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펀제이 37화
검은코트의사내 2016-04-01 1
아오, 겨우 따돌렸다. 뭔 여자들이 아침부터 내집에 쳐들어와? 이게 다 Union때문이야. 조용히 살고 있는 나를 왜 건드려야지고 곤란하게 만들어? 특히 김유정이라는 여자를 만날때부터 뭔가 잘못된 거 같았다. 앞으로 인생은 피곤해질 거다. 누가보면 꽃밭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개뿔, 귀찮아 죽겠는데...
"에휴."
공원에 돌아다니다가 의자에 앉았다. 이러다가 여자들이 계속 모이는 거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이럴줄 알았으면 하피라는 여자 풀어주지 말걸 그랬나? 아, 귀찮다. 귀찮으니까 그만 내버려뒀으면 좋겠다. 하피는 이제 늑대개 팀 소속이 아니란다. 거기에 있을 이유가 이제 없으니까. 그래야지고 자기마음을 빼앗가 갔다니 어쨌거니 이상한 소리나 하고 무서워 죽을 거 같다. 검은양 팀을 만나라고? 사양이다. 애보기는 귀찮으니까. 응? 방금 내앞을 걸어가는 녀석은 검은양팀? 그러고보니 전에 본 적이 있는 소년이었다.
"어, 아저씨!"
모른 척 지나가줬으면 했는데 날 알아보았다. 하긴 공원에서 한번 봤으니까.
"왜 그러지?"
"아저씨 Union사람 아니에요?"
"아니야. 그런데 여기 왜 나와있어? 그런데 이름이 뭐라고 했지?'
"이세하에요."
이세하? 어디서 들어본 이름인데... 아 맞다. 누님의 아들이었지. 예전에 팀의 리더로 활약한 누님의 아들이었다. 나야 뭐 상관이 없지만 말이다. 그녀의 아들이든 말든 그냥 평범하게 대해줄 뿐이었다.
"아저씨, 아저씨가 유정누나가 말한 사람 맞죠?"
"응?"
"저희 관리요원 누나가 아저씨 얘기 많이 했어요. 사실은 강남에서 말렉을 쓰러뜨린 게 아저씨라면서요? 그렇게 생각하니 저희는 지금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은 거 같이 느껴졌어요."
"왜 그렇게 생각하지?"
"저 사실, 이번에 승급심사를 봐요. 정식요원으로 말이죠. 지금까지 활약한 것을 생각해서 제일먼저 **만... 제가 활약한 건 별로 없는 거 같아서요."
"왜없다고 생각하지?"
"구로역에서도 아저씨가 활약한 거 맞죠? 그리고 신강고 근처에 있는 대공원에서도 말이에요. 전 알고 있어요.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해서 유정누나에게 확실히 들었어요. 물론 슬비와 유리도 알고 있지만요."
지금까지 김유정 요원이 숨기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그게 뭐 어쨌다고? 숨기든 알리든 나는 뭐 상관도 없었다. 단지 나만 조용히 내버려줬으면 하는데 말이다. 설마 나더러 제자로 삼아달라는 말을 하러 온 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아저씨는 어떻게 그렇게 강해지셨어요? 그렇게 생각하니 제가 승급심사를 받아도 되는지 모르겠네요. 상부에서는 아저씨 활약은 모르고 있거든요."
"모르는 게 좋아. 내가 부탁한 거니까."
나는 그녀에게 미리 전한 게 있었다. 자기 활약을 상부에게 보고하지 말아달라고 말이다. 왜냐? 난 Union과 이이상 얽히기 싫었으니까. 내 활약이 보고되면 나에 대한 집중이 될 것이고 내가 과거에 인체실험당해서 사망한 자라는 사실도 알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되면 그제서야 나는 Union과 피튀기는 전쟁을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이 들었다.
"승급심사라... 넌 정식요원이 되면 뭘할거지?'
"글쎄요.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전 사실, 클로저가 되고 싶어서 된 거 아니거든요."
뭐? 클로저가 되고 싶은 게 아니라고? 하긴 뭐, Union에서 위상력능력자라는 이유만으로 뽑아갔다면 말이 맞아 떨어진다. 그들은 여전히 타락한 존재였으니까 말이다. 하긴 나도 차원전쟁에 참여하고 싶어서 참여했는가? 그것도 아니다. 위상력능력자라는 이유만으로 그들은 나를 클로저로 삼아버렸다. 이 아이도 그들의 희생자였던 셈이다.
"살아가면서 자기가 원하지 않더라도 해야되는 것이라는 게 있어. 만약 네가 하지 않으면 누가 대신해줄 거 같나?"
"누가 대신해주다니요?"
"지금 Union은 어떻지? 너희에게 지원을 보내주거나 너희의 요구를 받아준 적이 있었나?"
"그런 일은 없었어요. 강남에서도 구로역에서도 상층부에서는 지원을 보내주지 않았죠."
"그럼 누가 해야겠어? 너희밖에 없잖아. 비록 원하지 않는 선택일 지라도 그것을 함으로써 무엇을 얻게될까? 혹시 생각해 본 적이 있나?"
"아무것도 얻는 게 없겠죠. 돌아오는 건 몸에 베인 상처일 뿐이죠."
그렇게 말할 줄 알았다. 싸우기만해서 좋을 게 뭐가 있겠나? 차원종의 피냄새나 자신의 상처에서 나는 피냄새만 진동할 뿐이었다. 물론 사람들을 지킨다는 것이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녀석에게 그러한 영웅심이 있을까? 전혀없을 것이다. 있다면 나에게 승급심사관련문제로 고민하지 않겠지.
"소년, 지금까지 해왔던 일이 다 의미없는 일이라고 생각해? 만약 너희가 나서지 않았으면 지금쯤 강남은 어떻게 되었을까? 지원이 없는 가운데서 말이야."
"그건..."
"나야 뭐 Union은 아니지만 이거 하나만은 알고 있어. 때로운 원하지도 않는 행동으로 다른사람이 편안해질 수 있다는 걸 말이야. 예를 들면 국방의 의무인 군대에 남자가 가는 거지. 그들이 가니까 국민들도 편안하게 생활하는 거지. 안그래? 그렇듯이 너희가 클로저일을 하고 있으니까 시민들이 저렇게 즐겁게 놀잖아. 자랑스럽게 생각하라고. 너는 전설적인 알파퀸의 아들이잖아."
"우리 엄마를 아세요?"
"알파퀸의 아들이라고 해서 꼭 승급심사를 보라는 건 아니야. 자신이 이자리에 와서 지금까지 어떤마음으로 싸움에 임했는지 떠올려보라는 거야. 만약 아무의미없는 싸움이라고 생각하면 클로저를 그만둬라.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이것뿐이야. 그럼 잘 생각해보라고. 소년."
나는 그의 어깨에 손을 잠깐 대고나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승급심사라... 옛날에 봤던 것이다. 꼭 그녀의 아들이라고 해서 무조건 하라는 법은 없다. 어디까지나 하는 건 자신의 의지, 난 그렇게 생각하면서 발걸음을 옮겼다. 세하녀석은 멍하니 서있으면서 의자에 앉아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있었다.
"나의 충실한 부하들이여. 드디어 때가왔다. 짐의 세계를 건설할 날이 말이다."
아스타로트는 부하들을 불러모아 연설을 하고 있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인간세상에 침공할 준비를 하는 셈이었다. 데미플레인 영지를 인간세계로 보내는 계획, 위상제어기로 인해 되지 않지만 협력자의 신호에 따라 침공할 계획이었다. 헤카톤케일의 웨폰을 이용하여 차원문을 열어서 들어가려는 속셈이었다.
"자, 부하들아. 신호가 왔다. 가서 하등한 인간들을 모조리 도륙해버려라!!"
아스타로트가 검을 들어올리면서 외치자 부하들이 환호했다.
새파란 하늘이 갑자기 검게 변하더니 한쪽 공간이 희미해지면서 차원문이 열리고 있었다. 지상에서 발사되는 하얀색 빛 에너지로 말이다. 차원문이 열리면서 헤츨링들이 대량으로 강남으로 떨어지면서 크리자리드들이 포효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면서 달아나기가 바빴고, 출동한 특경대들이 그들을 상대하지만 역부족일 정도였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