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펀제이 35화
검은코트의사내 2016-03-23 0
오늘도 나는 그의 집앞에 왔다. 어제 나에게 말도 없이 그냥 가버린 것도 있지만 검은양 팀과 적어도 인사는 해야되는 거 아닌가? Union에서도 제이의 일때문에 자기만 혼났고 말이다. 솔직히 지부장이 맘에 안들긴 했지만 제이가 없었으면 애들은 당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헛기침을 하고 자연스럽게 노크를 했다.
"안에 없어요?"
또 자고 있는 척 하는거 아니야? 이런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이럴 줄알고 나는 Union요원 신분을 이용해 아파트 관리인에게 마스터 키를 받아왔었다. 설마 이생각은 하지도 못했지 하고 나는 잠긴 문을 열쇠로 꽂아 돌려서 열어젖히며 말했다.
"제이씨!! 자는 척 하고 있으면 제가 그냥 갈 줄 알았나요? 잠깐 얘기 좀 하자구..."
순간 말문이 막혀버렸다. 폼까지 잡으면서 말했지만 안에는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다. 내 목소리를 듣고 옆집의 주민이 문을 열고 나와서 나를 이상한 사람을 보듯이 쳐다보자 나는 순간적으로 민망해서 어쩔 줄을 몰랐다.
"죄... 죄송합니다. 실례했습니다."
고개를 숙이면서 사과를 여러번 반복했다. 아니, 이시간에 벌써 어디로 나간거야? 분명히 이시간까지 집에 있을 줄 알았는데 말이다.
"어이, 아가씨. 혹시 여기살던 남자 찾아왔어? 아가씨가 여자친구인가?"
주민한사람이 말하자 나는 양손을 들어 강하게 부정했다.
"여자친구라니... 아니에요. 저는 Union에서 온 요원이에요. 일과 관련해서 온 거라고요."
"항상 찾아왔었지 않았나? 그게 일 때문이었다고? 난 그냥 여자친구가 찾아온 줄 알았는데 에잉, 재미없군."
이렇게 말하면서 아쉬워하는 표정으로 들어가버린 주민의 나머지 사람들도 그냥 들어가버렸다. 그러자 나는 순간 조용히 있다가 속으로 중얼거렸다.
"여자친구... 라... 에잇, 내가 뭔생각을 하는거야. 정신차리자."
나는 스스로 두손으로 뺨을 때리면서 통제하려고 애썼다.
"이봐, 여기야?"
하피가 안내해준 장소에 도착한 나는 주변을 돌아보았다. 분수대가 있는 공원이었다. 여기에서 만난다고? 아무리 생각해도 사람들 눈에 조금 띄는 장소인데? 보통은 인적이 드문곳에서 빚갚거나 그러지 않았었나? 거 참, 요즘은 희안한 장소에서 빚갚으라고 한다니 기가 막혔다. 다른사람에게 이사람 빚쟁이입니다 하고 광고할 일 있나?
"네. 저기 오네요."
멀리서 검은양복을 입은 두명의 남자들 앞에 한 여자가 한가운데 서서 오고 있었다. 저여자가 두목인가? 생긴건 어느 회사 사장의 부인처럼 생겼다. 거대기업에서 왔나? 그리고 뭔 상자를 가지고 오는거여? 혹시 현금으로 받을 생각으로 온건가?"
"오호, 하피씨. 돈은 준비되었나요?"
앞에 선 여자의 말에 하피는 고개를 끄덕이며 나에 대해서 기대하는 눈빛을 보냈다. 하긴 뭐 내가 빚갚기로 했으니 말이다.
"내가 빚을 갚아주지. 3억이라고 했나?"
"어머, 당신이 갚겠다고요? 놀라워라. 백마탄 왕자가 나타난 거 같군요. 하피."
그 여자는 뒤에 선 남자들에게 신호를 보내자 그 둘이 나에게로 다가왔다.
"뭐하려는 거지?"
"신체검사다. 무기가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신체검사? 나 참, 하긴 뭐 자기들도 목숨이 아까우니 확인하려는 거겠지. 딱히 나는 소지품에 중요한 건 들어있지않아서 그냥 몸수색하게 했다. 양손을 들어 남자들이 신체를 만지니 뭔가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하피나 김유정 같은 여자가 내 몸수색을 해줬으면 어땠을까? 아마 느낌이 좋았겠지. 그리고 나서 또 내몸을 만지니 기분좋았어 하고 놀려먹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철컥-
"응?"
갑자기 내목에 뭔가가 채워졌다. 뭐야 이 개목걸이같은건? 그러자 남자들이 뒤로 물러났고, 그 가운데에 여자가 리모컨을 들어 나에게 다가왔다.
"제이씨, 당신에 대해서 잘 알고 있어요. 서울지방경찰청에 근무하는 서미연 형사를 도와 수배범들을 총 213명 검거했고, 그것으로 받은 포상금으로 부를 누리고 있죠? 그리고 최근에는 Union 김유정씨와 협력하여 클로저 일을 돕고 있다고 들었고요. 하지만 그 일도 이젠 끝이에요."
"왜?"
"왜냐하면 이제 당신은 이제 제 명령에 따라해되거든요. 따르지 않을 경우 아주 극심한 고통을 받게 되죠. 바로 이런식으로 말이에요. 에잇!"
저여자가 리모컨을 눌렀다. 뭐하는거야? 내가 무슨 TV야? 나를 향해 리모컨을 내밀면서 버튼을 누르다니 말이다. 그런데 그여자가 버튼을 눌렀지만 어째서인지 정적만 흘렀다.
"응? 왜이러는 거죠? 이게 고장이 났나? 에잇! 에잇!"
뭐하는 거야. 이여자, 혹시 TV리모컨을 들고와서 잘못누르는 거 아냐? 왠지 모르게 이상한 여자였다. 그러더니 여자가 남자들에게 이거 불량품아니냐면서 따지듯이 물었다. 내옆에 선 하피라는 여자는 꽤나 놀란표정을 지었다.
홍시영은 리모컨과 초커의 작동유무 상태를 점검해보았지만 이상이 없다는 걸 알았다. 초커는 분명히 작동되는데 왜 이 남자에게는 통하지 않은 걸까?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
"이봐요. 제이씨. 아무래도 몸을 조사해야될 거 같네요. 도대체 어떻게 되어있길래 차원압력에도 버티는 거죠?"
"뭔소리야?"
제이는 이해가 안된다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홍시영은 금방 냉정을 되찾았다. 제이가 개목걸이를 해서인지 불편해하는 기색을 보여서였다.
"야, 이거 너무 불편한데."
"어머, 풀고싶죠? 그건 사람의 힘으로는 절대로 부술 수 없는 재질이에요. 당신이 아무리 힘이 쌔도 절대 부서지지 않는 특수한 금속으로 만들어졌..."
홍시영은 그자리에서 입을 딱 벌린 채 굳어버렸고, 두 남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제이가 한손으로 개목걸이를 떼어내버렸기 때문이다. 그대로 반으로 나뉘어져 반은 그의 손에 들려있었고, 나머지 반은 지면에 떨어져 요란한 소리를 냈다.
"이봐, 빚만 받으러 온 거 맞아? 사람을 개 취급하는거야 뭐야? 왜 이런 목걸이를 강제로 채우는 짓을 하는거지? 사람을 개로 취급한 것에 대해서 사과해야겠어."
"어버버..."
홍시영은 고개를 어렵게 돌리면서 뭐라고 말을 하려고 했다. 너무나도 예상못했던 일이었다. 설마 차원압력에 걸리지 않는 인간이었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 제이는 한숨을 내쉬다가 하피의 목에 채워진 것도 보았다.
"아가씨도 개 취급받았던 거야?"
"네? 뭐 그런거죠."
그녀의 대답이 끝나기가 무섭게 제이의 손이 하피의 목걸이를 잡더니 그대로 끊어버렸다. 그녀의 목에 채워진 목걸이가 떨어지자 제이는 하얀피부를 드러낸 그녀의 목걸이가 채운 자국을 보았다.
"이렇게 보니까 훨씬 아름답군. 아가씨, 당신들 경찰에 넘겨버리고 싶지만 이 여자의 빚을 없는 걸로 해주면 넘기지 않으마. 어때? 괜찮은 거래라고 보는데?"
홍시영과 두남자는 동시에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였다. 홍시영은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이... 이남자... 너무 강해."
자신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커다란 짐승같은 존재였던 것이다. 사냥꾼이라도 감당하기 어려운 괴물같은 짐승이었다. 제이는 이렇게 말하고 하피의 어깨에 손을 얹으면서 말했다.
"당신은 이제 자유야. 이제 갈길 가봐."
하피는 그의 미소를 보며 멍한 채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점점 멀어져가는 그의 뒷모습을 보며 그녀는 한참 바라보고 있었고, 홍시영과 두남자도 마찬가지였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