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펀제이 <S2> 10화
검은코트의사내 2016-05-28 1
"모른다고요. 저도 제이씨가 어디있는지 모른다고요. 여기봐요! 통화를 여러번 시도했는데 전부 실패했다고 뜨잖아요."
증거까지 보이면서 말하자 그제서야 그들은 이해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히잉, 제이씨, 어디간 거에요? 이 하피와 놀이동산에 가기로 했는데."
"누구 맘대로요? 제이씨는 저랑 같이 가야되요. 이게 얼마만의 휴가인데."
"아니 뭐라고요? 누구 맘대로 그렇게 정하는 거죠?"
"어머, 당신이 할 말은 아닌데요. 어디서 사람의 마음을 훔치려고 수작을 부리는 거죠? 도둑씨?"
송은이 경정과 하피가 눈싸움을 하고 있다. 두 사람이 서로 레이저 빔을 쏘듯이 노려보자 김유정 요원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은 그녀도 관여하고 싶었지만 안 그래도 지금 일에 스트레스 받는데 이런 애들싸움에 끼어들 시간이 없었다. 일부로 관여안했다.
"그나저나 유정씨도 설마 제이씨에게 흑심을 품은 거 아니겠죠?"
"그런 거에요?"
"무... 무슨..."
두 사람이 살기를 보내는 눈빛으로 김유정 요원을 노려보자 그녀는 얼굴이 붉어지면서 당황해하고 있었다. 갑자기 그녀들의 질투심이 느껴져서인지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지만 그녀도 명색이 Union 요원이니 더 이상 참지 못해서 그녀도 책상을 치며 일어나서 그들에게 따지듯이 말했다.
"이봐요. 자꾸 그런 식으로 나올 거에요!? 그리고 저는 한가하게 경정님이나 하피씨의 쓸데없는 말을 들을 처지가 아니라고요! 지금 클로저들이 차례대로 습격해서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데 지금 그렇게 말하고 싶어요!?"
그녀의 말에 그들은 말없이 고개를 숙였다. 그 말이 맞다. 이런 상황에 한 남자 때문에 싸우다니 말이다. 부끄러워 하고도 남을 만한 일이었다. 그들은 풀이 죽은 표정을 지었고, 김유정 요원은 다시 자리에 앉아서 그들에게 휴대폰을 보이며 할말을 했다.
"제이씨에게 연락을 해줘요. 지금 이 상황에 그가 필요해요. 경정님과 하피씨도 협조해주세요. 하피씨는 제이씨가 갈만한 곳 전부 **주세요. 경정님도 특경대를 동원해서라도 찾아주시고요."
"오케이!"
"알겠습니다."
마치 김유정 요원이 그들의 직속상관인 것처럼 보이는 상황이었다. 그녀가 진지한 건 알았으니 그녀들도 더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송은이 경정과 하피가 즉시 뛰쳐나간 것을 본 그녀는 한숨을 내쉬면서 휴대폰으로 통화버튼을 눌렀다.
"지부장님. 저에요. 클로저들을 동원해서라도 찾아주었으면 하는 사람이 있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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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양 팀 임시본부에서는 한동안 어두운 분위기였다. A급 클로저 팀도 전멸할 정도인데 그들이라도 안심할 수는 없다. A급 말고도 B급, 훈련생도 습격당했다고 하니 자신들도 표적이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일단, 당분간은 혼자 다니지 말아줬으면 해. 범인은 자신의 존재를 알리지 않으려고 활동하는 용의주도한 놈이야. 그를 목격한
사람은 전부 죽이고 다니는 거 같아. 민간인 사망자도 나온 걸 보면 알 수 있어."
클로저 사냥하고 다니는 존재는 민간인을 죽인 경우도 있었다. 보나마나 이건 목격자 제거말고는 생각할 수 없다. 그의 목적은 클로저인데 민간인을 죽인 사례는 두차례밖에 없었다. 그 말은 즉, 목격자를 제거하고 다니는 것일 확률이 높다는 의미였다.
"A급 클로저도 감당하지 못한다면 우리가 전부 합해도 이기지 못한다는 거 아니야?"
세하의 말에 그들의 표정이 우울하게 변했지만 유리가 활짝 웃으면서 분위기를 바꾸려고 애썼다.
"에이, 다들 방심해서 그런 걸 거야. 우리 검은양 팀이 어떤 팀이야? 새로 들어온 지 얼마 안되어서 우린 강남을 구했다고. 아스타로트를 쓰러뜨리고 강남을 구했잖아. 물론 직접 쓰러뜨린 건 우리가 아니지만 힘을 합하면 뭐든지 할 수 있어."
"유리야. 이건 웃을 문제가 아니야."
"에이, 슬비도 참, 걱정도 많아. 이미 S급 클로저들도 출동한 상태라잖아. 그분들을 일단 믿어보자."
"응, 그래. 확실히 지금 상황은 그분들을 믿을 수밖에 없겠네."
슬비는 졌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었다. 서유리의 긍정은 그녀도 말리지 못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미스틸 레인과 세하도 미소를 지으며 서유리를 쳐다보았다. 항상 팀의 분위기 메이커를 담당한 게 바로 서유리였다. 그녀의 말에는 부정하고 싶은 생각조차 안들 정도였고, 세하는 게임기를 켜고 플레이하기 시작했다.
"세하야. 너까지 긴장이 풀린거야?"
"뭐 어때? 유리말대로 지금은 그분들을 믿고 우리는 안심하면 되잖아. 당분간 우리는 같이 다니기만 하면 되지 않아?"
"크윽."
확실히 맞는 말이다. 개인행동이 불가능하다면 단체로 가면 되는 거다. 더 이상 의논할 여지가 못되어서 오늘은 그만 회의를 끝낸 슬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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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양 팀이 집으로 가는 길, 우선 미스틸 레인을 먼저 바래다주었다. 가장 나이가 어린 소년이었으니 말이다. 그런 다음 슬비의 집을 바래다 줄 차례였다. 세하는 여자 두명과 같이 걸어가는 게 처음이었는지 긴장이 좀 된 모양이었다. 유리가 거리에 있는 상점의 간판들을 가리키며 난리치고 있었지만 세하와 슬비는 어색했는지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아, 저기 노래방이 있었네. 이참에 노래를... 어?"
유리는 뭔가를 봤는지 눈을 크게떴다. 세하와 슬비는 무슨 일이냐고 물었지만 유리는 고개를 저었다.
"아, 아무것도 아니야. 나 잠깐 엄마 심부름이 생각나서, 먼저 가볼게. 둘이 데이트 잘해."
"데... 데이트라니 무슨소리야!?"
두 사람이 동시에 소리를 질렀지만 유리는 웃으면서 어딘가로 사라졌다. 세하와 슬비는 그녀의 행동에 조금 당황했지만 아무래도 유리가 이상한 수작을 부리는 거 같아서 한숨을 내쉬었다. 틈만나면 놀려먹으니 말이다.
"아니, 잠깐, 유리가 혼자 어디로 간다고 했지?"
"엄마 심부름이라잖아. 멍청아."
"아니 그래도 혼자 내버려두면 안 되잖아. 이 바보야."
"아, 그렇지."
세하는 이제서야 깨달았는지 고개를 끄덕였지만 슬비는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그를 노려봤다가 유리가 사라진 방향으로 뛰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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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누군가를 봤었다. 낯이 익은 인물이었는데, 흰색 후드티를 입고 걸어가는 사내, 푸른 머리에 험상궂게 생긴 얼굴, 틀림없이 Union에서 수배중인 김기태 요원이었다. 나는 그자가 사라진 방향으로 달려가서 그를 찾으려고 했다. 발자국이 남아있는 방향
을 그대로 쫓아가다가 아무도 없는 놀이터에 도착했다.
벌써 날이 어느새 캄캄해졌다. 하긴, 오랫동안 쫓아왔으니 당연하다. 발자국은 여기서 끊겼는데 대체 어디있는 걸까? 혹시나 잘못본 거일 수도 있어서 확실히 김기태 요원이 맞는지 얼굴확인을 확실하게 한 다음에 연락하려고 했다. 이거 놓쳐버린 거 같다는 생각에 그대로 돌아서려고 했다.
"우리 유리, 나를 쫓아오느라 아주 수고가 많아. 일부로 나를 보러 여기까지 오다니 내가 얼마나 감동했는지 몰라."
내 뒤에서 섬뜩할 기분이 저절로 날 정도로 소름끼치는 목소리였다. 막대사탕을 물고 있는 남자, 틀림없는 김기태 요원이었다. 나는 즉시 휴대폰을 꺼내 모두에게 알리려고 했지만 갑자기 액정이 깨져버리자 나는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우리 유리, 나를 Union에 넘기려고 그랬어? 내가 너를 얼마나 예뻐해줬는데 이러면 섭섭하잖아."
"아저씨, 대체 지금까지 뭐하신 거에요?"
"큭큭큭, 그래. 사랑스러운 유리가 궁금해하니 대답해줄게. 지금까지 클로저 사냥을 내가 해왔거든."
"뭐... 뭐라고요!?"
충격을 받지 않을 수가 없었다. 어떻게 Union 클로저가 그런 짓을 하고 다니는 지 말이다. 나는 저절로 뒷걸음쳤지만 김기태 요원이 내 팔을 잡으며 자신에게 당기며 말했다.
"사랑스러운 우리 유리가 나를 만나러 일부로 와주었으니 나도 보답을 해줘야지. 한번 놀아볼까?"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