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하가 도련님, 슬비가 메이드?! - 외전(슬비의 과거)
Lanix 2015-11-24 10
오래전 나는 길거리에 버려졌다. 언제부터 버려진건지 지금은 생각조차 나지 않지만 버려진건 확실하다. 그래서인지 친구를 사귈 기회조차 없었고 학교에 다닐수 없어 배우고 싶은것을 배울수도 없었다. 그렇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았다. 곳곳을 돌아다니며 알고싶은것은 이해가 갈때까지 살펴보았고 알아두면 좋을것 같은 지식들을 흡수해 나갔다. 많은 노력끝에 정말로 간신히 부모가, 그리고 가정이 있는 내또래의 아이들과 비슷한 지식을 가질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노력에도 안되는것은 있었다. 이 나라에는 신분제도라는것은 없지만 눈치(?)라는것이 있다. 예를 들자면 '저런 천한 애들과 어울리면안돼!'같은것 말이다. 그렇다. 나는 따지자면 버려진 고아. 즉, 나의 이런 타이틀 때문에 아무도 접촉하려고 하지 않은것이다. (물론, 내가 지금 하고있는 꼴이 꾀죄죄해서 누가봐도 천해보이긴 하겠지만...)나는 지식은 습득할수 있었지만 사람과 사람사이의 인간관계를 습득할수없었다. 그래서 내가 어떤 인성을 가진것인지 조차 알수없었다. 이렇게 위태로운(?) 생활하고 있는 나에게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되는 날이 오게 된다. 이때가 아마...내가 막 14살이 되었을 무렵이었을 것이다.
나는 평소처럼 혼자 길을 걷다가 좁은 골목에 들어가 쭈그려 앉아 빵을 먹으며 쉬고 있었다. 돈은 어디서 났느냐고? 뻔하지 않은가? 많은사람들이 알고있는 수법 바로'소매치기'다. 나에게 이런 수법에 재능이 있었는지 시도할 때마다 성공했다. 물론 이러한 방법이 정당하지 않은것은 알고 있지만 이것을 하지 않는다면 나는 이미 굶어 죽었을 것이다. 소매치기 몇번이면 시장에서 싼옷 몇벌쯤은 사입을수 있었기에 실생활에서도 딱히 문제는 없었다. 아무튼...이런 의미없는 말은 넘어가도록 하고 본이야기로 가보자.
어디까지 이야기 했었나... 그래, '혼자 쭈그려 앉아있었다' 까지 했었지. 내가 그렇게 쭈그려 앉아서 빵을 먹고 있을때 내또래 남자아이가 다가왔다. 아니 다가왔다기 보다... 달려왔다고 해야하나?
"헉~헉~ 따돌렸나? ㅇ...어? 먼저 온사람이 있었네? 미안하지만 잠깐 실례좀할게. 내가 음...그러니까...그래! 나쁜사람들(?)에게 쫓기는 중이거든. 부탁할게!"
그게 녀석과 나의 첫인상이다. 녀석은 벽에 딱 달라붙어서 밖으로 고개를 내밀더니 휙휙 고개를 저으며 주위를 살핀다. 한참이 지나서야 누가보면 수상한사람이 망을 보는듯한 행동을 멈추고 내옆에 앉았다. 나는 그런 그가 부담스러웠기에 옆으로 물러났다. 그렇게 멀리는 아니다. 조금이다. 한 50cm정도...
녀석은 나를 쳐다보더니 말한다.
"휴~. 그 나쁜사람들. 나를 못보고 지나친 모양이야. 다행이지?"
그걸 왜 나한테 묻는 걸까. 나는 네가 말하는 나쁜 사람들과는 관계도 없는데 말이야. 애초에 그사람들이 진짜 나쁜사람일거란 증거도 없잖아?
"근데 너 이근처에 살아? 내가 5년동안 매일 이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너는 본적이 없는데...?"
나는 일단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히 이 녀석이 나를 본적은 없을 것이다. 나는 방방곡곡을 떠돌아다니며 오늘막 이곳에 도착했으니까. 만약 많이 본얼굴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면 사기꾼밖에 더될까?
"아~ 그렇구나~ 이사온지 얼마 안됐나보네! 어쩐지~근데 너 왜 아까부터 말을 안해? 내가 여기온지 꽤됐는데 한마디도 안하고 있잖아. 호, 혹시 말 할줄 모르는건..."
이녀석이 이상한 오해를 하기전에 나는 녀석의 말을 끊고 말했다.
"말해야할 이유가 없었을 뿐이야. 이상한 오해는 하지마."
"아...그렇구나. 난또... 뭐 어쨌든 만나서 반가워."
나는 놀라서 그렇게 말하는 그녀석을 바라보았다. 내가 버려진이후 누구도 나에게 저렇게 반갑다고 말하지 않았다.
"정말 그렇게 생각해?"
"응? 뭐가?"
"나를 보고...정말 반갑다고 생각해?"
"그럼 달리 생각할게 있어? 척보면 나랑 비슷한 또래인것같은데... 아니야?"
녀석의 의하하다는 표정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이게...얼마만에 웃어보는 걸까...
"어? 너 지금 웃은거야? 그래 그렇게 웃고있어! 아까부터 계속 정색만하고 있어서 엄청 어색해질려고 했잖아! 네 웃는 모습 이쁘고 좋잖아!"
내가 웃은게 그렇게 기쁜걸까... 마치 자기가 좋은일이 일어난 마냥 밝게 웃으며 말하는 그 녀석이 한 마지막말에...가슴이 두근거렸고 이때부터 그녀석에게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다.
"맞다! 그러고 보니까 만난지 꽤됐는데 우리 아직 통성명도 안했네? 난 이세하야! 너는?"
녀석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나는 살짝 당황했지만 이내 나의 이름을 말해주려했다. 하지만...
"앗 저기다! 도련님이 저기계셔!!"
라는 소리가 내뒤편에서 들려온다.
"으악 들켰잖아! 미안한데 네 이름은 나중에 다시만나면 들을게! 미안해!"
그렇게 그는 자기 이름만 말하고는 떠났다. 홀로 남은 나는 혼자 중얼거렸다.
"이슬비...내 이름은 이슬비야..."
며칠뒤...나는 이세하를 다시 볼수 있었다. 물론 그는 나를 못봤지만. 그에게 말을 걸고 싶었지만 그럴수 없었다. 그의 옆에는 그의 친구들로 보이는 아이들과 함께 걷고 있었으니까. 그의 왼쪽에느 검은색의 긴 생머리를 한여자아이가 함께있었는데 그와 함께웃었고, 그 모습이...무척이나 잘어울렸다. 이렇게 후줄근한 모습을 한 내가 낄수 있는 틈이 없을 정도로...
그뒤로도 나는 그를 계속 따라다녔다. 그는 계속해서 그 여자아이와 함께다녔다. 주말이나 공휴일을 제외한 모든날에 말이다. 그때마다 나는 가슴앓이를 해야했고 언젠가는 저옆에 내가 서고 말거라는 집념에 사로잡히고 말았다.
그런생활이 반복된것이 4년...
나는 오늘도 그를 따라다니며 생활하고 있다. 문제는 생활비가 떨어졌다는 것이다. 이때만큼은 그를 따라다닐수가 없기 때문에 매우 화가났다. 타겟을 노리기위해 주위를 둘러보는 마침 바로앞에 귀품있는 아줌마(?)가 지나갔다. 아니 아줌마치고는 젊어 보이기도 했다. 빨리 끝내고 세하를 따라다녀야 했기에 나는 곧장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
휙~ 척
그 여자의 지갑으로 생각되는 것에 손이 닿은 순간...그여자의 손이 내 손목을 잡는다. 그리고 그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내 아들이랑 비슷한 또래인데... 손버릇이 나쁘구나?"
심장이 떨어지는줄 알았다. 소매치기를 해오면서 처음으로 걸린것이다. 나는 재빨리 그여자의 손을 뿌리치고 달아나려 했지만 역부족이였다. 그녀는 내팔을 꺾은후 나를 제압했다.
"하아...감히 나를 상대로 소매치기를 하려고해? 그리고 걸려놓고 도망까지? 내가 오늘 본때를 보여주지."
그 여자가 나를 향해 손을 들어올렸다. 곧 다가올 충격에 대비해 눈을 찌푸릴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내마지막 남은 자존심이랄까... 나는 그냥 그녀를 똑바로 노려보았을 뿐이었다.
"..."
어떻게 된건지 그여자는 들어올린 손을 내리고는 내 양 어깨를 잡고 말한다.
"이야! 너 있잖아! 일단 우리집으로 가자!!"
"에?"
경찰서가 아니고 자신의 집이라니 나는 의아했다. 하지만 그녀를 거부할수가 없었다. 그녀는 나를 끌고가다시피 했으니까...
그 여자는 한 저택으로 나를 이끌고 들어갔다. 문제는... 이 저택이 이세하네 저택이라는 것이였다. 내가착각한걸까? 아니, 그럴리없다. 앞서 말했듯이 나는 4년이란 시간동안 남몰래 이세하를 쫓아다녔고 그의 집을 착각할리가 없다. 아니 애초에... 이렇게 큰 저택에 사는사람의 얼굴은 누구라도 한번보면 기억할것이다. 그러면...이 여자는 이세하의 어머니라는 의미가 되는거였다. 여자는 저택에 도착하자 마자 나를 욕실로 데려가더니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이...이게 무슨짓...!"
그녀는 나를 순식간에 나체로 만들고 욕조에 집어 넣었다. 그리고 그대로 샤워기를 이용해내얼굴에 물을 뿌려댔다.
"엎풒푸푸푸....!"
숨을 쉴수 없었고 말조차 할수없다. 얼마 안지나 그녀는 물 뿌리는것을 멈추고 말한다.
"후후후... 좋아! 이정도면 합격이야! 일단 그 꾀죄죄한 몸을 깨끗하게 하고 나오렴 후후후후..."
뭔가 반박을 해야했지만 나는 그녀가 너무 무서웠기에 아무말도 못하고 그녀가 시키는대로 깨끗하게 씻을수밖에 없었다.
밖으로 씻고 나오니 그여자가 처음보는 옷을 들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자, 가까이 와보렴"
난 부들부들 떨며 그 여자에게 다가갔다. 그녀앞에 도착하자 말한다.
"지금부터 넌 이 옷을 입고 내 아들의 전속 하인이 되는거야. 알겠지?"
"에?"
나는 그녀가 엄청나게 큰 벌을 줄줄 알았다. 겨우 이런 거라니... 그리고 그녀의 아들이라면 세하라는 말이된다.
"왜 하기싫어? 그렇다면... 방금전 소매치기 일을 경찰에 고소해 줄수도 있는데?"
"아, 아니에요! 그저 왜 저한테 이런일을 시키시나 해서...저는 그저 길거리를 돌아다니는 소매치기범인데..."
"흠...구지 말하자면... 드디어 찾던 사람을 찾아서 랄까?"
"그게 무슨..."
"신경쓰지말고 넌 내가 하란대로 하면되는거야. 오케이? 아, 참고로 월급이나 숙박은 해결해 줄건데... 그래도 싫어?"
전혀 그렇지 않다. 나에겐 정말 좋은 조건이다. 그리고 이집에 있으면 세하와 함께 있을 수있으니까...
"좋아요. 하겠습니다."
"오케이. 지금부터 너의 주인은 나, 서지수야. 알겠지?"
"...네. 주인님."
그렇게 나의 메이드 생활이 시작되었다.
으아...급한일이 있어서 오늘은 좀늦었네요. 기다리신 분들 죄송합니다. 그리고...저번에 말한대로 외전편입니다. 쓰고싶은 내용은 더있었지만 한편으로 끝내기위해 압축을 시켰습니다. 다음편은 정상적인 편으로 다시 7편으로 돌아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