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시리즈] 리더.

화림RC 2015-01-20 1

 오늘도 슬비는 검은양의 친구들이 싸질러논 똥을 열심히 치우고 있습니다.


유리는 컵라면을 먹고 뒷정리도 안한 체 사발을 버리고 가버렸습니다.

유리야 뭐 똑똑한 아이는 아니니까 그러려니 하고 치웁니다.


세하는 게임이 안풀리다고 샷건을 쳐서 키보드를 부숴버렸습니다.

통돌이에 넣어 물질변환을 하고싶지만 꾹 참고 키보드를 내다버립니다.


제저씨는 건강에 도움이 된다 카더라가 있는 온갖 약을 먹고 치우지 않은 체 가버렸습니다.

제저씨가 검은양을 관리하는건지 검은양이 제저씨를 관리하는건지 회의감이 들지만

꾹 참고 약병들을 선반에 올려둡니다.


테인이는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다가 마루까지 그림을 이어나갔습니다.

심지어 "이슬비 개노잼"이라고까지 써 놨내요..

녀석을 오염될때까지 강화하고싶지만 어린애니까 그러려니 하고 꾹 참고 낚서를 지웁니다. 


세삼스레 강남GGV에 있는 채민우의 심정이 이해가 가는 슬비입니다.

하지만 그녀는 내색할 수 없습니다. 그녀는 팀의 리더이기 때문입니다.


드디어 검은양의 친구들이 모두 임무를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세하의 얼굴빛이 유독 어둡습니다. 츤데레 슬비는 평소와는 다른 세하의 얼굴빛에 걱정이 듭니다.

평소라면 썩은 동태눈을 하고 게임기를 두드릴 그였으니까요.


-"이세하 너 무슨일이야? 왠일로 게임도 안하고?"

-"그거야....너도 잘 알잖아.. 이 겜 하는애들 대부분이 여캐보면서 하핡거리는 애들이란거.. 이제 여자유저들도 날 안찾아..

  게임속의 캐릭이랑 나랑 괴리감이 너무 심해서 이제 게임도 못할거 같아"

-"......"


슬비는 고민끝에 자신에게 주어진 정식요원 승급의 기회를 세하에게 주었습니다.

반응은 굉장했습니다! 세하의 강함과 간지탓인지 그의 인기는 올라갔고 세하는 활력을 되찾았습니다.

다시끔 게임이 안풀린다고 키보드를 부수는 세하지만 큐브의 개고생을 지켜봤었던 슬비는 기쁩니다.

그녀는 리더니까요.


오늘도 슬비는 사랑과 차원전쟁 본방사수를 합니다. 그 막장성에 거칠게 쌍욕을 하면서도 계속 보게됩니다.

참으로도 묘한 드라마입니다.

드라마를 보던 슬비는 갑자기 책상으로 눈이 갑니다.


세하는 셧다운제에 걸려 빡쳐서 마우스를 던지고 가버렸습니다.

부숴지진 않았으니까 다행이거니 하면서 치웁니다.


유리는 슬비가 감춰놓았던 프링턱스를 아작내고 정미랑 놀러갔습니다.

열받지만 유리는 팀의 인기를 담당하기때문에 그러려니 하고 치웁니다.


제이는 오늘 병원에 실려가서 없습니다.


테인이는 팬픽을 보고있내요.

한번도 임무를 안 나간 테인이가 자기보다 인기가 많아서 그녀는 시무룩합니다.


드디어 검은양의 친구들이 제이를 부측하고 왔습니다.

그러나 유리의 얼굴이 유독 어둡습니다. 평소 덧니를 드러내고 웃고다니는 유리지만

오늘은 왠일로 얼굴빛이 마치 강남의 포장도로같습니다.


-"유리야 너 무슨일 있니?"


평소 달고살던 간식이 아닌 토익책과 면접서를 들춰보고 있는 서유리의 모습에 슬비는 깜짝놀랐습니다.


-"슬비슬비야 나 꿈이 공무원이잖아. 근데 너도 알잖아 내 딜의 절반은 마공인거... 남들은 보스딜에 쓰는 결전기를

 나는 잡몹처리에나 쓰고.. 익스플로전휩을 쓰면 그럭저럭 나아진다지만 그게 한두푼 해야지.. 우리집 빌딩 지하에

 얹혀사는거 알잖아.. 오늘 옷도 정미가 다 사줬어...."


슬비는 이번에도 정식요원 승급의 기회를 유리에게 양보했습니다. 말이 필요없는 폭발적인 반응입니다!

정식요원으로 승급한 유리는 집과 연금까지 얻어냈습니다.

덧니와 송곳니를 드러내고 함박웃음을 짓는 유리를 보며 그녀는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그녀는 리더니까요.


두번째에도 정식요원으로 승급하지 못하자 주변에서는 리더인 그녀가 왜 아직 수습요원에 머물고 있는지에 대해

그녀가 실력이 없어서라니, 너무 많은 돈을 써서라든지 수많은 의문들을 쏟아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상관없습니다.

그녀는 리더니까요.


팀원이 행복하면 그녀의 마음도 따스해지는 리더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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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녀는 미스틸테인 다음으로 정식요원이 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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