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퍼레이션 나인 -제468화- [대화의 시간 2교시(對話の時間 2校時)]
호시미야라이린 2015-12-03 1
“뭘 원하는 건데?”
“......그건 정치인들을 완전히 몰살시킬 수가 있는 힘을 빌려주길 바래.”
“역시 오펠리아라니까? 역시 오펠리아는 강해?”
“오펠리아 란드루펜. 네가 할 말은 아닌 거 같은데.”
“네 이름도 오펠리아 란드루펜이잖아? 내가 아무리 그래도 너만 하겠어?”
“그건 어디까지나 너의 생각이겠지.”
“......?”
“네가 뭐라고 말하건은 상관하기 힘들지만 괜한 상상은 자제해라.”
아무래도 오펠리아는 다른 사람들과 얘기하는 거보다 자기 자신과의 대화. 그러니까 자기 내면과의 대화이자 혼잣말로 하기를 좋아하는 건 아닐까? 그러니까 그녀의 성격이 매우 지나칠 정도로 ‘내성적(內省的)’ 이라던가 말이다. 세상 사람들이 히키코모리라 부르기도 하는 용어. 일명 ‘은둔형 외톨이’ 라던가 그렇게 보일 수도 있지만 방 안에만 틀어박혀서 나오지 않는다거나 그런 건 아니기에 무조건 그렇게 보기도 그렇다. 오펠리아가 알고 본다면 적극적인 성격은 아니라는 게 맞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활동을 하는 것은 본인의 정신적 스트레스를 각오하고서 본인이 이루고자 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서라 하면 된다. 유니온과 정부를 완전히 뒤집어버리는 것이 궁극적 목표일 수도 있는데 아무리 그래도 혼자의 힘으로 그것이 가능하기는 할지 의문이다.
“역시 너와 대화하는 것은 참 재밌어? 오펠리아 란드루펜?”
“그건 어디까지나 너의 생각이겠지. 오펠리아 란드루펜.”
“헤에~ 그래?”
“나는 내가 원하는 꿈을 반드시 이루어야만 한다.”
“오펠리아. 혹시 너의 친부모들을 찾아볼 생각은 있어?”
“오펠리아. 괜히 이상한 망상은 하지 말아주면 좋겠군. 만약 친부모란 자들이 살아있다고 해도 난 그들을 결코 찾을 생각이 없어.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자신들의 인생을 살아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역시 솔직해서 좋아?”
“오펠리아 너도 솔직하게 말하면 좋겠구나. 너의 말투는 너무 남을 조롱하는 것만 같아.”
“헤에~?”
“왜 그러지. 이게 무슨 문제라도 있는 건가.”
오펠리아 란드루펜과 오펠리아 란드루펜의 대화. ‘동명이인(同名異人)’ 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절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는 바. 모두가 흔히 아는 오펠리아 본인과 그녀의 다른 내면의 오펠리아가 대화하는 거라고 생각하면 된다. 두 내면의 대화는 언제 보더라도 참으로 재밌고, 오펠리아의 심리 상태를 짐작하게 할 수도 있다. 오펠리아의 생각과 심리 상태를 알고 싶다면 그녀의 혼잣말에 주목하라는 말이 있는데 너무나도 어두운 면으로 인해 교실에서도 많은 학생들이 다가가기를 심히 거부하는 면이 많다. 그러나 그 어느 누구도 그녀에게 험담이나 비속어를 쓰며 건드릴 수는 없다. 건드렸다가 어찌될지를 모르기 때문인데 지금은 일반 학생들도 F반이 낙오자들의 반이 아니라 능력자들의 반이라는 것을 왠지 모르게 알아가는 것만 같다. 뭐랄까? F반의 애들 대부분이 벌처스 회사나 유니온 등지에서 정말로 고위직을 하고 있는 이들이라는 것을 학교 선생님들은 물론이거니와 일반 학생들도 하나둘 알아가고 있기 때문에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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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영이가 벌처스 종합전략사령부의 수석연구원이란 것과 세영이가 벌처스 회사의 최연소 고위급 간부 겸 사장의 비서, 양유희도 용병계의 여신이라 불릴 정도로 세계 각지의 분쟁지역들에서 놀라운 활약을 선보이고 있는 상황! 그 외에도 F반 학생들의 상당수가 낙오자가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인 ‘능력자(能力者)’ 들이라서 이젠 낙오자들이라 놀렸던 이들이 오히려 자신들을 취업시켜달라고 무릎까지 꿇고서 빌지 않으면 안 되는 완전히 정 반대의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정민우도 양유희와 함께 용병으로서 분쟁지역들을 다니며 테러조직원들을 상대로 장거리 저격을 가하는 식으로 응수하며 정규군 저격수들에 전혀 부끄럽지 않은 저격 실력을 과시하고 있다. 그리고 나건영에 관한 건 아직 일반 학생들은 모르겠지만, 그는 ‘사신(死神)’ 으로서 위험인물들을 암살하고 있다.
쥐도 새도 모르게 암살하는 능력이 정말로 타고난 나건영! 그래서 F반의 애들은 나건영을 향해 ‘선천적으로 암살자의 재능을 타고난 천재 중의 천재, 수재 중의 수재’ 라고 불러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그를 사신이라 부르는 사람도 있으나 ‘암흑기사(暗黑騎士)’ 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있다. ‘암흑기사(Dark Templar)’ 라는 건, 어떤 게임에서 나오는 유닛의 이름이기도 한데 무한 클로킹의 효과를 이용해 적 본진의 일꾼들을 조용하고도 신속히 암살할 수가 있어 아주 위협적이다. 나건영을 암흑기사로 비유해서 부르는 F반의 학생들. 세계 각지의 회교반군들 사이에서는 암흑기사가 지나가는 곳에 ‘혈화(血花)’ 가 피어오른다는 말까지도 하고 있는데 그 정도로 나건영이 암살자와 관련한 재능을 정말 천재적으로 타고났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만약 나건영이 암살자 활동을 그만 두게 된다면, 차후에 그가 혹시라도 ‘암살학원(暗殺學院)’ 이나 본인의 밀수능력을 이용해 ‘밀수학원(密輸學院)’ 이라도 차린다면 정말로 대박을 터트릴 일이다.
“처리하고 또 처리해도 끝이 없군.”
“건영아?”
“......오랜만이다, 레이라. 거기는 잘 되고 있어?”
“물론이지. 내가 이래보여도 암살첩보원 서포터잖아. 안 그래?”
“......역시나 ‘현역여배우(現役女俳優)’ 라서 연기하는 실력도 정말 타고났어.”
“설마 암살 및 밀수능력이 천재 중의 천재라 불리는 너만 하겠니?”
“......”
“그럼 이만 끊을게. 오랜만에 통화해서 기뻤어. 건영아.”
“그래. 레이라. 나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