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란코 레카(하얀 쥐) - 에피소드1 - 수집부대(1)

김성희 2015-01-28 0

 오늘 날씨를 보자.
 
 욕이 나올 정도로 화창해서 내 기분이 더 우울해지는 것을 느낀다.
 
 그러니까….
 
 지금 내 스마트폰안에 있는 녀석이 뭐라고 그랬더라? 내 머릿속에 편리한 딜리트키가 있는지 이제야 알았다.
 
 “뭐라고요?”
 
 [그러니까 수집부대를 만들게 됐다 이 말씀이야.]
 
 아무리 딜리트키가 있어도 두 번 들으면 아무래도 소용이 없나보다.
 
 어쨌든 내 전화 상대는 상사고, 상사가 하는 말은 똑똑히 알았다.
 
 수집부대.
 
 차원종의 잔해를 수집하는 부대를 만든다는 뜻이다. 근대….
 
 “그런 것들은 그냥 유니온에 무지하게 유능한 클로저나 아니면 스스로 얻어오는 것이 방침 아니었습니까?”
 
 우리는 벌처스이다.
 
 나는 벌처스를 ‘불행을 이용해 먹는 까마귀들이라고 해석한다.’ 물론 거기에 속한 나도 거기에 속한다.
 
 그런 주제에 이번에는 남의 행복을 위해서 직접 차원종을 처치해서 재료를 수집하라니… 우리가 언제부터 자원봉사단체가 된 거지?
 
 [뭐 자네의 심정은 아무리 스마트폰으로 대화한다고 해도 충분히 알 만해.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것이 클로저들의 인원수가 점점 줄어들고, 덕분에 우리들의 밥줄이 점점 줄어들고 있지. 남이 불행하다고 우리까지 불행할 필요는 없지 않나.]
 
 “빌어먹게 당당한 말을 보니 확실히 내 상사네. 난 순간 스파이 인줄 알았어요.”
 
 [… 칭찬으로 듣지.]
 
 칭찬은 무슨… 그냥 욕이다.
 
 “그래. 그런 상사가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어서 그런 것을 개설하고 난리야?”
 
 [내가 그러고 싶겠나? 위에 그렇게 한다니까 그런 거지. 물론 이유는 있어.]
 
 “이유는?”
 
 [클로저들이 줄어드는 것, 차원종들이 약해지는 것, 벌처스의 인원이 줄어드는 것. 이 세 가지지.]
 
 “내 머리를 과대평가해주는 것은 좋은데 현재로서는 과소평가를 해줬으면 하는 심정인데.”
 
 [네가 너를 아는구나.]
 
 위상력으로 이 스마트폰에 있는 녀석을 없앨 수 있는 방법 같은 거 없으려나.
 
 일단 그런 것은 미래에 맏기도록하고 나는 설명을 계속해서 듣기로 했다.
 
 [첫째로 클로저들이 줄어드니 우리들에게 차원종의 찌꺼기를 주는 것도 줄어들더군. 덕분에 무기생산이 많이 더딘 편이야.]
 
 [둘째로 요즘은 B급도 고사하고, A급 이상은 아애 나오지도 않으니 클로저들의 필요성이 많이 줄어들어버렸어. 덕분에 유니온들에게 클로저들을 많이 필요로 할 필요도 없고, 무엇보다 강한 무기에 대한 욕심이 줄어들었지. 거기에 위상력 억제기도 한 묷했다는 것에 울화통이 터지지만.]
 
 [셋째로 벌처스의 인원들이 주는 것… 그 이유는 알겠지?]
 
 “사람들에게 맞아 죽거나, 현장에 재료를 채집하다가 죽거나, 돈이 없어 죽거나.”
 
 [그 중에 두 번째지. 차원종이 약해지니 방심하다가 죽어버린 거야.]
 
 “그걸 보통 자업자득이라고 하지 않나?”
 
 [그렇기는 하지만 그 피해가 고스란히 우리 벌처스에도 오는 것이 문제지. 또 벌처스보다는 유니온에 입사하고 싶은 사람들이 많으니 인력난에 이라고 해야 할까. 어쨌든 위기중의 위기야.]
 
 “우리가 언제 위기가 아닌적이 있었나?”
 
 [불행하게도… 없었지.]
 
 그래. 우리들은 차원전쟁이 활발한 시기에는 또 여기저기 차원종이 어디에 나타날지 모른다는 것에 불안감을 가져야 했고, 이번에는 또 차원종이 얼마 없으니 클로저들의 필요성이 점점 사라짐으로 하여 다시 벌처스는 금전적과 인력적으로 딸리는 추세에 몰렸다 그런 것이다.
 
 참나… 이렇게 불안한 톱니바퀴에 나는 도대체 무슨 정신으로 입사한 거지?
 
 타임머신이 개발되면 맨 먼저 입사하기 전의 나에게 달려가서 물어보고 싶다.
 
 그전에 일단 10대만치고 시작하겠다.
 
 “그래. 이해는 했어. 이해는 했는데 왜 하필 나지? 내가 왜 그 녀석들을 관리하는 것과 리더를 동시에 해야 하는 거야?”
 
 [양쪽다 할 수 있는 인재가 자네 말고는 없기 때문이지.]
 
 없기는 무슨… 내가 생각해도 몇 명은 보이는구만. 특히 가장 좋은 인재라고 한다면 역시 그 녀석이지.
 
 “김시환. 그 녀석이 있잖아.”
 
 […… 확실히 굉장히 좋은 인재기는 하지만 단 한 가지 결점이 굉장히 커서 문제지.]
 
 “결점?”
 
 [그 녀석이 유니온에 집착을 한다는 점이야.]
 
 …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 적어도 나도 모르는 뭔가 큰 결점이 있는 것 만은 확실한 것 같다.
 
 뭐… 솔직히 벌처스에 있는 녀석들 중에서 결점이 없는 녀석이 있는 것이 더 이상하겠지만.
 
 “그래서.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어? 솔직히 아무리 클로저들이 줄어든다고 해도 차원종이 늘어나는 것은 아닐텐데 말이야.”
 
 [그거에 대해서는 생각하는 바가 있어. 솔직히 그 때를 위해서 수집부대가 있어줬으면 하는 거지.]
 
 “… 훗. 또 그 망할 것의 비밀주의인가. 재수 하나 더럽게 없군. 그래, 말을 바꿔서 말하지. 그럼 나는 뭐하면 되는 거지?”
 
 [역시 자네를 뽑기를 잘했어. 말이 잘 통한다니까.]
 
 “서론은 됐고. 본론을 주라고.”
 
 [조직명은 ‘클란코 레카’ 스페인어를 얼버무려서 한국발음으로 대충 바꾼 이름이지. 뜻은 ‘하얀 쥐’]
 
 … 딱히 좋은 뜻은 아니군.
 
 [활동지역은 구로다.]
 
 “첫판부터 막나가는 군.”
 
 [어쩔 수 없는 것이 차원종이 가장 많이 발생하고, 유니온들도 포기한 곳이 구로하고 강남에 있는 훈련소인 시간의 광장밖에 없어서 어쩔 수 없어. 뭐… 그나마 구로는 유니온이 경계하는 곳 중에 가장 느슨한 곳이니 거기서 주로 활동하면 아무 지장이 없을 거라 생각해.]
 
 “다른 나라 있잖아.”
 
 [한국만큼 평화로운 곳은 없지.]
 
 그런가….
 
 “……… 아아. 이해했어. 이해하니 더 짜증나는군. 이딴 프로젝트 그냥 내던지고 싶어 질 정도로 말이야.”
 
 [그리고 팀원은 너를 합해서 총 세 명이다.]
 
 “적지 않아?”
 
 [우리들은 사업이지 위상능력자 육성이 아니라서 말이야. 내 생각에는 처리부대가 아니 위상능력자가 생각보다 많다고 생각하는데.]
 
 “그래도 처리부대에서 한 녀석 꼬셔줘. 이래서야 무슨 일을 하겠어.”
 
 [나타를 소개시켜줄까?]
 
 “미안해. 다시는 그런 말 하지 않을 테니까 제발 농담이라도 그런 말은 하지 말아달라고.”
 
 그 ** 녀석을 생각만해도 토가 나올 것 같다.
 
 차원전쟁에서 그런 녀석을 많이 보기는 했어도 역시 매일 보는 것은 절대로 사양이다.
 
 100억을 준다고 해도 거절하겠어.
 
 [모임 장소는 문자로 보내지. 스스로 찾아가라고.]
 
 “구로역 아닌가?”
 
 [그곳에 갔다가 유니온에게 걸리면 이쪽 나름 골치 아파. 그리고 특수 루트가 있는데 왜 그런 피곤한 곳에 가겠나.]
 
 “거기가 어딘데?”
 
 [그곳도 문자로 보내주지. 그럼 수고하라고.]
 
 끊었다.
 
 이제 더 이상 할 말도 질문도 안 받겠다는 뜻이다.
 
 ** 짜증밖에 안 나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나타가 우리 팀에 속하지 않은 정도인가.
 
 “뭐… 좋아. ** 일이든 황당한 일이던 다 해주겠어.”
 
 오늘 날씨… 최악이라 생각할 정도로 화창해서 불만을 뿜을 수가 없었다.
 

 -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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