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아들의 데이트-(2)

현시창인생 2015-01-20 51

전편 링크:http://closers.nexon.com/ucc/fanfic/view.aspx?n4pageno=1&emsearchtype=Title&strsearch=%eb%ac%b8%ec%a0%9c%ec%95%84%eb%93%a4&n4articlesn=6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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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비 쟤는 영화 본다는 게 그렇게나 좋은 걸까요. 완전 신났던데."


여자 세 명은 어디론가 떠나고, 남자 셋 밖에 남지 않은 검은양 팀의 회의실에서 이세하는 게임기를 두들기며 느닷없이 그렇게 말했다. 당연히 돌아오는 것은 제이의 짜게 식은 눈초리였지만, 게임에 대부분의 신경을 돌린 이세하가 그런 것을 눈치 챌 리가 만무했다. 이세하가 아무런 반응이 없자, 제이는 작게 한탄했다.


"……그녀를 보던 데이비드 형의 기분이 이런 거였나. 정말 색다른 기분이군."


"…뭐예요, 그 반응은? 알 수 없는 말이나 하시고……."


그런 한탄을 들으니 마냥 게임만 하고 있을 수는 없어서, 이세하는 하고 있던 게임을 세이브 한 후 주머니에 넣었다. 제이가 한 말을 제대로 이해할 순 없었지만, 적어도 자신에게 좋은 의도로 한 말은 아니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갑자기 바보 취급 당하는 느낌은 썩 좋지 않았기에, 불만스럽게 투덜거렸다.


"아니, 생각해봐요. 솔직히 그렇잖아요? 이슬비가 그 상황에서 갑자기 기분 풀 이유가 영화를 본다는 것밖에 없는데."


"세하야, 너는 여자아이의 마음을 조금 더 이해할 필요가 있겠구나."


"…아저씨는 뭐 여자아이의 마음을 이해해서 실연당하셨어요?"


"쿨럭, 그건 나도 할 말이 없군…. 것보다 아저씨가 아니라 형이라고 불러."


이 말을 대체 몇 번이나 해야 형이라고 불러주는 걸까. 제이는 골이 아파오는 것을 느꼈다. 작은 스트레스로 인한 두통은 덤으로. 제이는 주머니에서 얄악을 꺼내 하나 먹은 후, 의자에 몸을 뉘였다.


"후. 약을 먹으니 조금 나아진 것 같군. 어쨌든 세하야, 대장이 그런 건 영화를 보는 게 좋아서 그런 게 아니야."


"그럼 대체 뭔데요? 아무리 생각해도 그거 외에 이슬비가 좋아라 할 이유가……."


이세하의 말에 제이는 곤란한 듯 머리를 긁적였다. 이걸 말해줘야 하는 건지 말아야 하는 건지. 이런 건 본인이 스스로 알게 내버려 둬야 하는 법이지만, 데이비드가 그러도록 내버려 뒀다가 결국 사랑하는 사람하고 이어져본 적이 없는 제이로서는 상당히 곤란하고 애매한 상황이었다. 게다가 알려주면 이쪽의 마음이 편하고, 세상에 인구 수를 늘려줄 두 사람이 생기는 것이니 경사할 만한 일이지만, 이슬비에게 대체 무슨 소리를 듣고 무슨 짓을 당할지 모른다. 이걸 어쩐다… 저울을 하나 두고 고민을 하고 있을 때,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리고 있던 미스틸이 천진난만한 투로 툭 내뱉었다.


"슬비 누나, 그냥 세하 형이랑 데이트 하는 게 좋아서 그런 거 같은데요?"


그 말에 동그랗게 눈을 뜬 두 사람. 제이는 미스틸이 무슨 말을 할 줄은 짐작했어도 이렇게 직구로 말을 할 줄 몰랐기 때문에 당황했다. 이걸 어째. 방금과 다른 이유로 제이가 어쩌나 하고 있을 때, 눈을 동그랗게 뜬 이세하가 입을 열었다.


"……에이. 설마. 이슬비에 한해서 그런 일은 절대로 없지. 걔가 치정 프로그램은 좋아해도 실제 연애는 별로일 거라구. 관심도 없을 거 같고. 걔는 그런 쪽으로는 뭔가 딱딱한 기계 같은 녀석이니까."


만약 여기에 이슬비가 있었다면 분노해서 날뛰었을 말을 이세하는 서슴없이 내뱉었다. 물론 이 자리에 이슬비가 없었다면 저런 말을 하진 않았겠지만, 그걸 차치하고서라도 저렇게까지 말하는 건 좀 심하지 않았나 싶을 정도다.


뭐 그래도 이세하에게 저런 평을 듣는 건 순전히 이슬비의 잘못이 맞기 때문에 제이는 거기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틈만 나면 이세하에게만 틱틱대니 본인이 보기엔 그냥 자기를 싫어하는 줄로만 알겠지. 주변에서 보기에 알 수 있는 거지, 정작 당사자가 되면 모르는 것이 보통이니까.


"아저씨가 생각하기엔 이슬비가 대체 뭐 때문에 저러는 것 같아요? 보니까 막 아는 것처럼 얘기하시던데."


"엉? 아, 그게 그러니까……."


스스로 알게 만들어주기 위해서 이세하의 생각을 부정해주었지만, 그게 오히려 자신에게는 독이 되어 다가왔다. 설마 미스틸이 내어준 답을 부정하고 다른 답을 찾아내려고 하다니… 이건 예상하지 못했다. 아, 갑자기 소영이네 튀김이 먹고 싶은 기분이군. 제이는 물고 있던 사탕을 담배처럼 쥔 후 한숨을 내뱉었다. 여기선 그냥 얼버무리는 게 최고다.


"……답은, 스스로가 알아서 찾아야 되는 거야."


"이 상황에서 멋진 척 해봐야 별로 안 멋지거든요, 아저씨."


"진짜 아저씨 같아요, 아저씨!"


"쿨럭."


이세하가 말하는 것에 더해 미스틸이 순진한 미소와 함께 말하자 정말로 타격이 들어와 자신의 오장육부 전체를 들쑤시는 것 같은 기분에 제이는 고개를 숙였다. 아무리 자신이 애들에게 형이라 불리고 싶어도 나이는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현실은 시궁창이라더니, 그걸 여기서 느낄 줄은 몰랐군.


그런 제이를 보던 이세하는 머리를 벅벅 긁었다. 자신이 생각한 것도 아니래, 아저씨는 이상한 말만 하지, 그렇다고 미스틸이 말한 걸 인정하기엔 그건 너무나도 터무니 없는 얘기다. 이슬비가 자기와 데이트 하는 것 자체가 기뻐서 그렇게 좋아라 티를 내고 다닌다고? 정말 그렇다는 가정 하에, 이슬비의 기분을 한 번 상상해보았다.


'……전혀 상상이 안 되잖아 이거.'


하지만 이로써 알았다. 미스틸이 얼마나 어이없고 터무니 없는 소리를 한 것인지. 만약에라도 있을 법한 얘기라면 조금의 상상이라도 되기 마련이다. 그런데 언제나 자신에게 짜증내고, 틱틱거리는 이슬비가 자신과의 데이트를 좋아하고 있는 상상이라니…… 그런 일, 있을 수 없다.


"……백 번 양보해서, 이슬비가 정말로 저와 데이트 하는 게 기뻐서 저러는 거라고 쳐요. 그럼 거기에도 이유가 있을 거 아니에요. 그 이유는 뭔데요?"


"이유라……."


정말로 어린애 같은 질문에, 제이는 피식 웃었다. 제이의 웃음에 이세하는 뭐가 불만이냐는 듯 입술을 삐죽거렸다. 불만은 아니다. 정말로, 이세하란 소년이 너무나도 어린아이처럼 보였기 때문에 지은 웃음이었을 뿐이다.


"없어."


"예?" 이세하가 되묻고, "없다고." 제이가 다시 답했다. 제이는 아련한 눈동자로 창문 밖을 보면서 중얼거리듯 내뱉었다.


"사람이 그런 거 좋아하는 데 큰 이유는 없어. 그냥 좋으니까 좋은 거지."


제이의 대답에 이세하는 묘한 표정을 짓고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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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게임해야 하구 다른 소설도 써야 하는데, 다음편을 원하시는 분들이 몇 분 계시기에 짧게 씀 징징징


아 근데 제목은 데이튼데 왜 데이트를 안 하냐.


다음편 링크:http://closers.nexon.com/ucc/fanfic/view.aspx?n4pageno=1&emsearchtype=Title&strsearch=%eb%ac%b8%ec%a0%9c%ec%95%84%eb%93%a4&n4articlesn=761

2024-10-24 22:21:59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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