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3(세하세린)그 둘의 하루

버드미사일 2015-12-25 3

 그렇게 기대하고 기다리던 크리스마스가 왔으나 정작 해야 할 일도 없고 하고 싶은 일도 없다. 크리스마스 이벤트는 전날 전부 해버렸기에 할 만한 일도 없고 도저히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설상가상으로 사 놓은 게임 소프트웨어를 전부 깨버려서 할만한 것이 없다. 할 일이 없기에 너무나도 나른하다.


 “아들~할일 밖에서 놀다 오지?”


 내가 나른하게 누워있는 것이 엄마에게는 재미없게 보였는지 밖에 나갔다 오라고 하신다. 딱히 할 일도 없고 그냥 집에 있으면 안되냐고 물어보려고 했지만 엄마가 책상에 앉아서 일을 하고 계신 것을 보고 그냥 밖에 나가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나는 옷을 두껍게 입고 지갑을 챙기고 밖에 나가서 무엇을 할지 고민한다. 석봉이네 집으로 놀러 갈까 생각도 해봤지만 석봉이는 가족과 여행을 떠난다고 해서 집에 없다. 내가 알고 있는 다른 사람들도 각자의 사정이 있어서 놀러 가지도 못한다. 처량하게 길을 걸으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나는 DVD 대여점을 발견한다. 그러고 보니 얼마 전 내가 좋아하는 감독이 만든 B급 영화가 DVD로 나온 적이 있다. 사람들이 왜 B급 영화를 보냐고 물어봤지만 B급은 B급만의 매력이 있다. B급도 잘 만들면 엄청 재미있다. 그런데 그 영화 DVD를 구하지 못해서 아쉬워하고 있었는데 여기서라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대여점에 들어선다.


 “어서오세요


 대여점은 상당히 깔끔하고 넓어서 한 눈에 보기에도 많은 양의 DVD를 보유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둘러보니 항목별로 잘 구별되어 있고 컴퓨터로 찾아 볼 수도 있어서 웬만한 곳보다 좋은 듯 하다. 이 정도면 내가 찾고 있는 물건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컴퓨터로 위치를 검색하고 찾아가 봤다. 그러나


 “뭐야….없잖아?”


 방금 전까지 컴퓨터에는 대여 중이라는 표시가 뜨지 않을 것을 보아 아직 골라 놓고 빌리지는 않은 모양이다. 그렇다고 그 사람을 찾아가서 나한테 양보해 달라고는 도저히 못하겠다.


 “포기해야하나


 하는 수 없이 영화를 포기해야만 했던 나는 주위에 있던 적당한 영화를 골라서 계산대로 향한다.


 “!”


 모퉁이를 도는 순간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 부딪쳤다. 목소리로 보아 여성이고 주위에 떨어진 DVD를 확인하니 척 보기에도 유명한 B급 영화들이다.


 “죄송합니다! 안 다치셨어요?”


 나는 잠시 후 다른 사람과 부딪쳤다는 것을 깨닫고 넘어진 사람에게 손을 내밀며 괜찮은지 확인한다.


 “괜찮….? 세하야?”


 내 손을 잡고 일어선 여성은 나를 알고 있었다. 그리고 나 또한 그녀를 알고 있다. 같은 유니온에 소속된 오세린 선배였다. 선배는 요원복을 입고 있었다. 아마 일을 하고 있던 중에 온 것 같다.


 “오세린 선배? 선배 여기서 뭐하세요?”


 “~어제 처리하던 업무가 남아서 마저 처리하다가 잠이 들어서 본부에서 자버렸지 뭐야? 이왕 본부에서 잔 거 본부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려고


 예전부터 느꼈던 거지만 오세린 선배는 어딘가 맹한 구석이 있는 것 같다. 분명 유능하시고 착하신 것은 맞지만.


 “그럼 가족들은요?”


 “가족들에게는 미리 말해놨어. 아직 업무가 남아서 집에는 못 갈 것 같다고


 “그럼 남자친구라도 있으신가요?”


 남자친구이야기가 나오자 선배의 얼굴이 어두워진다. 지뢰를 밟은 것 같다. 선배는 눈물을 글썽이며 허무한 웃음을 지은 채 허공을 바라보면서 이야기한다.


 “나한테는 남자친구가…..”


 “! 알았어요! 이제 말 안 해도 되니까


 선배가 이야기를 한다면 선배의 기분이 더 안 좋아 질 것 같아 그 자리에서 말을 멈춘다. 그리고 오세린 선배가 떨어뜨린 DVD를 주워준다.


 “..고마워


 오세린 선배도 정신을 차린 것인지 같이 줍는다. 선배가 빌린 DVD의 양이 엄청나다. 대충 세어봐도 15편은 되는 것 같다. 얼마나 보시려는 것 일까. 중간 중간 유명한 영화들도 보인다. ‘깊은 푸른 바다라던지,  ‘메가로돈이라던지….거의 상어와 관련된 영화가 많이 있다. 그렇게 줍고 있는데 나중에 잡힌 DVD가 내가 찾고 있던 DVD인 것을 확인한다.


 “? 이거 선배가 빌리셨어요?”


 “….내가 좋아하는 감독님께서 만드신 영화라고 해서 한번 보려고 빌렸어


 “저도 좋아하는 감독님이 만드신 영화라서 보려고 했는데…..”


 내가 찾던 영화가 다른 사람의 손에 넘어갔다는 사실에 조금 실망했지만 그 사람이 선배라면 더더욱 빌리기가 힘들다. 역시 이 영화는 포기해야겠다.


 “그럼…..나랑 같이 볼래?”


 “?”


 “나랑 같이 볼래? 나도 혼자 보기 쓸쓸하거든


 천사를 보았다. 그렇게 보고 싶던 영화를 같이 보자고 하는 사람이 나타나다니. 나는 당연히 고개를 끄덕이면서 같이 보자고 한다.


 “그 대신! 제안이 있어


 같이 보는 대신 선배가 나에게 제안을 걸어온다. 선배가 상냥하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누군가 제안을 걸어 올 때만큼은 무섭다. 특히 게임에서 거래를 제안할 때는 최고조를 달한다.


 “……세하의 어머니가 알파퀸이셨던 서지수님이시잖아? 그러니까….”


 “싸인이요?”


 “…부탁할게


 “제안하시면서 부탁한다고 하지 마세요. …..그럼 직접 받으러 가실래요? 어차피 여기서 가까운데


 “….정말!?”


 “. 그럼 빨리 빌릴 거 빌리고 싸인 받으러 가죠


 우리 엄마의 싸인을 받을 수 있다는 것에 기분이 좋아지신 것 같아서 안심이 된다. 걸으면서 우리는 서로 관심이 있던 감독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역시 서로 좋아하게 된 이유는 감독의 특유의 센스. 그것이 마음에 든 것이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다가 선배와 같이 집에 들어섰다. 선배는 전설의 사람을 만난다는 긴장감에 얼굴에는 웃음을 띄웠지만 긴장한 것이 보인다. 나는 어깨를 두들겨 주면서 긴장하지 말라고 한다. 선배는 심호흡을 하고 긴장을 푼다. 집안에 들어서자 엄마는 일을 끝낸 것인지 소파에 앉으신 채 하늘을 보면서 영혼을 불태우고 계신다.


 “다녀왔어요


 “아들. 다녀왔……누구?”


 엄마는 내 옆에 있는 선배를 보고 누구냐고 묻는다. 하긴, 말도 안 하고 사람을 데려오면 나올 만한 당연한 반응이다.


 “. 이 사람은….”


 “여자친구?”


 내가 소개하려는 참에 엄마가 말을 잘라버리고 선배를 여자친구로 오해하신다. 선배는 당연하게도 얼굴이 빨개지고 나는 당황해서 땀이 흐른다.


 “여자친구 맞아?”


 “….아뇨. 이 사람은 제 선배인 오세린 선배에요. 길을 걷다가 선배가 엄마 팬이고 만나보고 싶다고 하셔서 데리고 온 거에요


 “뭐야…..여자친구 아니었어? 아쉽구만……그래. 오세린이라고 했지? 만나서 반가워


 엄마는 여자친구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아쉽다는 얼굴을 하시고는 일어나셔서 선배에게 다가가서 손을 내밀면서 인사를 한다. 선배는 얼굴이 빨개진 것을 채로 굳어 있었다.


 “….선배?”


 “….! 안녕하세요! 오세린이라고 합니다!”


 멍하니 있던 선배는 내가 부르자 선배는 정신을 차리고 이내 자신 앞에 전설이 있다는 것을 보고 고개를 격하게 숙이면서 인사를 한다. 엄마는 선배의 반응을 보시고는 손을 떠신다.


 “엄마? 엄마는 왜 그래요?”


 엄마는 다른 한 손도 올리면서 두 손을 선배에게 뻗는다. 그리고 두 팔로 선배를 안는다.


 “에에!!”


 “뭐야!!이 애 왜이리 귀여워!!”


 엄마는 선배가 마음에 드셨는지 선배를 껴안고는 신나셨다. 선배는 갑자기 엄마가 안자 기쁨에 놀란 것인지 창피해서 놀란 것인지 얼굴이 빨개지면서 말을 하지 못하고 있다.


 “엄마. 진정해요. 선배 그러다 죽겠다


 “아참, 그랬지


 내가 말리고서야 엄마는 드디어 선배를 놓으셨다. 선배는 아직도 엄마가 자신을 안아주셨다는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는지 정신을 놓고 이상한 소리를 내고 있다. 그리고 이내 힘이 빠진 것인 것 선배는 주저 앉으면서 그 자리에서 기절을 해버렸다.


 “엄마. 장난이 심했어요


 “….심했나?’


 엄마는 장난이 심했다는 것을 알았는지 머리를 끄적이시며 미안한 듯한 얼굴로 웃으신다. 나는 한 숨을 쉬면서 기절해 있는 선배를 업는다. 선배는 은근히 가벼웠다. 아니, 다른 확실히 가볍다.


 “이건 이거대로


 “뭐가요?”


 “아무것도 아니야


 엄마는 내가 선배를 업고 있다는 것을 보시고는 우리를 신중히 보신다. 그러면서 이건 이것대로 좋다는 등 말들을 하신다. 뭔가 기분이 묘하다.


 “엄마. 선배에게 사과의 의미로 싸인하나 해주시죠


 “알았어. 어차피 싸인이 목적이었지? 내가 싸인용 종이를 어디에 뒀더라


 엄마는 우리가 이곳에 온 목적을 알고 있다는 듯이 거실 책상서랍에서 싸인용 종이를 꺼내시고는 펜 뚜껑을 입으로 멋지게 열고 멋지게 쓰신다.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그 모습을 촬영해 놓았다. 엄마가 싸인을 끝내고 나에게 건네준다. 나는 가져온 DVD가 담긴 봉투와 함께 싸인을 넣고 집을 나선다.


 “오늘은 늦게 돌아와도 돼~”


 엄마가 멀어져 가는 내 등을 향해서 소리치는 소리를 나는 무시하면서 본부에 향한다.


 “오세린 선배 작업실이 어디에요?”


 선배의 작업실로 올라가는 길은 험난했다. 모두 우리를 이상하면서도 웃는 얼굴로 본다. 하긴, 후배가 선배를 업고 있고 선배는 후배 등에서 자고 있으면 이상하게 볼만도 하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이렇게라도 해야지.


 “도착


 겨우 작업실에 도착한 나는 선배를 의자에 앉힌 후 주위를 둘러본다. 주변에는 열심히 일을 한 흔적들로 넘쳐난다. 한마디로 정리가 안되어 있다. 이런 장소에서 일을 한다면 하던 일도 안 될 것 같을 정도로 안되어 있다. 나는 선배가 깨어날 때까지 정리하기로 한다.


 “어디보자. 연말 강남지역 장비 계발비 내역이랑 딱딱이 식품비 내역? 왜 이것들이 같이 있는 거지?”


 정체를 알 수 없는 문서들도 같이 있었지만 나는 같은 항목이나 비슷한 항목끼리 정리한다. 의외로 선배가 정리를 해 놓은 것인지 정리는 금방 끝났다. 문서들을 정리하고 보니 방이 훨씬 넓어 보인다.


 “으음~….? 여기는?”


 선배가 잠에서 깨어난 것인지 눈을 비비면서 깨어난다.


 “일어났어요?”


 “세하야. 여기는?”


 “유니온 본부에 있는 선배 작업실이에요. 선배가 저희 집에서 기절하셔서 여기까지 데려왔어요. 물론 우리 엄마 싸인도 같이 받아 왔고요


“…..고마워


 “그럼 어서 일을 끝내고 빌려온 영화나 보죠. 남은 일이라는 게 뭐에요?”


 “. 문서 정리야. 얼마 안 남았으니까 조금만 기다려줘


 “문서 정리? 이미 다 해놨는데?”


 선배는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자신의 책상으로 가서 내가 정리해 놓은 문서들을 확인해 본다. 선배는 보면서 놀라워하는 표정으로 문서들을 확인하고는 나에게 대단하다고 말하면서 웃는다. 마치 동물과도 같은 모습이 귀엽다.


 “그럼 이제 영화를 보자! 영화 한편만 보여주는 건 미안하니까! 먹을 것도 줄게!”


 선배는 기분이 좋은 듯이 평소와는 다르게 소리 높여 말한다. 나도 분위기에 취한 것인지 나도 좋다고 승낙했고 여기서 많이 사용한 것 같은 DVD플레이어를 꺼낸다.


 “그럼 세하가 먼저 보려던 영화를 볼까?”


 선배는 기세 좋게 내가 보려던 DVD를 상영한다. 이 곳에 놓여진 큰 화면과 빵빵한 소리덕분에 아주 실감나는 오프닝을 즐길 수 있었다.


 “근데 선배. 공포영화 잘 보시는 편이에요?”


 “? 공포영화? ….잘 모르겠네?”


 저번에 박심현 형이 같이 선배와 같이 영화를 본적이 있다고 했을 때 주로 본 것이 호러 계열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렇다면 선배도 잘 볼 수 있을 것이다. 적어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히이이익!”


 “으아아아아…..”


 “!”


 선배는 내가 보고 싶었던 영화를 보는 내내 공포에서 빠져 나오지 않았다. 그래도 영화가 재미는 있는 것인지 떨면서도 옆에 앉아 있던 나를 붙잡고 영화를 본다. 마치 그 모습이 강아지 같아서 귀엽다.


 “으으….세하야….왜 무서운 거라고 말 안 해줬니…”


 “죄송해요. 잘 보시는 줄 알았죠


 선배는 울상이 되면서 나에게 잘못을 탓하지만 나는 선배가 그렇게 무서운 영화를 못 보는 줄 몰랐다. 이제 영화도 다 봤고 재미도 있었으니까 돌아가볼까.


 “. 이제 영화도 다 봤으니까 전 이제 가볼게요. 영화 잘 봤어요


 “…..세하야


 내가 문을 열고 나가려고 하는 순간 선배가 내 옷자락을 잡으면서 나를 붙잡는다. 선배는 두려움이 가득한 얼굴로 말한다.


 “진짜 미안한데…..오늘 하루만 같이 있어주면 안될까?”


 “?”


 나는 내 귀를 의심했다. 내가 지금 무슨 말을 들은 거지.


 “그게…..무서운 영화를 보니까 도저히 혼자 있을 수가 없을 거 같아영화도 혼자 있는 사람에게 일어난 일이잖아그러니까 제발


 선배가 눈물을 흘리면서까지 부탁을 하자 도저히 거절을 할 수가 없었다. 나는 핸드폰을 꺼내고 어쩔 수 없이 엄마에게 연락을 한다.


 “엄마….오늘은 집에 못 갈 것 같네요


 “괜찮아! 그냥 그 선배랑


 나는 더 이상 듣지 않고 전화를 끝냈다. 더 이상 들어봤자 나에게 좋을 것이 없을 것 같았다.


 “알았어요. 오늘은 같이 있어 드릴게요


 “고마워~…”


 같이 있어주겠다고 하자 선배는 눈물을 머금은 채 웃는다. 나는 그렇게 선배와 같이 빌려온 영화들을 모두 봤다. 모두 재미는 있었지만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선배가 먼저 보았던 영화의 영향으로 나한테서 잘 떨어지지 않으신다. 좋기는 하지만 내 심장에 안 좋다. 그렇게 선배와 가만히 영화를 보다가 밤이 되어버렸다.


 “선배. 배 안고프세요?”


 “….조금


 밤도 됐고 선배도 배가 고픈걸 보니 밥을 만들어야 될 것 같다. 나는 유니온 주방으로 가서 주방장님께 허락을 받고 적당히 재료를 사와서 조리를 한다. 주방장께서는 내가 요리를 하는 것을 보시고는 나한테 주방에서 일해 볼 생각이 없냐고 물어보신다. 나는 실직하면 오겠다고 한 다음 음식을 만들어서 다시 올라간다. 만든 요리는 햄버거. 주방에서 처리하기 힘들어 하던 빵을 이용해서 만든 것이다.


 “어때요?”


 “맛있어….”


 다행히도 선배는 마음에 들으신 모양이다. 나도 같이 먹어본다. 맛있기는 하지만 고기를 좀더 굽는 편이 좋았을 것 같았다. 우리는 식사를 마치고 슬슬 잘 준비를 한다. 그리고 상당히 이곳 시설이 좋아서 그런지 침실 같은 것은 왠 만한 방에는 침대가 놓여져 있는 방이 따로 하나씩 있다. 단지 문제가 있다면 이 공간이 좁아서 한 사람이 조금 널널하게 누울 수 있을 정도 밖에 안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문제는 선배가 하는 말씀이 오늘은 혼자서 잘 수 없기에 같이 자달라는 것이다.


 “선배? 이건 좀…”


 “세하야안되겠니?”


 나는 계속해서 선배가 상처받지 않기 위해서 돌려서 거절했지만 미약하게 거절하는 것이 통할 리가 없다. 결국 나는 선배의 설득에 넘어가서 같이 자기로 했다.


 ‘근데 너무 긴장되는데


 평소에 누군가와 같이 잔 적이 없는지라 이렇게 누군가와 같이 자는 것이 두근거린다. 그것도 선배랑 잔다니. 이 무슨 일 인가.


 “미안해….오늘 억지를 부려서


 선배와 등을 맞대고 누워 있을 때 선배가 먼저 미안하다고 말을 한다.


 “괜찮아요. 무서울 때도 있을 테니까


 “그래도….그런 선배라서 미안해….의지도 되어주지 못하고….노력은 하고 있는데 그게 잘 안 되는 것 같아


 “그렇게 실망하실 필요 없어요


 “그래도…”


 “괜찮아요. 저도 노력해서 실패하는 일들도 많으니까. 예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런 일들이 있을 텐데


 “그럼 어떡하지?”


 “도움을 청하면 되죠. 주변에서 선배를 믿는 사람들이 도와줄 거에요.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들이 분명 있으니까


 “그럴까?”


 “그렇죠. 적어도 지금은 제가 도와드리고 있잖아요?’


 “후훗. 정말 그렇네? 내가 괜한 걱정을 했나 봐….”


 우리는 그렇게 웃으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둘이서 나누는 이야기는 아주 재미있었다. 그러다가 슬슬 졸려 오기에 나는 잠을 청했다. 그 때 선배가 나에게 무슨 말을 하셨는데 졸음 때문에 잘 들리지 않았다. 의식이 멀어져 간다. 내일 일어나서 선배에게 물어봐야겠다.


 세하가 깊은 잠에 빠졌을 때 오세린이 뒤를 돌아보면서 세하에게 조용히 말을 건다.


 “세하야잠자니?”


 세하를 불러봤지만 돌아오는 것은 그의 조용한 숨소리였다. 세하가 자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오세린은 몸을 조심히 돌려서 세하의 등을 바라본다. 그리고 우물쭈물하다가 손을 뻗어서 세하를 감싸 안고 속삭인다.


 “고마워세하야


 그렇게 그들의 밤은 깊어져만 갔다.


안녕하세요 버드미사일 입니다. 이번 소설을 어떠셨나요? 재미있게 보셨나요? 저는 이 소설을 쓰면서 생각한게 있다면 역시 '세린이는 귀엽구나' 입니다. 처음 써보는 세하세린이여서 꽤 즐겁게 쓴 것 같습니다. 항상 오타지적 감사하게 받습니다. 그럼 잠시 후에 만나뵙죠
2024-10-24 22:42:44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