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우절 이벤트 기념 소설 헌정
합피합피데이 2016-04-04 0
그것은 정말 사소한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러고보니 오늘은 만우절이군요?"
"만우절...말인가요?"
제일 먼저 말을 꺼낸것은 하피였다. 일전에 만우절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 레비아가 그 말에 반응했지만 다른 대원들의 반응은 시큰둥하기 짝이 없었다. 구석에서 무언가를 조각하던 나타가 콧웃음을 치며 대꾸했다.
"흥, 다들 한가한가 보군...실없는 농담이나 주고받으면서 실실거리기나 하고 말이야."
"후훗, 재미있을 거 같지 않은가요?"
"그런게 뭐가 재미있다는거야, 유치한 녀석들...난 갈테니."
하피의 말에 나타는 성가시다는 표정으로 조각하던 것을 바지 주머니에 욱여넣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모습에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던 하피가 박수를 치며 무언가를 떠올려낸다.
"아, 가장 그럴듯한 거짓말을 하는 사람에게 상을 주는거 어때요?"
"상...?"
"그래요, 가령...오세린 요원의 삶은 계란이라던가?"
"흥...이런거에 계란 씩이나 걸다니, 어지간히 한가한가 보군. 할거면 빨리하라고, 이딴거 빨리 끝내고 계란은 내가 차지해주지."
그말에 나타는 빠르게 자리에 착석했다. 계획대로...라는 웃음을 내면에 구겨넣은 하피가 능글거리는 웃음을 지었고 나타는 무신경한척...그러면서도 은근슬쩍 계란에 대한 강한 욕망을 내비추었다.
"오세린님의 계란이라면...저도 지지 않겠어요!"
"하아? 지금 나랑 맞서보겠다는거냐, 차원종 계집애?"
"ㅇ...으으 죄송해요..!"
"흥, 상관 없어. 너 같은거 한방에 눌러버리면 그만이니까!"
귀엽네, 이 아이들...하피는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였고 나타는 그녀를 노려보듯 시선을 돌렸다.
"그래서, 누가 먼저할거지? 네 녀석이냐 좀도둑 여자?"
"글쌔요? 제가 할까요?"
"ㅈ...제가..."
"그래, 양보하지. 어디한번 해보시지 차원종."
얼떨결에 손을 든 레비아는 졸지에 자신이 맨처음 타자로 나선것을 조금 늦게 자각하였다. 이럴려고 한게 아닌데 어쩌지? 라는듯 당황이 역력한 표정으로 주변 눈치를 살피는 것에 나타는 짜증이 난듯 날이선 목소리로 쏘아붙였다.
"뭐하는거야? 꼼지락 대지 말고 빨리 하던가 아니면 때려쳐!"
"ㅇ...아 그...그게.."
"손은 왜 든거야, 바보같은 차원종!"
나타의 재촉에 레비아의 뇌내는 하얗게 변해갔다. 그리고 결국 과부화가 걸린 레비아는...
"닥치세요."
"ㅁ...뭐?"
"저보다 열등한 존재 주제에 저한테 명령하지마요, 제 힘으로 멸해버리기 전에."
레비아의 발언에 하피는 그만 푸흡 하고 몰래 마시려던 술을 뿜을 뻔했다. 아니 사실 조금 세어나왔다, 그리고 나타는...눈썹을 꿈틀꿈틀 거리며 레비아를 쳐다보았다.
"ㅈ...죽고 싶ㄴ..."
"시끄러워요 나약하고 열등한 하등종, 이 이상 저에게 말을 걸지마세요."
"이게 진짜 쳐돌았나!! 아니, 이거 놔! 안 놔?!!!"
"ㅈ, 진정해요!"
생각치도 못한 도발에 나타는 발끈하며 레비아에게 달려들려 했지만 결국 필사적으로 뜯어말리는 하피에 의해 조기에 진압되고 말았다. 그리고 얼마지나지 않아 제정신이 돌아온 레비아는 헉! 하며 나타를 쳐다보았고 나타는 그와 동시에 하피의 제압을 풀고 빠져나와 레비아 바로 앞까지 뛰어왔다.
"ㅇ...으으?"
"다 기어올랐냐, 이 망할 차원종 계집애!!!!"
"ㅈ...죄송해요!! ㄱ..그럴려고 한게 아니라..."
"아니긴..!"
"ㅈ...저를 때려서 화가 풀리신다면 절 때리셔도 좋아요..!!"
나타는 부들부들 거리는 주먹을 치켜올렸다, 하지만 자기를 때려도 좋다면서 눈을 질끈 감고 공포에 질린 아기사슴 마냥 바들바들 거리는 레비아의 모습에, 그리고 여기서 더 나갔다간 자기 꼴이 우스워질것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따악!!
"아!"
"한번만 더 기어올라봐, 그땐 정말로 썰어버릴테니까!"
"ㄴ...네, 다신 기어오르지 않을게요!"
이마에 강하게 딱밤을 날리는 것으로 대신하였다. 빨갛게 달아오른 이마를 문질거리며 자리로 돌아온 레비아....그리고 엉겁결에 뿔을 스쳐때리면서 조금 아픈건지 분하고 짜증난다는 표정으로 나타가 앞으로 나섰다.
"정말, 별것도 아닌 시덥잖은 거짓말에 애먹긴...잘들 보라고!"
"ㄴ...네, 잘 볼게요!"
"후훗, 그래요 얼마나 잘하는지 볼까요?"
자신있게 웃음을 머금던 나타는 이내 싹 표정을 굳히며 좌중을 쳐다보았다. 솔직히 정말 기대된다고 두 사람..아니 한 사람과 한 차원종은 생각하였다. 레비아는 두근두근 거린다는 표정으로 쳐다보았고 하피 역시 조금 기대하며 집중하였다. 그리고 나타는 정말로 진지하게 입을 열었다.
"사실...사실, 내 과거의 처리부대 녀석들은 좋은 녀석들이였어...하지만 녀석들 전부 서로 싸우면서 죽어갔지, 이 싸움은 도대체 언제쯤이나 끝나는걸까...더 이상 싸우고 싶지 않은데..."
...... 하피와 레비아는 침묵했다.
"훗, 거짓말이라고. 어때?"
나타의 말에 하피는 잠시 멍때리는듯 하다가 뒤돌아서서 자신의 양 팔을 마구 문질렀다. 그에 비해 레비아는 글썽거리며 나타를 쳐다보았다. 둘의 상반된 반응에 나타는 당황해했다.
"ㅆ...썰렁하네요, 양 팔에 닭살이..."
"ㅁ...뭐가 어쩌고 어째?!"
"나타님!!"
"ㅁ, 뭐야!! 달라붙지 말라고, 차원종 녀석!"
정말로 한 소름 돋았다는 듯 말하는 하피의 말에 나타가 발끈하던 찰나 레비아가 나타의 양손을 덥썩 잡았다. 나타는 얼굴을 붉히며 레비아를 노려보았다.
"나타님, 나타님이 원하지 않는 싸움을 계속하지 않게...저 노력할게요!!"
"거짓말이랬잖아!! 거짓말, 떨어져!!!...ㅈ..**, 뭔 힘이...!"
진짜 귀찮은 녀석...나타는 겨우 레비아를 떨어뜨려 놓은채 하피를 쳐다보았다.
"이제 네 녀석만 남았는데, 좀도둑 여자?"
"후훗..그렇군요."
"ㅎ...하피님, 기대할게요!"
하피는 나타와 레비아의 말에 그저 사람 좋은 웃음만 지었다. 그리고 문득 입을 열었다.
"저 사실...30대에요, 그리고 아이도 하나 있죠."
"....."
"....."
나타와 레비아는 하피의 발언에 벙찐듯 넋이 나간채 침묵했고 하피의 입가에서는 점점 웃음기가 지워져 갔다.
"거짓말인데요."
"ㅇ...아아, ㄷ..당연하지 누가 믿었을거 같냐!?"
"ㅈ...저도 믿지 않았어요, 하피님!"
이전에 홍시영에게서 황금로션도 거부할 정도로 젊음에 한 자신했는데...하피는 왠지 모를 강렬한 씁쓸함에 웃음을 유지하지 못하고 입가를 파들파들 떨었다. 어찌됬건 이제 모두의 차례가 끝났는데...
"ㄱ...그래서, 누가 이긴거지?"
"그러게요, 음...여기선 역시 제가.."
"어딜 슬쩍하려고해?! 손모가지 날라간다!!!"
"ㄱ, 그럼 제가..."
"빠져있어 차원종!!!"
"죄...죄송합니다!"
누가 이긴건지 애매하기 짝이 없어 소란이 일어났다. 그 때 그 세명에게로 뻐꾸기가 날아들었다.
"흐음, 무슨 소란이지?"
"아, 트레이너씨."
자초지종을 전해들은 트레이너는 잠시 침묵했다. 최근 많이 한가하긴 했지만 이런걸로 소란이라니...
"흠, 너희들...많이 바뀌긴 했군."
"하아? 무슨 헛소리야 꼰대 바뀐건 하나도 없다고."
"흐음...그런가, 여하튼 계란 하나로 싸우다니. 보기 좋지 않군..."
트레이너는 문득 훗, 하고 웃음을 지었다. 많이들 달라졌어...라고 생각한 그는 자신도 모르게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너희들 모두 늑대이자 나에게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대원들이다, 그런것으로 다투지 말도록."
그 말을 들은 나타,레비아,하피...세 사람은 멍하니 뻐꾸기를 쳐다보았고 트레이너는 그제서 헛, 하고 자신의 말을 자각하였다. 그러더니 큼큼, 목을 가다듬었다. 그리고 잊으라고 말하기도 전에 세명이 치고들어왔다.
"뭐야, 소름 돋았잖아, 망할 꼰대!! 계란이 먹고 싶으면 말을하라고, **!"
"네, 트레이너님! 절대로 다투지 않을게요!"
"어머...의외로 상냥한 사람이였군요 트레이너씨는? 다시 봤어요."
"아니, 그게 아니라..."
뭐라고 해명하려던 트레이너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 그리고 이내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뭐...
'이걸로 됬으니 상관없나.'
그렇게 트레이너를 비롯한 네 사람은 맛있게 계란을 먹었다고 한다...
----
훈훈한 늑대개팀을 보고 싶었다.
이 소설의 시작점
ㅈ...죄송합니다, 레비아님 전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