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 발렌타인! 처음으로 달달한걸 썼습니다!

에베레베렙 2016-02-14 2


악몽 속에서.

 

 

비는 쏟아졌다. 우리는 변했고, 더이상의 접점은 없었다.  

빗방울이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과 마주했다. 그의 검은 변했고, 또한 마음도 변해버렸다.

 

콘크리트가 계속해서 젖어들어갔다. 그의 머리칼이 하얗게 새어 버렸고, 눈은 생기를 잊었다.

 

-

 

비가 세차게 쏟아졌다. 콘크리트 바닥을 흠뻑 적시며 쏟아지는 빗방울은 그녀의 분홍색 머리를 축축히 적셨다. 그녀의 상체에 입혀진 하얀 블라우스 또한 젖어들어 그녀의 뽀얀 속살을 그대로 내비쳤다. 젖어든 머리카락에서 물줄기가 몇번이나 흘러 그녀의 절망감으로 물든 얼굴을 적셔나갔다. 주저앉아 숨을 몰아쉬는 그녀는 손을 부들부들 떨면서도 앞의 존재를 노려보며 말했다.

 

" ...ㅇ..왜...어째서... "

 

" ....달콤했거든. "

 

빗방울로 물든 어둠 속에서 흐릿하고 어둠보다도 더더욱 어두운 형체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몸은 갑주 같은 금속으로 뒤덮여 있었다. 그의 몸을 둘러싼 온통 어두운 금속들은 갑주 같은 외형과 합쳐져 마치 암흑의 기사를 보는 듯 한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 그의 갑주와 상반된 그의 하얀 머리칼과 영혼을 잃은 그의 보랏빛 눈동자는 마음 속의 어둠을 불러 일으킬 것만 같이 어두운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그의 눈동자와 그녀의 눈동자가 겹쳤다. 그는 잔혹한 웃음을 지으며 그녀의 몸을 발로 걷어찼다. 움직임이 모두 보일 정도로 느렸음에도 불구하고 **듯한 파괴력이었다. 그녀는 몇미터를 날아간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맞은편 빌딩 벽에 부딫혀 피를 흘리며 나자빠진 그녀는 꽤나 심각한 상태였다. 그녀의 하얀 블라우스는 곳곳이 찢어지고 찢어진 곳에서는 빨간 혈액을 내뿜었고, 머리에서는 혈액이 **듯이 흘러내렸다. 다리도 또한 꼴이 말이 아니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날아가는 와중 위상력으로 몸을 보호해 그렇게 큰 피해를 입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물론, 작은 피해가 저 정도 상처라는 점에서 이미 설득력을 상실했다만.

 

" ..... "

 

" 이슬비. 꼴사나워. "

 

어느샌가 그는 그녀의 앞에 서 있었다. 팔짱을 낀 채 거만하게 서 있는 그의 눈에 더이상 클로저로서의 긍지는 없었다. 긍지따위 그의 눈엔 존재하지 않았던 것일까. 지금 그의 눈에 남은 것은 전쟁의 광기 뿐이었다. 옆에서 자유롭게 비행하고 있는 그의 검은 이미 건블레이드라고 불리우는 무기가 아니었다. 살의로, 암흑으로 그득 찬 한 자루의 검고도 검은 양날검이었다. 그녀는 갑작스레 옛 기억을 떠올리기 시작하였다. 그가 처음 팀에 들어 왔을 때, 자신의 무기를 다루지도 못하여 그녀가 그를 나무랐었다. 왜 하필 지금 그런 기억을 떠올린 것일까. 라고 생각하는 와중, 그의 검이 그 생각을 비집고 들어왔다. 

 

" 아윽....! "

 

" 내 앞에서 다른 사람 생각을 하는 건 예의가 아니야. 이슬비. "

 

복부에 제대로 꽂힌 그의 검이 그대로 빼내어졌다. 그리고 다시 꽂혔다. 이 짓을 몇 번이나 반복했을까. 극심한 고통이 전신을 휩쓸었다. 하얀 블라우스에 검붉은 얼룩이 번져나가기는 쉬운 일이었다. 그가 검에 붙은 검붉은 핏방울들을 털어냈다. 그리곤 말했다.

 

" 일어서. "

 

일어나고는 싶었다. 일어나서 저 건방진 사내의 뺨을 한 대 쳐 버리고 싶었다. 그러나 일어날 수 없었다. 거짓말처럼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오른쪽 복부에 뚫린 구멍에서는 검붉은 피가 왈칵 쏟아지며 그녀의 몸을 막연히 적셔나갔다.

 

" ...왜.... "

 

" ...? "

 

" 어째서야! 왜! 왜냐구! 이세하! "

 

젖은 머리에서 흐르는 빗물이었을까. 볼을 타고 물줄기가 흘러내렸다. 그 액체는 따뜻했다. 곧이어 눈이 흐려졌다. 마치 물이 들어간 듯 흐린 눈은 그의 악몽같은 모습을 흐릿한 실루엣으로 변하게 하였다. 이상했다. 이 무슨 감정의 역류였던 것일까. 감정이 북받쳐 올라왔다. 

 

" 왜.......왜......! "

 

흐릿한 눈은 따뜻한 눈물을 쏟았다. 말을 끝내자 상처에서도 피가 솟구쳤다. 이것은 아픔의 감정인 것일까. 아니라면 이 감정의 욱신거림은 무엇인 것일까. 생각이 정리되지 않았다. 뭐라 말을 해보려 했지만 그렇게 잘 말하던 입이 움직여주지 못했다. 뇌도 마찬가지였다. 지나쳐가는 문자들의 홍수가 도저히 문장으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그저 저편으로 사라져갔다. 

 

" 왜 우리를...인간을... "

 

" ...... "

 

" 어째서 배신한거야...? "

 

동공이 흔들렸다. 따뜻한 눈물은 나오는 대로 두 뺨을 타고 흘렀고, 세차게 내리는 비는 눈물이 지나간 자리를 다시금 메꾸었다.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몸 속을 이리저리 헤집었다. 

 

그리고는, 그의 입이 열렸다.

 

" 달콤했으니까. "

 

푸욱.

 

" ....... "

 

그의 검이 옆 콘크리트 벽에 박혔다. 마치 두부를 찌른 것 처럼 아무런 저항도 없이 박힌 검에서 나오는 기는 조금 전 보다도 기괴하게 일그러져 갔다. 그러나 그런 것보다도 그녀의 마음을 찢어버린 것은, 그의 재밌다는 듯 미소를 띄운 천진난만한 표정이었다.

 

" 너도 이 힘을 가지게 되면 알 수 있을 거야. "

 

그는 진심이었다. 그 무엇보다도. 진심으로 파괴를 즐기고 있었다. 그의 갑옷에 묻은 여러개의 핏자국도, 폐허가 되어버린 도심도. 그리고 그런 도심에 이리 저리 굴러다니고 있는 그가 지키고자 했던 사람들도. 모두 그에게는 재미있는 사냥감들에 불과했었다. 마음 한 구석에 자리잡았던 남아있었던 믿음이 사라져갔다. 희미했던 믿음은 단숨에 그에 대한 원망과 분노로 바뀌어갔다. 

 

" ...지금까지 내가 무슨 생각을 한 걸까. "

 

힘이 들어가지 않던 다리에 빠르게 힘이 들어갔다. 맹렬히 타오르는 감정의 파도는 조금이라도 남아있었던 이성을 휩쓸고 가 버렸다. 이제 그녀에게 남은 것은.

 

사그라들지 않는 분노 뿐 일 것이다.

 

" ....널 섬멸하겠어. 차원종. "

 

담담한, 그러나 깊고도 깊은 분노가 담긴 목소리를 내뱉은 그녀에게 수많은 상처들의 통증은 뇌에 들어오지 못했다. 비틀거리며 그녀가 일어섰다. 복부에 뚫린 상처에서는 피가 옷을 뚫고 튀어나와 바닥에 툭 떨어졌다. 떨리는 손으로 그녀는 손에 들린 나이프를 고쳐잡았다. 흐릿하던 눈이 점점 선명하게 변했고, 그의 모습도 또한 선명해졌다. 그의 야유 섞인 조소 또한 선명히 변했다. 더욱 더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빗방울이 떨어져 내렸다. 서로를 쳐다보던 두 사람이 있었다.

 

빗방울이 다시 떨어져 내렸다. 두 사람은 떨어지는 빗방울의 선율에 맞춰 잔혹하고도 아름다운 무도를 펼쳤다.

 

그녀가 그의 팔뚝을 베었다. 잔혹하게 빛나는 핏방울들이 떨어져 내렸다. 그가 그녀의 복부를 베었다. 서로 베고 베이는 죽음의 무도가 빗방울의 잔혹한 선율과 함께 시작되었다.

 

-

 

그러나 아름다운 그들의 춤사위는 오래지 않았다. 아름다웠던 춤사위였지만, 그것이 죽음의 무도였기 때문이었다. 승리한 것은 그녀였다.

 

" .....헉...헉.... "

 

" 크....크흐....큭... "

 

죽음의 무도가 끝난 후. 그녀의 가녀린 몸은 생채기로 가득 차 있었다. 하얀 그녀의 블라우스는 베이고,찢겨서 성한 부분보다도 성하지 않은 부분을 찾는 것이 빨라 보였다. 그러나 그런 그녀보다도 그의 상태가 훨씬 더 심각했다. 검은 그의 갑주는 여기저기 깨지고 부서져 있었고, 그의 몸 반은 타서 그을려져 있었다. 왼쪽 팔은 찢어져 붉은 피가 터져나왔고, 창백했던 그의 얼굴은 피로 물들어졌다.

 

" ....이제 끝이야. 차원종. "

 

그녀가 그의 심장 위에 그녀의 나이프를 가져다 대었다. 이대로 찌른다면 그는 죽어서 싸늘한 시체가 될 것이다. 

 

움찔.

 

나이프가 더이상 들어가지 않았다. 움직이지 않았다. 찌르기만 하면 그를 죽일 수 있는데도. 그녀의 팔은 굳건히 움직이지 못했다. 

 

아마도 그것은, 사라졌다고 생각한 그에 대한 미련이었겠지. 그녀는 아직도 그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것이다. 죽인다고 말은 잘 했지만, 그녀에게 남은 미련이 너무나도 컸다. 

 

눈이 마주쳤다. 그녀의 푸른 눈동자와 그의 보랏빛 눈동자가 마주쳤다. 그의 표정은 똑같았다. 재밌었다는 미소.

한 번 바뀐 것은 다시는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녀의 눈에서 다시 눈물이 떨어져 내렸다. 죽여야 하지만 죽이고 싶지 않았다. 죽이고 싶었지만 죽이지 못한다. 이것은 무엇일까. 깊고 깊은 애증의 크레바스에서 쉽게 헤어나오지 못하는 그녀에게 그가 말을 건넸다.

 

" ....역시 너는 날 못 죽여. "

 

비웃음 섞인 한 마디였다. 그리고 이 한 마디는 그녀를 애증의 수렁에서 증오의 구렁텅이로 바꿔 넣는 이유가 되었다. 그녀의 속에서 무언가가 타오르듯 터져나왔다.

비웃는 그의 웃음을 보자 남아 있던 미련도 사라졌다. 증오만이 그 장소를 가득 채웠다.

 

" ...**. "

 

나이프를 들었던 왼쪽 손이 허공을 날아 그의 가슴팍에 날카로운 나이프를 꽂아넣었다. 붉은 꽃이 가슴에 만발했다. 다시 한 번. 또 다시 한 번. 그렇게 몇 십 번을 찔렀다. 찌르고 뽑아낼 때마다 검붉은 혈액이 터져나와 그녀의 하얀 피부를 적셔갔다. 

 

그때였다.

 

" 이제 만족해? "

 

 

 

 

 

 

 

 

 

 

 

 

 

 

 

 

 

 

 

 

 

 

 

 

 

 

 

 

 

 

 

 

 

 

 

-

 

 

 

 

 

 

 

 

 

 

" ....어? "

 

어?

 

무슨 일이었을까. 한순간 시야가 하얗게 튀었었다. 하얗게 튀었던 시야가 돌아오자 ** 못했던 장소였다. 빛이 거의 들어오지 않는 방이었다. 그래선지 지금 자신이 무엇을 깔고 앉아 있는지도,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몰랐다.

 

그러나 진실을 깨닫는 데 까지는 그다지 오랜 시간이 흐르지 않았다.

 

" ...이제 정신 차렸어? "

 

" ....아? "

 

질척.

 

뭔가 축축했다. 질척거리는 옷을 만지다 보니 비릿한 냄새가 풍겨왔다. 그렇지만 온통 암흑이어선지 제대로 보이지가 않았다. 방금 들려온 그의 목소리를 쫒아 보았지만, 더이상 그의 목소리는 들려오지 않았다. 그리고 그 자리를 질척한 액체가 채워 나갔다.

 

벽이 담은 작은 창에서 밝은 달빛이 공간 안으로 새어들어왔다. 바닥이 보였다. 검붉은 피가 찐득하게 바닥을 채우고 있었다. 여기저기 녹슬어 보이는 금속제 벽에서도 피가 흐르고, 그 피의 주인들로 보이는 몸뚱아리들이 거친 숨소리를 내뱉으며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

 

" ...슬비야.... "

 

벽에 기대 앉아 숨을 몰아쉬던 흑발의 여성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내뱉었다. 그녀는 한쪽 눈이 없었다. 대신 그 자리에서는 검붉은 피가 안구를 대신하고 있었고, 한쪽 팔은 뜯겨 나가 질척한 피를 계속해서 쏟아내고 있었다.

 

" ...유리...야? "

 

" ......이제....정신 차린 거지...? "

 

그녀의 이제 한 쪽 밖에 남지 않은 눈에서 눈물이 쏟아졌다. 저것은 상처에 대한 아픔의 눈물일까. 친구에 대한 안심의 눈물이었을까. 

 

" ....정신 차린 거야? 대장. "

 

그런 그녀의 옆을 지키는 백발의 청년이 보였다. 그도 사정은 비슷해 보였다. 숨을 몰아쉬며 엉망인 몸으로 피가 찐득찐득 흘러나오는 그의 주먹을 쥐는 모습에서 평소 그가 보여주던 실없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 ...슬비 누나....정신 차리신..거예요...? "

 

저 구석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은발의 작은 아이가 쓰러져 나뒹굴고 있었다. 아이의 두 눈에서도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 아이의 몸도 정상은 아니었다. 아이의 작은 얼굴에도 핏자국이 번져 있었고, 아이의 복부는 작은 단검에 여러번 꿰뚫린 듯 따뜻한 피를 계속 내뿜었다.

 

그러나 지금 그녀에게 그것을 생각할 수 있는 여유는 없는 듯 했다.

 

" 이..세하...? "

 

자신의 아래에 깔려 있던 것은 그의 시체였다. 가슴에 자신의 나이프 두 개가 꽂혀 찐득하고 질척한 피를 뻐끔대며 내뿜고 있는 그의 시체였다. 얼굴은 새파랗게 변해 버렸고, 방금까지만 해도 자신을 불러주었던 그의 입은 굳건히 닫혀 열릴 줄을 몰랐다.

 

" .....뭐야? 나 놀리는 거야...? "

 

실소가 터져나왔다. 분명히 웃을 수가 없는 상황인데. 아니...그래서 웃음이 터져나온 것인지도. 이런 거...말이 될 리가 없었다. 생각하기도 싫은 시나리오였다.

 

그러나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그것이 현실임을 자각하게 해 주었다.

 

" 이거야 원. 화려하게도 해 주었군. 이슬비 요원. "

 

" ....데이비드...? "

 

절망적인 구두굽 소리가 그 방을 가득 채웠다. 음침하고 미혹적인 그의 목소리가 다시 방을 휩쓸었다. 

 

데이비드 리. 한때 유니온 신서울 지부의 국장이었으며, 우리 검은양을 지원해 주었던 인간.

 

그리고 우리를 배신한. 위선자.

 

" ...무슨 짓을 한 거야. "

 

" ...암흑의 광휘라고 알고 있나? "

 

" 착용자에 따라서, 착용자의 어두운 면을 부각시켜 주는 대단한 물건이지. "

 

" 무슨 짓을 한 거냐고 묻고 있잖아. "

 

위상력을 끌어모았다. 그런데, 뭔가 달랐다. 위상력의 총량이 무지막지하게 많아져 버린 것이다. 뭔가 이상했다. 자신에게서 더이상 깨끗한 위상력은 느껴지지 않았다. 대신 더러운 차원종의 위상력만이 느껴질 뿐이었다.

 

" ...뭐야, 이거 뭔데. "

 

" 하하...너무 성질 내지 말게. 걱정 마. "

 

" 그저 자네를 필요로 한 것일 뿐이네. "

 

그렇게 말하고는 그가 무엇인가를 꺼내들었다. 꺼내든 그 순간부터, 나는 저것이 무엇인지를 직감했다. 잊을 리가 없었다. 저건....

 

" 자. "

 

" ...?! 흐끅....?! 꺄아악! "

 

머릿속에서 강렬한 통증이 느껴졌다. 위장이 뒤틀리고, 뇌가 찢어지는 듯 한 고통이 그녀의 작은 머릿속을 잔뜩 뒤집어놓고 있었다. 머리를 쥐어뜯는 고통으로 고통을 없애보려고도 했지만, 고통이 더해질 뿐이었다. 그녀는 그저 하얗게 새어버린 머리를 붙잡고 비명만 지를 뿐이었다.

 

" 후후. 면류관이 꽤나 효과가 좋은 듯 한 모양이군. "

 

" 끄윽...면....아악!...류관....? "

 

" 차원압력 발생 초커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지. 인간한테 쓰인 것이 아니고, 용한테 쓰인 것이지만 말이야. "

 

" 뭐...설명은 됐나. 자네는 이제부터 내 명령에 따라주어야 겠어. "

 

그는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내려다 보았다. 그녀도 눈물과 고통으로 범벅이 된 얼굴로 그를 올려다 보았다. 주변이 시끄러웠다. 비명과도 같은 소음에 더더욱 머리가 아파오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에게 그런 것을 생각할 여유는 주어지지 않았다.

 

그녀는 그의 비릿한 웃음을 마지막으로 암흑의 홍수에 빠져들었다. ** 듯한 고통으로 눈이 닫혀갔다. 눈이 모두 감기면 그녀는 이제 그곳을 영원히 헤메게 되겠지.

 

그녀의 눈이 감겼다.

 

 

 

 

그녀는 영원히.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저 악몽 속을 영원히 떠돌게 되겠지.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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