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자 27화
검은코트의사내 2016-06-17 0
나는 홀로 학교를 천천히 나왔다. 현장체험간 학생들이 갑자기 당한 이유, 나는 그 이유가 궁금했다. 라이칸 그룹의 짓은 절대 아니다. 그렇다면 혹시 강재호 교수님이 한 걸까? 만약 그렇다면 멈추게 하고 싶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니다. 무고한 사람의 목숨을 그렇게 앗아간다는 건 말이 안 된다.
내가 그런 말 할 자격있냐고? 그래, 충분히 있다. 적어도 나는 사회의 쓰레기들만 처리했을 뿐이니까 말이다. 불량배, 조직폭력배를 잡아먹은 게 전부다. 물론 나도 모르게 살인을 몇번 저지르기도 했지만 이제는 제어할 수 있으니 그 이후로 학생들을 상대로 죽이거나 하지 않았다. 준우를 몇번 죽이고 싶어한 적도 있었지만 참았다. 정체를 들키지 않으려는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나는 일을 더 커지게 만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준우는 국회의원의 아들이다. 자기아들이 사라지면 아버지가 가만히 있을 거 같은가? 그렇게 되면 내 주변사람들이 피해를 입게 된다. 클로저들더러 뭐했냐고 추궁하면서 말이다.
라이칸 그룹에 있어도 되는 건지 나는 모르겠다. 조만간 라이칸 그룹과 검은양 팀은 충돌할 것이다. 그 상황에서 나는 누구를 택할 것인지 고민이 되었다. 라이칸 그룹? 그 사람들도 나쁜사람들은 아니다. 특히나 리더는 나에게 있어서 마음을 열 수 있는 그런 존재였다. 그런 사람들을 죽게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리고 클로저인 내 친구들, 이들도 죽게하고 싶지 않다. 만약 둘 중 하나는 없어져야될 운명이라면 나는 누구를 선택해야될 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으으..."
머리가 아파온다. 왜 나는 이런 식으로 선택을 강요받으면서 살아야 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준우를 미리 죽였다면 슬비가 그런 선택을 안했을테지만 반면에 내 정체가 드러날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검은양 팀은 나를 의심했지만 지금은 하지 않는다. 어떻게 해서 모면했냐고? 이건 내 스스로 해결한 거다. 그리고 내 경험이 빛을 발휘한 것이다.
나는 게임 중독자인 한석봉이다. 게임을 하면서 RPG게임만 한 게 아니다. 미스터리 군상극과 추리게임도 여러개 해봤다. 그렇기에 나는 경찰들이 어떻게 수사하는지 대충 알고 있고, 흔적을 없애는 방법 또한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을 떠올린 것이다. 앞으로 두뇌싸움은 계속 될 거 같다. 내 정체를 밝히려는 Union과 말이다. 검은양 팀이 날 의심할 정도면 틀림없이 Union에서도 나를 감시하기 위해 요원들을 보낼 것이다. 그 기간에는 수상한 행동은 자제해야될 거 같다. 매일은 아니지만 내가 가끔 불량배들을 사냥하러 간다는 사실을 숨길 방법을 모색해야될 거 같다.
살기가 느껴진다. 내 뒤에 있는 담벼락 뒤에 누군가가 숨어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이럴 때 상황을 모면할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아 그렇지, 오늘 아침의 뉴스를 떠올리면 된다. 라이칸 토스는 채식을 할 수 없다. 그걸 이용하면 된다. 나는 근처에 있는 식당에 들어갔다.
"야채 샐러드 하나요."
내가 주문하자 종업원은 바로 가져다 주었다. 식당에서 미리 만들어 놓은 거라면 빠르기도 한다. 나는 그것을 먹으면서 나에게 살기를 보내던 한 남자를 흘깃 보자, 그 사람은 고개를 돌리더니 헛기침을 하면서 나가는 게 보였다. 야채샐러드를 단번에 비우는 모습을 보니 더는 의심할 상황이 없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Union은 또 뭔가를 알아낼 지도 모른다. 우리 라이칸 토스가 미각을 없애는 약을 먹었을 가능성을 생각하고 새로운 방법으로 조사할 거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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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의심자 150명을 상대로 잡아왔습니다. 그 중 67명이 라이칸 토스더군요. 수면제를 먹인 결과 변한 것을 확인했습니다."
클로저 요원이 데이비드에게 보고했다. 그는 싸늘한 표정으로 그들의 시신들을 보았다. 인간으로 위장하면서 살아가는 라이칸 토스, 그들은 모두 제거한다. 하지만 이런식으로 계속해서 제거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현재 Union이 알아낸 사실은 이거다. 잠이 들면 본래모습으로 변한다, 그리고 채식을 하지 못한다. 사람을 잡아먹으며 그럴수록 더 강해지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원인은 아직도 밝혀내지 못했나요? 그것만 알면 라이칸 토스 소동이 끝날 거 같아요."
"언제 왔어? 유정씨."
김유정 요원이 진지한 표정으로 죽어있는 라이칸 토스들의 시신을 보았다. 검은양 팀의 관리요원이라고 명찰에 씌여있는 것을 데이비드가 보면서 피식 한번 웃었다.
"유정씨, 그 애들은 잘 있는건가? 당분간 돌봐줘야될 거 같은데."
"이미 그러고 있어요. 제이씨가 라이칸 토스 의심자를 잡아오는 데 한 몫하고 있지만 애들에게는 벅차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요."
"그렇군. 하지만 조심해야 될 거야. 라이칸 토스들은 클로저들따위는 무서워하지 않는 존재니까."
"알고 있어요."
검사실에서 또 한명의 라이칸 토스가 드러나자 정예 클로저들이 그를 무차별로 공격해서 고기덩어리로 만들어버리는 장면을 보았다. 데이비드는 멀쩡했지만 김유정 요원은 끔찍하다는 듯이 한손으로 입을 막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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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식당에서 나와 휴대폰으로 리더님에게 연락했다. 아마 Union은 체내에 있는 수면제성분까지 검사할지도 모르니 말이다. 수면제 성분이 전보다 더 발달해서 체내에 없어질 때까지 얼마나 시간이 흐를 지 모르겠다. 그걸 알아내기 위해서라도 리더에게 일단 협조를 구해야 될 거 같다고 생각이 들었다.
-수면성분 검사라... 확실히 그럴지도 모르겠어. 하지만 그것만으로 가려내기 어려울 걸. 요즘 불면증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주로 먹기도 한다는 데 말이야.
"거기서 데려가서 강제로 수면제를 먹인다면요?"
내 말에 리더는 놀란 기색인 듯한 목소리를 냈다. 확실히 Union 기관에서 데려가 강제로 먹일 수도 있다. 진짜로 그럴 지 모르겠지만 달리 그들입장에서는 방법이 거의 없을 것이다. 리더님이 누군가와 얘기하는 소리가 들렸다. 아마 그들이겠지. 리더님은 내게 이건 확실히 고민해봐야 될 사항이라고 판단하셨다. 수면제는 일정기간이 지나면 몸에서 성분이 사라질 것이다. 하지만 Union에서 강제로 데려가면 큰일이다. 어떻게 해서든 Union의 눈에 들지 않게 행동해야된다는 것이다. 그게 쉬울까? 아니, 어려울 것이다. 지금은 괜찮을 지도 모르지만 나중에는 아니다. 그러니 몸을 사리고 있어야 될 거 같다. 리더님은 당분간 조심해야겠다고 말하고 연락을 끊었다. 참 하루하루도 안심못하게 했다. 하지만 이것도 살기위해서 꼭 필요한 경우니까 말이다.
"어?"
전화를 끊자마자 나에게서 연락이 왔다. 세하였다. 무슨 일이냐고 난 받았지만 곧 내 심장을 덜컹거리는 말을 듣게 되었다.
"슬비가 사라졌다고? 준우와 함께?"
세하는 작전 회의실에 슬비가 오지 않아서 유리와 같이 찾아보다가 목격자들의 증언을 듣고 준우가 어딘가로 납치했다고 했다. 이건 범죄나 다름없다. 하지만 목격자들은 준우의 아버지가 사건을 은폐할 게 뻔해서 일부로 신고를 안했다고 했다. 나는 연락을 끊고 슬비 번호를 찾아서 통화버튼을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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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칸 토스로 변한 준우의 모습에 슬비는 몸이 그대로 마비되는 느낌이었다. 바로 앞에서 저렇게 변하다니... 분명히 그는 자신을 살려줄 생각이 없었다는 걸 알고 있다. 준우의 얼굴이 그대로 슬비 눈앞에 다가오더니 그대로 혀를 내밀어 그녀의 얼굴을 핥았다. 짐승이 핥은 느낌에 그녀는 불쾌했지만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다. 준우는 짐승의 언어로 뭐라고 말하더니 땅에 떨어지는 또 다른 약을 먹자, 몸이 줄어들더니 이번에는 원래 모습으로 돌아왔다.
"어때? 감상한 소감이 말이야."
라이칸 토스로 변해서 옷이 찢어진 상태라 발가벗은 상태였다. 슬비는 그에게 시선을 향하고 있지 않고 구석으로 고개를 돌렸고, 그는 어딘가로 가서 옷을 새로 갈아입고 다시 그녀 앞에 다가왔다.
"현장 체험학습 간 학생들을 죽인 게 바로 너야?"
"아, 맞아. 바로 나야. 나는 너에게 크나큰 상처를 받은 후, 거리를 돌아다니다가 어떤 아저씨를 만나서 기절했는데 그 결과가 바로 이거였어. 라이칸 토스, 강한 힘을 가졌지만 인간이 아니라는 사실에 너무나 혼란스러웠지. 하지만... 좋은 점도 있더라고. 내가 너희들 보다 더 강해지면 이슬비 너도 두번 다시 날 거역할 수 없을거라고 생각했지 뭐야, 크크크큭. 크하하하하하!!"
"넌 제정신이 아니야. 이런다고 내 마음은 변하지 않아."
"그래. 그러시겠지. 어차피, 너는 내가 천천히 가지고 놀다가 잡아먹을 생각이니까... 응?"
슬비의 교복 주머니에서 휴대폰 벨소리가 들렸다. 슬비는 이럴 때 빨리 받으려고 했지만 양손이 묶여있어서 불가능했다. 준우는 씨익 웃으면서 그녀의 휴대폰을 꺼내 통화 상대방을 확인했다. 클로저라면 아직 피해야 될 때라고 생각해서 전화가 와도 왠만하면 무시했지만 발신자를 보고 통화버튼을 눌렀다.
"아, 석봉이냐? 왠 일로 전화를 했어?"
-너, 슬비를 어떻게 한 거야?
"안심해. 살아있으니까. 지금 당장 내가 말하는 장소로 와. 그러면 살려주도록 하지. 어때?'
"안 돼! 석봉아. 오지마! 준우는 라이칸... 흡흡..."
슬비가 큰소리로 외치려고 했지만 준우가 재빨리 한손으로 그녀의 입을 막으면서 다시 통화를 이었다.
"혼자 와야돼. 누구에게 알리거나 하면 슬비 목숨은 없어."
준우는 이렇게 말하고 통화를 종료했다. 그러고 보니 준우입장에서는 한석봉이 참으로 골칫거리였다. 이번기회에 한석봉마저 없애버려야겠다고 생각을 했는지 씨익 웃으면서 그녀를 보며 말했다.
"따지고 보면 이게 다 그 자식 때문이었어. 그 자식만 아니었어도... 내가 이렇게까지 안했을텐데 말이야."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