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펀제이 4화

검은코트의사내 2016-02-20 2

다음날, 오늘 하루도 여전히 시끄럽다. 차원종 경보, 지겹지도 않나? 나는 아침식사를 하면서 경찰서에서 연락을 받았다. 내 도움이 필요하니 현상수배범을 잡는데 힘써달라고 말이다. 포상금은 두둑히 줄테니 협조해달라는 얘기다. 나로서는 나쁘지 않다. 약한인간을 괴롭히는 거 같지만 돈 벌 수단이라면 해야된다. 요즘 세상은 돈 없이는 못사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나도 직업이 무직이다. 취미로 클로저나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응, 그래. 형사님. 나중에 데이트약속 어때?... 킥킥... 부끄러워하긴... 알았어. 신 논현역이라고? 거기 좀 먼데... 지금 가면 시간이 걸릴거야. 그러니 무리하지 마라고. 아가씨."

전화한 형사는 여자였다. 몇번 현상수배범을 잡아주니 나에게 신뢰가 쌓였다나 뭐라나... 요즘들어 허무한데 이런 기분이라도 들어야지 않겠나? 사람을 놀려먹는 재미 말이다. 난 이런 기분으로 여형사와 재미있게 얘기한다. 이러지 않고서야 인생의 재미를 어떻게 느끼겠는가?

한끼식사는 이미 다 마쳤다. 양치질을 하고 나서 점퍼를 입고 밖으로 나선다.


내가 편한 길로 간다. 지름길? 그런 거 없다. 내친김에 안가본 길을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빠르게 대쉬하면서 달려가는 이 기분, 지나가는 사람들은 나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만 별로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 오로지 달릴뿐. 어찌되었든 간에 도착하면 그만 아닌가?

"또 차원종 경보인가? 하지만 그전에 먼저 해야될 일이 있으니 그쪽에서 알아서 하겠지."

Union이 가만히 있을 리가 없다고 생각한 나는 그대로 신 논현역으로 향했다.


"허억... 헉..."

검은양 팀은 만신창이가 된 채 쓰러진 트룹대장의 시신을 보았다. 놈은 엄청난 힘으로 무기를 휘두르며 위협했었다. 그들이 힘을 합해도 이정도라니... B급 차원종 중에는 강한녀석도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순간이었다.

"엄청나군. 피해가 장난이 아니야."

세하는 이번에 여유가 없었다는 듯이 주변을 살펴보면서 놀란 표정을 지었다. 건물의 벽이 무너지는 건 물론, 도로가 무너지면서 지하까지 노출이 될 정도였다.

"이보다 더 강한 보스가 있겠지?"

세하는 트룹대장의 시신을 보면서 슬비에게 묻자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기만했다. 과연 더 강한 차원종을 만나고 나서도 자신들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건 의문이었다. 본부에서 지원이 오지않는 한 버티는 것도 한계가 있는 법이다.


Union의 기술은 대단했다. 상처치료도 빠르게 회복되고 말이다. 원리를 물어보고 싶었지만 복잡한 설명으로 가득해서 그만두었다. 상처가 나아진 건 기뻤지만 다음 임무가 기다리고 있었다. 신 논현역에 A급 차원종이 출현했다는 정보였다. 나는 순간 몸이 부들부들 떨리는 게 느껴졌다. 안그래도 B급인 트룹대장을 겨우 해치웠는데 A급 이라니... 이건 아니다. 리더인 내가 판단했을 때 이건 아니었다.

"유정언니, 본부에서 지원은 없는거에요?"

"응. 본부에 지금 인력이 없다면서 너희힘만으로 막아보라는 구나. 도대체 왜 그러는 건지."

유정언니는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상부의 지시다. 검은양 팀만이라도 막아보라고 말이다. 다른 요원들은 중요한 일을 수행중이라 투입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건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다. 상부는 이런상황에도 지원을 보내주지 않다니... 강남에 차원종이 출현했는데도 상부는 인간이 차원종을 부린다는 말을 믿을 수 없다면서 지원을 보내주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중요한 일로 빠졌다고 하니 답답했다.

"이 임무는 너희에게 위험할 수도 있어. 그건 나도 알아. 하지만 그렇다고 차원종을 내버려두면, 그곳은 쑥대밭이 될거야."

"네. 알겠어요. 우리밖에 없다는 거군요."

"그래."

선택의 여지가 없다. 유정언니도 우리에게 이런임무를 내려주고 싶지는 않았지만 할 수밖에 없다는 것, 그런 언니의 마음을 알기에 나는 더 따지지 않았다. 그리고는 동료들을 불러 작전을 간단히 브리핑한다.

"신 논현역에 A급 차원종이 출현했다고 해. 위험한 임무일 수도 있어. 지금이라도 빠지고 싶으면 빠져도 돼."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했다. 하지만 이번에 가면 정말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나는 리더로서 팀원을 죽음으로 내몰게 하기는 싫었다. 그래서 선택의 기회를 주는 것이다.

"난 안가. 슬비야. 같이 적을 쓰러뜨리자."

"저도 안가요 누나."

"나는 솔직히 귀찮지만... 가끔은 귀찮은 거라도 해야된다고 생각해."

나는 세하가 의외라고 생각했다. 평소의 임무를 귀찮게 여기는 녀석이 저런말을 하다니 말이다. 세하는 이어서 말했다.

"어려운 보스도 반드시 공략해야되는 퀘스트를 깨는 기분이니까."

역시나 게임폐인다운 말이다. 하지만 이번만은 봐줄만 했다. 유정언니에게 우리의 각오를 보여주자 반드시 살아돌아오라는 말을 들었다. 어쩌면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지만 나는 그래도 동료들과 함께 싸우러 갈 것이라는 각오를 유정언니에게 보여주고자 거수경례를 했다.


신 논현역에는 사람이 많았다. 나는 최대한 빠르게 그곳을 도착했고, 기다리는 여형사를 발견했다. 얼굴은 그렇게 미인은 아니지만 그래도 괜찮을 만 했다. 몸매도 평균여자수준이고 말이다. 이번에 부탁받은 일은 마약거래범을 잡는 것이었다. 인상착의를 여형사에게서 전달받자 나는 재빠르게 움직이면서 수색했다. 그러자 한눈에 봐도 수상해보이는 변장을 하는 남자를 보고 난 그대로 그의 뒷덜미를 잡았다.

"어이, 변장도구를 벗어주실까?"

"히익!"

남자는 깜짝놀라 품에 있는 나이프를 꺼내 나를 찌르려했다. 다른사람에게는 몰라도 나에게는 느리게 보인다. 맨날 이런 부류의 범죄자와 상대하니 시시했다. 하지만 포상금만 생각하면 언제라도 잡을 수 있다. 이런 기분으로 나는 오늘도 나이프를 부러뜨리고 녀석의 뒷덜미를 잡아 들어올린다.

"어이, 형사아가씨, 여기 잡았어."

"아, 수고하셨어요."

여형사는 능숙한 솜씨로 수갑을 채운다. 그리고는 나중에 상부에 보고해서 포상금을 주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나는 그것보다 지금 하고 싶은 게 있었다.

"어이, 이제 끝났는데 내 건강음료를 단 둘이서 오붓하게 마시지 않겠어?"

"그거라면 사양이에요. 저번에 먹었는데 지옥에 다녀온 느낌이었다고요."

이 여자는 내 건강음료를 한번 마신 적 있었다. 한모금을 마실 뿐인데 그대로 기절한 것이다. 다른 것도 먹여봤더니 구토를 할 정도, 유일하게 멀쩡한 건 과일로 혼합한 건강음료였다. 도대체 뭐가 문제인 것일까? 난 알 수가 없었다. 먹을 만 한데... 그 뒤로 그 여형사는 건강음료의 건이라는 말만 꺼내도 질색이라면서 거절하려고 했다.

"아무튼 이만 돌아가셔도 되요. 전 바로 본부로 연행하겠어요."

"이봐, 그러지말고 잠시동안 데이트하는 게 어때? 오붓하게 식사를..."

"안되요. 지금 공무집행중이라고요! 그리고 당신은 내 스타일 아니에요."

흐걱. 내 스타일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얼굴이 홍당무처럼 붉어지면서 말하는 걸 보니 쩔쩔매는 게 티가 났다.

"킥킥... 부끄러워하긴."

"그만하세요!!"

이렇게 놀려먹는 재미가 있다. 이런재미라도 있어야지. 내가 살아가는 맛이 난다. 이렇게 인생을 오늘하루도 즐겁게 보냈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또 방송이 들렸다. 신 논현역앞에 A급 차원종이 출현했다는 방송이었고, 사람들은 모두 비명을 지르면서 도망다니기에 바빴다.

"이거 큰일이네요. 어서 여기서 벗어나야겠어요."

여형사는 범죄자를 데리고 역 밖으로 나갔지만 그곳에 A급 차원종이 포효하면서 이리저리 팔을 휘두른다. 사자처럼 생긴 모습을 가졌고, 피부가 대부분 푸른색이었다. 그리고 입 주변에 갈기가 있는 것도 있지만 목부분에 뭔가 장착되어있었다. 저게 A급 차원종이란 말인가? 놈이 팔을 휘두를 때마다 도로가 무너지면서 지하가 노출될 정도다.

"아앗!"

차원종이 무차별로 사람을 찢어버리고 있다. 그리고 여형사까지 노리자 나는 그녀와 범죄자를 양손으로 잡고 몸을 내던졌다.

"어이, 일단 안전한 곳으로 가자고."

두사람의 허리를 양팔로 두른 채로 그대로 점프하면서 이곳을 벗어난다. A급 차원종이라 기대해볼 만 한데 지금은 이 두사람부터 안전한 곳으로 옮기는 게 먼저라고 판단하고 난 자리를 떴다.

To Be Continued......

2024-10-24 22:59:11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