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2(세하이리나)특별한 하루
버드미사일 2015-12-24 2
“이번
임무는 뭐지?”
“그렇게
위험한 건 없어. 그냥 빈민가에 가서 음식이나 생필품을 나눠주는 거야”
“그래? 그럼 빨리 가야겠네”
하늘을
날고 있는 작은 소형 비행기를 타고 나와 이리나는 유니온 본부에서 내린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 빈민가로 향하고 있다. 임무의 내용은 빈민가의 사람들에게 필요한 선물을 주는 것. 선물들은
모두 유니온에서 지급하는 것으로 아무런 후원이 없었다. 이로써 세계에 유니온의 밝은 면을 부각시키는
것이다. 언제나 그렇지만 이런 활동은 마음에 드나 그 취지가 마음에 안 든다.
“그나저나 이리나 너랑 다시 만날 줄은 몰랐네”
“그러게. 5년 만인가?”
“너는 달라진 게 없어서 금방 알아봤지. 말솜씨가 부드러워진 것만 빼고”
“반면에 너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져서 깜짝 놀랐다고”
“뭐 이런 저런 일들도 많았으니까”
우리는
이동하면서 오랜만에 만나 반가움에 여러 이야기를 나눈다. 그 동안 서로 겪었던 일들이 거의 주였기에
옛날 이야기를 하는 형태가 되어 즐거웠다.
“그나저나 다른 동료들은 뭐하고 있어?”
“아마 나랑 비슷하게 2인 1조로 빈민가에 갔을 거야”
“그렇구나….아 저기 보인다”
이리나의
말에 창문 밖을 보니 작은 마을이 보인다. 비행기가 착륙하고 우리는 물품과 같이 내려왔다. 상당히 추운 날씨다. 마치 얼음장에 내려온 것 같다. 유니온에서 지급해준 방한복을 입는다. 낮선 이방인이 온 것을 본
이곳의 주민들이 하나 둘씩 나오기 시작했다. 그 중 가장 나이가 많아 보이시는 분이 다가왔다. 하지만 처음 들어보는 언어라서 뭐라고 하시는 지 모르겠다.
“저분이 이곳의 장로라는데…우리에게 뭐 하러 왔냐고 하셨어”
“너 알아들었어?”
“예전에 있던 곳의 언어랑 비슷하거든. 처음에는 헷갈렸는데 내가 알고
있는 언어가 맞아”
“그럼 대신 전해줄래? 우리가 온 이유를”
이리나는
알겠다는 의사를 표하고 장로님에게 우리가 이곳에 온 이유를 설명한다. 장로님은 이리나의 말을 긍정적으로
받아드리시는지 들으시는 동안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다. 이리나가 말을 끝내자 장로님이 우리의 손을 잡아주시면서
뭐라고 말씀하신다.
“안
그래도 이 지역에 있는 식량들이나 소모품들이 이번 겨울을 보내기에 부족했는데 우리가 가져온 물품들이 필요하셨나 봐. 우리에게 고마워하고 계셔”
나는
주변의 사람들을 둘러보았다. 모두 상황을 알았는지 모두 안심한 표정으로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좋아한다. 비록 내 의지로 온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기뻐하는 모습을 본다면 고생해서 온 보람은 있다. 적어도 그들을 위해서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니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장로님께서 우리에게 뭐라고 말씀하신다. 이리나가 말하기를 이곳에 오는데 힘들었을 테니 이곳에서
쉬고 가라고 하신다. 우리는 그 말씀이 반갑기는 했지만 그들에게 보급을 끝내고 돌아가서 보고를 해야
하기에 어쩔 수 없다. 우리는 서로 상의 후 정중히 거절하려는 순간 뒤에서 불길한 소리가 다가온다.
“저….요원님. 말씀 드릴게 있습니다”
“설마”
설마가
사람을 잡는다고. 비행기를 몰던 비행사가 말하기를 비행기에 문제가 생겨서 본부에서 지원이 올 때까지는
이곳에 있어야 한다는 소식이 전해져 왔다.
“어쩐지
이렇게 될 것 같더라. 언제쯤 온다고 하던가요?”
“본부에서는
빠르면 오늘 밤, 늦으면 내일 아침쯤 온다고 합니다. 어쩌시겠습니까?”
빨리
오던 늦게 오던 어찌되었든 오늘은 집에 가지 못할 것 같다. 나는 소형 무전기로 모두에게 오늘 가지
못한다고 전한다. 크리스마스때 모두 모여서 파티를 열기로 했는데 늦을 듯 하다. 우리는 장로님의 인도를 받아 장로님의 집으로 초대받았다. 집은 수수했지만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이 들었다.
“그나저나
이제 뭐하면서 지내지”
“운동이라도
하는 게 어때?”
“그럴까? 근데 여기에 운동할 만한 곳이 있으려나. 뛰는 것만으로는 심심한데”
평일에도
체력을 기르기 위해서 매일 아침마다 뛰다 보니 이제 뛰는 것은 지겹게 느껴진다. 그러다가 문뜩 생각난
것이 있다.
“이리나”
“음? 무슨일이야?”
“우리
대련해볼래? 그 동안 제대로 대련해 본 적이 없어서”
“너와
동급인 사람들과 대련을 하지 않았나?”
“왠만한
애들로 내가 진심으로 싸울 리가 없잖아. 그리고 싸움에 익숙한 너라면 나도 진심으로 할 수 있고, 부족한 면을 채울 수 있잖아. 괜찮은 운동 아니야?”
“네가
나한테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그런건
해봐야 아는 거라고”
내
도발에 이리나는 웃으면서 승낙한다. 안그래도 몸이 근질근질 했다고 한다. 이리나는 근처에 아무도 없는 넓은 공터가 없는지 물어본다. 장로님은
마을 뒷 편에 그런 장소는 있다고 하지만 위험하니 가지 말라고 한다. 이유를 물어보니 가끔 차원종이
나타나는 모양이다. 그렇다면 오히려 환영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처리해 드리겠다고 하면서 공터로 나간다. 진짜 아무것도 없는 공터가 보인다. 학교 운동장만한 크기로 대련을 하기에는 적합한 크기다.
“어떤
식으로 대련할 거지?”
“나한테
부족한 게 뭔지 생각해 봤는데 나는 육탄전에 약하더라고. 그러니까 격투기 어때?”
“나야
좋지”
카운트
다운을 세고 대련 시작. 몇번 공격을 주고 받는다. 역시나
묵직한 공격에 하나하나가 빈틈이 없고 빠르다. 제이형한테 격투기를 배웠지만 제이형은 자유로운 방식이어서
나한테는 이리나의 규칙적인 방식이 더 잘 맞는다.
“실력이
많이 좋아졌는데?”
“나고
그냥 놀고만 있었던 게 아니거든”
“하지만!”
공격을
주고 받으면서 이야기하면서 정신이 잠시 딴 데로 팔린 나에게 이리나가 갑자기 잡기를 시도한다. 이야기에
정신을 팔았던 나는 잡기에 빠져나올 수 없었다. 이리나는 그대로 나를 업어 맺첬다. 강하게 내리친 것인지 많이 아프다. 머리는 이리나가 잡아줘서 다치지는
않았다.
“대련
중에서도 한 눈 팔면 안되지”
“아쉽구만. 아직 너한테는 안 되는군”
쓰러진
나에게 이리나가 손을 내밀어 준다. 나는 허탈한 웃음을 지으면서 손을 잡고 일어선다.
“고마워”
“별
말씀을”
그렇게
기분 좋게 끝을 내려고 하는 순간 등 뒤에서 섬뜩한 기운이 느껴졌다. 사냥감을 노리는 사냥꾼의 기운을. 예전에 테인이가 이야기 해준 적이 있었다. 어떤 경우에도 사냥당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면 그것에서 도망치라고. 나는 이리나의 손을 잡고 달리면서 뒤를 돌아보았다. 이리나는 당황한 표정을 지었고 더 멀리 있는 숲 속의 나무 사이에서 자신의 몸 만한 거대한 팔을 내리찍는 모습을
보았다.
“이런! 너무 늦었….”
내리찍는
순간 지진이 일어났고 발 밑에 구멍이 생기며 그 사이에 빠져버려서 아마 그 차원종이 만들었을 함정에 빠진다.
“으아아…..엉덩이야”
함정에
떨어졌을 때 순간적인 움직임으로 착지에 성공은 했지만 나는 뒤로 넘어지면서 엉덩이를 찌었다. 밑에 깔려
있는 잔해들 때문에 더 아프다. 반면 이리나는 멋지게 착지해서 폼이 난다. 솔직히 그녀의 운동신경이 부러울 따름이다.
“함정에
빠졌군”
“그러네. 이제 어떡하지?”
함정에
빠졌으니 이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가 없다. 함정은 둥근 모양이고, 지름은 8미터 높이는 20미터. 이 정도면 사이킥 무브로 이동하면 될 것 같다. 안되면 이리나의
비행으로 나가면 되고.
“이리나. 사이킥 무브 할 수 있지?”
“물론. 먼저 올라가. 나는 나중에 올라갈 테니까”
“알았어. 그럼 먼저”
나는
사이킥 무브를 시전하기 위해서 끝에 서서 도움 닫기를 시작한다. 절반 정도 이동했을 때 위상력을 발에
모으고 점프를 시전
“어라?”
해야하는데
위상력이 모이지 않는다. 분명 방금 까지 잘 모였는데 어째서인지 중요한 순간에 사라졌다. 나는 달라다가 중간에 멈추었다.
“왜
그래?”
“위상력이
잘 모이지 않아. 아니 정확히는 일정 수준에서 사라져버려…이리나. 어때?”
“…………..?
나도 안 모이네. 네가 말 한데로 중간에 사라졌어. 마치
무언가 방해하는 듯한”
이리나의
말을 듣고 무언가 이상하다고 느껴서 이 구멍 안에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주변을 조사해 봤지만 아무
이상도 없었다. 그러다 벽에 닿았을 때 전기가 흐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리나를 불러서 같이 확인해 본다.
“이거…위상력이 흐르고 있어. 아마 이 위상력 이상의 위상력이 모이면 사라지게
하는 모양이야”
“왜
굳이 조금의 위상력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거지? 아예 사용하게 하지 않는 편이 좋지 않나?”
“아예
사용하지 못 하게 하는 것 보다 조금의 희망을 주고 희망을 없애는 것이 좋은 모양이지. 정신적 고문으로도
많이 사용하는 편이야”
“지능적이군. 그 때 한 마리 밖에 없었던 같은데 상당히 똑똑한 가봐”
“그럼
성가시겠어. 빨리 이곳에서 벗어나야 할 텐데”
물론
빨리 그 녀석을 빨리 처리해야 한다. 그러나 우선 여기서 나가는 것이 먼저다.
“괜찮으십니까?”
그때
구멍 위에서 대원의 목소리가 들린다.
“괜찮아요! 근데 여기서 못 나가겠어요! 20m정도의 밧줄은 없습니까!”
대원은
근처에 있는 사람들에게 물어본다. 저 사람 대화할 수 있었나.
“없다고
합니다! 아쉽지만 오늘은 그곳에서 지내셔야 할 것 갔습니다! 그곳에
필요한 물품들을 던져 드릴게요! 받으세요!”
대원이
상자를 던져 준다. 높이 때문에 부서질 뻔 했지만 아슬아슬하게 위상력을 전개해서 겨우 받아낸다. 상자 안에는 한끼 정도의 음식과 잘 수 있는 침낭, 생필품들이 들어
있었다. 우리는 서 있기 힘들었기 때문에 바닥에 자루를 깔고 불을 지펴 불 앞에 앉아 지난 시간 동안
겪었던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다. 이야기를 나누는 것 밖에 할 수 없었기에 그런 대로 이야기를 나누는데
시간은 금방 흘러 하늘은 검은 색으로 뒤 덥혔다. 꽤 오래 이야기 한 것 같다.
“음…..이제 좀 졸리네”
“둘이서
지내는 것도 5년만인가?”
“갑자기
왜 옛날 이야기를….”
“그때는
즐거웠는데”
갑자기
이리나가 옛날 이야기를 한다. 옛날에 무슨 이유로 같이 산 적이 있기는 했지만 그걸 기억하고 있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물론 나도 기억하고 있었지만.
“그때는
뭐….나도 재미있었지. 그나저나 내일이면 크리스마스네. 함정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것도 특별하고”
“전부터
궁금했는데…..크리스마스라는 게 정확히 뭐지?”
“몰라?”
“뜻은
알고는 있지만 너희 나라에서는 어떻게 보내는지 모르겠어.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보냈던 크리스마스는
거의 연구소에서 보내거나 다른 일들을 하는데 사용했으니까. 모든 크리스마스는 싸우면서 보냈다고 보면
될 것 같군”
“그건
좀 슬픈데”
살면서
크리스마스를 다른 사람들의 싸움에 사용되었고 지금까지도 다른 사람들의 의지에 따라서 싸워왔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그 중 자신을 위해서 했다는 일도 있었겠지만 그래도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슬픈 일인 것 같다. 다른
사람이 참견하는 것은 그렇지만.
“우리는
가족이랑 같이 보내거나 연인들끼리 같이 시간을 보내거나 하지”
“너에게는
둘 다 있는가?”
“우선
가족은 있지만 연인은 없지. 아쉽게도”
“간단히
만들 수 있을 텐데?”
“내가
연애랑은 거리가 멀어서 그런지 그렇지는 안더라”
내가
여자친구가 없다는 말에는 살며시 웃다가 연애랑 거리가 멀다고 하자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예전보다는
표정이 많아진 것 같아서 좋지만 그렇다고 저런 표정을 보니 기분이 묘하다.
“검은
양은?”
“내
가족과도 같지. 언제나 같이 있다 보면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 너는?”
“나도
가족 같은 사람들이 있었지…..지금은 어디서 뭣들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이리나의
가족에 대해서 말을 하자 먼 산을 바라보듯 하늘을 보면서 이야기한다. 그녀에게 있어서 가족 같은 사람들이라고
한다면 예전에 같이 있었던 베리타 여단이었을 것이다. 베리타 여단은 현재 유니온에 잡혀 사회를 위해서
일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행방은 거의 감추어져 있다. 이건
내가 잘못 말한 것 같다. 나와 이리나 사이에서 묘한 공기가 흐른다.
답답한 공기이다.
“그럼
네 생일은 알고 있어?”
나는
화제를 전환하기 위해서 그녀의 생일을 물어본다. 그녀는 생일이 언제인지 기억하기 위해서 눈을 감고 생각을
하지만 생각나지 않은 것인지 대답한다.
“내
생일이 언제인지 모르겠어. 나와 관련된 자료들은 거의 사라졌기 때문에 찾아봐도 없더라. 어차피 생일을 챙길 필요도 없었고 그런 적도 없었거든”
그녀는
자신의 생일조차 모르고 있었다. 언제 태어났는지 누구에게서 태어났는지도 모른다. 나는 무언가 불편한 감정을 느꼈다. 그녀에게 무언가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지만 어떻게 해주어야 할지 모르겠다. 나는 눈을 감고 깊게 생각해본다. 그러다 문뜩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럼 내가 그녀에게 생일을 정해주는
것이 어떤지.
“……….그럼 정해볼래?”
“생일을?”
“응. 뭐 정하는 건 너지만”
“그게
나한테 왜 필요한 거지?”
그녀가
생일이 왜 필요한지를 묻는다. 지금까지 딱히 생각해 본적이 없었지만 왠지 이 순간만큼은 말이 막히지
않고 저절로 나왔다.
“필요 없을지도 모르지. 그냥 자신이 태어난 날을 기억하는 날일지도 모르니까. 하지만 그렇기에 중요하다고 생각해"
“어째서?”
“크리스마스는
어떤 분이 탄생한 것을 축복하고 즐거워하며 기억하기 위해서 정해진 날이야. 그럼 너의 생일도 축복하고
즐거워해야 하지 않을까? 비록 정확한 날은 아니더라도 사람들이 너를 축복해 주고, 너를 기억하겠지. 나는 너를 위해서라도 중요하다고 생각해”
나의
말을 듣고 이리나는 생일을 연신 중얼거린다. 아마 내 말의 의미가 잘 통한 것일 것이다. 내가 그녀에게 생일을 만들어주려는 이유는 단지 그날 하루만이라도 그녀가 자신을 위한 시간을 보낼 수 있기를
바라면서 말한 것이다. 적어도 나는 그녀가 하루만이라도 편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왜 이런 생각이 드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럼
네가 정해줄래?”
이리나는
웃으면서 나에게 자신의 생일을 정해달라고 부탁한다.
“내가
정해도 되겠어? 이건 너에게 중요한 일이 될 텐데”
“괜찮아. 네가 만들자고 했으니까 너한테 선택권을 주려고. 네가 정하는 일이
내 생일이 되겠고 나는 그것에 불평하지 않을 거야”
나는
그녀의 말에 고민을 하기 시작한다. 이왕 그녀의 생일을 정하는 것이라면 특별한 날이 좋을 것 같다. 무슨 날이 좋을까.
‘크리스마스….라’
그러다
한 순간 번쩍하고 생각난 것이 있다.
“그럼
크리스마스인 내일을 어때?”
“크리스….마스에? 어째서?”
“문뜩
생각난 건데, 크리스마스면 기억하기도 쉽고 무엇보다 이 말을 꺼낸 오늘이 크리스마스라고”
나는
핸드폰을 꺼내면서 그녀에게 보여준다. 시계는 절묘하게 ‘00 :
00’을 표시한다. 그 말을 지금은 크리스마스. 아주
적당한 날이 아닌가.
“어때? 마음에 들어?”
나는
이리나에게 마음에 드냐고 물어본다. 그리고 그녀의 반응을 기대해 본다.
어떤 반응을 보여줄까? 대충 지은 것 같다면서 화를 낼까?
그럼 할말이 없다. 아니면 그냥 별 감흥이 없을까? 예전의
성격이 그대로라면 그럴 것 같다. 아니면 기뻐할까? 이건
내가 원하는 반응이기도 하고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녀의 얼굴을 본다.
“……..엥? 울어?”
의외로
그녀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어째서 눈물을 흘리는 것일까? 달래야겠지만
이 눈물이 기쁨의 눈물이기를 바란다. 나는 손수건을 꺼내어 그녀에게 건네준다.
“고마워……어째서 눈물이 흐르는 걸까?”
그녀도
자신이 눈물을 흘리는 이유를 모르는 것 같다. 어째서 일까 생각을 해봤지만 아직도 잘 모르겠다.
“그래도…..기쁘네. 나에게 이런 일을 해준 사람이 없었거든”
“그럼
기쁨의 눈물이네”
“그런가봐. 고마워. 나에게 좋은 선물을 줘서”
“그럼
이제 생일 선물을 줘야 하는데…..갖고 싶은 거라도 있어?”
내가
정해준 생일이지만 그래도 정해준 사람으로써 제일 먼저 그녀에게 선물을 하고 싶다. 이건 내 개인적인
욕망이지만.
“괜찮아. 이미 내 생일이라는 선물을 받았는데?”
“그래도
주고 싶어서 그런데 어때? 내가 줄 수 있는 건 노력해볼게”
이렇게
말해놨지만 그녀가 터무니 없는 것을 요구해올까 봐 두렵기도 하다. 다이아몬드 같은 걸 요구하지는 않겠지. 그렇지만 이미 주기로 한 이상 한번 말한 것은 지켜야지. 나는 그녀가
말을 하기까지 기다리기로 한다. 이리나는 무엇을 요구할까 고민을 하다가 좋은 생각이 났는지 보기 좋은
미소를 띄우면서 말한다.
“그럼
나갔을 때 모든 일을 끝내면 나와 데이트해줄래?”
“그래. 알았…..어?”
그녀가
나에게 요구한 것은 데이트. 나는 얼떨결에 대답을 해버린다.
“좋아. 그럼 약속은 지켜”
“저기….정말 데이트? 데이트로 만족해? 아니
그것보다 왜 나랑?”
어째서
생일 선물로 나와의 데이트를 선택한 것 인가. 그것보다 왜 나와 데이트를 원하는 것이지 궁금하다.
“글쎄? 맞춰보던지”
이리나는
웃으면서 오히려 나에게 질문을 한다. 이렇게 되면 이리나는 절대 대답해 주지 않을 것 같다.
“으으…..하지만 약속은 했으니까 알았어”
“혹시….싫어?”
“아니! 그런 게 아니라”
휴 안녕하세요 또 만나뵙네요. 버드미사일 입니다. 이번 세하이리나편은 어떠셨나요? 마음에 드셨으면 좋겠네요. 이번에는 조금 상황을 진지하게 써봤습니다. 세하와 이리나는 진지함에서 묻어나오는 그들만의 흐름이 어울릴 것 같아서 이렇게 썼습니다. 어떠셨나요?(이 소설의 본 편은 중간부터죠 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