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움받을 자
아품이여 2016-03-27 0
"휘유, 다행이다."
하피라는 벌처스의 녀석이 내가 미리 준비해 둔 금색 수첩을 보고갔다.
상대가 절도 쪽 전과가 있다는 것을 알고 한 일이다.
일부러 내용물을 진짜와 비슷하게 만든 후, 비스듬히 보이는 모습으로 놓고는.
중요하게 만든 띠지에 [위상력 상실]이란 내용을 적어놨다.
그리고 상대는 정말 그걸 목격했다.
잠시 쉬러간다면서 요원들 휴게실에 혼자 앉아있다.
"아주 천천히 일을 벌어야 해. 늑대개 팀은 안 그래도 의심이 많은 녀석들이야."
정말 누구라도 내가 위상력 상실이 온 것처럼.
되려 요즘에는 멀리 있던 서점도 안 가고 있다. 걸을 때 위상력을 쓰면 내가 아낀다는 느낌이 줄어들 테니까.
'일단 그 녀석들이 여기 있는 동안은. 약점이 잡힌 듯 하자. 그리고 어떤 일이 있어도 나서면 안 된다.'
솔직하게 생각하자면 애송이들이 벌쳐스에 벗어나게 훈련을 시킬 수도 있다.
차원종이야 다 쓸어버리고는 훈련만...
'하지만 이걸 오세린에게 들키면 그 녀석. 나와 같이 하려고 할 거야.'
기껏 애 써서 여기 오기 전에 사이를 벌려 놓았다.
그러던 중, 오세린과 비슷한 녀석이 생각났다.
경력을 위해서 포장마차를 들어온 녀석. 작전이 완료되면 경력이고 뭐고 다 죽는다.
일반인이 그 녀석이 죽지 않을 확률은 K, 그 작자가 복귀할 확률 만큼.
또 한, 그 녀석을 보호하다 보면 작전이 실패.
"하, 그럼 늑대개. 그 녀석들을 이용해 볼까?"
-
만두를 먹을 때 알아챘다.
이건 그냥 냉동만두. 유통기한은 안 지났다.
'그러고 보면 늑대개의 그 녀석이 간 곳에 있을 식품은 대부분 유통기한이 지낫겠군, 캔이 아닌 이상.'
그럼 자신에게 음식을 먹이는 이유는 어림짐작했다.
'큭. 일부러 속아주는 것도, 나쁜 놈 연기하는 것도 힘들다고. 하지만. 하지만이다.'
그리고 취식을 끝내자 오는 녀석.
그 녀석 앞에서 연기를 해 주고 나서는.
화장실에 가는 척 하면서 몰래 작은 웃음을 지었다.
'그러고 보면 예전에. 작전이 잘 못 돌아가서 식량이 몇 없을 때. 아파하는 노인 대신 그 노인의 유통기한 지난 음식과 내 식량을.
교환한 적이 있었지. 그러니, 그 한 달의 과거를 위해서라도. 데이비드의 것을 파괴한다.'
상대는.
누구도.
모를 것이다. 미움받으려 노력하는 자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