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펀제이 <S2> 23화
검은코트의사내 2016-06-11 0
검은양 팀은 일단 후방대기를 담당했다. S급 클로저들이 안으로 진입하는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외부차원을 버틸만한 장비가 모자랐기 때문이다. 검은양 팀은 김유정 요원의 지시를 받고 플레인 게이트 내에서 비상대기를 하고 있었다. 세하는 오랜만에 보이는 얼굴을 보고 그 사람에게 다가갔다.
"김가면 아저씨, 오랜만이에요."
벌쳐스의 부사장 김가면, 사장과는 다르게 나름 정의로운 성향을 지닌 인물이었다. 벌쳐스 건물이 부서질 떄 그는 김시환과 몰래 비밀 계획을 짜는 중이었다. 벌쳐스가 저지른 죄악을 세상에 폭로하려고 했는데 어느 날 벌쳐스 본부가 부서졌다는 소식에 허탈해 한 적이 있었다.
"아, 선배님. 오랜만입니다."
"벌쳐스 본부가 부서졌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어떻게 된 건가요?"
"아 그건 저희도 원인을 모르겠어요. 아마, 중요한 차원종 잔해를 실험하다가 폭파했을 확률이 높은 상황이에요. 아 선배님. 이번 강남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서 폐를 끼쳤습니다. 죄송합니다. 선배님."
"아니에요. 아저씨 잘못은 아니잖아요."
"하지만 본부가 부서진 건 그만큼 벌쳐스가 저지른 잘못에 대한 대가죠. 벌을 받았다고 생각하고 저는 만족해하고 있어요. 시환이 형님은 다른 할일 있다면서 어딘가로 사라지셨고, 한기남씨는 그만두고 새 사업을 차리셨으니까요."
"아저씨는요?"
"저는 벌쳐스를 재건 할 겁니다. 아무리 죄를 지었다지만 벌쳐스는 저에게 있어서 아주 소중한 곳이니까요."
김가면은 벌쳐스를 재건하겠다고 했다. 본부건물도 다시 짓기로 하면서 벌쳐스를 다시 일으켜세우려고 한다는 얘기였다. 세하는 그게 별로 쉬운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재건하려면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기에 쉽지 않을 거라고 말이다. 본부안에 있었던 중요한 기밀 데이터와 돈벌이가 되는 수많은 장비, 차원종 잔해들이 많이 있다. 그런 것들이 한순간에 다 날아가버렸으니 벌쳐스는 사실상 끝이나 다름없었다. 그런데도 김가면은 벌쳐스를 포기하지 않았다고 했다. 어떻게 해서든 다시 일으켜세워서 되살리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아무튼 저희 벌쳐스가 새로 다시 태어나는 거 기대해주십시요. 그럼 잘 부탁드립니다. 선배님."
"네. 힘내세요. 저도 조금이라도 도울 거 있으면 도와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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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비는 오세린 요원이 데리고 있는 차원종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스캐빈저가 슬비를 보며 뭐라고 말하고 있었다.
"선배, 혹시 이 차원종이 말하는 걸 알아들으실 수 있어요?"
"응. 그대는 나의 시중을 받드는 하인이 되어라. 이렇게 말하고 있네."
"하... 하인이라니... 차원종의 하인은 사양이에요."
어떤 인간이 그것을 받아들이겠는가? 클로저들은 절대로 거부할 만한 차원종의 요구였다. 슬비는 이마에 손을 짚고 골치아프다고 판단했다. 오세린 요원이 조종하는 차원종만 아니었다면 당장에 썰었을 텐데 말이다. 다른 클로저가 와서 오세린 요원에게 말을 걸었다.
"오세린, 이런 쓸모없는 녀석을 통제해서 어쩌려고 그래? 이런 차원종을 데리고 있어봤자 득이 될 거 없다고."
"무시하지 말아주세요! 딱딱이는 절대 쓸모없는 녀석이 아니에요. 딱딱이를 그런식으로 욕할 생각 마세요!!"
딱딱이? 슬비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설마 이 차원종에게 이름까지 붙여놨을 줄은 몰랐다. 거기다가 오세린이 평소답지않게 화를 내는 모습에 좀 의아했다. 클로저는 당황하면서 미안하다고 바로 사과하고 다른데로 갔다.
"세린선배?"
"아? 미안해. 이런 모습보여서... 하지만 차원종도 생명체인걸."
"......"
오세린 요원이 딱딱이라고 불리는 차원종을 데리고 있는 것을 보면서 슬비는 뭔가 이상하다고 느껴졌다. G타워에서부터 통제한 차원종이었는데 시간이 지나서인지 성격이 좀 변한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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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와 미스틸 테인은 포장마차에서 분식을 즐기고 있었다. 태평해보이긴 하지만 아무도 뭐라하지 않는다. S급 클로저들이 와서 외부차원으로 들어가 소탕작전을 벌이니 말이다. 안심하고 있는 클로저들이 대부분 이었다. 김유정 요원은 이대로 놔둬도 되나 생각이 들었지만 김기태가 대체 왜 플레인 게이트로 들어갔는지 이유를 생각해내기 어려웠다. 거기다가 외부차원에서 일어난 정체불명의 에너지... 최보나의 경고대로 이대로 지속되면 외부차원압력이 내부차원으로 들어오게 된다. 하지만 S급 클로저들은 지금까지 실패한 경험이 없었기에 클로저들이 모두 신뢰하고 있었던 것이다. 검은양 팀도 그들이라면 해낼거라고 생각할 정도니 말이다. 그들이 해내지 못한다면 자신들도 어림없다는 수준이 되는 셈이었다. 그녀는 만약에 대비해서 제이에게 연락을 취할까 했지만 그가 했던말이 떠올라서 한숨만 내쉬고 있었다. 통화를 하는 걸 주저하고 있었다.
"만약에 대비해서 부르는 게 어떻겠나? 유정씨."
"지부장님."
데이비드 지부장도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 곳에 안올 수가 없는 노릇이었다. 플레인 게이트에 김기태가 도망쳤다는데 말이다. 김기태는 그가 신뢰했던 부하 중 한명이었기에 당연히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그 제이라는 친구에게 연락해보게. 만약에 대비해서 꼭 필요하니까 말이야."
"지부장님. 하지만 그는 우리를 도와주지 않겠다고 했어요."
"내가 잘 말해놨네. 유정씨. 그와 만나서 얘기를 했거든. 아마 이번에는 부탁을 들어줄 걸세."
"제이씨를 만났다고요?"
"그렇다네. 참 젊은 친구더군. 유정씨가 반할 만도 하는 사나이였어."
"누가 반했다고 그래요!!?"
김유정 요원의 얼굴이 붉어지면서 지부장에게 윽박질렀다. 누가 보면 상관에게 예의없다고 하겠지만 둘은 그러고도 남을 사이였으니까 말이다. 그녀는 투덜거리면서 일단 제이에게 연락을 취했다.
"아, 저에요. 제이씨... 죄송한데 도움이 필요할 거 같아서요... 네... 고마워요. 플레인 게이트에요. 강남 지하에 있는 곳이죠. 요원을 보내 모시러 가겠어요... 네? 필요없다고요? 여보세요... 제이씨?"
통화가 끊겼다. 제이는 그녀의 부탁을 들어주겠다는 답을 했었다. 하지만 제이가 플레인 게이트를 알 리가 없다고 생각한 김유정 요원은 사람을 보내겠다고 했는데 들려온 대답은 필요없다는 거였다. 뭣 때문인지 이유를 물어보려고 했지만 말을 안해주는 제이였던 것이다.
"어떤가?"
"오겠다고는 했는데 제이씨가 플레인 게이트를 알고 있나요?"
"민간인은 모르는 시설이야. 아무래도 그 제이라는 친구, 한 때는 Union소속이었던 건 확실해. 점점 궁금해지는군. 그 친구의 과거가 말이야."
데이비드는 재미있다는 표정을 지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