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저스프트 Chapter 2 "누가 이걸 믿어!?"

CM비즈 2015-11-30 2

돌 맞아도 할 수 없는 더럽기도 더러운 연재속도, 그리고 결과물이 작가 본인이 보기에도 영 시원찮네요 ㅜㅡㅜ

게시판 검색창에 '클로저스프트'를 검색하시면 프롤로그와 1편을 볼 수 있습니다, 이해가 안되시는 분들은 그걸 봐주세요~


작가도 포기한 클로저스 패러디 ㅜㅡㅜ


[스타크레프트와 클로저스의 기본적인 설정을 바탕으로 작성합니다, 기본  설정에 해당 사항이 없다면 작가 본인이 연구한 것을 바탕으로 작성합니다,]




-캐릭터 리뷰-


이름 - 페서낙스(Fessurnax)
출신 - 프로토스(Protss) / 퓨리낙스 부족(The Clan Furinax)[자작 캐릭터]
나이 - 원작 760세 / 클로저스프트 748세
신장 - 330CM
중량 - 기본 233 Kg / 전투 중량 290Kg
신분/직업 - 템플러 / 광전사
사이오닉 능력*(테란방식) - 9 ~ 10 등급
종족 능력 - 칼라니어(프로토스 공용어), 자동언어 해석 및 번역 능력, 고수준의 사이오닉 능력, 사이오닉 능력에 기반한 부가능력 [염력, 텔레파시, 예지], 매우 뛰어난 신체 능력
학습 능력 - 고등과학기술, 도구 제작 및 수리, 고도로 단련 된 체술, 사이오닉 검 생성, 사이오닉 쇼크

장비 -


사이오닉 검 생** 1벌 (2개 1벌) : 프로토스의 광전사라 하면 누구나 떠올릴 손 위에서 뻗어 나오는 푸른색 검을 생성하는 장치, 장치의 힘을 사용하긴 하지만 광전사가 뽑아올리는 사이오닉 검 자체는 사용자의 정신을 엮어야 하므로 이 것 자체로는 전투 행위가 불가능하다. 주인의 사이오닉 에너지를 공급 받아 검의 형상으로 방출하며 보통 그 길이는 50~60Cm 정도다, 이 검은 실체가 없으며 대상의 견고함과는 무관하게 모든 것을 자를 수 있는 속칭 만단도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내장형 소형 모듈(가칭) : 프로토스가 사용하는 컴퓨터, 경험여하에 따라 다르지만 숙련된 전사는 위성의 공전과 자전주기와 일몰 일출 시간 그리고 위성의 지름을 이용하여 최단 루트를 암산만으로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어지간해서 컴퓨터의 능력을 빌리진 않지만 정보의 백업 및 기타 재반 사항을 보조하는데 있어서는 큰 도움이 된다.


강화 갑옷 : 주로 금빛이 도는 프로토스가 사용하는 방어구, 통상 방어구로서의 강도도 강도지만 이 방어구의 진정한 위용은 히드라리스크가 쏘아내는 가시 등뼈조차 튕겨 낼 수 있는 엄청난 방어력의 보호막을 형성하는데 있다. 보호막은 비전투시 서서히 충전되며 사용자의 주변에 옅은 푸른색의 막을 형성, 사용자를 보호한다.


-상세-
기사단 치고는 특이하게 아킬레 부족이 아닌 원래 칼라이 계층 소속인 퓨리낙스 부족 출신인 광전사, 그 덕인지 사이오닉 에너지를 다루는 재능이 둔재라 740세가 넘는 나이지만 아직 광전사로 머물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그렇게 오랜 세월동안 광전사로서의 책무를 다 할 수 있었던 것은 보통 자만심 가득하고 정체되어 있기를 좋아하는 그의 동족과 달리 항상 앞으로 나아가려는 고도의 향상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는 배움의 상대가 누구이든 간에 가리지 않고 최대한 단련하며 자신의 둔중한 사이오닉 능력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보완하기 위하여 무예와 전략 전술을 깊게 익혔다. 굉장히 이타적이며 편견과 차별을 두지 않으려는 성품을 가지고 있으며 그런 그의 성품과 그 테사다르의 기함 간트리서의 전투원으로도 있었던 숨겨진 전쟁영웅이라는 업적은 그의 동족들에게서 아낌없는 찬사를 받기에 충분하다.





Chapter 2 - 누가 이걸 믿어!?


-저벅,저벅-


금속제 갑옷이 절그럭 거리는 소리와 함께 3.3미터의 거구가 복도를 가른다. 거구의 모습은 기이하다 못해 기괴하다. 눈은 푸른색 안광을 뿜고 있으며 피부는 회색톤, 입고 있는 금속갑옷은 금색으로 빛을 반사하고 있으며 다리는 무릎 밑으로는 사람과 달리 뒤로 꺾여있는 역관절이다. 또한 머리의 뒤로는 검은색의 레게머리 같은 다발이 금속 장식으로 고정되어 있다.


아무리 봐도 이 거구의 존재는 이렇게 평범한 세피아 톤의 건물 복도를 걸을 게 아니라 어딘가 우주선의 메인콘솔 주변을 서성거려야 어울린다. 물론 자신의 모습이 주변의 테란들에게 많이 튄다는 사실을 아주 잘 알고 있는 거구 즉 페서낙스는 굉장한 베테랑인 그 답지 않게 매우 당황스러워 했다.


-또각,또각,-



-타박,타박-


페서낙스 주변에서 울리는 그의 발소리보다 월등하게 가벼운 5개의 소리는 그로 하여금 포위되어 어딘가로 압송되어가는 포로같은 느낌을 받게 하기에 충분했다. 지금의 상황이 무척 당황스러운 그였지만 그래도 늙고 노련한 광전사는 최대한 적응하기 위해 주변을 면밀하게 살핀다.


그가 오른쪽으로 눈을 돌리자 거기엔 노란색 선글라스를 낀 백발의 남성이 있다.
왼쪽으로 눈을 돌리자 거기엔 페서낙스의 다리보다 작은 작은 남자아이가 있다.
그리고 눈으로는 볼 수 없지만 핑크빛 머리카락에 작은체구의 여자아이가 그의 등 뒤를 따라 오고 있다는 것 정도는 알수 있다.
그리고 그의 앞에 서걷는 소녀와 그에게 인사를 건넨 소년...


페서낙스는 이렇게 테란이 자신의 사방을 둘러 싼 가장 최근의 기억을 떠올렸다. 그나마 지금의 이 혼란스러운 상황에 그가 조금이나마 더 침착 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떠올린 기억들이 나쁜 기억은 아니었다라는 점 때문이다.

하지만 페서낙스는 혹시나 자신이 뭔가 실수 한 것은 없는지 이렇게 되기 전까지의 상황을 천천히 그리고 정밀하게 되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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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시간 전]


이세하는 매우 혼란스러웠다. 물론 소년이 혼란스러운 만큼 페서낙스도 덩달아서 혼란스러워졌다. 세하가 느끼고 있는 감정을 프로토스인 그는 여과 없이 들여다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상하군, 그의 마음속에는 나에 대한 강한 부정과 함께 그럼에도 나를 인정 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에 대한 혼란으로 가득해’


페서낙스로서는 당연한 생각이었다. 상대인 테란의 소년이 먼저 자신에게 인사를 건넸고 그말인 즉 페서낙스가 프로토스라는 것을 알고 있다는 얘기인데 앞에선 소년의 마음속에서는 그 사실을 인정은 하고 있지만 이해 할 수 없다는 혼란이 소용돌이 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어린 테란의 옆에 서 있는 비슷한 또래의 테란 여자아이는 자신을 전혀 모르는 모양이니 이쯤 되면 제 아무리 노련한 페서낙스라 할지라도 혼란이 생기기 마련이다.


“왜 그러는가?”


페서낙스는 먼저 말을 걸어보기로 했다. 그의 음성이 뇌를 울리자 세하는 여전히 혼란스러운 머릿속을 겨우 정리하며 대답했다.


“인사에 대답하는 걸 보니 당신은 프로토스가 맞죠?”
“그렇다네, 어린 테란이여 난 긍지 높은 프로토스 기사단의 일원이자 퓨리낙스 부족 출신의 광전사 페서낙스라고 하지, 그럼 내 앞에 서있는 강한 에너지가 느껴지는 어린 테란, 그대는 누구인가?”


페서낙스와 대화 할수록 세하는 점점 이 말도 안 되는 사태가 실제로 벌어진 일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밖에 없었고 자신 앞에 선 프로토스의 이어진 질문에 대답했다.


“전 이세하라고 해요, 클로저죠”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하며 세하는 옆의 유리에게 표정과 몸짓으로 “이거 진짜 맞지?”라고 물었다.


“지금 무슨 일인지 난 도통 모르겠다니까, 이거 차원종 아니야?”


전혀 상황 파악이 안 된 유리의 말에 세하는 왼손으로 자신의 이마를 짚으며 옆에선 유리의 손목을 잡아 뒤로 끌었다. 페서낙스에게서 살짝 떨어져 등을 돌린 채 세하는 귓속말로 지금 벌어진 일을 자신의 친구가 그 나쁜 머리로도 쉽게 이해 할 수 있게끔 최대한 빠르고 자세히 설명했다.


“뭐가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여기의 테란 아이들은 활기차서 재미있군.”


페서낙스는 짧게 혼잣말을 하며 자신의 오른팔을 들어 갑옷에 부착 된 보조 모듈을 가동했다. 원래 돌아가야 할 전진기지와의 거리가 얼마만큼 떨어졌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프로토스 특유의 긴 손가락 네 개로 모듈에서 솟아 나온 입체 영상을 능숙히 조작하던 그는 자신의 발 근처 바닥에서 반짝이는 물건을 발견했다.


“!!”


그 것이 무엇인지 페서낙스는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전진기지와의 행성 간 거리 계산을 서둘러 입력 한 뒤 급히 허리를 굽혔다.


-달그락-


그가 집어 든 것은 푸른색으로 빛나는 수정이었다. 자신이 집어든 것이 자신의 생각과 맞음을 인정한 페서낙스는 당황했다. 바로 울트라리스크의 마지막 공격 직전에 페서낙스가 아라미르와 같이 쥔 케이다린 부적이었기 때문이다.


‘아라미르는 어떻게 된 것인가? 설마 우주공간에 떨어진 건 아닌가?’


전우에 대한 걱정은 페서낙스의 굳건한 칼라를 살짝 흔들었다. 다행히도 그 순간 그의 오른팔에 장착 된 보조 모듈이 계산 결과를 출력했다. 그는 좋지 않은 예상을 접어 두고자 서둘러 오른팔을 들었다.


-현재 위치 확인 기능-

기준점 : 나딕스 I 기사단 전진기지
현위치 : 확인 불가능
거리차 : 확인 불가능


-주요 확인 점이 성립되지 않아 거리 계산 불가능-


페서낙스는 낭패라는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아무리 그 같은 숙련된 노장이라 할지라도 지금 같은 자신의 위치조차 확인 되지 않는 그런 상황은 몇 번 겪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소한 확인 불가능의 옆에 ‘미확인 행성’이라고만 해도 다른 좌표 계산을 통해 현위치를 확인 할 수 있지만 보조모듈은 아예 현재 위치를 인식하지 못했다.


-탁! 띡띡띡-


페서낙스는 작전을 바꾸기로 했다. 주변의 생명체 반응을 모듈에 인식시켜 가장 흡사한 행성이라도 찾아보는 것으로 말이다. 하는 김에 그는 주변 건물의 구조와 건축 양식을 마찬가지로 보조모듈에 입력하고는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다시 홀로그램을 껐다.


“그러니까! 진짜라고!”


테란 소년과 소녀는 아직도 둘이서 할 얘기가 남은 모양이다. 페서낙스는 소년의 마음에 갑갑함이 차오르는 것을 봐서는 소년이 설명하는 것을 소녀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인식했다.


“어디보자 열이라도 있나?”


유리가 세하와 자신의 이마에 각각 손을 가져가자 세하는 가볍게 툭 쳐내고는 몰려오는 갑갑함에 축 늘어지듯 대답한다.


“아니, 멀쩡해 아까 맞은 곳은 확실히 아프지만 뛰어내리면서 분명 엠플도 사용했고”


둘의 대화를 멀뚱멀뚱 듣던 페서낙스는 자신의 오른팔을 들어올렸다. 작은 홀로그램이 입력이 완료되었음을 표시하고 있었다. 그는 재빠르게 손가락을 움직여 결과를 확인했다.


-미확인 지역 근사값 확인 기능-

대기 : 수소 농도가 짙음, 산소, 이산화탄소 분포 고름
수분 : 수분 농도 충만, 습도 이상적임
지질 : 지름 약 4만Km 상세 자료 추가 입력 바람
건축 양식 : 주로 직사각형의 주거 형태를 가짐 강철 철근 및 알루미늄과 유리 콘크리트로 이루어져있는 것이 대부분,
현 위치 생명체 반응 : 반경 30Km 이내에 생체 반응 976만 여개 발견 그중 57퍼센트 초소형 반응과 이동패턴으로 보아 곤충으로 확인 됨 19퍼센트 소형 내지 중형 반응과 이동패턴으로 보아 짐승 및 조류로 추정 됨 24퍼센트 중형 반응과 이동패턴으로 보아 테란으로 확인


-거주정보 산입 결과 테란 주거의 기본 비율을 다소 상회함 행성 점유 종족 테란으로 확인 됨 상세 정보 추가 입력 바람-


-산출된 자료를 바탕으로 가장 유사한 행성 확인 중-


홀로그램에 출력된 자료를 천천히 읽던 페서낙스는 모듈의 남은 작업이 끝날 때 까지 테란의 소년과 소녀가 투닥거리는 모습을 멀거니 구경했다.


사실 테란에게 관심이 매우 높은 편인 그가 이렇게 테란을 유심히 관찰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칠 리가 없다. 보통 일반적인 프로토스가 가지는 테란에 대한 생각은 '우호적이긴 한' 편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자존심 강한 프로토스는 테란이 분명 자신들보다 하등한 종족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퓨리낙스의 늙은 광전사는 일반적인 프로토스와는 다소 사고방식이 달랐다. 그는 언제나 겸손하였으며 그건 같은 프로토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하등하다고 여겨지는 테란에게도 마찬가지였다. 보통의 프로토스와는 달리 페서낙스는 ‘그 어떠한 자’에게서라도 가르침을 받을 준비가 되어있으며 고정관념에 얽매임 없이 스스로 답을 찾고자 하는 열정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건 전투에 대해서는 다소 재능이 떨어지는 그가 700년 되어가는 기나긴 시간 동안 광전사라는 책무를 할 수 있도록 견인해 주는 원동력이기도 했으며 주변의 동족들에게서 아낌없는 찬사를 받을 수 있게 한 그가 가진 특출한 재능이기도 했다.


-확인 완료-


오른팔의 모듈이 다시 홀로그램을 띄웠다. 하지만 다시 팔을 들어 빠르게 정보를 읽은 그는 모듈이 계산해낸 괴악하기 그지없는 정보에 자신의 눈을 의심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는 황급히 홀로그램에서 눈을 때고 앞에 서있는 테란의 아이들에게 자신이 알아낸 정보가 맞는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질문을 던졌다.


“대화중에 미안하네만 여기가 어딘가?”


페서낙스의 말에 유리가 멀뚱히 그를 보더니 짧게 대답했다.


“신서울이요”


유리의 대답을 옆에서 듣고 있던 세하가 거기에 트집을 잡는다.


“어이… 저 광전…… 흠흠… 저쪽에서 묻는 건 그게 아니야”


페서낙스를 향해 한발 내딛으며 세하가 그의 질문에 다시 답했다.


“여긴 지구에요, 당신이 살고 있는 코플룰루가 아닌 테란의 모성이죠”


자신의 대답에 세하는 프로토스를 처음 봤음에도 그가 아연실색 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척-


페서낙스는 자신의 오른팔을 다시 들어올렸다. 그는 다시 한 번 홀로그램으로 투영 된 정보를 눈으로 다시 한 번 천천히 읽어 내렸다.


-근사값 확인 결과-

-약 6~7세기 전 지구로 확인 됨, 저장된 자료입력자는 쉬락부족의 네브카인


“이런 말도 안 돼는 일이……”


그가 워프게이트에 충전시킨 에너지는 그와 아라미르 둘을 정확히 11광년 떨어진 전진기지로 워프시킬 수밖에 없는 양이었다. 그런데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자신이 알고 있는 바로는 테란의 모성인 지구라면 11광년으로는 어림 반 푼어치도 없다, 그 11광년치의 에너지조차도 울트라리스크의 방해로 제대로 충전 되지도 못했을 터

게다가 문제는 또 있었다. 페서낙스는 분명히 친숙한 테란인 제임스 레이너로부터 지구와 현재 코플룰루에 있는 테란의 기술력 차이는 현격 할 정도로 격심하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 그의 푸른 안광이 뿜어져 나오는 두 눈은 코플룰루의 테란에 비해도 어이없을 정도로 낮은 과학 기술을 여과 없이 비춰주고 있었다. 앞의 테란 아이들이 입고 있는 옷은 면직물로 만들어져 있으며 건축물의 재료도 콘크리트 위주다, 도로를 달리는 이동수단도 그가 흔히 알고 있는 테란의 그것과는 달리 바퀴로 움직인다. 이건 프로토스가 아니라 코플룰루의 그 어느 테란을 데려와도 믿지 않을 정도의 낮은 과학수준이다.


사실 보조 모듈의 정보도 그렇지 않은가? 여긴 6~7세기 전의 지구인 것이다.


“물리적 공간은 물론이거니와 시간마저 돌려버린 건가?”


그가 추측 할 수 있는 건 하나뿐이다. 그는 자신의 손바닥을 펴 아라미르의 케이다린 부적을 바라보았다. 고위기사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이 강력한 에너지 덩어리는 이미 충분히 방전되어 원래의 영롱한 빛을 잃고 있다.

아무래도 마지막 순간에 부족한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그와 아라미르가 택했던 이 방법이 차원 도약을 불안정하게 만들어 버린 모양이다.


“그렇군, 도저히 이해 할 수 없는 일이지만 이미 현실에서 일어났다면 받아들이는 수밖에…… 그럼 어린테란이……!”


특유의 유연한 사고로 자신이 처한 상황을 쉽게 인정한 그는 자신의 앞에 서있는 테란 소년을 향해 말을 걸려다가 그의 예리하기 그지없는 감각에 걸린 무언가를 피하기 위해 말을 끊고는 재빨리 양손으로 앞에 서있는 소년과 소녀의 허리를 낚아채고는 공중으로 뛰어 올랐다.


-파앗!-


프로토스 특유의 강한 힘을 낼 수 있는 역관절은 노장과 두 명의 훈련생을 3미터는 됨 직한 높이로 뛰어 올려줬고 그 발밑을 묵직한 둔기가 날아 지나쳤다.


“우앗!”
“꺄아!”


갑작스런 페서낙스의 행동에 세하와 유리는 당황했지만 트룹이 던진 둔기를 점프로 피해 착지한 페서낙스가 다시 그들을 내려놓자마자 자신들을 향해 무기를 투척한 트룹에게로 빠르게 시선을 돌린다.


“제법 튼튼한 자로구나!”


분명 상대가 기절 할 정도로 강하게 걷어찼다고 생각했던 페서낙스지만 예상과는 조금 다르게 금방 정신을 차리고는 트룹이 다시 공격해오자 자신의 판단을 조금 수정했다. 옆의 테란 소년이 이 것들을 공격했던 걸로 보아 그가 잘 모르긴 해도 이 상대에 대한 평가는 페서낙스 자신이 저그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을 것이다. 게다가 상대는 아직 적대의사가 남아있다.


그리고 그건 혼란스럽기 그지 없는 페서낙스의 정신을 똑바로 세우는데 더할 나위 없는 효능을 발휘했다.


그는 의식을 집중했다. 자신의 둔중하기 그지없는 사이오닉 에너지를 양팔에 찬 그가 무엇보다도 신뢰하는 무구를 통해 그가 생각하는 형상으로 엮어올린다.


-지잉!-


그리고 그의 등 뒤에 서있는 훈련생 둘은 페서낙스의 양팔에서 모여드는 강렬한 힘과 그와 동시에 뻗어 나오는 푸른색으로 빛나는 칼날에 본능적으로 전율했다.


팀원들 중 검의 소양이 가장 뛰어난 유리는 페서낙스의 사이오닉 검에서 느낄 수 있는 예기에 등골이 오싹해져 절로 몸을 떨었다, 그 옆에선 세하도 처음 보는 사이오닉 검에서 눈을 때지 못하며 광전사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그 것에 클로저로서도 게이머로서도 전율을 금치 못했다.


“자! 덤비거라! 기사단의 힘을 보여주마!”


양팔을 좌우로 뻗어 내리며 페서낙스는 무릎을 굽힌다. 프로토스 특유의 푸른 안광이 앞에선 트룹을 맹렬히 노리자 트룹은 뒤로 한 걸음 물러서며 자신이 앞에선 상대를 두려워 한 다는 사실을 드디어 깨달았다.


“크아아앙!!!”


거대한 차원종은 그걸 인정하지 않고는 주먹 쥔 오른손을 바닥에 대며 몸을 숙였다. 마치 미식축구 선수의 준비 자세로 몸을 말아낸 트룹은 괴성과 함께 구부러진 몸을 펼치며 페서낙스를 향해 튕겨지듯 쏘아졌다.


-쿵쿵쿵!!!-


그 커다란 덩치에 어울리지 않은 저돌적인 맹진을 페서낙스는 양손을 들어 달려온 트룹의 가슴팍을 강하게 밀치는 것으로 튕겨냈다.


-쿠앙!-


“크앙!!!”


페서낙스의 발이 그 충격으로 단단한 아**트 바닥을 깨며 파고 들었지만 노련한 광전사는 자신보다 더 커다란 적이 온몸을 내던지는 묵직한 공격을 어렵지 않게 무력화 했다.


-파앗!-


승기를 잡았다고 직감한 페서낙스는 그대로 높이 뛰어 올랐고 뒤로 튕겨져 날아가는 트룹은 몸을 바로 세우러 노력했지만 그것은 곧장 자신에게로 도약해 덤벼드는 페서낙스에 의해 무산되어 버렸다.


“내 검이 곧 정의다!”


-콰앙!-


일갈하며 내지르는 숙련된 광전사의 사이오닉 검은 그대로 뒤로 튕겨져 나가던 트룹의 가슴팍을 찔러들었다.


“크아아아!!”


프로토스의 강력한 육체가 트룹을 찍어 누르자 트룹은 그대로 바닥으로 처박혔다. 만단도인 사이오닉 검은 그런 트룹의 단단한 표피를 뚫고 큰 상처를 입혔다. 거구의 차원종이 고통과 분노를 담아낸 울부짖음이 페서낙스에게 전해질 때 트룹의 위에서 몸을 숙여 사이오닉 검을 박아 넣은 광전사의 뒤로 매우 작은 차원문이 열리며 그 안에서 스캐빈저 한 마리를 뱉어냈다.


“크르륵!”


스케빈져는 차원문에서 튀어나오며 들고 있는 쇠붙이를 페서낙스를 향해 휘둘렀지만 이미 그걸 ‘예지’한 페서낙스는 그대로 트룹에게 박힌 사이오닉 블레이드를 축으로 삼아 반쯤 물구나무서듯이 몸을 띄우며 자신의 등 뒤 상단에서 떨어지면서 날붙이를 휘두르려는 스케빈저에게 오른발 킥을 선사했다.


-콰앙!-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휘둘러진 그의 강력한 발차기는 그대로 스케빈져의 머리를 걷어차 왼편으로 날려버린다.


-휘이이잉!-


프로토스의 어마어마한 각력은 작은 스케빈져를 주변에 서있는 건물까지 날려보내기엔 충분했다.


-와장창!-


유리창을 깨부수며 스캐빈져 한 마리가 건물의 벽에 처박히자 페서낙스는 자신의 검으로 찌르고 있는 거구의 상대에게 남아 있는 하나의 사이오닉 검을 휘둘렀다.


그걸로 끝이었다. 광전사는 전투 시에 적에게 그 어떠한 자비를 가지지 않도록 교육받고 훈련된다. 페서낙스도 그것은 마찬가지다. 그런 그에게 마지막까지 적의를 발산하던 트룹은 말살 대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트룹의 유해가 약간의 잔해만 남기고 바스라지자 페서낙스는 굽혔던 몸을 바로 세웠다. 짧지만 강렬하고 묵직한 전투가 끝났음을 증명하듯 대놓고 강렬한 에너지를 발산하던 페서낙스의 사이오닉 검이 거두어지자 유리가 자신의 감상을 표했다.


"우와~ 역시 엄청 쌔잖아!"


유리의 말에 페서낙스의 시선이 소녀에게 꽂히자 유리는 화들짝 놀라 세하의 등 뒤로 숨는다.


"아니, 그렇게 당황 할 필요없네 테란의 여아여, 난 그저 내가 처한 특이한 상황에 다소 당황한 늙은 광전사일 뿐, 그대와 같은 어린 아이에게 검을 휘두르는 몰지각한 행동은 하지 않네"


다시금 상기하자면 프로토스는 입이 없다, 영양분은 피부를 통해 광합성을 하므로 입이 자연스럽게 퇴화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프로토스의 대화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사이오닉 에너지를 이용한 텔레파시다, 그렇기 때문에 프로토스의 말은 다른 종족이 듣더라도 그 대상에게 가장 이해되기 쉬운 언어로 인식되어 전달된다.


유리는 자신의 머릿속에서 울리는 음성에 신기해하며 세하의 등 뒤에서 고개를 쑥 내민 채 다소 쑥스럽게 웃으며 페서낙스에게 인사를 건넸다.


"헤..헤헤.. 안녕하세요."


그 반응에 페서낙스는 다소 안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테란들이 자신에게 적대적이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생각한 순간 그는 위험을 예지하고 순간적으로 몸을 돌리며 보호막을 작동했다.


-파지지지직!!!!-


그의 정면에 나타난 푸른색의 보호막은 비슷한 색상의 전자기파로 이루어진 구체 덩어리를 막아내며 맹렬하게 스파크를 일으켰다. 구체의 덩어리는 페서낙스의 보호막을 뚫지 못하고 소멸했다, 뒤 이어서 작은 단검 몇 자루가 그의 보호막을 두들겼지만 무위로 돌아갔고 그제서야 페서낙스는 바닥으로 내려서는 이 공격의 주인인 작은 체구의 소녀를 볼 수 있었다.


"세하야! 유리야!"


소녀가 부른 것이 자신의 뒤에 서있는 아이들의 이름임을 직감한 페서낙스는 그것과 연결하여 갑자기 자신에게 방대한 에너지를 이용한 공격을 퍼부은 핑크빛 머리의 작은 소녀가 이들과 동료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리고 여기에서 페서낙스는 한 번 더 당황했다.


"사이오닉 폭풍??"


아니.. 엄밀히 말하면 다르다, 너무나도 막대한 정신력이 주변의 사물에게 물리력을 행사하는 범주 밖의 기술인 사이오닉 폭풍은 아니었지만 소녀가 내던진 것이 확실한 거대한 전자기의 덩어리는 적어도 페서낙스가 알기로는 테란이 사용 할 만한 기술이 아니다. 사이오닉 에너지는 그 정도가 심각할 정도로 뭉쳐지지 않는 이상 그 형체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다. 그리고 테란의 아직 원시적인 사이오닉 기술로는 이렇게 까지 형태가 뚜렷한 사이오닉 에너지의 덩어리를 아무렇지 않게 던져낸다는 건 불가능하다.


페서낙스가 당황과 함께 의문을 가질 무렵 소녀의 뒤에서 아득히 먼 거리를 격하고 날아와 바닥에 거칠게 착지한 다른 테란이 나타났다.


"허...허리가..."


착지의 충격에 다소 무리가 온 듯 허리를 두드리는 테란은 분명히 테란 중 성인이다. 노란색 선그라스로 눈을 가린 백발의 테란 남성은 이내 몸을 바로 세우더니 페서낙스를 향해 명백한 적의를 비친다.


"도약 한 번에 200... 아니 300미터는 날아온 것인가? 여기의 테란은 적어도 내가 알고 있는 테란의 상식을 벗어나는군"


명백한 적의를 받고는 있지만 페서낙스는 검을 뽑아 들지 않았다. 그들이 자신에게 적의를 발산하는 이유를 그들의 마음 속에서 쉽게 찾아 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에게서 걱정이 느껴진다. 내 뒤의 테란 아이 두명에 대한 걱정이다. 나에 대한 적의는 그 걱정의 부산물일 뿐 그렇다면 이들은 모두 같은 동료일 것이다.'


페서낙스는 생각을 정리했다. 자신은 지금 많게는 6세기나 이전의 테란의 고향행성 지구에 와있고,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는 방법은 아직 모른다. 아라미르는 보이지 않고 그의 케이다린 부적만 그가 가지고 있다. 이곳의 테란은 자신이 전혀 본 적이 없는 사이오닉 기술을 사용한다. 아마도 공허와 칼라처럼 서로 맥락이 다른 기술일 것이다. 그 정도가 페서낙스가 알 수 있는 모든 것이었다.


-척!-


그는 앞의 소녀와 남성을 향해 오른손을 들어 제지했다. 방금 전 덩치가 컸던 괴생명체와는 달리 이들의 적의에는 이유가 있으니 잘만 설명하면 이 상황을 타계 할 수 있겠다는 판단 때문이다.


"잠깐, 나는 그대들과 싸울 이유가 없네!"


그의 앞에 선 소녀 슬비와 남성 제이는 자신의 머리속에서 울리는 페서낙스의 음성에 잠깐 움찔했으나 이내 적의를 다시 태웠다.


"말하는 차원종인가? 전쟁 이후로는 오랜만이군"
"제이씨, 도감에서도 이런 차원종은 본 적이 없습니다. 주의하세요"


쉽지는 않으리라 생각했지만 두 사람은 아예 요지부동이다. 난처한 처지가 된 페서낙스를 지원해준 것은 그의 뒤에 서있는 이 장소에서 유일하게 그의 제대로 된 정체를 알고 있는 단 한 사람뿐이다.


"이슬비, 그리고 아저씨, 그 광전사는 적이 아니에요."


세하의 말에 슬비와 제이는 "쟤가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라는 표정으로 처다봤고 그런 세하를 향해 유리가 지원사격에 나섰다.


"모르긴 몰라도 세하는 이 차원종이 뭔 줄 아나봐, 게다가 엄청 쌘데 우릴 공격하거나 안그러구 오히려 도와줬다니까~"


유리까지 나서서 세하와 함께 앞에 서있는 어딜봐도 차원종 같아 보이는 거구의 전사를 있는대로 변호하자 이제 당황스러워진 쪽은 슬비와 제이쪽이 되었다.


"동생, 이 차원종이 뭔지 알아? 그럼 설명 좀 해줘, 이 상황이 어떻게 되먹은 건지"


먼저 적의를 거둔 제이가 페서낙스의 뒤에 서있는 세하를 향해 사정설명을 요구하자 세하는 '올게 왔구나'라는 표정으로 반쯤 체념한 뒤 말을 꺼냈다.


"그... 아저씨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 아세요??"
"아니, 게임은 잘 몰라"
"난 알아"


반응은 전혀 상반되었다. 사실 제이는 어린 시절 전쟁을 겪어 왔으니 게임 같은 것을 할 틈이 있을 리 없다,


"의외네, 아저씨가 더 잘 알거라 생각했는데, 그건 그렇고 슬비 넌 TV로 알고 있는 것 같네?"
"하지만 그게 지금의 상황과 얼마만큼 관계가 있는지는 모르지"


설명을 독촉하는 리더의 말에 세하는 길게 한숨을 내쉬고는 굉장히 문제가 될 것이 분명한 말을 던졌다.


"프로토스야..."
"뭐?"


굉장히 의미를 압축한 세하의 한 마디였지만 그것만으로는 자신의 리더에게 제대로 된 설명이 되지 않은 모양이다. 세하는 다시 한 번 한숨을 더 내쉬고는....


"저건 그 게임 프로토스 종족의 광전사라고!!!, 질럿 몰라!?? 질럿!!!"


이라고...... 빌딩가가 떠나갈 듯이 크게 외쳤다.


-휘이이잉~-


아주 잠깐의 적막, 그리고 그 것이 끝나자 타오르는 핑크빛 머리카락 소녀의 솟구치는 감정 페서낙스는 아주 농밀한 그 감정을 굳이 들여다 볼 필요도 없이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그건 '분노'였다.


"이! 세! 하!!! 또 게임 얘기야!!!"


그리고 소년에게 날아가기 위해 소녀의 주변에 떠오르는 작은 건물파편과 잡다한 기물들.... 페서낙스는 왠지 모르게 이번엔 자신이 소년을 도와줄 차례라고 직감했다.


"그 소년이 어떻게 나를 설명했는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그의 말은 맞다네 테란의 소녀여..."


페서낙스의 음성이 슬비의 머리 속에서 울리자 그녀는 위상력으로 비트화시킨 주변 기물들을 바닥으로 떨어트렸다.


"진정한 것 같으니 다시 한 번 소개하겠네, 나는 긍지높은 첫번째 자손, 프로토스의 퓨리낙스 부족 출신이자 용맹스런 기사단의 일원인 페서낙스라고 한다네"


페서낙스의 자기 소개가 끝나자 슬비는....


"거...짓말..."


가볍게 현실을 부정했다.

2024-10-24 22:41:59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