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로저스]하이브리드 -혼성체- ] 3

칼질중독 2015-01-27 1

 '쾅! 콰광! 쾅 쾅쾅쾅!'

 특경대의 있는 차량 없는 차랑 전부 모아다가 거대한 1차 바리케이트를 만들고, 그곳으로 부터 사격 사정권 최대치 만큼 떨어진 거리에 2차 바리케이트를 설치. 무장한 특경대들은 2차 바리케이트를 방패삼고서 1차 바리케이트를 넘어오는 차원종을 집중사격했다.

 평범한 총탄으론 C급 이상의 차원종에게 아무런 피해를 입히지 못한다. 지원이 넉넉치 않아 위상관통탄을 충분히 준비할 수 없었던 이곳 강남의 특경대들은 그저 일반탄환을 난사하며 발빠른 차원종 '스케빈처'들이 2차 바리케이트 까지 다가오지 못하도록 발을 묶는 것이 고작이었다.

 아무리 피해를 입힐 수 없는 일반 총탄이라곤 해도, 특경대들이 모여 여럿이서 집중사격을 하면 얘긴 달라진다. 총탄이 위상보호막을 전혀 뚫지 못한다고는 하지만 차원종들도 반동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적어도 사방에서 연사당하면 위상보호막을 강화하는데 집중하게 되고, 또한 반동때문에 조금씩 뒤로 밀려날 수 밖에 없게된다.

 허나, 차원종은 마냥 정신없이 달려드는 짐승들이 아니다. 조직에 대한 개념을 알고 있는 것인지, 그렇게 명령받는 것인지, 처음부터 그런 본능인지는 모르겠지만, 차원종들은 때때로 조직을 이루어 체계적인 전략을 갖춘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상식이다. D급 이하로는 전혀 볼 수 없는 현상이긴 하지만 C급 이상의 차원종이라면 종종 볼 수 있는 모습으로, 마냥 앞으로만 무작정 달려드는 스케빈저라고는 해도 C급의 차원종이라는 사실을 잊어선 안된다.

 "경정님! 1차 바리케이트를 통과한 차원종 녀석들이…!"

 어느 특경대가 가리키는 방향에는 여럿이 한곳에 뭉쳐 쏟아지는 탄환을 뚫고 접근해오는 대략 열 몇체의 스케빈저들로 구성된 차원종 무리가 있었다. 여러 개체가 한곳에 모여 피격범위를 줄이고, 위상보호막과 전진의 역할을 나눈 것이다. 수십명이 쏘아대는 탄환들을 모조리튕겨내면서 한걸음씩 다가오는 그들은 마치 작은 공포였다.

 "모여봐야 쥐방울이지."

 때를 노렸다는듯, 송은이는 스케빈저들의 한가운데로 정확히 수류탄을 던졌다. 총탄과 마찬가지로, 수류탄을 던진다고 한들 차원종들에겐 효과적인 타격을 입히지 못한다. 물리적인 피해를 완전히 반사시키는 차원보호막의 앞에선 지금껏 인류가 개발해온 대부분의 전쟁무기가 장식품일 뿐이었다.

 "위상 관통탄보다 비싼 대 차원종 그레네이드!"

 마치 기술명을 외치듯, 송은이가 그렇게 외친 순간, 그녀가 던진 수류탄이 일반적인 수류탄과는 다른 푸른빛의 섬광이 번쩍였다. 모여있던 스케빈저들이 사방으로 흩어져 나가며 쓰러진다. 대부분 중상을 입은 듯 바닥을 뒹굴고 꿈틀거리며, 몇몇 차원종은 그대로 활동을 멈추었다.

 "자자, 모두들 쉬지 말고 계속 쏘라고~! 우린 클로저들이 올때까지 시간만 뻐기면 되는 거니까 말이야."

 2중 바리케이트는 송은이가 빠르게 지시를 내린 직후 가능한안 신속하게 설치한 것이었다. 그런데도 스케비처들이 나타난것은 예상했던 것 보다 훨씬 빨리이곳에 도착했고, 순식간에 강남은 전쟃터가 되어버렸다. 바리케이트 설치가 조금만 늦었더라면 이곳의 특경대 대부분이 이미 스케빈처들의 손톱에 찢겨나갔을 것이 분명하다.

 '발빠른 스케빈처들로 선봉대를 보낸것이겠지. …B급이상의 차원종과 함께 본대가 도착하기만 하면 순식간에 쓸려나가겠는걸?'

 그러한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송은이의 표정에 공포나 불안감은 찾아볼 수 없다. 평소와 별로 다를바 없는 상태를 유지한체로 부하들에게 지시를 내리며, 속으로는 카운트를 세기 시작했다.

 '이 작전에 후퇴란 불가능해. 차량의 대부분을 바리케이트로 써먹어 버렸으니까. …하지만 이 상태로라면 선봉대정도는 붙잡아둘 수 있어. 그러니까 슬슬 나타나시라고? 꼬마영웅님들아.'

 그때였을까, 1차와 2차 바리케이트 사이, 몇마리의 스케빈처들을 상대로 특경대들이 고군본투를 벌이고 있는 그 영역으로 5개의 단검이 하늘로 부터 날아와 지면에 꽃혔다. 적당히 서로 거리를 두고 스케빈처들이 모여있는 곳을 노려 딱딱 덜어진 5개의 단검은 이내 분홍빛의 섬광을 내뿜떠니,

 '퍼퍼버버펑!'

 거의 동시에 폭발하여 그 일대를 불바다로 만든다. 방금전 '대 차원종 그레네이드'이상의 위력을 가진 폭발이 동시에 5개나 폭발하면서, 1차 바리케이트를 넘어온 스케빈처들 대부분이 증발해버린다.

 폭발하는 단검에 이어, 마찬가지로 하늘에서 부터 날아와 한명씩 한명씩 방금전 까지 폭발의 불길이 있던곳에 착지한다.

 '검은양'

 팀이 결성된지 아직 몇일도 체 되지 않았으며, 구성원 대부분이 미성년자이긴 하지만, 그들이야 말로 현제 강남구역에 머물고 있는 유일한 클로저 요원들. 단 4명의 검은양 일원들이 방금 전 까지 스케빈저들과 사투를 벌이고 있던 이곳의 특공대보다 전력으로선 몇십배는 앞선다.

 근본적으로 그들은 평범한 인간들과 다르다. 차원종들과 마찬가지로 특수한 힘을 발휘하는 '위상력'을 사용하며, 차원종의 위상보호막을 뚫을 힘을 가지고 있고, 그와 동시 적의 공격을 무력화 시키는 위상보호막을 몸에 두르고 있다. 그것으로 끝나지 않고 다양한 위상능력을 사용하여 차원종과 맞설 수 있는 인류의 대 차원종 전력- 문을 '닫는다' 라는 의미로서 클로저[Closer]라고 불리고 있는 이능력자 들이다.

 검은양의 일원 대부분은 미성년자이지만, 이곳 강남에서 차원종에 제대로 맞설수 있는 이들은 현제 이 아이들 밖에 없는 것이다.

 그 자리에 모인 4명의 검은양 요원중 셋은 곧바로 1차 바리케이트를 가볍게 뛰어넘고서 차원종들이 들끓는 영역으로 뛰어들었다. 바리케이트가 시야를 가지고 있어, 특경대 요원들은 볼 수 없었지만,

 '───────!!!!!!!!!'

 소리만으로 알 수 있었다. 수많은 차원종들이 단 3명의 클로저의 손에 대량학살을 당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검은양 팀. 이슬비 외 3명.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늦지 않아서 다행이에요."

 검은양 팀의 일원중 한명이자 그들의 리더인 이슬비가 송은이에게 반듯한 자세로 경례하며 보고하지만, 송은이는 거기에 손을 대충 머리위로 올려 맞경례 해주며 말하였다.

 "안늦었어 안늦었어~. 30분 정돈 여유 있었다고. 이제 다음 일은 너희들에게 맡기면 되는걸까? 후아아암…."

 송은이는 이런 상황에서 태평하게 하품하며 긴장이 빠진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실제로, 현제 바리케이트 넘어를 가득 매우고 있던 스캐빈처 무리들은 순식간에 씨를 말리고 있었다.

 이제 이 자리에 특경대들이 나서서 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볼 수 있는 것이었다.

 "하우우움, …자고싶긴 하지만…, 이걸로 끝이 아니야. 레이더 보고해."

 송은이의 지시에, 그녀의 뒤에서 위상레이더를 관측하고 있던 특경대 요원이 상황을 보고했다.

 "전방 2키로미터 앞에서 또다른 차원종 무리가 접근중. 방금전하곤 비교도 안될 만큼 강력합니다. …특히 중앙에 있는 차원종 개체는 B등급 이상의 위험 차원종… 앞서 말씀드린 그 차원종 개체인듯 합니다."

 "들었지? 진짜는 저 앞에서 기다리고 있어. …무지막지하게 위험한 녀석들도 있는거 같으니까. 절대로 조심해야해? 알았지?"

 "명심하겠습니다. 그럼 저도 현장으로…"

 슬비가 동료들이 있는 곳으로 향하려고 하는 순간, 레이더를 관측하고 있던 그 특공대가 슬비의 귀에 까지 들리도록 크게 말한다.

 "아무리 봐도, 그 차원종은 무언가 이상합니다!"

 그 말에 슬비는 멈춰서고, 송은이는 그 요원에게 상세한 것을 물었다.

 "이상하다니, 구체적으로 뭐가 이상하다는거야?"

 "처음에는 관측한 대상의 거리가 멀어 감지가 잘 되지 않는것 뿐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B급 이상의 차원종이 내뿜는 위상력이 일정하지 않고 파문처럼 빠르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만 보면 B급 이상으로 강력한 위상력이지만, 최하 수치를 보일땐 C급보다도 낮은 위상력으로, 최대 수치를 보일땐 A급의 기춘을 훨씬 상회합니다."

 "뭐, 뭐라고?!"

 "말도안돼….'

 특경대 용원의 보고에 송은이도 슬비도 놀라 기겁을 하지만, 보고는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그런 불안정한 위상력의 성질 때문인지…, 주변 일대의 위상변곡률이 위상억제기를 무시하고 급격히 상승하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새로운 차원종들이 계속해서 늘어날 것입니다."

 요원의 말을 듣고, 슬비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다시 특경대로 부터 등을 돌리며 이렇게 말한다.

 "결론은, 빨리 차원종을 녀석을 처치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로군요. …속전속결로 끝내고 오겠습니다."

 말을 끝낸 이슬비는 그대로 사이킥 점프를 시전했다. 위상력을 이용한 추진력으로 가볍게 뛰어올라선, 그대로 1차 바리케이트를 넘어가 버렸다.

 "…어차피 우리가 여기 남아있어봐야 할 수 있는 일은 없어. 이번 작전때문에 차량을 사용할 수 없게 됐다. 무거운 장비의 운송은 포기하고 후퇴하자. 일단 여길 뜨자고~."

 그리고, 특경대 요원들은 차원종의 무리를 무사히 막아냈다는 것에 안도할 틈도 없이, 육로를 걸어 후퇴해**다는 절망적인 상황에 좌절한다.

 

 

 

 "위상력 방출이 불안정한 차원종이라, 그런건 처음듣는걸?"

 과거 1차 차원전쟁에 참여했다고 하는 J.J.씨도 모른다고 한다. 안그래도 B급 이상의 차원종은 위상능력자들로 이루어진 검은양이라고 해도 상대하는 것이 만만치 않은 상대이다. 게다가 A급 차원종을 상회하는 위험성을 가진 존재인 만큼, 찬라의 실수가 이중 누군가를, 또는 전원을 죽음으로 몰고가게 될 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상대를 두려워 하는 것은 아니지만, 보다 확실하고 안전하게 처리하는것이 좋다. 그렇게 생각하여 슬비는 J.J.씨에게 물은 것이지만, 쓸모있는 대답은 들을 수 없었다.

 한편 이런 상황에서도 손에서 게임기를 놓지 않고, 이동하면서도 게임기에 집중하고 있는 이세하는 이렇게 말했다.

 "복잡하게 생각할거 뭐 있어? 언젠 상대를 알아보고 싸웠나. 평소대로 해. 평소대로."

 '푸칵'

 "야! 이슬비! 너 너너 지금 뭘 한거야?!"

 슬비가 염동력으로 조종하는 단검이 아레에서 부터 게임기를 뚫고 지나가 세하의 머리카락을 긁고 지나간다.

 "이세하. 참는데도 한계가 있어. …이번에 상대해야 할 적은 이례적으로 찾아볼 수 없는 특이 케이스야. 평소대로 했다간 죽을지도 몰라."

 "그렇다고 게임기를 죽일 필요는 없었잖아! 게다가… 끄아악! 안에 있던 칩까지 두동강 났어! 이거 비싼거라고!!"

 "알까보냐. 그렇게 소중한거였음 사무실에 두고오지 그랬어? 지금껏 전투중에 부숴지지 않은게 더 신기하다."

 "그야 당연하지! 내 목숨보다 소중한 게임기- 내 몸과 위상력을 방패로 철저하게 지키고 있었으니까!"

 "한심해…."

 슬비는 자신의 기행을 아무렇지도 않게, 오히려 자랑스럽게 말하는 이세하의 언동에 현기증을 느낀다.

 "세하가 잘못했네. 그게 그렇게 비싼거면 잘 지켰어야지. 그런데 그 게임기가 대체 얼마라고 그렇게 기가 죽는거야?"

 세하의 옆에서 걷고 잇던 유리가 묻자, 그는 중얼거리듯이 대답했다.

 "─────원……."

 "엣?"

 그리고 서유리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거금의 액수에 혀를 내둘었다.

 "자 잠깐, 세하야. 내가 잘못들은거 같은데, 혹시 ─────원 이라고 했어? 그 작은 장난감 같은게?"

 "맞아. 그리고 함께 깨진 이 보다 작은 칩이란 녀석이 ────원이고."

 "슬비가 심했어!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렇게 비싼 게임기를 부숴버리다니…!"

 물건의 가치를 깨닫고 돌아선 유리의 일침에, 슬비의 두통은 거세지기만 할 뿐이었다.

 "내가 못살아……."

 "자자, 싸움은 나중에 하자고. 차원종의 기운이 느껴진다…. 코앞에 있어."

 J.J.씨는 만담을 나누고 있는 고등학생들보다 몇걸음 앞서 걸어갔다. J.J.씨의 말대로, 차원종의 무리들은 어느센가 검은양 일원들하고 고작 몇백미터 떨어진곳에서 대치하고 있었다. 전방에는 다수의 스케빈처와 트룹들로, 그리고 후방엔 스케비처 폭탄병들과 보이드들로 대열을 맞추고 있었으며, 무리의 가운데에 보이는 덩치큰 차원종은… 멀고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지만 4속보행을 하는 야수의 형태를 하고 있었다.

 J.J.씨는 그대로 앞장을 서더니, 전투의 시작을 알리듯 자기보다 어린 검은양 일원들에게 충고를 한마디 안겨다 준다.

 "예들아, 무리하지 마라~ 건강이 제일이다."

 그와 동시, 제이는 위상호흡으로 주변의 위상력을 끌어모아 정신과 육체를 고양시키더니, 그대로 무리의 한가운데로 돌진한다.

 최전방 중앙에 서 있던 덩치큰 트룹의 복부에 강력한 펀치를 날리며, J.J.씨는 외친다.

 "'누가 J.J.씨 야! 제저씨의 강화판이냐?!' 크레쉬!"

 기술명 또한 화려했다.
2024-10-24 22:22:19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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