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라이벌 대결! 세하 vs 나타
ruhabin 2016-02-16 2
그냥.... 치고 박고 싸우는 액션씬도 써 보고 싶어서.....
시점은 램스키퍼 함교 에피소드 끝날 때 쯤 입니다.
물론 소설상에 나오는 개량 큐브라던지는 모두 픽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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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양과 늑대개의 어울리지 않는 공동 전선. 팽팽한 긴장감과 견제에도 불구하고 양 팀은 서로 협력하여 크고 작은 사건들을 무사히 해결해 나가고있었다. 처음엔 적대시하고 멀리하던 팀원들과의 관계도 많이 가까워지고, 무사히 베로니카를 구출해 낸 요원들은 잔잔한 일상과의 해후를 잠시 즐기고 있었다.
하지만 평화로움도 잠시, 팀원들은 이제 까지의 아비규환 아래에서 미처 눈치 채지 못했던 문제와 맞딱 뜨리게 된다. 그것은...
"그러고 보니 이 녀석과 아직 결판을 짓지 못했잖아!!"
"뭣....."
겨우 되찾은 평화도 나타는 마음에 들지 않는 다는 듯 어느새 세하의 곁에 와서 징징대고있었다. 세하를 세차게 흔들어 대며 떼 쓰는 나타, 그 와중에도 게임기를 놓지 않는 세하를 트레이너와 김유정 관리요원은 보고 있었다.
"저 녀석, 잊을만 하니 다시 소동인가. 정말이지 부끄럽군."
"으음, 나타 대원은 보통 호전적인게 아닌가 보군요."
"물론, 저 녀석이 당신네 검은양팀을 해치는 일은 없을거요 그러니까 안심하고..."
"......아니요."
곤란해 하는 듯한 트레이너의 말을 막듯이 김유정 관리요원은 슬며시 웃어 보였다.
"아니요, 오히려 그 반대에요, 제게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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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의 안내를 받아 소란스러운 일행들이 도착한 곳은 검은양과 늑대개, 양 팀원들에게 모두 익숙한 곳 이었다. 동시에, 양 팀원들이 대치했던 웃을 수 없는 추억이 깃든 장소이기도 앴다.
유니온의 첨단 과학이 덧칠된 하얀 공간, 차가운 기계음만이 가득찬 정육면체의 공간에 소년들은 익숙한 발걸음을 내 딛는다.
'큐브'
그 씁쓸한 진동을 되 새기며 소년들은 숨을 삼켰다.
다른 팀원들은 하얀 공간에서 대치하고 있는 두 소년을 화면 너머로 지켜 보고있었다.
"이 큐브는 최근에 개량된 모델이라더군요. 보통은 '유니온 아레나'라고 불려요."
유정은 화면을 가리켰다. 마치 고전 격투 게임처럼 두 소년들 머리 위엔 각자의 '생명력(HP)'를 표시하는 듯한 게이지 바가 떠올라 있었다.
"싸움 시작 전에 요원들 신체 구석 구석에 센서를 부착해 참가자가 입은 데미지를 측정, 컴퓨터가 이렇게 입은 데미지를 수치화 시켜 승패를 가르는 시스템이죠. 유니온 요원들간의 대련을 통한 실력 상승을 목적으로 개발되었어요."
"그런데 언니, 조금 위험하지 않나요? 싸우다가 상처라도 입으면 어떻게해요?"
"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돼, 요원들이 결정적인 상처를 입기 전, 센서들이 척력장을 발생시켜 공격을 튕겨 내거든."
"우와~ 유니온의 기술력은 세계 제일~~!"
신 기술의 신기함에 왁자 지껄해진 본부 안과 달리 아레나 안에는 무거운 공기가 소년들을 짓누르고 있었다.
매치는 시작되었다. 우선 서로 섣불리 덤비지 않고 견제만 하고 있긴 하지만.....
'역시 시작한다면 저 녀석이군......'
파워나 방출할 수 있는 순수한 위상력의 양 만큼은 세하가 나타를 확실히 능가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의 전투 능력을 동격으로 볼 수 있는 이유는.....
'스피드'
세하가 위상 친화력과 구현력의 재능을 가지고 있다면 나타의 재능은 단연코 탁월한 전투 감각이다. 저 녀석은 확실히 싸움을 '즐기고' 있다. 순간 순간 변화되는 전투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본능적으로 몸을 움직인다. 거기에 뛰어난 스피드와 동체 시력을 이용해 상대가 당황할 틈도 없이 숨막히는 연계기를 펼친다.
이제까지의 모든 대결에선 싸움의 주도권은 세하가 아닌 나타 차지였다. 세하 자신이 싸우고 싶은 의지가 약했던 탓도 있지만, 나타는 항상 방심한 틈을 타 파고 들어오고 자세 조차 잡을 틈 없이 속공을 퍼 부었다. 언제나 그 쯤에서 싸움은 중단되었지만.... 만약 계속되었다면 지는 것은 분명 자신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지.'
이쪽은 충분히 준비하고 있다. 물론 먼저 쳐 들어간다는 선택지도 있겠지만 달려나가는 동시에 자세가 흐트러지며 수비를 방심하게 된다. 따라서 선공이 들어오면 적당히 흘려 버리고 결정적인 일격을 노리는 편이 현명하다.
그 때, 나타 쪽에서 움직임이 있었다.
"아, 진짜 지루해 죽겠네!! 꾸물거리지 말고 빨리 끝내자고!!"
눈 깜짝할 새에 나타는 자신의 머리 위에 붕 떠올라 있었다. 나타의 손 끝이 가느다란 끈을 섬세하게 훑는다. 그 끝에 매달린 예리한 검날. 전등빛이 반사되어 조금 눈이 부셨다. 번쩍거리는 쿠크리 두 자루는 총알 보다도 빠르게 회전해 오고 있었다.
붕!! 순식간이었다. 눈이 아닌 본능으로 덮쳐오는 칼날을 아슬 아슬하게 피했다. 나타가 노린것은 정확하게 자신의 목, 스치기만 해도 끝장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 당황해선 정말로 끝나는 수가 있다. 다음 공격이 덮쳐들기 전에 중요한 것을 세하는 알고 있었다. 호흡을 가다 듬은 후 자신의 손에 들린 묵직한 금속 덩어리를 들어 올렸다. 하지만.
".....!!!"
"참나, 느리다고 느려. 그런 스피드는 어디다 엿 바꿔 먹은 듯한 무기로 날 상대 할 수 있을 것 같아?"
나타쪽이 조금 더 빨랐다. 생각하는 순간, 늦는다. 생각 따위 하지 않고 반사적으로 공격하는 상대를 앞에 두고 생각을 한다면 싸움의 주도권은 영영 상대방 차지다. 그걸 알고 있으면서도 움직임을 지체시킨 자신을 원망하며 할 수 있는 것은 단지 방어 뿐 이었다.
건 블레이드의 넓은 날로 종잇장 처럼 예리한 공격을 전부 받아낸다. 쿵, 쿵. 언뜻 보면 가벼워 보이는 일격이지만 직접 한 방 한 방 받아보면 데미지가 틀리다. 묵직한 진동이 누적되어 몸이 부서지는 것 같았다. 차례 차례 자세가 무너지고 크고 작은 공격들을 허용하게 된다.
"유정언니! 이 것 보세요! 세하 형의 HP가 얼마 안 남았는데요?"
걱정스러운 듯이 화면을 쳐다보는 미스틸과 유정, 하지만 묘하게 뿌듯한 것 같은 사람도 있었다.
"흠, 역시 우리 팀의 골칫덩어리지만 실력은 있군."
"죄, 죄송하지만 우리 세하도 지지 않아요!"
".....잠깐 슬비야 너 지금 '우리 세하'라고 한거야?"
"무슨소리야 서유리!! 나, 난!!"
"헤헤~ 우리 슬비 귀여워~"
새빨개진 슬비를 질식시킬듯이 꼭 안는 유리였다.
동시에 화면 안에선 치열한 접전이 계속 되고 있었다. 나타의 일방적인 공격으로 인해 세하의 HP는 이윽고 4분의 1가량도 남지 않게 되었다. 뭔가 반격을 하긴 해야겠지만 섣불리 움직였다간 끝난다.
"마무리다!!!"
"..............!!!"
나타의 혼신의 힘을 담은 일격이 날아든다.
하지만, 그 직전.
"........뭣?!"
세하의 묵직한 일격이, 단 한 순간이었지만 나타의 본능적인 흐름을 '끊어'냈다.
나타는 당황한 듯 단숨에 물러 난다.
"말도 안돼, 네 동체 시력으론 내 쿠크리를 볼 수 없을텐데?!"
수 차례의 공격을 받아내느라 삐걱 거리는 손가락에 다시 한번 강하게 힘을 주었다. 그리고 온 힘을 검신에 흘려 휘둘렀다. 예상대로 날렵하게 피하는 나타.
"맞아, 내 눈엔 도저히 보이지 않아. 네 쿠크리의 움직임은 내 생각이 따라가기도 전에 나를 도륙하고 말지."
나타가 자세를 가다듬기 전에 세하는 다시 한번 힘을 줘 막대한 열의 폭풍을 휘둘렀다.
번쩍!! 휘두를 때 마다 푸른 섬광이 나타를 덮쳐들었다. 스친것만으로도 저릿한지 나타는 아슬 아슬하게 스친 자리를 움켜쥐었다.
순식간에 역전된 상황에 나타는 입술을 조금 깨물었다.
'저 녀석의 공격은 분명 빠르지 않아. 눈에 훤히 공격의 경로가 보여. 하지만.....'
생각한 순간에도 막대한 열의 폭풍은 자신을 덮쳐들었다.
'......한 방이라도 맞으면 끝장인건가!!'
"그래, 분명 보이지는 않아. 하지만 네 동선을 파악하고 허점을 파고드는 것 정도는 할 수 있어."
"내 움직임을 파악했다고?"
"그래, 넌 본능적으로 움직이니까 빠르긴 무지 빠르겠지만 반대로 말하면 자신도 모르게 공격이 묘하게 패턴화가 되지."
"............................!!"
당황스러움에 이를 가는 나타에도 불구하고 검은 제복의 검사(스트라이커)는 최후의 일격을 가하기 위해 단숨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동시에 방어에는 취약해지고, 그 틈을 사냥개(헌터)는 놓치지 않는다.
방어와 공격과 반격이 교차하는 가운데
세하는 건 블레이드의 방아쇠를 --------
나타는 쿠크리의 예리한 검끝을 --------
-------당겼다.
-------찔러 넣었다.
이능력과 이능력의 격돌. 그 폭풍 아래에서 아레나의 제한 시간이 끝났음을 알리는 벨이 울렸다.
탈락자가 없는 가운데 두 명의 남은 HP를 나타낸 게이지 바가 모든 승패를 좌우한다.
삐빗, 건조한 기계음에 모두가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승자는-,
-draw
"엣? 저게 뭔 의미야. 내가 이겼다는 건가?"
먼지의 폭풍 속에서 슬그머니 몸을 추스른 나타와 세하.
어리 둥절한 나타와 달리 홀로그램으로 뜬 조그만 글씨를 보며 세하는 허탈한 듯한 웃음을 지었다.
"이 단어, 게임에서 많이 봤지."
"도데체 뭔데?"
*********
"자~ 수고했어."
"무승부이긴 했지만."
"꽤나 재밌었다구! 다음에도 이런 승부 또 보여주라!"
"쿠, 쿨럭, 난 힘들었다니까...."
저녁시간이 되어 검은양팀과 늑대개팀은 근처 식당에 모여 회식을 하고 있었다. 지글, 지글. 고기 굽는 소리가 팀원들의 왁지지껄한 목소리와 정겹게 어울리고 있었다.
"체엣, 무승부라니 시시하긴....."
"동생도 투덜거리지만 말고 좀 먹으라구, 내 몫까지."
풀 죽은 나타의 앞에 옆에 앉아 있던 제이가 탄산 음료를 따라 주었다.
"뭐야, 넌 안 먹는 거야?"
"고혈압이 있어서."
"그러면서 맥주는 마시는거야?"
"히갹?! 이, 이건 말이야.....!! 야, 약먹으면 상쇄되지 않을까?"
"........웃기는 놈이네."
그래도 제이 덕분에 기분은 조금 좋아졌는지 탄산음료를 홀짝 거리는 나타.
"야, 그 게임 나도 좀 시켜줘."
"알았어, 자."
지루했는지 옆에서 열심히 자신의 기록을 깨고 있던 세하에게 게임기를 빼앗았다. 세하의 기록은 이번에도 간단히 뛰어넘어 버리고, 조그만 버튼을 컨트롤 하면서 옆에 앉아있는 세하를 슬쩍 바라보았다.
"넌 분하지 않아?"
"왜?"
"무승부잖아, 내게 이기고 싶지 않아?"
"아니, 딱히. 네가 강하면 같이 싸우는 입장에서 나도 좋으니까. 게다가 난 너와 싸우고 싶지도 않아."
조잡한 기계음이 흘러나오며 -High Score!-라는 문구가 떠오른다.
"내가 네 기록을 갱신해도?"
"그래. 기록이라면 어차피 또 갱신하면 될 일이니까."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미소를 머금은 세하의 앞에서,
"너도 참 별난 녀석이네..."
어느새 알 수 없는 미소를 짓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기까지, 시간이 조금 필요했다.
-끝-
세하 vs 나타 라이벌 구도는 언제나 저를 두근 두근하게 만드는 것 같네요.
정말로 멋진 라이벌 입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배우며 함께 성장하는 모습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나면 또 쓰고 싶네요.
여담이지만 하피 정식대원복 그리기 이벤트로 달력을 받게 되었습니다. (물론 제가 금손은 아니라서 참가상이지만^^)
1년을 함께한 클로저스이기에 올해도 클로저스와 함께 보낼 수 있을 것 같네요.
감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