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펀제이 <S2> 7화

검은코트의사내 2016-05-27 0

"A급 클로저 다수가 실종당했다라..."


Union 건물 안에서 상황대기 중인 추재국요원이 박정수 요원과 얘기를 나누면서 이건 보통일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B급도 아닌 A급 대규모 팀이 한꺼번에 실종당했다는 사실이다.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파벌 그룹이었는데 그 그룹에 속한 A급 클로저들이 전부 실종되었다는 것은 큰일이 아닐 수가 없었다. 하지만 왜 A급들이 단체로 실종되었는지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 안들어?"

"확실히 이상하지. A급 클로저 정도라면 자기 몸정도는 관리할 수 있는 정도일텐데 왜 본부에 보고도 하지않은 채로 전부 사라졌는지 모르겠다니까."

"이건 확실히 이상해. S급 차원종이 나타난 것도 아니야. 그럼 인간이라는 건가? 차원종이 아니라면 인간이 했다고 볼 수밖에 없어."


추재국 요원이 선글라스를 위로 끌어올리면서 말했다. A급 클로저인 이재경이 생각했듯이 추재국 요원도 똑같이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상대가 누구인지는 모르는 상황이라서 찾아내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어디서 출몰하는지 모르고 습격당한 클로저들은 실제로 살해된 장소와 다른 곳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도시다. 거기가 살해장소라면 목격자가 없을 리가 없다. 그러니 시체가 발견된 장소는 실제 살해현장이 아니라고 경찰조사에서 이미 밝힌 뒤였다. 실제 살해장소가 어디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니 답답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차원종의 짓이 아니라면 테러리스트 짓인가?"

"테러리스트? 그래. 가능성이 있어. 최근에 복구현장에서 칼바크의 가방을 이용해서 A급 차원종을 소환했다지?"

"아, 맞아."
"일단 우리끼리 알아보자고. 아, 그리고, 지부장님께서 또 명령하신 게 있는데."

"뭔데?"

"김기태 요원을 찾아보라는 지시야. 이번사태에 범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이지."


추재국의 말에 박정수는 별거 아니라는 표정을 지었다.


"풋, 그 친구 승급심사에서 떨어진 뒤로 엉망징창이잖아. 그런 애송이를 찾아봐서 뭐하게. 그 건은 A급에게 맡기자고."
"말 안해도 그럴 생각이었다."


추재국과 박정수는 김기태 요원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 승급심사를 보는 장면과 그의 전투력 또한 알고 있었다. 김기태의 전투력은 이 둘에게 전혀 미치지 않는 실력이었기에 그들은 여유를 부리는 것이었다. 위상 상실증까지 걸린 김기태를 보고 비웃기도 했다. 승급에 눈이 먼 행동을 하더니 결국 그렇게 되었다면서 한 때 비웃은 적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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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양 팀은 오랜만에 임시본부에서 호출을 받고 모임을 가졌다. 지금까지 평화로운 학교생활을 보내다가 이제서야 호출이 내려온 것이다. 세하는 이제 좀만하면 만렙인데 하필 이럴 때 호출이냐면서 투덜거렸고, 슬비는 이제 떄가 왔다고 생각했는지 평소보다 진지했다. 유리는 이제 할일이 생겼다면서 정식클로저로 자기도 승급할 수 있냐며 기대하는 눈빛이었다. 미스틸 레인은 숙제로 그림그리고 있는 중이었다.


아직까지 정식클로저는 세하밖에 없었다. 칼바크 턱스를 생포한 공이었다. 사실은 제이가 애쉬와 더스트와 교전을 벌이는 중에 남매들이 칼바크 턱스의 힘을 거둬가서 생긴 일이었지만 결과는 그렇게 되어버린 셈이었다.


"세하야. 월급 얼마나 나왔어?"

"한달 월급 150만원."

"우와 대단한데? 우리보다 100만원 더 받는단 얘기잖아. 부럽다."


유리의 두눈이 빛나더니 세하에게 달라붙으려고 하자 그는 불길했는지 그녀의 얼굴을 잡고 밀어냈다.


"그만해. 너희도 노력하면 될 수 있을거야."
"어? 슬비누나. 왜 그래요? 표정이 어두운데."


미스틸 레인이 슬비의 안색이 이상하다고 느꼈는지 그녀의 얼굴표정을 보았다. 세하가 정식요원이라는 말에 충격을 받은 듯 했다. 당연할 것이다. 슬비는 누구보다 자존심이 강한 아이였으니 말이다.


"저런 게임폐인이 먼저 정식이 된다니... 괜찮아. 난 리더니까..."

"전혀 안 괜찮은 거 같은데요. 누나."

"흐흐흑."

"근데 세하 형, 그 월급으로 어디에 다 쓰셨어요?"

"현질에 썼어. 게임내에서 캐쉬템을 샀지. 덕분에 나는 온라인 내에서 랭킹 1위가 되었거든. 하하하하! 석봉이를 드디어 따라잡았다니까. 이런 건 세이브해야지. 세이브."

세하는 신난다는 표정으로 게임기를 조작하느라 바빴다. 슬비는 경멸하는 눈으로 그것을 확 부숴버릴까 생각했지만 참았다. 리더가 아닌 팀원이 먼저 되었다는 거 가지고 삐졌다는 티를 낼 수도 없는 노릇이니까 말이다.


"얘들아, 늦어서 미안."


김유정 요원이 문을 열고 들어와서 그들은 제자리에 정자세로 앉았다.


"최근에 발생하는 클로저들을 사냥하고 다닌다는 소식 알지? 그 일에 A급 클로저 팀들이 나서기로 했어. 제이씨와는 연락하려고 했지만 어디있는지 도무지 모른 상태라서 할 수 없이 우리끼리 어떻게 해야되는 상황이야. 우리는 남아있는 차원종 잔당을 소탕하기로 했어. 다른 클로저들이 사건의 조사를 위해 나서는 상황이라 그들이 남긴 일을 우리가 뒤처리 하는 거지."

"뒤처리요? 기분이 뭔가 이상하네요."


세하는 어째 다른사람이 하다 만 일을 대신 처리한다는 게 뭔가 안 좋아보였다. 마치 바닥청소를 할 때 먼지들을 한 곳에 모은 뒤에 그대로 청소도구를 놔두고 어딘가로 가서 다른사람이 대신 하게 하는 거와 같았다.


"중요한 일이네요. 저희가 나서야 겠어요. 저희도 시간 내서 나름대로 제이 아저씨를 찾아뵙고 싶었는데요."

"지부장님께서 명령하셨어. 제이씨와 관련된 일은 너희에게 알리지 마라고 했거든. 그래서 너희에게 제이씨의 집을 말 안한거야."


검은양 팀은 쉬는 날을 이용해 제이의 집을 찾아가려고 했지만 찾아내지 못했었다. 데이비드가 철저하게 숨기라는 지시도 있었지만 김유정 요원도 그의 집을 발견한 지 얼마 안되었었다. 하지만 지금은 또 어딘가로 튄 상황이라 알려줘도 의미도 없는 처지다.

김유정 요원은 데이비드가 충고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제이가 꼭 필요할 거라고 생각했다. A급 클로저도 감당하지 못할 정도라면 이건 S급 클로저도 감당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차원종이 아니더라도 최근에 테러리스트들이 복구현장에서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하니까 말이다. 아마 칼바크의 가방으로 S급 차원종을 불러낼 수 있을 가능성도 있다. 그렇게 되면 S급 클로저라 해도 승산이 없다는 게 된다.


"제이씨는 내가 어떻게든 찾아볼게. 너희는 복구현장에 출동해서 차원종 잔당을 처리해주길 바래."

"네. 알겠습니다. 임무 수행하겠습니다."


슬비는 의욕이 넘치게 거수경례를 하며 팀원들을 데리고 나갔으며 유리가 김유정 요원에게 와서 물었다.


"저기요. 유정언니, 저희 어떻게 하면 정식요원 될 수 있는거에요?"
"응? 글쎄... 상부에서 인정하는 수준이여야 되겠지 라고 말할 수밖에 없구나. 미안해. 자세히는 나도 잘 몰라."

"유리야. 뭐하는 거야? 어서 가자니까."

"응. 알았어. 금방 갈게."


유리는 나중에 다시 얘기하자면서 뒤따라 나갔다. 김유정 요원도 사실 잘 모른다. 그녀는 클로저가 아닌 Union 직원이었으니까, 사무실에서 사원으로 일하다가 검은양 팀의 관리요원이 되면서 고생을 하고 있는 처지였다. 처음이나 지금이나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달라진 게 있다면 적응이 좀 되었다는 것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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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 이놈, 이번에야 말로 복수하겠다. 여기 사는 거 알고 왔다. 당장 문열어!!!"

"나타님. 이렇게 쳐들어 가도 괜찮을까요? 주변사람들에게 피해가 올 거 같은데요."
"내가 알바냐!? 우리가 이 지경이 된 게 다 누구때문인데?"


나타와 레비아는 제이의 집 앞에서 그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벌쳐스 정보에 따르면 제이는 여기로 이사왔다. 따라서 앞으로 위협이 될 수도 있으니 제거하라는 트레이너의 지시였다. 홍시영 감시관은 하피를 잃은 이후 커다란 충격에 빠져서인지 그 후유증으로 인해 평소와는 다르게 위장이 심하게 통증을 일으켜서 병원에 입원하는 신세가 되었다고 했다. 나타와 레비아는 그런 거 가지고 상관은 안했지만 자신들이 여러차례나 초커의 고통을 맛보게 한 장본인이 제이라는 사실을 인식한 건 사실이었다.


"안 나오는 거냐? 그럼 문을 부수고 들어가겠다!!"


나타가 쿠크리를 들어 문과 벽 사이에 고정된 부품들을 내리치자 문은 그대로 넘어가서 쓰러졌고, 그들은 안으로 진입했지만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뭐야? 어디로 갔어?"

"외출 하신 거 같아요."

"그래? 그럼 어디 보자. 뭐 중요한 거라도 남겼나 봐야지."


방 안에는 특별한 게 별로 없었다. 나타와 레비아는 제이의 방 안을 샅샅이 뒤졌지만 도움될 만한 물건은 없었다. 생활에 쓰이는 잡지나 이불, 만화책 같은 것, 그리고 냉장고 안에 들어있는 건강음료가 전부였다.


"뭐야 이건?"


냉장고 안에 바르게 정렬되어있는 건강음료가 담긴 병들을 하나하나 보면서 이상하게 보았다.


"이게 뭐지? 먹는건가?"

"나타님. 훔쳐먹으면 나쁜 짓이라고 알고 있어요."

"야! 이건 훔쳐먹는 게 아니야. 그냥 먹는거야. 너도 한잔 마셔봐."

나타가 억지로 건강음료를 하나 레비아에게 건네주고 자신이 먼저 병을 따서 한입을 쭈욱 들이켰다.


"우우우웁!!!:


나타는 얼굴이 시뻘개지면서 곧바로 화장실로 직행한 지 얼마 안되어서 커다란 비명소리를 냈다.


"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우웨에에에에엑!"

"나타님? 이거 맛있는데요."

레비아는 입에 맞는 듯 했다. 그러다보니 자기도 모르게 하나 더 꺼내서 한입에 들이켰고, 또 한병을 꺼내서 들이키고 있었다. 어찌나 맘에 들었는지 냉장고 안에 있는 건강음료를 전부 다 마셔버린 셈이다. 제이에게는 한병이 한끼였지만 레비아는 사람이 아닌 차원종이었기에 인간의 기준으로 한끼식사는 충분하지가 않는 상태였다.


"우와, 이거 정말 맛있어요. 나타님."

"맛있긴 뭐가 맛있... 우웩! 제이 이자식! 도둑이 들까봐 이런 걸 숨겨두고 있었군. 우웩."


나타는 그걸 먹고 저승에 갔다온 기분이었지만 레비아는 건강음료가 맘에 들었다면서 기분좋은 표정이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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