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어비스-1
딸기군 2015-01-28 5
-이 소설은 원작과 관계가 없을 수도 있을 수도.
-주로 세하 중점이며 커플 발언은 자제할 예정입니다.
-10화 정도까지 갈 예정입니다.
어비스 abyss
:딸기군(메리오다스)
그 곳은 어둠속이였다. 자각몽인지 이게 꿈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생각하면 실현될까 싶어 이것저것 생각해봤지만 이루어지지 않았다. 콘솔, 새로나온 확장팩, 비싼 캐쉬 아이템등 아무리 생각해도 나타나지 않았다. 실현되지 않자 이 어둠 속이 불편해졌다. 깰까 싶어 두 눈을 감고 몸을 일으켰지만 다시 눈을 떠봐도 현실이 아니였다. 가끔 자각몽에서 잘깨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던데 그런 경우인 듯 싶었다. 알아서 일어나길 기다려야하나 싶어 어젯밤의 일을 돌이켜 생각해보았다. 머리가 좀 아파서 어제 일찍 잤었지. 두통약이나 좀 준비해야겠다. 지금쯤 현실에서는 몇시일려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자 점점 눈 앞이 환해졌다. 방의 불 빛이 눈 사이로 들어왔다. 방금전까지 그냥 눈 감고 생각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눈이 떠졌다.
"-앗!"
어둠에 적응된 눈에 빛이 들어오자 눈을 감게 되었다. 이 불은 아마 엄마가 좀 일어나라며 킨 불일 것이다. 오늘은 집합도 없는데-. 엄마의 교육방침에는 조금 적응이 안된다. 일단 씻고 봐야지. 따뜻한 온기가 남아있는 침대에서 일어났다. 집합은 없지만 오늘은 새로 개장팩이 나오는 날이다. 꽤나 인기있는 목록이지만 미리 판매자에게 예약을 맞춰두었다. 평안하게 구입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 새로 들어온 월급의 액수를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정식 요원으로 승급하면서 게임할 때 쓰기 좋은 돈이 계속 들어왔다. 물론 50%정도는 엄마의 통장으로 빠져나가는 경우가 허다했지만 그래도 월 오십만원이다. 이번에는 꽤나 질러봐야겠다고 생각하며 씻는 것을 마쳤다. 간단한 복장을 하고 혹시 모른다고 생각해서 무기도 챙겼다. 차원종들은 민간인보다 클로저들을 더 많이 노린다고 했다. 당연하다. 천적을 먼저 쓰러트리고 단 물을 빠는 것은 악당들의 기본 방침이니까.
밖은 조금 쌀쌀했지만 위상력의 속성이 열에 관련되어서 그런지 이상하리만큼 날씨가 좋게 느껴졌다. 해도 떴으니 나쁘진 않다. 지하철을 타고 지나가는 도중 구로역이 떠올랐다. 아르바이트 잘 하고 있을까. 다크서클이 짖게 생긴 친구 얼굴이 떠올랐다. 이번에 잔뜩 사면 같이 하자고 해야지. 오늘과 내일. 집합이 없었고 포상휴가도 생겼으니 꽤나 널널했다. 오늘은 왠지 차원종의 걱정은 덜고 즐겁게 탑 랭크에 도전할 수 있을 것 같다. 들고 온 무기가 조금 거추장스러운데 들고 오지 말걸 그랬나.
*
'차원종의 걱정은 덜고 즐겁게 탑 랭크에 도전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이야기한 것이 언제적 이야기였더라. 무기를 들고 가라고 지시해준 누나. 감사합니다. 나는 건블레이드를 손에 꽉 주었다. 민간인들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며 조무래기 차원종들을 쓰러트려나아갔다. 터지는 차원종의 혈액은 언제 보아도 기분을 더럽게 만들었다. 태양빛과 같은 색의 붉은 색이였던 것 같은데 정말 비교조차도 두렵게 만든다.
"어서 대피하세요!"
같은 말만 몇 번째 하는 건지. 목이 아파왔다. 게임을 다 구입하고 라면과 생활용품을 사기 위해 온 백화점에 난데 없이 난입한 차원종들은 내 성질을 긁어댔다. 게다가 민간인의 대다수는 대피 교육도 받아** 못한 사람들처럼 허둥지둥 서로 밀치며 내가 먼저 나가겠다고 외쳐댔다. 아기 우는 소리가 귀에 무척이나 거슬렸다. 차원종에 의한 상처보다 사람들이 서로 밞고 밞혀서 낸 상처가 많을 것 같았다.
"학생은!"
대피를 도와주는 직원이 나를 보고 물었다. 나는 대답대신 내 건블레이드를 높이 고쳐잡았다. 직원은 나같이 어린 학생이 클로저스인지 의심하는 듯 했으나 이내 덮쳐오는 차원종들은 격퇴하는 나의 모습에 이해를 하고는 같이 대피했다. 위에서는 대피 방송이 연이어서 나오고 있었다. 아마 녹음을 미리 해둔 듯 싶었다. 애앵- 우는 사이렌 소리가 귓가를 어지럽게 했다.
"덤벼!"
위상력을 해방하면서 차원종들을 베었다. 차원들이 어지겁게 울어대면서 나를 주시했다. 그다지 강한 것도 아니고 무리의 보스로 보이는 녀석도 강남에서 보았던 차원종 보스 정도의 레벨이었다. 대신 숫자가 조금 많았다. 어림잡아 백. 회복약도 없는 내 몸으로는 일단 기술을 난사해보는 수밖에 없다. 그러면 어느정도 수가 적어지겠고 그 후 하나하나 쓰러트리는 방법을 해야할 것 같았다. 이런 방법은 누나가 대신 짜뒀는데. 할 수 있는 수는 이정도가 다일 것이다.
"하압!"
힘을 주고 달려들었다. 결전기를 날리며 대량의 수를 적게 줄어나갔다. 하지만 백마리는 넘는다는 듯 쓰러트려도 쓰러트려도 나왔다. 은이누나가 빨리 특수부대를 이끌고 와주면 좋을텐데. 나는 흐르는 땀을 닦았다. 노가다. 이 단어 의외에 표현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
-펑!
옆에서 굉장한 폭발소리가 들렸다. 누구! 아직 대피하지 못한 사람이 습격이라도 받은 것일까 하고 돌려보자 후드티 모자를 쓰고 그 상태에서 머플러를 칭칭 감은 어딜봐도 수상한 남자가 차원종을 처리하고 있었다.
"클로저스세요?"
"위상력을 가진 민간인이라고 할까. 어쨋거나 도와줄게."
나와 같은 건블레이드로 몇 번 그는 차원종들을 베었다. 그 모습이 나보다 더 익숙한 것 같았다. 가볍게 베는 것만으로 차원종들이 쭉쭉 쓰러졌다.
'-민간인이면서 위상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있지. 클로저스가 되기 싫은 사람들이야.'
예전에 들었던 충고가 떠올랐다. 그런 계열인가. 저런 실력을 썩히고 있는 건가. 궁금증이 피어올랐지만 몰려드는 차원종에 나는 다시 결전기를 퍼부었다.
*
"저 아저씨의 이름은 뭐예요?"
"세이. 그리고 아저씨 아니야. 이제야 이십대라고."
"그럼 세이 아저씨라고 부를게요."
"세이형이라니까."
네네-. 세이형. 이제서야 몇 번이나 교정을 해주자 세하는 그제서야 제대로 불렀다. 세이는 답답해보이는 머플러를 풀지도 않고 빨대를 위로 올려 조금 불편하게 커피를 마셨다.
"머플러 안 풀어요?"
"얼, 얼굴에 상처가 있어서."
조금 특이한 형이지만 나쁜 생각이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차원종을 처리 한 후 십분이 지나서야 무장한 경찰들이 들이닥쳤다. 차원종의 시체를 처리하는 모습에 나는 내가 검은양팀이라는 것을 설명했다. 민간인 한 명이 도와줬어요-라고 설명할려고 한 순간 멀리서 이 형이 손가락으로 입을 막고 쉿하라는 제스처를 보내왔다. 나는 대충 얼버무리며 원하는데로 해줬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유가 있겠지. 위상력이 이렇게 강하면 억지로라도 가입하게 할려는 유니온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이제서야 떠올랐다. 그러면 입을 다물어줘야겠지. 그래도 일단은 이름이라던지 알아둬야 하기 때문에 이 카페로 왔다. 유니온에서 얼마전에 유니온 요원 할인 적용 쿠폰을 한 쪽 손으로 굴렸다.
"어? 그 게임 확장팩이잖아. RPG-1925. 이거 굉장히 희귀하지."
"아, 이번년도에 발표된다고 많이 수를 만들었다고 했는데 겨우 이천장이 끝이니까요. 아세요?"
"-아. 응. 그렇지. 이천장을 만들었었지. 응. 그래. 그거 나도 플레이-가 아니라 샀으니까. 예약 구매로."
형은 그러면서 그 캐릭터들의 설정을 이야기 해줬다. 미리 만든 제조사에서 설명을 읽어본 듯 무척이나 자세했다. 나와 석봉이 이후로 이렇게 게임을 잘 아는 사람은 처음이라서 그런지 나도 흥분해서 이야기했다. 얼마전에 나온 몬헌4는 어땠고 온라인 RPG는 이렇다는 것. 나와 맞먹는 양의 지식을 가지고 있는지 형도 무척이나 자세히 공략법에 대해 이야기 해줬다. 대부분 나와 비슷한 견해가 많았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세세한 부분은 살짝 차이가 났다. 대부분 형쪽이 공략법의 헛점을 짚어주었다. 나보다 더 오랫동안 게임을 해서 그런듯 했다.
"아-!"
머리 한 쪽이 띵하고 아파왔다. 형이 놀라 괜찮냐고 물었다. 나는 고개를 힘겹게 끄덕였다. 요즘 이상하게 머리에 잦은 두통이 많다. 오늘 아침보다 조금 더 강하게 왔다. 주기도 빨라지는 듯한 것이 일단 병원을 가봐야겠다.
"시간이 벌써-..."
"아, 너무 오래 잡았나요?"
"응? 아, 아니야. 그러니까. 몸 조리 잘해."
형은 놀라 고개를 저으면서 나에게 충고를 해줬다. 그리고 나의 게임기를 잠시 보여달라고 했다. 나는 별 생각없이 최신 게임기를 형에게 건냈다.
"-음, 역시 이 기종때였으니까. 앞으로는... 하루? 아니면 이틀?"
형은 게임기를 앞 뒤로 돌려가면서 보더니만 다시 나에게 건냈다.
"새로운 게임기 이야기예요?"
"뭐, 비슷한 거라고 생각해둬. 그러면 나는 이만 가볼게. 대려다줄까?"
"됐어요. 이정도는 괜찮아요. 아, 나중에 또 뵐 수 있을까요?"
"그래. 휴대폰이 망가져서 이제 바꿔야해서 번호를 알려줄 순 없으니까. 매주 토요일과 화요일은 여기 옆에 있는 '아르카나 게임장' 있지? 거기서 게임하니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르카나 게임장이라면 많은 매니아층에서 인기 좋은 게임장이다. 나중에 형과 그 곳에서 리듬 게임 좀 해야겠다. 지하철을 타고 다시 집으로 왔다. 차원종들로 인해서 옷이 엉망이 되었다. 과감하게 나는 버리고 방에 틀여박혔다. 이틀 후 또 집합인가. 제발 좀 조용히 있어주면 좋겠는데. 차원종들-... 게임기를 한 쪽에 충전시켜 두고 나는 침대위에 누워 수면을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