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나타하나/나타위주) 무제

버드미사일 2016-03-25 0

 날씨 한번 더럽게 좋네


 짜증날 정도로 더운 여름의 점심. 나는 어느 한 공원에 찾아가 나무 그늘에서 쉬기 위해서 나뭇가지 위에 올라가서 휴식을 취한다. 굳이 이런 곳에 오지 않고 램스키퍼라는 좋은 곳에서 쉴 수 있겠지만 아쉽게도 램스키퍼의 냉방장비가 손상. 그로 인해서 램스키퍼는 밖보다 안이 더 더운 곳이 되어 버려서 버틸 수 없었기에 나와버렸다. 시원한 곳에 있다가 갑자기 이런 곳에 오니 짜증만 날 뿐이다.


 “, 다 먹었네


 그냥 앉아 있는 것도 심심해서 석봉이라는 얼빠진 녀석에게서 과자를 하나 얻어와서 먹고 있었는데 어느 센가 다 먹고 빈 봉지만이 손에 들려있다. 다 좋은데 양이 부족하다.


 “….귀찮지만 또 얻으러 가볼까


 그 녀석과는 별로 친하지도, 이야기도 하지도 않았다. 물론 예전에는 이야기를 하면서 그 녀석을 알게 되었지만 그건 과거의 일. 지금이랑은 상관없다.


 “, 나타야! 어디 있었어!”


 “아 거참 시끄럽네


 석봉이에게 과자를 얻으러 가는 도중에 멀리선가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가뜩이나 더운 날씨 때문에 짜증나 죽겠는데 나를 부르는 그 높은 목소리가 내 정신을 갈아먹는 것 같다. 나는 누가 나를 부르나 해서 봤더니 연 보라색 머리 색을 가진, 요즘 나를 귀찮게 하는 사람 중 하나인 이름이 뭐였더라? 유하나였던가? 어쨌든 그 녀석이 나를 부른다. 옷은 더운 날씨 때문인지 일상복을 입고 있다. 구속구는 착용한 그대로지만.


 “나타야, 여기 있었네!”


 “용건 없으면 가라. 나 짜증나게 하지 말고


 “짜증나는 일이라도 있어?”


 이 녀석은 나를 짜증나게 하는데 무슨 도가 튼 것일까? 그냥 가면 되는 것을 꼭 그것을 물어봐야 하는 거냐고. 소리치면서 화를 내려고 했지만 압도적인 열기 때문에 기운이 빠진다. 하는 한 숨을 쉬면서 얕게 손짓하면서 조용히 가라고 한다.


 “어디가는데?”


 ……이 녀석은 끝까지 나를 쫓아올 모양이다. 내가 행선지를 말하지 않아도 쫓아올 것이고, 말해도 쫓아올 것 같다. 이것은 그냥 내 예감이지만.


 “과자 먹으러 간다


 “과자? 나타, 너 돈은 있니?”


 “없어. 그냥 얻으러 가는 거지


 “뭐야 그게. 하는 수 없지! 이 내가 직접 사줄게! 먹고 싶은 거 있으면 골라봐!”


 이 녀석은 마치 자신이 위대한 사람이라도 된 것 같이 당당한 태도를 보인다. 나는 그 모습을 보고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왔다. 비웃음이나 그런 보는 사람이 기분 나빠할 웃음이 아닌 허탈한 웃음이었다.


 “! 나타야. 방금 웃었지?”


 “아니


 “에이, 거짓말. 웃었으면서


 “아니라니까 귀찮게 굴지마


 “미안


 계속되는 대화에 질려서 조용히 위협하듯이 말을 하자 유하나는 꼬리를 내리고 나에게 사과한다. 진작에 그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시끄럽지도 짜증나지도 않고 조용히 과자나 얻어먹을 수 있었을 텐데. 나는 유하나를 내버려 둔 채 그대로 과자를 얻기 위해서 길을 떠난다. 유하나는 풀이 죽은 것에도 불과하고 나를 따라오고 있다. 이런, 또 우울한 녀석이 한 명이 늘었군. 시끄럽지 않아서 좋지만 저렇게 우울한 표정을 짖고 있으면 그건 그것대로 보기가 좋지 않다.


 “하아…..조용히만 따라오면 아무 말도 안 할 테니까 그만 얼굴 좀 풀어라. 뭔 다 죽어가는 사람표정을 짖냐


 “그래? 그럼 조용히 할게


 의외로 말을 잘 들어줘서 고맙기는 하지만 왜인지 웃는 얼굴을 하고 있다.


 “왜 웃어, 기분나쁘게


 “? 내가 웃어도 기분이 나쁘니?”


 “


 “………”


 내가 직답해서 말하자 이 여자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무슨 엉뚱한 이야기라도 한 것인가? , 그래도 저 여자의 표정은 볼만 했지만.


 “어쨌든 나는 간다. 따라오던지 말던지


 “, 같이가!”


 나는 유유자적하게 길을 따라서 간다. 가끔 담장을 뛰어넘거나 건물 옥상을 뛰어서 가보거나 하는 등 과자를 얻으러 가는 도중 산책을 하는 느낌으로 길을 나섰다. 자유롭게 길을 개척해서 가는 것은 요즘 내가 하고 있는 일과 중 하나다. 자유롭게 길을 나서는 것은 기분 좋은 것 같다. 마치 내가 정말 자유롭게 된 것 같으니까 말이야. 저 짐덩이만 없었더라면.


 “..같이가아아


 내 뒤에서 나를 계속 쫓아오고 있는 녀석이 숨을 헐떡이며 나를 쫓아오고 있다. 내가 일부러 험한 길을 간 이유는 저 녀석이 쫓아오지 않기를 바라는 면에서 그런 것인데도 끈기가 있는 것인지 의외로 잘 따라오고 있었다.


 “너도 참 대단하네. 그걸 쫓아오냐


 “헤헤, 내가 좀 하지


 유하나는 다시 자랑스럽다는 듯한 얼굴을 비춘다. 역시 이 녀석은 어딘가 짜증난다. 한편으로는 재미있기도 하지만.


 “여어


 “, 나타야


 “? 나타?”


 어떻게 유하나와 나는 석봉이가 있는 편의점에 도착한다. 편의점에서는 석봉이가 바닥을 닦고 있었고 그것을 이세하라는 녀석이 의자에 앉아서 이야기 하고 있었다. 둘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던 모양이다.


 “무슨 일이야?”


 “과자 남는 거 있나 해서 와봤다


 “, 조금만 기다려봐


 석봉이는 마치 준비를 하고 있었다는 듯이 편의점 창고에 들어간다. 잠시 부스럭거리던 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석봉이가 과자 한 봉지를 꺼내서 왔다.


 “여기. 오늘은 네가 좋아하는 게 없어서 좋아할 만한 거 찾아왔어


 나는 석봉이에게서 과자 봉지를 받는다. 그러고는 그것을 아무런 말도 없이 뻔하니 쳐다보았다. 다른 행동을 하는 것도 없이 그냥 쳐다보았다. 왠지 나같이 않은 행동이었다.


 “이거 싫어해?”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난 간다


 “나타야, 다른 건 안 먹어? 내가 사준다니까?”


 “필요 없으니까 그냥 간다


 나는 과자 봉지를 다시 한 손에 힘없이 집고 문을 열고 나선다.


 “어이, 나타


 내가 문을 열고 나가려고 하자 뒤에서 귀찮다라는 기운이 깊숙이 박혀있는 목소리로 나를 부른 이가 있었다. 이세하였다. 이세하는 손을 흔들면서 자신을 보라고 한다. 나는 그의 목소리에 맞게 똑같이 귀찮다라는 모션과 함께 목소리로 응답했다.


 “뭔데


 “오늘 저녁 먹고 싶은 거 있나 해서 말이야. 오늘은 내가 식사 당번이거든


 이세하는 나를 잡고 한다는 말이 저녁을 무엇으로 먹냐는 간단한 용무였다. 그런 것은 지금이 아니어도 상관없지 않았나 싶다. 그것보다 왜 나한테 묻는건데.


 “…..없어


 더 말하는 게 귀찮아져서 없다고 대충 이야기하고 다시 문을 열면서 나가려고 하자 이세하 이 녀석은 유하나랑 같이 나를 괴롭히려고 하는 것인지 짜증나는 말을 내뱉는다.


 “그럼 네가 싫어하는 거 만든다


 “내가 뭘 싫어하는지 모르면서?”


 “내가 지금까지 램스키퍼에서 요리를 얼마나 했는지 몰라? 함선 안의 사람들의 식성 다 파악하고 있고. 예를 들어서 네가 싫어하는 것 중 하나인 ㅍ…”


 “그만


 저 녀석은 전투를 하지 않고 차라리 요리나 하는 것이 어울리지도 모르겠다. 그런 단시간에 나도 잘 모르는 식성을 파악한 것인지. 요리에는 엄청난 통찰력이 있어보인다. 차라리 그 통찰력이 전투에나 도움이 되면 좋으련만.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한 편으로는 뭘 만들라고 시킬지 생각한다. 뭐처럼 전투식량에서 제대로 된 식사를 하고 있는데 그런 식사를 내가 싫어하는 것을 먹을 수는 없다. 그러다 내 손에 잡혀 있는 과자봉지를 발견했다. 그리고 머리 속에 하나의 음식이 떠올랐다.


 “……어묵이 들어간 거나 만들어


 “알았어. 나중에 보자


 이세하는 능글맞은 얼굴로 인사를 한다. 나는 그 얼굴이 짜증이 나서 그대로 나와버렸다. 뒤에서 유하나가 기다리라면서 달려오고 있는데 알게 뭐야. 나는 신경 쓰지 않고 다시 내가 있던 나무로 돌아간다. 돌아가는 중간에도 유하나가 귀찮게 굴길래 기절시키고 도망갈까 생각했지만 그러면 꼰대에게 잔소리를 들을 것 같아서 그런 마음을 조용히 죽인다. 그렇게 귀찮은 시간이 지나고 드디어 내가 있던 나무에 도착했다. 나는 능숙하게 나무 위에 올라가서 과자를 뜯고 먹는다. 참으로 심심한 맛이다.


 “드디어 따라잡았다


 어떻게 잘 따라왔는지 유하나는 내가 있는 나무 밑의 그늘에 앉아서 숨을 고른다. 참 고생하면서 산다. 그냥 램스키퍼에 있으면 될 것을 굳이 따라오고 난리다.


 “조용히나 해라. 나 집중 좀 하게


 유하나는 알겠다라는 행동을 표하고는 다시 자리에 앉아서 공원에 있는 사람들을 구경한다. 나는 과자를 배 언저리에 올려 놓고 주머니에서 한 손에 꽉 차는 나무 조각을 꺼낸다. 그리고 얼마 전부터 연습하기 위해서 가지고 다니는 작은 나이프를 꺼내서 조각을 한다. 굳이 조각을 할 필요는 없지만 예전부터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을 때 이러고 있지 않을 수가 없었다. 특히 늑대개에 소속되고부터는 조각을 하는 일이 많아졌다. 주변에서 내가 조각한 것이 잘 만들어 졌다고 하는데 글쎄올시다. 나는 그 녀석에게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나타야. 혹시 어묵 좋아해?”


 무슨 일인지 내 말을 듣고 가만히 있던 유하나가 내가 조용히 하라고 한지 꽤나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나에게 좋아하는 음식이 있는지 물어본다. 평소 같으면 귀찮아서 대답하지 않았을 것이지만 오늘은 조각도 잘되고 있고 과자도 얻었으니 특별히 대답한다.


 “그건 왜?”


 아주 간단한 대답이었지만 나에게 있어서는 이것이 최선의 대답이었다.


 “궁금해서


 “알아서 뭐할 건데


 “나타가 알려주면 말해줄게


 참 여러 가지로 귀찮게 한다. 나는 이 녀석의 능력이 위상력 치유가 아닌 사람의 정신을 공격하는 것이 아닌가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알필요없잖아. 정 궁금하면 그 녀석한테 물어보던지


 내가 딱히 알려 줄 필요도 없으며 이 녀석이 왜 내가 좋아하는 것을 물어보는지 알 필요도 없다. 괜히 내 시간만 아까울 따름이다. 나는 흥미가 없다는 뜻을 알리는 듯한 얼굴로 다시 조각에 신중을 가한다.


 “, 나중에 물어보면 되겠지


 이 녀석은 무시당하면 불같이 화를 내는 그런 녀석이었던 것 같은데 이상하게 이번에는 재미있다는 듯이 웃는다. 여전히 알 수 없는 녀석이다.


 “그나저나 나타야. 물어볼게 하나 더 있는데


 “……뭔데


 나는 이제 유하나가 무엇을 질문하든 무시하는 것을 포기했다. 방금 생각해 봤는데 무시하면 계속 물어볼 것 같기에 오히려 그게 더 짜증 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나타가 과자를 받을 때 잠시 뻔히 쳐다봤잖아? 왜 그랬어?”


 내가 과자를 받을 때 자연스럽지 못한 모습을 보이지 않은 것이 신경 쓰이는 모양이다.


 “그거 네가 좋아하는 거야?”


 “아니


 “그럼 맛있어?’


 “아니


 “그럼 왜 그런 거야?”


 왜 그런 거냐고? 내가 왜 이런 질문을 받고 있는지 오히려 내가 물어 보고 싶군. 하지만 굳이 이유를 말하자면.


 “내가 두 번째로 받은 호의니까


 나는 유하나가 거의 들리지 않게 조용히 말했다.


 “뭐라고?”


 “아무 말도 안 했다. 너 난청이라도 있냐


 “이상하다분명 뭔가 말한 것 같은데


 유하나는 자신이 잘못들은 것이라고 생각하고는 있지만 어딘가 이상하다고 느끼고 있는 모양이다. 그것도 그리 심각하게 이상하다고 느끼지 않는 모양이어서 다행히도 쉽게 잊어버린 것 같다. 그나저나 설마 이 과자를 또 먹게 될 줄은 몰랐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나도 그때 그 망할 여자한테 반항을 하면서 가지 이 과자를 먹은 것이 이상하다고 느껴졌다. 거기서 한번 욱하는 것을 참고 넘기면 편했을 것을.


 “나타야?”


 “


 “아니, 즐거운 표정을 짖고 있길래 뭔가 좋은 일이라도 생각났나 해서


 즐거운 일? 그 여자한테 고작 과자 따위로 싸우면서 내가 고통 받고 그 고통 속에서 내 의지로 이 과자를 우격다짐으로 먹는 것이 즐거운 일이었던 것인가? 나는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이번에는 나도 웃는 것을 인지할 수 있을 정도로 웃게 되었다. 그때는 당연히 즐거운 일이었다. 나한테서 무엇이든 뺏어올 수 있다고 생각한 그 여자를, 나를 마음대로 다룰 수 있다고 생각한 그 여자한테서 그 때야 말로 제대로 한번 반항을 해봤고 그 여자한테서 한번 이길 수 있었다. 그 승리가 고작 과자라는 하찮은 주제에서 얻은 것이었지만 그 여자한테 한 방을 주었던 최고의 일이었다. 그러니 이 과자는 나에게 있어서 처음 어묵을 주며 나에게 먼저 상냥하게 대했던 그 여자의 호의에 이은 두 번째 호의이자 제대로 된 나의 첫 승리인 것이다.


 “뭐 이번에도 알려주지는 않을 것 같네


 “알면 질문하지마


 “그래도 웃는 얼굴 보니까 좋네


 “남이사


 그런 만담 같지 않은 만담을 나누며 시간을 보낸다. 내가 어쩌다가 이렇게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센가 많은 말들을 하고 있었다. 물론 귀찮기도 했지만 오늘은 유하나의 질문에 잘 답해주고 있었다. 나도 많이 물러졌군. 나에게 적의를 보였던 녀석한테 이렇게 호의를 주다니.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그나저나 나는 그분이 왜 이 힘을 주셨는지 이해를 못하겠어. 왜 이런 아무것도 파괴 못하는 힘을 주셨는지….”


 유하나가 말하는 그분이라고 한다면 단 한 존재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가면이 아니라 칼바크턱스’. 유하나에게 힘을 주고 일어날 수 있도록 도와준 인물이라고 한다. 물론 우리 늑대개와도 많은 인연이 있지만.


 “그렇게 파괴하는 힘이 좋으면 부탁이라도 하지 그랬냐


 “부탁해봤는데 안 된다고 하셨어. 또 그런 부탁을 할 때마다 칼바크님께서는 내가 너에게 준 힘은 장차 거대한 일에 종언을 고하고 살아남은 자들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 될 것이고 너는 그것을 주는 여신이 될 것이다. 그러니 불평하지 말고 자신의 소명을 다 하는 날까지 기다리거라라고 하셨지 뭐야


 그 가면**가 하는 말을 도대체 알아듣기 힘든 말들뿐이다. 하는 행동이나 말하는 것을 보면 멍청하지는 않은 것 같은데 정신이 나간 모양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저런 말을 내뱉을 리가 없으니까.


 “그나저나 최고의 선물이라나타는 뭐 가지고 싶은 거 있어?”


 유하나가 나에게 가지고 싶은 선물이 있냐고 물어본다. 나는 고개를 돌려서 아무런 관심이 없다는 듯이 행동을 취했다. 유하나도 어느 정도 나에게 익숙해진 것인지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다시 자리에 앉는다.


 ‘최고의 선물이라..’


 내가 아무런 관심도 없는 척 행동을 했지만 선물이라는 단어에 나는 잠시 관심을 가졌다. 그리고 내가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선물. 내가 가장 원하는 생각해본다. 생각을 하고 있자니 머리 속에 떠오르는 것이 없었다. 내가 원하는 것은 자유지만 그것을 선물로 받고 싶지가 않다. 자유는 내 손으로 쟁취할 것이다. 그러면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 나타야. 과자 떨어진다


 곰곰히 생각하고 있을 때 유하나가 나에게 주의를 준다. 나는 내 배에 올려져 있는 과자 봉지를 본다. 과자 봉지는 내가 바라보려고 움직인 몸에 의해서 떨어지려고 했고 나는 간신히 봉지를 잡아서 떨어뜨리지 않았다.


 “?”


 그러면서 나는 한가지 떠올렸다. 내가 받고 싶은 선물을. 그것은 기억. 나를 잊어버린 모든 자들의 기억. 갑작스럽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왜 이런 생각이 들었는지 생각해봤다. 처음에는 아무런 생각도 안 들었지만 점점 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점점 그 이유의 윤곽이 만들어졌다.


 “….이거 참 골 때리네


 내가 나를 잊어버린 모든 사람들의 기억을 원한 것은 아마 내가 그것을 내 손으로 쟁취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리 내가 힘을 내고 용을 쓴다고 하더라도 사람의 기억까지는 어떻게 하지 못한다. 그렇기에 나는 누군가에 힘을 빌어서 그 기억들을 되돌려야만 한다. 어처구니 없는 생각이었다.


 “나타야, 괜찮아? 이번에는 갑자기 슬퍼 보이네


 이 녀석은 보기와는 다르게 상대의 기분을 잘 알아차리는 것 같다. 허나 잘 파악하기는 해도 그것에 잘 공감하지 못하는 것도 있지만.


 “원하는 것이 있는데도 그것을 얻지도 못하고 그것을 얻는 것이 불가능 하다고 한다면 어떻게 할래?”

 나는 이번에도 나답지 않게 감성적인 질문을 했다. 하지만 유하나는 내 질문의 의도를 이해를 못할 것이다. 괜히 말한 것 같다.


 “그럼 나는 끝까지 해볼래


 예상외의 대답을 들었다.


 “나는 끝까지 해볼래


 “어째서?”


 나는 궁금했다 왜 그녀가 바로 즉답할 수 있었는지를. 그녀는 막힘 없이 말을 풀기 시작했다.


 “내가 이렇게 말하는 것도 이상하지만 나도 위상력을 원했거든. 다른 사람에게 주목을 받고 싶어서 그랬어. 하지만 나는 타고난 재능이나 위상력도 없었고 내가 내세울 수 있는 건 평소에 하고 있는 착한 척뿐이었어. 그리고 계속 위상력이 생기기만을 기도했어. 하지만 나도 잘 알고 있었어. 위상력이 생기기 않을 거라는 거. 그래서 꽤나 실수도 많이 하고 다른 사람에게도 많이 피해를 준 것 같아. 그건 후회하는 것도 있고. 하지만 봐봐! 이제 나도 어엿하게 위상력을 가지게 됐잖아. 불가능 할거라고 생각했던 일이 현실로 일어났다고. 그래서 나는 끝까지 도전해보려고 해. 앞으로는


 나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우선 그녀가 이렇게 말을 잘 할 줄은 몰랐으니까. 그것을 둘째치고 내가 말을 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어느 순간 내가 포기를 하고 있었다라는 것을 알아버렸다는 것이다. 나는 포기하지 않는다. 평소에 그렇게 말해왔다. 하지만 어느새 이렇게 포기를 하고 있었다. 이런 나를 발견하고는 나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던 것이다.


 “왜 그래?”


 하지만 내 앞에 있는 이 녀석은 한번 패배했음에도 불과하고 계속해서 도전하겠다는 이야기를 한다. 나는 어느 새 이런 녀석에게도 있는 저런 정신을 잊어버리고 있었던 것일까? 나는 정말 많이 물러졌다. 이렇게 간단히 자신의 신념을 잊어버리다니. 이번만큼은 이 녀석이 정말 도움이 되는군. 나는 마지못해 웃으며 조용히 말을 한다.


 “고맙다


 “? 지금 고맙다고 한거야?!”


 “아니 됐다. 난 돌아갈란다


 “, 같이가!”

 

 램스키퍼로 돌아가는 길은 항상 무거웠는데 오늘은 어째서 인지 가벼운 발걸음으로 램스키퍼로 향하고 있었다. 마치 새로운 집으로 향하는 듯이.


 안녕하세요. 버드미사일입니다. 이번에는 본편이 아닌 다른 걸로 소설을 썼는데요. 아직 제목을 정하지 못했네요. 무제라고 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만 혹시 이것이 어울리겠다 싶은 제목이 있으시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024-10-24 23:00:11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