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펀제이 <S2> 31화
검은코트의사내 2016-06-19 0
제이의 말에 정적이 잠시 흐르다가 김기태는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말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는 답이었다. 제이가 클로저를 하는 이유, 그것은 단지 취미라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겨우 취미? 클로저를 취미로 하는 사람이 제이말고 누가 있을까?
"너 이놈. 지금 뭐라고 했어? 내가 잘못 들은 거 아니지? 나랑 농담하는 거냐? 다시한번 대답해봐. 클로저를 하면 부와 명예를 얻는다고. 차원종을 소탕하면서 승진하고 말이야. 그런 거 탐나지 않았어? 이봐. 내 말 듣고 있는거냐?"
김기태가 제이의 멱살을 잡아 흔들면서 말했지만 제이는 짜증난다는 듯이 주먹으로 그의 얼굴을 가격했다.
"알 게 뭐냐!? 취미다. 이 멍청아."
"크악!"
김기태는 주먹 한방을 맞고 나가떨어졌다가 다시 일어나면서 중얼거렸다. 세상에 어느 클로저가 취미로 한다고 말하는가? 순간 자신이 꿈을 꾸고 있는게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다. 제이는 한숨을 내쉬면서 김기태에게 다가가서 물었다.
"어이, 이봐. 내가 지금 Union 소속인 것처럼 보여?"
"넌 아니야... 넌 클로저가 아니야!! 클로저란 정부편을 드는 Union 기관에서 차원종을 소탕하는 임무를 맡은 직업이야. 그리고 나라에서 베푸는 보상도 받게 되지. 지금의 클로저의 미래를 보아라. 너희도 곧 알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A급 클로저들이 왜 실종되어왔는지 아는거냐? 아마 그걸 알게 된 순간 네놈은 클로저의 길을 그렇게 선택한 이유를 후회하게 될 것이다. 내 말 알아듣겠냐?"
김기태가 손가락질을 하면서 말했지만 제이는 뭐라는지 하나도 못알아먹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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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부터 뭐라고 떠드는 지 모르겠다. A급 클로저들이 실종? 그리고 클로저들의 운명? 이 녀석은 내가 Union소속이 아니라고 해도 말귀를 못알아먹는 거 같았다. 한숨이 나올 지경이다. 하지만 녀석의 수다는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Union이 과거에 무슨 일을 해왔다던지... 지금 승진한 S급 클로저들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고 떠들고 있었다. 그리고 정부의 이익을 위해 끊임없이 싸워왔다는 등 알 수 없는 소리만 지껄이니 나도 슬슬 짜증이 났다.
"거, 시끄러워. 너 말이 너무 많아. 20자내로 간결하게 서술해!!"
"음... 그러니까... 제이, 너같은 놈은 클로저를 한 것을 후회하게 될 것이다."
"22자 잖아. 이 멍청아."
가차없이 발로 걷어찼다. 제대로 된 말이라면 조금 봐줄지도 모르는데 기껏 요약한 게 저거라니... 이 녀석은 클로저에 대해서 단단하게 착각하고 있는 듯 했다. 클로저, 나는 Union에서 인정해서 하는 게 아니었다. 나는 단지 취미로 시작할 뿐, 그 이상은 없었다. 돈이라면 현상금 수배로 충분했으니까 상관없고 말이다.
"너, 클로저에 대해 너무나 착각을 하고 있어. 너는 야망을 가지고 있는 거야.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자 하는 욕심 때문에 넌 결국 그 모양이 된 거라고. 이렇게 된 게 나 때문이라고?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는거지? 너는 클로저가 뭔지 제대로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어. 부? 명예? 명성? 클로저가 단지 그런 물질적인 것을 위한 직업이라고 생각해?"
"뭐라고?"
"김기태라고 했지? 너는 클로저가 단지 Union에서 베푸는 은혜라고 착각하고 있어. 내가 왜 Union에 속하지 않았는지 아나? 부와 명예를 얻을 기회를 가질 곳인데 말이야. 클로저는 꼭 Union에서만 인정해준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기 때문이지."
"너는... 그 대가를 받지 않아도 된단 말이냐?"
"너는 그렇게 해서 뭘 얻을 생각이지? 그렇게 차원종이 되어서 모든 것을 파괴할 생각인가? 클로저를 열심히 하려고 했던 네가 그렇게 변한 건, 주변에서 무시하는 Union사람들이 너를 다시한번 관심가져주길 바랬던 거 아니야?"
나는 있는 그대로 말을 내뱉었다. 클로저, 나도 과거에는 Union소속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김기태 녀석은 전의를 상실했는지 고개를 숙였다. 그들 사이에 왠 여자가 나타났다. 이름이 뭐랬더라? 은발머리의 여성은 분명 G타워에서 본 거 같았는데...
"오세린?"
"김기태 요원님. 예전의 선배님으로 돌아와 주세요. 예전처럼 제 상사로 활동해주세요."
이상하다. 분명히 조종받았다고 들었는데 세뇌에서 풀려난 건가? 딱봐도 저 여자는 정상처럼 보였다. 김기태의 전의가 상실되어서 저절로 세뇌가 풀린 건지도 모른다. 김기태는 오세린 요원을 쳐다보면서 말했다.
"오세린... 너... 내가 밉지도 않은 거냐?"
"선배님이 사라지고 난 뒤, 저는 계속 찾아다녔어요. 돌아오기만을 바라면서 말이죠."
"그건 맞는 말이다. 김기태. 오세린은 너를 찾아달라면서 나한테까지 부탁을 했었다."
응? 쓰러졌던 S급 클로저가 일어났다. 두개의 검을 가지고 싸웠던 걸로 기억한다. 하지만 저 S급 클로저는 딱보니 상부의 명을 따라 김기태를 죽이러 온 게 틀림없는 거 같았다. 김기태는 아무 말도 하고 있지 않았다. 아마 내 얘기를 듣고난 것 떄문이겠지. 세상에 나처럼 클로저를 취미로 활동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인데 말이다. 클로저란 무조건 Union에서 인정한다고 해서 되는 건 아니다. 차원종과 싸워서 차원문을 닫는 자, 그게 바로 클로저다.
"김기태, 세상에는 네 편을 들어주는 존재도 있어. 네가 아무리 차원종의 길을 걸어도 말이야. 오세린 요원은 단 한번도 너를 미워하거나 불평을 한 적이 있었나?"
녀석은 오세린 요원의 얼굴을 보면서 침묵을 유지했다. 내가 보기에는 오세린 요원은 단 한번도 그를 미워한 적이 없을 것이다. 마음이 착하고 여리기 떄문에 말이다. 김기태에게서 느껴지는 위상력이 점점 약해지고 있는 게 보였다. 그리고 원래 사람이었던 맨 얼굴이 드러나고 있었다.
"그럼, 어떻게 해야된단 말이냐?"
"글쎄. 어떻게 해야되든 말든... 그건 네 자유야. 하지만 네가 하는 행동에 따라서 내가 개입할지 안할지 모르는 일이지. 사실 내가 여기 온 것도 나름 목적이 있어서 그런 거였거든."
"그게 무엇이냐?"
"외부차원압력 때문에 우리집이 부서지면 안 되잖아."
내 한마디에 모두가 얼음자세를 취했다. 하긴 단순한 이유이긴 했다. 겨우 그런 이유로 왔다니 말이다. 아마 이들은 이렇게 생각하겠지. 자기가 사는 데 지장없다면 안올 생각이였냐면서 말이다. 어쩌라고? 어차피 클로저를 하는 것도 내맘이고, 어떻게 활동하는건지 결정하는 것도 내맘이다. 그러니 나에게 뭐라할 생각하지 마라.
"고작 그런 이유냐? 너는 역시 클로저가 아니..."
"시끄러워!! 네 평가는 들을 생각없어. 내가 너같은 멍청이에게 인정이나 받으려고 클로저 하는건줄 아냐? 내가 하고싶어서 하는 거다. 알았냐!? 돌머리야!"
또 정적이 흘렀다. 예상한 반응, 그래, 날 이상한 놈으로 생각해라. 그런 식이면 이제 저들이 나를 머리가 돌아버린 놈이라고 생각하고 관심 끄겠지. 진지한 표정으로 그렇게 말하자 김기태의 입가에 미소가 흐르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제이라고 했나? 네녀석 덕분에 내가 가야될 길이 정해진 거 같다."
"뭐?"
"나는 이 차원을 여행할 것이다. 그리고 다시 돌아온다. 네녀석을 쓰러뜨리기 위해."
"아, 그러세요? 하지만 우리집을 부서버리진 말라고."
"염려마라. 너와 정식으로 도전장을 보낼 거니까 말이다. 당분간은 나타나지 않겠다."
김기태는 그렇게 사라졌다. 그러자 S급 클로저 한명이 나에게로 와서 멱살을 잡고 말했다.
"이봐, 당신 미쳤어? 왜 김기태를 저렇게 보내는 거야? 나중에 더 강해져서 당신조차 못막을 정도면 책임질거야?"
"시끄러워!! 임마!! 네가 나에게 뭐라할 자격있어? 난 부탁을 받고 여기 왔지, Union의 명에 따르려고 여기온 게 아니야. 네가 뭔데 나한테 이래라 저래라야!? 부상자는 돌아가서 치료나 받아!!"
나는 그의 손을 뿌리치고 다시 왔던 길을 걸어가기 시작했지만 오세린이 현기증을 일으키는 게 보였다. 외부차원안으로 들어와서 제대로 서 있기가 불편해보일 정도다.
"으윽. 김기태 요원님."
정말 질기다. 그를 짝사랑이라도 하나? 그가 사라진 방향을 바라보고 있었지만 이제 곧 차원압력으로 인해 몸이 버티지 못할 것이다. 나는 그녀를 공주님안기로 안아들고 그대로 달려갔다. 깜짝놀란 표정이 보였지만 나는 그런 거 신경쓰지 않았다. 일단은 여기서 나가야 될 일이었으니까 말이다.
"저기, 누구세요?"
"제이, 취미로 클로저를 하고 있지."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