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자 22화
검은코트의사내 2016-06-11 0
오늘 하루는 나는 머리를 쥐어짜느라 수업도 제대로 머리 속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게 뭐 어쨌다고? 어차피 나는 평범한 사람이 아니다. 공부는 하루 정도 안해도 되지 않나?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그래, 어차피 좋은 대학에 가봤자 나는 이런식으로 눈치보며 살아갈 것이다. 아, 대학교 가면 오히려 편해질 거 같다. 그러면 사람들과 같이 안다니고 혼자서만 다닐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러면 들킬 위험성이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대학교 가려면 학교를 더 다녀**다. 내가 지금 2학년이니 2년 후에나 가능하다. 2년 동안이나 정체를 숨겨야 된다는 게 쉬운 일일까? 전혀다. 아무리 내가 머리를 써도 그건 불가능했다. 준우와 친하게 지낸 불량배들이 나를 가만히 둘 거 같은가?
나는 학교 끝나고 도망치듯이 뛰쳐나왔다. 그 녀석들과 마주치기 싫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슬비와고도 마주치기 싫었다. 그녀에게서 전화가 왔지만 나는 무시하고 그대로 집으로 달려갔다. 그래, 이렇게 하면 되는 거다. 이제 슬비에게 위험도 없을 테고 나를 괴롭히는 사람 한명이 줄어들었으니 말이다. 그래, 이걸로 당분간 안심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조심만 하면 가능하다. 이대로 학교생활이 편해지는 것도 이제 시간문제다. 준우와 함께 다니던 패거리들은 준우 아버지가 국회의원이라는 사실 때문에 안심하고 마음껏 불량짓을 할 수 있었겠지만 그런 그가 사라지면 아마 선생님들의 간섭이 들어올 것이다. 이렇게 되면 나는 조용히 학교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고 검은양 팀이 나를 더 이상 보호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Union에서도 신강고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요원들을 비상대기 시켰으니 말이다.
하지만 문제는 식사였다. 이제 나는 김치가 내 입에 맞지 않았다. 밥도 말이다. 오직 고기만 맛이 있었다. 나는 그래도 그 사실을 숨기기 위해서 억지로 입에 넣어서 넘겼다. 괴롭다. 연기하는 거 뿐만 아니라 이제 음식도 내 입에 맞지 않으니 말이다. 아무래도 무슨 대책을 세워야될 거 같다. 이런 식이면 가족들에게 의심을 살 수도 있다. 지금도 엄마 아빠는 나를 이상하게 쳐다보신다. 혹시 몸이 안 좋은 거 아니냐면서 묻기도 했다. 나는 아니라고 대답했지만 말이다.
이제 고기 밖에 못먹을 정도라니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좀 아니었다. 예전에는 김치도 잘 먹었는데 지금은 입에 안맞으니 말이다. 이게 다 내가 라이칸 토스가 되어버린 탓이다. 이건 아니었다. 내가 왜 이렇게까지 해서 괴롭게 살아가야되는가? 누구에게 도움을 청할 수도 없다. 라이칸 그룹도 아마 나랑 똑같은 처지일 것이다. 이게 바로 라이칸 토스로 선택받은 자들의 운명이란 말인가? 너무나도 괴롭고 감당하기 어려울 거 같다. 아마, 나중에는 입에 넣자마자 바로 토해버릴 거 같았다. 무슨 방법이 필요하다. 대체 어떻게 해야된단 말인가? 문제는 이제 대충 해결되는 줄 알았는데 새로운 문제가 나타난 것이다. 이런 모습을 학교에서도 보이면 분명히 의심받게 될 것이라고 나는 확신했다. 어떻게 해야될까? 일단 전화를 해봐야 될 거 같았다.
방 안에 들어와서 나는 리더님에게 전화를 했다. 혹시 미각을 숨길 수 있는 약이라도 없는 지 말이다. 이렇게 된 이상 방법은 하나 뿐이다. 미각을 없애는 거 뿐이다. 그래야 입에 넣어도 맛이 안나기 때문에 거부반응이 일어나지 않는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그 약이 꼭 필요하다고 리더님께 말하자 그분께서는 이렇게 답했다.
-어려울 거야. 그거 구하려면 생물학 연구소를 습격해야되는데 거기에는 방범카메라가 많아. 우리가 꼬리잡힐 가능성이 있어.
"하지만 저는 필요합니다. 이대로 제가 들키지 않기 위해서라도 말이죠. 제가 Union의 움직임을 계속 파악하기 위해서는 그것이 더 필요합니다. 검은양 팀과 접촉해서 알아낸 사실이 있습니다. 클로저들은 민간인을 함부로 건드리지 않습니다. 의심되는 행동만 안하면 저에 대해서 많이 간섭하지 않을 거에요. 그러면 안심하게 스파이 노릇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일리가 있는 말을 내던졌다. 확실히 그들끼리 활동하는 것보다는 스파이 하나로 정보를 수집해서 활동하는 게 더 이익이었다. 리더는 잠시 말을 주저하더니 나에게 말했다.
-알았다. 네 부탁대로 미각을 없애는 약을 구해다 주지. 일단 작전을 짜야되니까 한 3일만 기다려. 그 정도는 가능하지?
"네. 감사합니다."
난 정말로 감사하고 있다. 미각을 없앤다면 이제 내가 입맛이 변한 거 가지고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 아마 Union도 라이칸 토스가 고기밖에 안먹는 육식이라는 사실도 알아챌 것임에 분명했다. 그렇게 되면 고기에 입맞은 사람들을 주로 조사하면 가려내기 쉬울 것임에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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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놔! 나를 왜 잡아오는 거야? 나는 사람이란 말이야!!"
고문의자에 강제로 앉히고 강력한 밴드로 온몸이 묶여있는 남자가 몸부림 치고 있었다. 감금실에서 지켜보던 데이비드와 캐롤리엘은 서로 얼굴을 마주보더니 캐롤리엘이 건넨 수면제를 받은 클로저 요원 네명이 안으로 들어가서 그 남자에게 주사하자, 곧바로 라이칸 토스로 변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클로저들은 망설일 것도 없이 그대로 라이칸 토스를 공격해서 죽여버렸고, 사방에 피가 흩어질 정도였다. 완벽하게 고기덩어리가 되어버린 늑대인간의 시체, 데이비드는 고개를 끄덕이며 캐롤리엘을 보았다.
"너무나 끔찍하군. 원인은 찾아냈나?"
"No, 인간이 라이칸 토스로 변하는 원인은 아직 찾아내지 못했어요. 하지만 세포를 실험한 결과 수면제와 반응하면 오히려 세포의 신진대사가 활발해져서 라이칸 토스였던 육체의 세포로 변해버린 다는 것은 알아냈어요. 그리고 그들은 주로 육식을 즐기는 거 같았죠. 라이칸 토스로 수면제를 통해 변형시켜서 몇가지 실험한 결과 육류의 음식 외에는 전부 거부반응을 일으키며 밀어내려는 현상이 일어났죠."
"그 말은 곧, 라이칸 토스는 고기를 섭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군. 채소를 먹지않는 사람을 골라야되는 군. 그래서 저 사람을 고른 건가? 설마 Union 내에서도 라이칸 토스가 존재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네."
데이비드는 안색이 어두워지면서 말했다. Union 직원과 우연히 식사도중에 평소에 아무반찬이나 잘 먹던 사람이 갑자기 고기만 먹고 채소를 안먹었다는 것이다. 캐롤리엘은 거기에 의문을 품고 조사하라고 부탁했었고, 지금 이자리에 와서 수면제로 확인한 결과 드러난 사실이었다.
"이런 식으로 라이칸 토스들을 찾아낼 수 있겠어. 강남에 있는 모든 식당에 CCTV를 설치해서 육류만 주로 먹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검문을 해야될 거 같군. 검은양 팀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겠네."
데이비드는 그 자리에서 벗어나 어딘가로 연락을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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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고파서 잠이 안 왔다. 억지로 넣긴 했지만 많이 먹지 못했다. 계속 이런식으로 가다가 의심당하면 나는 아마 Union의 표적이 되는 건 시간문제라고 생각했다. 아무래도 이대로는 견딜 수 없을 거 같았다. 나는 몰래 밖으로 나서서 라이칸 토스로서 활동해야 될 거 같았다. 표적은 불량배들이다.
나는 집에서 몰래 빠져나와서 생각했다. 사회의 범죄자들은 죽여도 되겠다고 판단했다. 그런 사람들이라면 죽어도 싸니까 말이다. 그래, 하지만 이제 다시는 사람을 죽이지 않겠다고 맹세했지만 지금 벌어지는 사회의 모습을 생각해보니 그럴 생각이 사라졌다. 이런 와중에도 술먹고 난장판을 만드는 사태가 발생했다. 유흥업소도 보이고 술집들도 문 열고 있는 것도 보이고 말이다.
거리를 홀로 돌아다니면서 나는 생각했다. 오늘은 어디로 표적을 삼을까 말이다. 사회의 쓰레기들을 처리하는 건 마땅히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이 정도라면 괜찮을 것이다. 그래, 이대로라면 괜찮을 거다. 깡패들이 모여있을 거 같은 카바레 같은 곳을 찾아다녔다. 거기라면 다 있겠지. 나는 거기 앞에 서서 심호흡을 한번 했다.
"자, 이제 들어가 볼까?"
"어딜 들어가는 거야?"
허억, 뒤에서 나는 목소리에 나는 심장이 크게 흔들리는 느낌이 들었다. 천천히 고개를 돌리고 보자 슬비가 나를 경계하는 눈빛으로 쳐다보기 시작했다. 언제부터 미행했단 말인가? 역시나 슬비는 나를 의심하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이대로는 위험한 상황이다.
"한석봉, 아무리 생각해도 넌 평소의 모습이 아닌 거 같아. 대체 밤 중에 뭐하고 다니려는 거야?"
"그... 그게..."
나는 어떻게 대답해야될 지 몰라서 뒷걸음치고 있다가 카바레의 입구에서 문이 열리더니 깡패들 몇 명이 밖으로 나왔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