라고 판단하고는 그대로 최고 속도인 사이킥 무브로 이동했다.
이동하면 할수록 이상하게 주변에 차원종은 거의 전멸한 상태였고 싸운 흔적들으로 보니 베인 자국과 불탄 자국 그리고 여러군데가 부서지고 깨진걸 보니 세하와 슬비가 이곳에 있었다는것을 직감으로 깨달았다. 그리고 점점 달려가면 갈수록 위상력이 사라지는것이 느껴졌고, 불안한 마음에 더욱 속도를 올리자 어느샌가 슬비와 세하가 있는 구로역에 도착했다.
"분명...여기가 맞는데....응?"
유리는 구로역 주변을 둘러보던중 피투성이가 되어있는 슬비를 발견하고는 재빨리 달려나갔다.
"슬비야!"
유리는 슬비의 가녀린 몸을 끌어안으며 슬비를 애타게 불렀지만 슬비는 미동이 없었다. 유리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체력 앰플을 전부 슬비의 배에다가 쏟아 부었고 나머지 앰플은 슬비의 입가에 넣어주었다. 하지만 이건 임시 방편에 불과한걸 알고는 얼른 본부에 있는 의료 시설로 데려가야 한다고 생각하고는 움직이려고 할때였다. 갑자기 슬비의 몸이 살짝이나마 움찔거린것을 본 유리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슬비를 불렀다.
"슬비야! 이슬비!!! 슬비야 제발 눈 좀 떠줘! 슬비야! 슬비야아아아!!"
"......."
"슬비야!!! 슬비야!!!"
"......리....아..."
"!! 슬비야!!"
배를 정통으로 뚫린 이슬비는 유리의 도움으로 조금씩 눈을 뜨기 시작했다. 다행이 앰플이 효과가 있었는지 없었는지는 모르지만 슬비가 살아있다는 것에 유리는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며 슬비를 껴안았다.
와락
"슬비야아아아아앙!!!"
"콜록...콜록...유...리야...아...파아..."
"아 미안!"
유리는 슬비를 조심히 품에 안고서는 천천히 이동할 준비를 했다.
그런데 이상했다. 슬비가 이정도로 당했다면 적은 누구며 어느정도의 강함인가...그리고 더욱 큰 문제는 세하였다. 세하의 존재가 주변을 아무리 둘러봐도 흔적을 찾을수가 없었고 유리는 혹시라도 슬비가 당한사이 잡혀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얼른 슬비를 의료시설로 데려간 다음 자신도 섬멸 현장으로 투입해 세하의 생존 유무를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머리속에 꽉 차올랐다. 슬비는 아직 정신이 온전히 돌아오지 않았는지 반쯤 눈을 감고있었고 숨을 가쁘게 쉬었다.
솔직히 슬비의 상태는 죽어도 이상하지 않는 상태였다. 하지만 유리가 앰플을 뿌리고 먹여준 덕에 살았다고 볼 수 있지만 실제로 앰플덕에 살았는지 어쩐지는 알 수가 없는 일이였다.
유리는 슬비를 가볍게 안아들고는 의료시설이 있는 강남 GGV쪽으로 사이킥 무브로 최대한 슬비의 상처가 벌어지지 않게 이동하였다.
* * *
[현재]
"키키킥....좀더...좀 더!!! 힘을 내봐!!! 아하하하하하하하하!!!!"
세하는 자신의 건블레이드를 휘두르며 제이를 공격했고, 제이는 자신의 몸을 혹사시키며 억지로 힘을 끌어올려 세하와 맞붙었다. 하지만 힘의 차이가 너무 컸고, 무엇보다 제이는 아까부터 차원종을 섬멸하느라 위상력을 조금씩 사용하여 실제로는 거의 힘을 못쓰고 누워있어야 하는게 정상이였다.
하지만 세하의 저런 상태를 보고는 무리를 해서라도 세하를 원래대로 만들겠다는 일념하나에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었고 그런 제이의 분전으로 인해 미스틸은 겨우겨우 유리에게 도착해 유리에게 앰플을 먹이고는 싸울 준비를 했다. 제이가 당하면 자신이라도 유리를 지키기 위해...
"내가...내가...꼭..."
미스틸은 자신의 창을 꽈악 움켜쥐고는 힘을 조금씩 회복하기 시작했다.
[릴리즈]
[결전기 - 발할라의 안뜰]
미스틸은 자신의 마창에 담긴 위상력을 [릴리즈]로 회복하자마자 자신의 공격기이자 방어기인 [결전기 - 발할라의 안뜰]을 가동해 자신과 유리 주변에 방어벽을 만들어 냈다. 주변은 이미 세하와 제이의 공격으로 인한 여파로 거의 폐허에 가까웠고 숨을만한 구조물도 없어서 이렇게라도 하지않으면 이번에는 진심으로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후 유리가 드디어 눈을 떴고 미스틸은 환한 얼굴로 유리의 안부를 물었다.
"누..누나! 괜찮아요?!"
"으..으응...난 괜찮아...그나저나 아저씨는?"
"지금 저희를 대신해서 세하형과 싸우고 있어요"
"에? 세하랑 싸우다니 무슨일이야?"
미스틸의 말에 유리는 당황한 얼굴로 제이가 싸우고 있는 차원종의 얼굴을 자세히 보았다. 그리고 경악했다.
자신이 늘 봐온 게임폐인의 얼굴이 아닌 살기와 광기를 띈 세하의 얼굴에 유리는 좌절했다. 자신은 세하에게 위상력을 가득 실어 친구에게 일섬을 날린것이였다. 다행이 흘려버리긴 했지만 만약 흘리지 못하고 그대로 공격이 들어갔다면 자신은 친구를 죽인 죄책감에 시달렸을거라는 생각에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러던중 미스틸의 말에 정신이 확 들었다.
"누나 오면서 슬비누나 못봤어요? 믿고 싶지는 않지만 세하형이....죽었을거라고 말을 하는 바람에..."
"아..아아! 거...걱정마 방금 의료시설에 맞기고 왔으니까! 슬비는 무사해! 중상이지만.."
유리의 말에 미스틸은 걱정하던 얼굴에서 한시름 놨다는 얼굴을 하였고 이제 남은 문제는 세하라는걸 깨달은 미스틸은 자신도 제이와 같이 싸우겠다는 의지를 보이듯 마창을 들고 일어났다. 그 모습에 유리도 자신의 검과 총을 바라보고는 세하를 한번 더 바라보았다. 그리고 세하를 보며 중얼거렸다.
"혹시....세하 니가....슬비를...."
"에?"
"아...아냐 가자! 세하 깨우러!"
유리는 말을 얼버부리며 그대로 발할라의 안뜰에서 벗어나 세하에게 살기를 담은 공격이 아닌 제압만 하기 위한 공격을 하였다.
"이세하!!! 이 꽉 물어!"
[유리 스파이럴]
유리는 빠르게 발로 세하를 걷어차고 그대로 올려 찬다음 실탄이 아닌 연습용이지만 위력은 상당한 고무탄을 연속 사격했다. 전부 세하의 가슴,배에 명중을 했지만 갑주에 의해 전부 데미지를 제대로 못주었고, 세하는 비웃는듯한 얼굴로 검을 들어올리려고 할때였다.
"끝이 아닌데?"
"?!"
유리는 마무리 사격을 하듯 한발을 세하의 이마를 노리고 쐈다. 세하는 놀란 나머지 검을 들어올려 고무탄을 올려 베었고 그때를 노리고는 미스틸이 창을 들고 돌진하며 세하를 공격했다.
[묠니르]
번개의 구체가 세하를 덮쳤다. 그러자 세하는 살짝 괴로운지 눈쌀을 찌푸렸고 제이와 유리는 그대로 세하에게 자신들의 공격으로 인해 크게 다치지 않기를 빌며 결전기를 날렸다.
[결전기 - 유리 스페셜]
[결전기 - 날아갈 것 같은 기분]
두사람의 결전기가 세하를 덮치려고 할 때 였다.
"이거이거 너무 논듯 하네...."
키이이이잉....
"힘을.....내게로..."
[위상 집속검]
세하의 건블레이드에 칠흑빛 위상력이 집중되었다. 그러자 건블레이드는 평소보다 1.5배 더 커진듯한 검날을 보였고 세하는 그대로 공중에서 건블레이드를 휘두르며 힘을 그대로 퍼부었다.
"이게 이 몸의 힘이다...."
[결전기 - 폭령검 전소]
"모든 것을 파괴하고...침묵만을 남기겠다...."
-[후회 - 02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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