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저스 팬픽 - 천하제일 게임대회 2
시공간여행자 2015-01-25 3
클로저스 팬픽 - 천하제일 게임대회 2
신서울. 최근에 차원종의 출현으로 인해 일대 혼란이 일어났던 도시였지만, 유니온의 검은양팀의 눈부신 활약으로 그 혼란이 많이 안정화되어가는 평화로운 도시이다. 하지만 이런 평화로운 도시 한복판에 다른 의미의 열광적인 분위기가 일어나는 곳이 있었으니 그곳은 바로 강남 GGV 광장이었다.
“휴. 도착했다. 위상력이란거 귀찮긴 한데 이런데서 도움이 된단 말이야.”
그리고 늦게나마 이 열기의 한복판으로 향해 요원 이세하는 속으로 꿍얼꿍얼거리면서 달려가고 있었던 것이었다.
“...우와, 나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는데? 아직 시작은 하지 않은건가?”
세하가 도착한 강남 GGV는 그 한가운데에 특설 게임 부스 등이 있었다. 유니온 본부에서 이정도로 본격적으로 지원하던 적이 언제 즈음이었나. 생각해보니 이번이 처음이었던 같다.
“오 저기 세하 왔다. 세하야~!”
저기 멀리서 서유리가 세하를 부르고 있었다. 서유리와 함께 검은양 팀 전원이 모두 이곳에 모인 것이 보였다.
“오 드디어 주인공이 나타나셨구만. 누님이 성격이 조금 불안하긴 했지만 그래도 실력은 아직 어디간건 아니니까.”
“역시 절 기절시킨게 저희 엄마가 맞았군요...”
“참고로 말하자면 이건 우리도 예상치 못한 만남이었어. 나도 순간적으로 당황해서 화장실로 숨어들어갔을 정도라니깐?”
“자랑하듯이 그런 말 하지 말아요. 제이씨.”
관리요원 김유정이 나서서 허탈하게 웃는 제이를 제지하였다.
“먼저 다시 한 번 사과할게. 솔직히 말해서 방금 그건 여러 가지 사정이 있어서 미처 말을 꺼내지 못했어.”
“알아요. 누가 감히 엄마에게 대들겠어요? 십중팔구 자기가 재미있을 것 같으니까 갑자기 끼어들어 절 기절시킨거겠지요.”
“아하하... 미안. 덕분에 2주일간 게임 한번 못해보고 잠만 잤으니까 나중에 포상 휴가라도 한번 건의해볼게.”
“어, 그건 좋네요. 나중에 뒷말하기 없기에요?”
“어, 그래. 그럼 이제 본론으로 넘어가자. 기억이 날지 모르겠지만 저번에 내가 게임의 내용을 오늘부터 공개한다고 했지?”
“네, 덕분에 남들 2주간 빡세게 게임하는 동안 저는 게임 한번 못해보고 잠만 자버렸죠.”
“아하하... 그래. 그래서 게임 방식은 32명의 참가자가 토너먼트 식으로 진행해서 결승까지 우승하는 사람이 승리하는 거야.
“ROR 게임이 아닌 것은 확실하군요. 게임 대회하면 제일 떠오르는 게임이었지만.”
ROR 게임은 일반적으로 5:5 팀전으로 상대방의 본부를 파괴하는 게임이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이긴 하지만 1:1 토너먼트식으로 경기를 할 수 있는 경기는 아니었다.
“어, 그래. 참고로 인원수가 딱 맞게 채워져서 실력의 편차가 조금 심할지도 모르겠다는 내용도 있긴 해. 혹시 몰라서 일단 말해두는데, 이건 전적으로 세하 네가 참가한다고 해서 포기한 사람이 태반이라 이렇게 된거야. 명심해.”
“...제가 그렇게 게임 잘하기로 유명한 건가요?”
“정확히 말하자면 그렇게 게임 미치도록 하는 사람으로 유명한 거야.”
“낯빛이 별로 좋지가 않군. 청심환 줄까?”
“됐어요. 그래서 결국 게임 종목이 뭔가요?”
“’쇠주먹X’”
“...‘쇠주먹X’요?”
“응, 그래. ‘쇠주먹X’. 설마 네가 모른다고 하지는 않겠지?”
“개발 관련 소식이 전혀 들리지 않아 반쯤 포기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눈앞에서 볼 줄이야!”
‘쇠주먹X’. 플레이어가 자신이 원하는 캐릭터를 선택해서 적절한 커맨드로 공격하여 상대 캐릭터의 체력을 깎아 0으로 만들면 승리하는 전형적인 3D대전격투게임이다.
최근에 차원종의 출현으로 인해 새로운 게임이 나오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렇게 신작 게임을 볼 수 있게 되는 것도 거의 기적이나 다름없었던 것이었다.
“그쪽 회사에서 이번에 새로 나오는 신작 게임이라고 출시에 앞서 우리에게 테스트 겸 홍보를 해달라는 내용이었어. 유니온 본부에서 기꺼이 스폰서를 맡아준다더라. 뭐, 세하에게 잘된 일이지?”
“...유정 누나. 방금 전에 포상 휴가 건은 취소해도 좋으니까 이 게임 소프트웨어를 따로 구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세하는 매우 흥분한 상태로 김유정에게 호소의 눈빛을 보내었다.
“음.. 일단 한번 물어볼게. 이런 건 따로 내가 어떻게 해줄 건은 아니라서.”
“그렇게 특별히 물으러 올 필요 없네, 유정양.”
“데이비드 국장님?”
어느 샌가 데이비드 킴 국장도 특유의 미소를 지으면서 우리를 향해 걸어왔다.
“안 그래도 세하군에게 특별하게 해줄 말이 있어서 말이지. 그래서 특별히 찾아왔단다.”
“뭔가요?”
“우리 유능한 관리요원에게 듣자하니 세하군이 매우 전도다망한 게이머라고 하던데, 사실인가?”
“전도다망과 게이머가 어울리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네, 사실이니까요.”
세하는 조금 당황해하며 말했다.
“음, 잘됐군. 세하군에게 특별한 제안을 하나 하고자 하는데, 어차피 상금에 큰 의미부여는 되지 않을 테니까 대신 대회에서 승리할 경우 이 게임을 세하군에게 상품으로 주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
대회 우승으로 신작 게임을 내 손안에! 세하는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 게임, 반드시 제 손으로 가져가도록 하겠습니다!”
“음, 좋군. 이야기 끝났네, 김유정양. 난 먼저 들어가보도록 하지.”
“살펴들어가세요, 국장님”
데이비드 킴 국장은 그대로 옷자락을 펄럭이며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갔다.
“앗싸! 신작 게임은 내꺼다앗!”
세하는 두 주먹을 불끈 쥐며 기쁨의 포효를 내질렀다.
“아직 시작도 안했는데 김칫국부터 마시는거 아냐? 이세하.”
그런 세하에게 정신차리라고 이슬비가 찾아와서 한마디 해주었다.
“응? 이슬비. 혹시나 해서 말하는데 내게 봐달라는 말을 해도 지금의 나는 그 어느 누구도 봐주지 않을거다. 알았지?”
“너야말로 벌써부터 우승에 도취되지 않았으면 하는데? 미안하지만 누군가가 2주간 잠만 자는 동안 우리도 그냥 놀고만 있었던 건 아니거든?”
“응응! 무려 3개월 치 월급이라고! 지금이라면 아무리 세하라도 막을 수 없어!”
“특별히 상금에 관심 있는 건 아니지만 모처럼 몸 쓰지 않아도 되는 경기인데 어른의 연륜을 보여주어야 하지 않겠냐?”
“저도 열심히 했어요! 세하 형도 힘내요!”
모든 검은양 팀들이 세하에게 당당하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세하도 마주보면서 씨익 웃었다.
“흥, 어디 한번 노력해 보시지! 기꺼이 그 도전을 받아주겠어!”
5명의 팀원이자 라이벌들이 눈빛을 튀어가며 서로를 마주보았다.
“너희들 뭔가 너무 텐션 높은거 아니니...”
김유정만 사이에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한 채 그저 난감해 할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