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아들의 데이트-(3)
현시창인생 2015-01-23 41
전편 링크:http://closers.nexon.com/ucc/fanfic/view.aspx?n4articlesn=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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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 시간에 늦지 말라고 한 게 누군데 왜 아직까지 안 오는 거야……."
이세하는 손목시계의 시침과 분침이 11과 3을 가리키는 것을 보며 살짝 짜증을 냈다. 벌써 약속 시간을 초과한지 15분이나 지났는데, 이슬비는 대체 뭐하는지 아직까지 나타날 생각을 안 하고 있었다. 시간 아깝게, 이세하는 혀를 쯧 찼다.
보통 15분 같으면 그냥 관대하게 봐줄 수 있으나, 지금의 이세하에게 그런 관대함을 바라는 건 무리가 있었다. 서유리가 데이트 때 게임기를 가지고 간다면 가만히 안 두겠다고 미리 으름장을 두었으며, 제이는 적어도 약속 장소에는 한 시간 전부터 나가라고 계속해서 압박을 넣은 탓에, 여기에 도착한 한 시간 15분 동안 시간만 나면 하던 게임도 하지 못한 상태로 한 장소에서 가만히 기다리기만 했다. 이 정도나 기다렸으면 나중에 이슬비가 도착했을 때 충분히 짜증을 내도 되겠지. 이세하는 그리 다짐했다.
"세하야~ 계속 그렇게 있는 것도 뭐한데 여기 와서 컵라면이나 먹지 그래?"
"아, 사양할게요. 그래도 권유해주신 건 고마워요 소영이 누나."
어색하게 웃으며 거절한 이세하를 보며 소영은 놀리듯이 쿡쿡 웃었다. 한 시간 전부터 봤지만 저 모습은 참으로 재미있었다. 평소에는 요원복이나 교복 입은 모습밖에 못 봤는데, 나름대로 차려입은 사복하며 볼 때마다 걸으면서 하고 있던 게임도 안 하고 대신 손목시계만 계속 해서 들여다 보는 모습까지. 모든 게 소영에게 있어서 자그마한 재밋거리였다.
"아~ 세하의 애인님은 대체 언제 오는 거니? 참 나쁘네, 이렇게 훈훈하게 생긴 남친을 오랫동안 기다리게 하고 말이야. 우리 세하 빨리 데이트 끝내고 게임해야 하는데."
"걔, 걔는 애인 같은 거 아니거든요?"
"데이트 하는 건 부정 안 하네?"
소영이 깔깔 웃고, 이세하가 부끄러움에 얼굴을 붉혔다. 저기에 뭐라고 반박이라도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그 녀석과 데이트를 하는 건 사실이니까. 어차피 상대도 곧 있으면 올 테니 거짓말을 할 수 있는 노릇도 아니지 않은가.
"그래서, 데이트를 할 상대는 누구? 유리니? 혹시 정미? 아니면 네가 말하던 그 선배라던 사람?"
"……다 아니예요."
어찌 하나만은 쏙 빼서 얘기하는지, 듣는 이세하 쪽이 다 어이가 없을 정도였다. 확실히 이슬비가 누구와 데이트를 할 것 같이 굴지는 않지. 매사에 진지하다 보니까 연애 쪽에는 관심이 없을 것 같이 행동하니까. 다 자업자득이라면서 이세하는 속으로 이슬비를 씹었다.
자신이 말하는 이를 이세하가 전부 부정하자, 소영은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아무리 그래도 평소에 이세하가 자주 말하거나 만난다는 이 세 명 중 한 명은 걸릴 것 같았는데, 그게 아니랜다. 소영은 과장스레 제스쳐를 취하며 말했다.
"우와, 설마 내가 모르는 여자아이랑 데이트 하는 거야? 세하 너 다리를 너무 많이 걸친 거 아니니? 이걸 어째, 내가 모르는 애면 대놓고 면전에서 놀려주기도 힘든데."
"그런 것도 아니고, 놀릴 생각도 하지 말아 주세요."
이세하는 자신의 골이 아파오는 것을 느끼며 작게 한숨을 쉬었다. 더 이상 놀림 받는 건 싫은데, 이슬비는 왜 이렇게 안 오는 건지……. 불만스레 손목시계를 두들기던 이세하는 다시 한 번 한숨을 내뱉었다.
"한숨 많이 쉬면 복 달아난데."
"이미 일이 이렇게 된 시점부터 제 복은 없었던 거나 마찬가지예요…."
이슬비와는 데이트를 하게 됐고, 서유리와 제이의 압박으로 인해서 시간이 많이 비었는데도 불구하고 한 시간 넘게 게임도 못한 데다가, 엄마인 서지수는 대체 어떻게 안 것인지 자신이 데이트를 간다는 것을 알아내서는 전날에 아들에게 인형놀이 하듯이 옷을 갈아입히지를 않나… 이 정도면 충분할 정도로 불행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 이세하의 사정을 알 리 없는 소영은 영문을 몰라 고개를 갸웃거릴 뿐이었다.
'정말이지… 이 녀석은 평소에 약속 시간은 칼 같이 지키더니 오늘은 왜 이래?'
검은양 팀의 회의 시간이나 집합 시간이 되면 그 누구보다 빨리 나와서 다른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던 이가 바로 이슬비다. 그래서 이세하도 이슬비가 약속시간에 늦겠다는 걱정은 별로 하지 않은 채로 조금은 마음을 편하게 먹고 있었는데……. 정말로, 이슬비가 오면 따끔하게 한 소리 해주리라 다짐했다.
"이, 이세하!"
손목시계를 보다가 때 마침 저 멀리에서 들려오는 이슬비의 목소리. 타이밍 좋고, 이세하는 불만스레 중얼거리며 이슬비의 목소리가 들린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래 너 잘 왔다. 약속 시간에 늦지 말라고 한 게 누군데 왜 이제야……."
이세하는 말을 하다가 숨이라도 막힌 듯 말을 멈추고 입을 멍하니 벌렸다. 이슬비의 얼굴이 붉은 거야, 저렇게 뛰어오고 있기 때문에 거친 숨을 쉬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옷은 아니다. 머리색에 맞춘 듯 화사한 배색의 옷. 가슴의 분홍 리본과 허리 부근의 하얀 프릴이 눈에 띈다.
이슬비가, 저렇게나 귀여운 녀석이었던가──라고 일순간 생각한 이세하는 한 순간이라도 떠올랐던 생각을 부정하듯 강하게 머리를 저었다. 이슬비가 귀엽다니, 절대 그럴 리가 없다. 자신은 지금 그냥 요상한 환각을 보고 있던 것뿐이다. 하지만──.
──슬비 누나, 그냥 세하 형이랑 데이트 하는 게 좋아서 그런 거 같은데요?
며칠 전 미스틸이 천진난만한 목소리로 말했던 그 말이 이세하의 귀를 스쳐 지나갔다. 이슬비가 입은 저 옷은, 머리부터 발 끝까지 그저 훑어 보기만 하더라도 입은 당사자가 얼마나 기합을 넣고 차려 입었는가를 잘 알 수 있을 정도로 이슬비와 어울렸다. 그냥 영화만 보는 것이라면 저 정도로 기합을 넣고 차려 입을 필요는 없었겠지. 그 말을 들었던 당일 날에는 터무니 없는 소리라며 그저 부정했지만, 오늘의 이슬비를 보고 나니 마냥 부정만을 할 수는 없어졌다.
이세하가 이슬비를 보고 멍하니 입을 벌리고 있을 때, 이슬비는 거친 숨을 급히 가다듬었다. 약속에 늦지 말라고 한 게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인데, 정작 그 본인이 약속시간에 늦어버렸다. 이래서는, 상대에게 무슨 말을 들어도 뭐라 말할 수 없다.
"미, 미안! 버스를 타고 왔는데 갑자기 길이 막혀서…."
이슬비는 열자마자 변명부터 나오는 자신의 입이 너무나 미워졌다. 그렇게나 기대했던 데이트를 어색하게 시작하는 게 싫어서 생각도 없이 내뱉었는데, 정작 나온 말이란 것이 하필이면 구차한 변명이었다. 분명 약속 시간도 제대로 못 지키는 제멋대로인 여자라고 생각하겠지. 이슬비는 기분이 암울해져 감을 느꼈다.
이슬비의 말에, 멍하니 이슬비만을 보고 있던 이세하가 정신을 차리고는 얼굴을 붉히며 볼을 긁적였다. 분명 처음에는 온갖 싫은 소리를 서슴없이 내뱉을 생각이었는데… 이런 이슬비의 모습을 보니 그럴 생각도 싹 달아나 버렸다. 오히려 '이건 이슬비 잘못이 아니지?'란 생각이 이세하의 머릿속을 지배했다.
"아, 아니 뭐 사람이 살다 보면 그럴 수도 있지. 교통체중이 자기 맘대로 풀리는 것도 아니고."
"그래도…."
"정 미안하면 안에서 콜라 돈은 네가 내. 그 정도면 돼."
……살다 살다 스스로가 이런 말을 내뱉을 줄 몰랐던 이세하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뭐 어쨌든, 이슬비가 왔으니 이제 그만 영화관 안으로 들어가야겠지. 이세하는 기다리는 동안 심심하면 말을 걸어줬던 소영에게 감사 인사를 건네기 위해 소영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누나, 저희는 이만 가볼게요. 장사 열심히……."
"데, 데이트 한다던 애가 슬비였니!?"
놀람과 경악이 가득 찬 목소리로 소영이 외쳤고, 가까이에 있던 이세하가 시끄러움에 귀를 막았다. 아─ 그러고 보니까 아직 소영에게는 상대가 누구인지 말해주지 않았었다. 몇 명의 이름을 입에 담기는 했으나, 그 중에는 이슬비의 이름이 들어가 있지 않았었고. 소영도 자신이 이슬비와 데이트를 하리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랬던 거겠지. 솔직히 말하자면 이세하는 지금 이 순간까지도 이슬비가 자신과 데이트를 한다는 사실이 현실적이지 못하게 느껴졌기 때문에 오묘한 표정을 지었다.
"데, 데이트 아니에요! 그냥 이세하랑 두, 둘이서 영화를 보러 온 것 뿐…."
"그러니까 그게 데이트잖아! 우와, 내가 살다살다 이런 걸 다 보네. 설마 세하랑 슬비가 데이트를 하는 장면을 보게 될 줄이야."
얼굴을 방금보다 더욱 붉히며 부정하는 이슬비의 말에 소영은 능글맞은 웃음을 지었다. 요즘 세상이 뭐라던가, 남녀 둘이 같이 다니면 애인이고, 같이 놀러다니면 데이트라고 했나. 소영의 눈에 이 서로 기합 가득 찬 사복 차림의 남녀는 애인이었고, 데이트를 하기 위해 이곳에 나온 것처럼 보였다. 데이트를 한다는 사실은 거짓말이 아니기 때문에 이세하는 뭐라고 부정하지 못했다.
……그래도 이슬비를 이렇게 계속 내버려 두면 얼굴이 터져 죽을 것처럼 보였기에, 이세하는 음흉하게 콧소리를 내는 소영과 얼굴을 붉히며 안절부절하고 있는 이슬비 사이에 끼어들었다.
"……그럼 소영이 누나, 저희는 갈게요. 많이 파세요."
"어, 세하야! 너희 언제부터 사귀었던 거니!"
"사귀는 거 아니거든요!"
터무니 없는 소리를 하는 소영에게 그리 소리친 뒤, 이세하는 이슬비의 손목을 잡고서는 도망치듯 영화관 쪽으로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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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관계없는 쿠로사키 슌은 RR카드 좀 많이 사용해봐라. 쓸만한 카드가 적잖아.
그리고 환마 지원 좀. 고작 관련 카드 5장으로 뭔 듀얼을 하라는 건지...실락원이라도 좀 내봐라 코나미!
더 관계없는 얘기지만, 아무래도 선더볼트 3000은 이제부터 심플 앤 지니어스로 이름 바꿔야 할 듯. 심스 마공 버전으로 상향됐네 ㅂㄷㅂㄷ...(이틀 전 마력 깃든 뿔 다 팔아버린 자의 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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