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전자시계 2016-02-03 0
(가족)
이 단어는 나와는 거리가 아주 먼 단어이자 고통스런 기억을 되살려내는 단어일 뿐 이었다.
내가 아주 어렸을적, 내 부모님은 차원종에게 살해당했고 그 이후로 나는 복수의 일념으로 줄곧 혼자서 살아왔다, 검은양팀을 만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나와 같은 검은양팀 소속이자 동갑내기인 서유리는 검은양 소속 맴버중 유일하게 제대로 된 가족이 있다.
유리는 지갑에 가족사진을 넣어 다닐 정도로 가족을 좋아하고 나를 비롯한 팀원들에게도 가족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런 유리를 보며 ‘나도 저런 가족이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부러운 감정이 생긴다. 하지만 부모님은 이미 내 곁에는 없다.
때는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전날
"이번 크리스마스도 집에서 혼자 영화나 보게 생겼네, 못 본 영화나 봐야지 "
하며 내일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바로 그때 전화벨이 울렸다. 화면에 "서유리"라는 글자가 떠올랐다.
"여보세요 이슬비 입니다."
"안녕 슬비야? 내일 바뻐?"
"아니 바쁘진 않아. 그냥 혼자 영화나 보려고"
"그럼 내일 우리 집에와서 파티하지 않을래?"
전혀 예상하지 못한 말이었다.
"검은양팀 맴버 전부 다 오는거니?"
"우리집 좁아서 그렇게 많이 못불러, 너랑 우리 가족끼리만 하는거야"
"어째서 나 혼자만..?"
"검은양 팀원 중에는 나 빼고는 네가 유일한 여자잖아. 동갑인 동성친구끼리 우정도 좀 쌓아아지, 덤으로 우리 가족도 소개 하고 싶어"
크리스마스에 혼자 숙소에 있는 것 보다는 낫다는 생각이 들었고 내일 유리네 집으로 가기로 했다.
전화를 끊고 창 밖을 바라보았다. 눈은 아직 오지 않았지만 날씨가 추웠다.
"가족이라....."
********************************************************************************************
다음날 오후5시, 나는 유리가 보낸 문자에 적힌 주소를 찾아 갔다.
그곳에는 허름한 아파트가 있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으로 올라갔다.
"305호.... 305호....."
305라는 번호가 써진 문 앞에 멈췄고 초인종을 눌렀다
띵동~
문 너머로 "네~ 나가요~" 하는 소리가 들린다.
이윽고 문이 열리자 유리가 보인다.
유리는 반가워하며"슬비야 어서와,밖에 많이 춥지? 빨리 들어와."
"응, 고마워"
"조금 좁긴 해도 여기가 우리집이야~"
유리네 집은 현관에서 부엌이 바로 보였고 그곳에는 2명의 어른이 있었다.
"저 분들이 내 엄마랑 아빠야"
하며 유리가 어머니,아버지를 소개한다.
"안녕하세요? 유리와 같은 검은양팀 소속인 이슬비라고 합니다."
"니가 슬비니? 유리한테 이야기 많이 들었어, 듣던대로 아주 예의바르고 예쁘게생겼네?"
아주 젊어 보이는 유리의 어머니가 말했다. 유리가 아니었으면 어머니인줄은 꿈에도 몰랐을 정도로 동안이었다.
"어서와라, 우리집이라고 생각하고 편하게 있어"
사람좋아보이는 후덕한 인상을 가진 유리의 아버지가 말했다.
"얘들아 슬비누나 왔어~"
방문을 열며 유리가 동생들을 불렀다. 유리가 자주 말하던 쌍둥이 남동생들이었다.
"안녕하세요, 누나가 슬비누나예요? 우리 누나보다 어른스러운거 같은데.."
"안녕하세요, 슬비 누나 우리 철없는 누나 잘 보살펴 주셔서 감사드려요."
"이 녀석들이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유리가 살짝 화를 내자 쌍둥이 동생들은 웃으면서 달아난다. 보기만해도 정말 화목해보이는 가족이다.
유리네 집은 상당히 좁았다. 내가 혼자 사는 숙소와 비슷해 보였다. 5인 가족이 살기에는 턱없이 좁아 보였다.
유리네 가족이 그렇게 넉넉하지 못 한것도, 유리가 그런 가족을위해서 클로저가 된것도 알고 있다. 유리는 그것을 부끄러워 하지 않았다, 오히려 가족에 도움이 될 수 있어서 자랑스럽다고 했다.
눈을 돌려 유리네 집을 살펴보았다. 대부분 오래된 가구,가전기기를 쓰고있지만 간간히 산지 얼마 안된 물건도 보인다.
분명 유리가 클로저 일을 해서 벌은 돈으로 가족을 위해 산 물건일 것이다.
거실 한쪽에는 커다란 유리 장식장이 있었는데 그 속에는 유리가 클로저를 하기전에 검도를 하며 땄었던 각종 상장,트로피,메달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그러고 보니 유리가 한때 검도 유망주였다는 사실이 갑자기 떠올랐다.
"어때 슬비야? 오길 잘 했지? 치킨도 시켰으니까 조금 있으면 올거야. 있다가 오면 다같이 먹자"
"나도 도와줄게 할 일 이있으면 말해줘"
"손님이 무슨 일이야, 그냥 편하게 있어 나랑 우리가족이 다 할거야~"
유리는 도와주지 않아도 된다고 했지만 내 성격에 그냥 가만히 있을 수 가 없어서 유리 어머니 옆으로 가서 음식준비를 거들었다.
유리가 말했던 치킨이 도착하고 음식들이 모두 완성되자 나와 유리네 가족 총6명은 거실에 펼친 상에 오순도순 모여 앉았다.
학교에서 있었던 이야기,직장에서 있었던 이야기 등 유리네 가족들은 이야기꽃을 피웠다. 다시 한 번 느끼는 거지만 정말 화목해보였다.
'나도 이런 시간이 있었을까? 내 부모님이 차원종때문에 돌아가시지만 않았으면 이런 시간을 보낼 수 있었을 지도 몰라'하는 생각이 마음 한 구석에서 떠오른다. 하지만 다 부질없는 생각이다 내 부모님은 이미 돌아가셨다. 돌아가신 부모님을 다시 살려낼 수 는 없다. 우울한 기분이 들었다. 그 기분이 표정에까지 나타났는지
"슬비야 표정이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하며 물어온다
"아무것도 아니야 잠깐 뭐가 생각나서...."
“슬비야 갑자기 이런 말하기 부끄럽지만 너, 우리 가족 하지 않을래?
“뭐? 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농담이지?”
“아니 농담 아니야, 진짜로 가족이 되자고 말하는 거야”
“혈연관계도 아닌데 무슨 가족이야?”
“혈연관계만으로 가족이 되는 건 아니잖아? 내 말은 마음으로 이어진 가족이 되자는거야, 이 의견에 이의 있으신분 있습니까~?”
“엄마는 찬성이야 슬비처럼 예쁘고 착한 딸이 생긴다는데”
“이 아빠도 찬성, 슬비처럼 의젓한 딸 가져보는게 소원이었어”
“나두 나두, 폭력적인 누나말고 착한누나 가지고 싶어”
“나도 찬성, 숙제 물어 볼 수 있는 똑똑한 누나 가지고 싶어”
“뒤에 두사람의견이 거슬리긴 하지만 우리가족은 모두 찬성이야, 넌 어때 슬비야?”
생각치도 못한 일 이 일어났다. 나한테 가족이라니? 내가 그래도 될까? 괜히 남한테 피해주는건 아닌가? 잡다한 생각이 머릿속을 복잡하게 오갔다. 잠시 뜸을 두고 겨우 입을 열었다.
“저 라도 괜찮으시면 잘 부탁 드립니다……”
“이제부터 슬비넌 우리 가족이야~ 자, 모두 잔을 채웁시다 새로운 가족을 위해여 건배~!”
유리가 건배를 제안했다 유리 부모님은 맥주를 나와 유리 그리고 유리의 쌍둥이 동생들은 음료수를 채웠다.
“새로운 가족 슬비를 위하여 건배~”
“건배!!”
그 이후로 파티는 계속 이어져서 12시가 넘어서야 끝이 났다. 유리가 집에서 하룻밤 자고 가는 게 어떠냐고 물어보길래 그러기로 했다. 유리네 집은 방이2개 분이라서 1개의 방에는 유리의 부모님 또 다른 하나의 방에는 유리의 동생들이 사용했다. 유리도 원래는 동생들 방에서 자야 하지만 오늘은 손님도 있고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서 거실에서 이불을 펴고 자기로 했다. 나와 유리는 오순도순 수다를 떨다가 잠이 들었다.
새벽3시, 부스럭 소리에 잠이 깼다.
“슬비야 미안, 내가 깨웠나?”
“아니야 내가 원래 좀 예민해서..”
눈을 떠보니 유리가 산타클로스 복장을 입고 있었다.
“유리야 뭐 하는거니?”
“크리스마스 잖아?, 동생들 선물 줘야지,잠깐만 기다려”
그러면서 2개의 포장된 선물을 들고 숨을 죽이고 조용히 동생들이 자고 있는 방문을 열고 들어가 동생들의 머리맡에 선물을 두고 다시 조용히 빠져 나왔다.
“유리는 좋은 누나네, 너한테 이런 면이 있을 줄은 몰랐는데”
“헤헤헤.. 그런가? 나도 부모님한테 받았으니까 이제는 내가 동생들한테 줄 차례라고 생각했거든 요즘은 돈도 버니까 작년보다 비싼걸로 준비했지”
“유리 너는 가족을 참 아끼고 사랑하는구나…”
“그야 당연하지 내가 검도를 할 때도 우리 가족의 뒷받침이 없었다면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을 거야 그리고 갑자기 위상력이 각성해서 더 이상 검도를 할 수 없었을 때도 우리 가족이 없었다면 나는 견디지 못했을거야 가족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거야… 아 갑자기 진지한 이야기 해서 미안해, 아무튼 나는 우리 가족이 아주 좋아.”
“유리야 아까 그 가족이야기 말인데, 너네 가족한테 너무 부담ㅈ….”
“아 그거 내가 우리가족한테 부탁한 거야. 얼마 전 검은양팀 파일을 본 적이 있어 거기에는 다 적혀있더라 네가 어렸을 때 무슨 일을 당했고 어떻게 살아왔는지. 그걸 보고나니 평소에는 당당하고 의젓해 보이던 네가 어딘가 외로워 보이는 거야 특히 내가 우리 가족이야기만 하면 더 외로워 보였어. 우린 클로저 이기 이전에 친구잖아? 그래서 친구를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우리가족한테 전부 말했어 네가 어떤 아이고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그리고 가족으로 받아 주는 게 어떠냐고 물어봤어 가족 모두 내 의견에 찬성해줬지. 네 허락 없이 함부러 네 과거를 다른 사람한테 말한건 사과할게 하지만 나는 이게 슬비 너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했어. 전혀 우리가족에게 부담이 되는 일이 아니야. 그래도 네가 싫으면 어쩔 수 없는거고… 선택은 너한테 맡길게”
“아니 난 단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어려울 거 없어. 그냥 믿고 의지하고 서로 도우면 돼, 그게 가족이니까.”
그 말을 듣고 있으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정말 고마워 유리야, 정말 고마워………”
“진짜 너희 친부모님이랑 비교하면 부족하겠지만 언제든지 나나 우리 가족한테 의지해 동생녀석들도 의외로 믿음직스럽다고?”
“응,기뻐 나한테 다시 가족이 생기다니…..”
유리는 반쯤 울고있는 나를 끌어안았다.
“그럼 다시한번 잘 부탁한다 슬비야”
*******************************************************************
(가족)
이 단어는 나와는 거리가 아주 먼 단어이자 고통스런 기억을 되살려내는 단어일 뿐 이었다 하지만 오늘 이후로 이 가족이라는 단어는 행복한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단어가 될것이다.
-끝-
제설 작전 이벤트 유리랑,슬비 내용,플게 서브 퀘스트 내용을 기초로 하여 써봤습니다.
이런건 처음 써보는데 어떨지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