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사랑하는 로리타를 위한-上

옐리나 2015-01-29 3





전쟁이란,참 끔찍한 것이다.

인류를 위협하는 적이라고 하지만 살아 움직이는 생을 끊고 단말마를 들으며 비린 피를 함뿍 뒤집어 쓰는 것은,
사실 당시의 어린 내가 감당하기엔 조금 무리가 있은것이라 당시의 나는 제법 지쳐있었다.

걸음걸음 피웅덩이가 나를 쫓아온다.다음은 너야,다음은 너야.

어느날부터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이제는 익숙하게 서늘한 목소리를 들으며,그 가랑비가 처량하게 추적추적 내리는 길을 걷는다.

체온이 식는걸 느끼며 잠시 비를 피할 곳을 두리번 거렸는데,시체가 보였다.

누구인지는 몰라도 대단히 악질에게 걸린 것으로 추정되는 시체였다.

얼굴은 난도질당하고 등은 움푹 파여 분홍빛 내장을 날개마냥 주르륵 흘리는 모양새로 몸을 둥글게 말아 아기시체를 보호하고 있었다.그 필사적인 노력탓인지 아기시체는 멀쩡했다.

아.아니,멀쩡하지 않았다.살아있었다.

세상에 맙소사.이 얼마나 강한 생명인지.

괜시리 떨리는 손으로 아기를 안아들어 볼을 쓸자 운 자국이 선명한 아기는 그 조그마한 손가락으로 힘없이 내 손가락을 쥐었다가 떨어졌다.

그 조그마한 손이 얼마나 따스했는지,하늘에서 따뜻한 이슬비가 소록소록 내려와 심장까지 닿았다고 느낄 정도였다.


[단편]사랑하는 로리타를 위한(제이X슬비)


이런저런 어른의 사정으로 몸 안을 돌아다니는 위상력을 뜯겨 만신창이가 된 몸에 연금으로 간신히 약값이나 해결하는 신세로 떨어졌지만, 행복이라고 할 만한 것이 있다면 기관에서 열심히 수련하는 꼬마를 가끔이라도 보는 것이었다.

이슬비 내리는 저녁에 발견해서 이름이 이슬비.무슨 강아지 이름 짓는 것같은 작명이라 조금 찔렸지만,꼬마는 연약한 느낌의 이름과 어울리지 않게 강하고 착하고 예쁘고 성실하게 잘 자라났다.

관계자는 아이가 위상력을 다소 어릴때 각성하기도 했거니와 무슨 일이든 열심히 해서 또래보다 두어단계 더 위의 능력자라고 칭찬을 그득했다.나이차 많이나는 오빠가 이런 느낌일까.주섬주섬 아이가 좋아한다는 간식거리를 사다 몰래 전달을 부탁하는 것을 소일거리 삼고,아이는 간식거리를 볼이 미어져라 먹으며 티비를 바라본다는 이야기를 주워들으며 홀로 행복해했다.

너는 행복해지렴.평화로운 세상에서 지루함을 느끼며 안온하게 살아가렴.

오빠된 마음으로 나쁜 남자친구 사귀면 도륙내버릴거야.같은 마음으로 평화롭게 살던 어느 날이었다.

그러니까 슬비가 열 여덟살 되는 생일날.

검은 양이라는 망할 팀에 소속시켜 전쟁에 내보낸다는 소리를 들은 날.
아마 살아생전 그렇게 분노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거의 난동을 부리다시피 아이의 담당자라는 사람을 찾아갔다.


"아~형이 담당자였어?말해.왜 그 조막만한 애를 지금 이 시기에 전쟁에 내몰아!제정신이야?"

"야...오랜만이구나.그러니까.음...제이.제이가 좋겠군.그래.제이.뭐 큰 일이라도?"

"제정신이라고 묻잖아!걔 아직 열 여덟이라고!열 여덟!꼬맹이들끼리 수학여행 보내는 것도 아니고 전쟁?전쟁?!"

"뭘 그리 놀라.네가 한 백배쯤 더 격렬한 전쟁에 뛰어든건 훨씬 어릴 때 아니었나?"

"그러니까 이모양 이꼴로 살고 있잖아!왜 그 꼬맹이냐고!왜 하필!"

"음...그래...뭐부터 말해줘야하나..요즘 차원종이 심상치않아."

"그래.오늘도 심상치 않고 어제도 심상치 않았고 내일도 심상치 않겠지.그거야 유니온에서 매일 떠들어대는 망할 선전이잖아."

"슬비..그래.이슬비양..은 참 착하고 성실하지.거기다 투지도 강하고.그 능력과 투지를 인정해준거야."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는 표면적인 이유지."

"....뭐?"

"위상력이란건 제법 차별적인 능력이기도 해서 슬비양은 결국 강하지 않아.경험도 압도적으로 부족하고."


안돼.


"슬비양이야 능력이 강한 것도 아니니 상부에서는 쓰고 버리는 패로 쓰기로 작정한거야."


하늘이 몇뼘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다.아.어떻게 평화를 찾았는데.그저 소일거리나 하며 조용히 살고 싶었는데.


"어디선가 은둔하고있는 전쟁영웅이 나서서 그걸..특히 경험부족을 메꿔주지 않는한..말이야."

".....쓰레기같은 놈들..."

"나로서 할 수 있는건 결국 지수 아들내미와 내 아끼는 부하녀석을 집어넣는 것밖에 없었네.자네가 나선다는 조건하에"

"이딴 몸으로?아...이 맛간 형아야...위상력 뜯긴지가 언제인데 그딴 소리를 지껄여?"

"하하..그걸 숨기려면 이 난동은 부리지 말았어야지.자네가 지금 이 사무실을 박살낸걸 모르나?이정도 능력이면 그래.신체능력이 안정적이지 않고 위상력이 거의 없다는걸 참작해서 한 C되겠군.축하하네.제이 훈련생."


하하하.난 죽지 않아.네가 살아있는 한은!
들리지 않았던 환청이 도로 들리기 시작했다.


"형은 정말 지옥에 떨어질거야."

"지옥은 이미 겪었네.지금도 마찬가지고.내 살아생전 지옥 아닌 세상만 볼 수 있다면 이 한몸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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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편도 있고 하편도 있습니다..
+제이 아저씨는 사무실을 그냥 부순것도 아니고 가루가 흩날리도록 부쉈고(한마디에 가재도구 하나씩),그 대가로 막대한 카드빚을 얻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사연있는 아저씨와 불운한 소녀 조합은 사랑입니다.제이슬비 너무 좋아요
2024-10-24 22:22:27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