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편 - 복음의 시작 [Prologue]
톨스토이 2015-12-07 0
차원전쟁이 끝나고 평화롭던 서울.
지금은 재건된 곳을 중심으로 신서울이라고 불리고 있는 이 곳.
전세계적인 대침략, 차원종들의 침공으로부터 무사히 세계를 지켜내는 데 성공한 이들, 클로저. 지금은 유니온이라는 범세계적 단체 휘하에 속해있으며 어느 때고 차원종들과 관련된 위험한 상황이 발생된다면 항시 출동을 대기하고 있는 이들이 자리잡고 있는 유니온 신서울 지부.
그 곳 지하 깊숙한 곳에서, 그들이 그토록 바라지 않았던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삐익! 삐익! 삐익!'
"차원입자의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올라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장치를 유지하다가는 큰일이!"
"멈춰야 해! 이대로는 정말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벌어질 거야!"
붉은 빛의 경고등과 날카로운 사이렌 소리가 울리는 커다란 장치.
그 앞에서 흰색의 가운을 입은 사람들이 그 장치에서 울리는 소리에 허둥거리고 있었다.
상당히 급박한 상황인 듯 그 곳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제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장치의 안정화와 사태의 수습에 온 힘을 다 쏟고 있었다.
기계를 날카롭게 바라보고 있는 한 남성을 제외하고는.
"드디어, 드디어 나의 염원이 이루어지는가! 크후후후훗!"
금발벽안의 전형적인 서양인의 모습을 한 그 남성은 마치 광기에라도 휩싸인 듯 금방이라도 터질 듯한 장치를 바라보며 광소를 터트리고 있었다.
장비의 경고음이 들리는 와중에도 날카롭게 귓전을 때리는 그 소리에 장비를 손보려던 사람들도, 허둥거리며 제 할일을 찾지 못하던 사람들도 모두 그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자네, 그게 무슨 소리.."
그의 말도 안되는 행동에 이상함을 느끼고 다가서던 한 사람.
그러나 그는 자신의 할 말을 다 하지 못하고 그대로 자리에 쓰러져 버렸다.
'파직!'
"방해하지 말라고. 이제서야 내 소원이 이루어질 찰나에 방해가 들어오면 조금 곤란하거든."
그 남자의 손에는 아직도 스파크를 발하고 있는 전기충격기가 들려있었다.
지금 눈 앞에서 온 몸을 부들부들 떨며 게거품을 물고 있는 남자를 그렇게 만든 물건이 자신이라고 주장하는 듯 전기 충격기에서는 아직도 스파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필시 그냥 전기충격기가 아닌 개조를 통해 사람을 더욱더 효과적으로 기절시키기 좋게 만들어졌을 그 물건을 금발벽안의 남성은 ** 듯 마냥 자신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그것을 사용하였다.
책상 앞에서 탁상공론만 하던 이들이었기에 신체적인 능력은 전반적으로 허약할 수 밖에 없었고, 이들은 전기충격기의 위력 앞에 하나둘씩 쓰러져갈 뿐이었다.
'파지지지직!'
"크아아악! 도대테, 왜...이런 지슬.."
10여명 남짓하던 흰 가운을 입은 남자들이 거의 모두 쓰러지고, 최후의 한명마저 이 남성의 전기충격기에 쓰러졌을 때, 용케 정신의 끝을 부여잡고 있던 남자 한 명이 그 남성에게 잘 움직이지 않는 입을 통해 간신히 말을 걸었다.
지극히 상식적인 그 질문에 금발벽안의 남성은 잠시 무언가 생각하는 듯 하더니, 좀전의 ** 듯한 웃음을 터뜨리던 인간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할 정도로 진중한 목소리로 그 남자에게 대답하였다.
"한 사람을 구하기 위해서다."
"그, 그게 무슨?? 크헑!!"
그의 말에 전기충격으로 인한 쇼크에도 불구하고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은 남자.
그러나 연이어 날아온 전기충격 앞에 결국 고개를 떨구며 기절하였다.
"더 이상 들어봤자 자네만 혼란스러울테니 잠시 기절해 있게나."
마지막 남자마저 전기충격기로 잠재운 그는 천천히, 폭주하고 있는 장치를 향해 한 발짝 다가섰다.
"이제 구하러 갈 수 있겠구나. 나의 사랑."
그렇게 말하면서 그는 자신이 입고 있던 흰 가운에 채워져 있던 이름표를 잠시 바라보더니 이윽고 피식 미소를 지으며 그것을 떼내었다.
그러자 그의 몸에서 일어나는 미지의 파동.
그것은 차원전쟁 직후 소수의 사람들만이 각성했다고 알려진 미증유의 힘.
아직도 그것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채 반의 반도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힘.
위상력(位相力)이었다.
"이 날을 위해 위상력도 감추어왔다. 기다려라, 지금 내가 그 쪽으로 갈 테니."
그리고 그는 자신의 위상력을 자신이 들고 있던 전기충격기에 집중하였다.
스위치를 누르지 않았음에도 위협적인 스파크를 내뿜고 있는 전기충격기.
위상력의 집중으로 인해 이제는 벼락이라고 불러도 이상하지 않은 막대한 전류를 대기중에 방전시키는 그 전기충격기를 남성은 그대로 장치에다가 찔러넣었다.
'파지지지직!'
위상력으로 증폭된 순백의 전류와 붉은 경고등으로 빛나는 장치가 만나면서 장치는 막대한 전력을 이기지 못하고 과부하를 일으켰고, 그와 동시에 장치는 커다란 보랏빛을 내며 폭발하였다.
그리고 그 폭발과 함께 생성된 약간의 틈.
그것을 남성은 결코 놓치지 않았다.
"무사해라, 세피"
마치 주문을 외우듯 그 말 한마디를 외치고 틈 사이로 몸을 던진 남성.
폭발로 인해 생겨난 틈은 매우 좁았지만 그것은 마치 블랙홀처럼 남성의 몸을 빨아들였고, 남성의 몸을 빨아들인 틈은 마치 언제 생겼냐는 듯 그 자취를 감추어버렸다.
그 곳에 그 남성이 있었다는 것이 마치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깔끔하게 틈 속으로 사라져버린 남성.
기절해 있는 연구원과 부서진 장치의 잔해, 그리고 남자가 떼어내버려 쓰레기처럼 나뒹굴고 있는 이름표에 새겨진 이름만이 그가 그 곳에 있었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었다.
떨어진 이름표에는 그의 이름으로 추정되는 것이 유려한 필체로 쓰여져 있을 뿐이었다.
'유니온 차원압력 연구소 소장 칼바크 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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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구상. 실패. 개망.
장편까지는 안끌어도 빨리 끝내버려야겠습니다.
덕수형의 과거에 대해 나름 구상해본 스토리입니다.
실제 스토리와는 다른겁니다.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