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피 외전 - 그녀의 긍지(2)
요녀달기 2016-01-27 3
“당신은... 당신 따윈... 절대로 인정하지 않을거에요. 제가 얼마나 당신을....”
하피 외전 – 그녀의 긍지(2)
“빌어먹을...”
인형같이 귀여운 얼굴에서 전혀 나올 법한 말이 아닌 상스러운 말이 저절로 나왔다. 평상시였다면 이런 말을 하는 것 자체가 자신의 인격을 떨어트리는 일이라 절대로 하지 않았을 테지만 지금은 이런 것을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질 수 없는데... 져서는 안 되는데!”
이를 꽉 깨물었다.
지금 자신은 최선을 다 하고 있다. 아니 평상시보다 오버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다. 그렇기에 지금까지의 중간 기록이지만 저번의 기록보다 꽤 높은 점수를 기록하고 있었다. 하지만 하피, 그녀의 기록은 넘지 못하고 있다.
“져서는 안 된다고! 저런 사람 따위한테는!”
슬비. 그녀는 하피를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 아니 알고 있던 사람이 하피였다고 보는 것이 옳겠지만.
지금은 하피라는 예명으로 불린다지만 한 때는 자신과 같은 이슬비라는 이름으로 불렸던 인물. 그리고 아카데미 역사상에서 손꼽을 정도로 유망했던 기대주. 그리고 자신이 한 때나마 동경했던 인물.
하지만 이런 모든 것을 따분하다. 라는 하찮은 이유로 버리고 도망쳐 버린 인물...
아무것도 모르고 천진난한 하던 시절은 나에게도 있었다. 그때만 해도 나에겐 아버지와 어머니가 있었으니까. 그리고 그때까지만 해도 내가 고아가 될 것이라는 상상은 꿈에서라도 해 본적이 없었다.
하지만 나를 사랑해주고 지켜주던 부모님이 죽고 고아가 되는 일은 아주 한 순간이면 충분했다.
빌어먹을 차원종에겐 말이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고아가 된 나는 잠시 시설에 맡겨졌다가 나에게 위상력이 존재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유니온 소속의 아카데미로 들어가게 되었다.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말이다.
하지만 나는 이게 오히려 좋았다. 위상력이 있다면 내 부모님을 해친 차원종에게 복수를 할 수 가 있을 테니. 그리고 나와 같은 아픔을 겪을 아이가 없어지도록 할 수가 있을 테니 말이다.
아카데미에 들어간 순간부터 난 다른 또래의 비해서 최소 배 이상의 노력을 했다고 자부했다. 보다 강한 클로저가 되기 위해서 말이다.
그러나, 나에게 잠재되어 있는 잠재력 지수는 그리 높지가 않았기에 내가 성장을 할 수 있는 단계는 그리 높지 않았다. 이에 난 한 순간 내 삶의 의욕을 잃어버린 적이 있었다.
그 때였을까? 나를 가장 아껴주던 교관님께서 한 사람의 훈련 영상이 담긴 비디오를 보여주었던 것이?
그때 교관님이 보여주신 비디오에는 한 여자아이의 훈련 영상이었다. 그 여자아이는 여자치고는 큰 키에 날씬한 몸매. 그리고 여자가 봐도 반할 정도로 아름다운 여자아이였다.
하지만 내가 이 영상을 보고 놀랐던 것은 단순히 여자아이가 아름다워서가 아니였다. 차원종과의 전투로 프로그램밍한 훈련이었을 텐데 그 여자아이는 전투가 아닌 마치 춤을 추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것도 아주 아름다우면서도 우아한.
그 비디오를 보고 있던 나는 한 순간 멍하니 계속 그 영상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는 그 영상이 끝이 날 때엔 두 가지의 상반된 감정이 나를 에워싸기 시작했다.
나도 저 여자아이처럼 되고 싶다. 라는 감정과... 나의 위상력 잠재 지수로는 그것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감정이...
-슬비양은 이걸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을 알고라도 있는 듯이 교관님은 질문을 해 왔고 난 그것에 대해서 아무런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그저 고개만 숙인 체 말이다.
하지만 교관님은 내가 이런 행동을 할 것이라는 것마저도 알고 있었다는 듯이 나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면서 말을 이으셨다.
-아름다운 춤사위지요? 분명 차원종들과의 전투로 가정한 훈련인데도 말이죠.
나는 그 때 대답대신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고 이런 나의 모습을 보고는 교관님은 살짝 웃으셨던 것으로 기억난다.
-그런데 슬비양 한 가지만 보고 다른 한 가지는 ** 못했네요. 이 영상 속에 여자아이에게서 높은 위상력이 느껴지나요?
그리고 뒤에 이어진 교관님의 말에 난 뒤통수라도 얻어맞은 기분이 들었다.
분명 영상만으로 그 사람의 위상력의 높고 낮음은 정확히 파악할 수는 없다. 하지만 어느 정도인지는 어렴풋이나마 느낄 수는 있다.
난 교관님의 말이 끝나자마자 재빨리 비디오를 되감아 다시 보기를 시작했다. 아까 아름다움에 취했던 감성적인 눈이 아니라 누구보다도 냉정함을 유지한 체 말이다.
그리고 내가 내린 결론은...
‘나도 따라 하려고 하면 할 수 있다’라는 것이었다.
이 영상속의 여자아이는 왜 인지는 모르겠으나 최소한의 위상력만 사용했다. 그리고 그것을 적재적소에 이용하여 마치 바람에 몸을 맡긴 것처럼, 아니 춤을 추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 이유가 바로 이것이었다.
-재밌죠? 분명 이 영상의 여자아이는 우리 아카데미 역사상 손에 꼽을 정도로 높은 위상력 잠재 지수를 가지고 있는 아이에요. 하지만 이 아이는 아카데미에 있는 아이들의 평균치보다 훨씬 낮은 위상력만을 이용해서 이 훈련 과정에서 탑 랭크를 따내버렸죠.
‘......’
-슬비양. 제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알겠어요? 분명 잠재력은 중요한 요소에요. 하지만 말 그래도 잠재력은 숨겨진 능력을 파악하는 것이라 제대로 된 평가가 이루어진다고 볼 수는 없어요. 그리고 그 잠재력이 높다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강한 클로저가 되는 것도 아니에요.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가진 위상력을 얼마나 잘 이용하느냐? 가 되겠지요.
그 날 이후. 난 나의 잠재력 지수 따위에 얽매이지 않기로 했다. 얼마나 그것을 효율적으로, 적재적소에 이용하느냐? 만을 생각하기로.
보다 강해지고 싶었다. 그래서 내 부보님을 죽인 차원종들에게 복수를 하고 싶었다. 그리고...
-아. 그러고 보니 슬비양. 재미있는 사실 하나 알려줄까요? 이 영상에 나오는 여자아이는 슬비양보다 4살 위의 아카데미 선배라는 것과 슬비양과 이름이 같은 동명이인이라는 것말이죠. 단순한 우연으로 취급할 수도 있겠지만 전 필연으로 생각하려고 해요. 그리고 망상일 뿐이지만 이런 상상도 해요. 몇 년이 지난 후에 말이죠... 이슬비라는 이름을 가진 두 명의 여성 클로저 콤비가 우리 아카데미의 위상을 높여줄 것이라고 말이죠. 후훗.
나와 같은... 이름을 가진 그녀에게 조금이나마 가까워 질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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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인게임상 설정등은 엿장수 마음대로 바꾸어 먹었습니다만...
최대한 인게임상의 스토리와 설정등. 이런 것과 괴리감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