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퍼레이션 나인 -제451화- [시위진압의 시간(示威鎭壓の時間)]
호시미야라이린 2015-11-24 1
“아무리 봐도 심하다는 건가. 넌 역시 아직 철이 들지 못했구나.”
“뭐?!”
“말했을 텐데. 그런 생각을 하기 때문에 이 나라가 아직도 정의가 없는 것이다.”
“......”
“서유리. 이제 내일이면 ‘광화문광장(光化門廣場)’ 이라 불리는 그곳에서 시위가 난다.”
“시위라고?”
“그래. 내일이 토요일이니, 시위진압의 진수이자 정석이 무엇인지 잘 봐둬라.”
“......”
“나, ‘오펠리아 란드루펜(Orphelia Landlufen)’ 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언제 어디서 말을 하더라도 무표정, 무감각하게 말하는 오펠리아 란드루펜. 역시 그녀는 누가 뭐라고 하더라도 ‘고독의 마녀(孤毒の魔女)’ 가 맞다. 오펠리아는 내일이 토요일이기에 광화문광장에 대규모 시위가 있을 것이고, 그것을 진압하는 방법의 진수를 보게 될 것이라 말하며 내일 검은양 멤버들과 함께 꼭 와서 보라고 당부한다. 하지만 만약에라도 시위대가 과격한 행동을 가해 모두가 다칠 우려가 있으니 고지대에서 내려다볼 것을 권한다. 오펠리아의 말에 서유리가 일단은 저 녀석의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야만 하므로 내일 꼭 광화문광장에 가야만 한다. 차원종이나 반유니온 테러조직들이 보이질 않으니 광화문광장으로 놀러가서 상황을 지켜보면 된다. 그리고 다음 날! 토요일이 되자 오펠리아가 말한 그대로 전국 각지에서 상경한 시위군중이 모여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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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상경한 무수히 많은 ‘시위군중(示威群衆)’ 들이 광화문광장에서 모여 시위를 시작한다. 얼마나 수가 많았던지 광화문광장 전체를 뒤덮을 정도라고 할까? 세하와 슬비가 유리에게 왜 우리들까지 끌어들여서 옥상에서 내려다보게 만드는지 좀 물어보자고 하자 유리가 오펠리아 녀석이 꼭 보라고 말했단다. 시위진압의 진수가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겠다면서. 광화문광장에 모인 시위 군중들이 일제히 ‘정부종합청사(政府綜合廳舍)’, 그리고 거기에다 ‘청와대(靑瓦臺)’ 까지로의 진출을 하자며 움직이는 군중. 물론 소위 ‘경찰차벽(警察遮壁)’ 이라는 것이 어찌된 영문인지 없다. 그 덕분에 시위 군중들이 청와대까지 진격하는 것이 정말로 순조롭게 느껴진다. 그런데 이 때! 저 멀리서 싸이렌 소리가 울려대더니 무수히 많은 수의 전차들이 모습을 드러내며 진입한다.
무려 M48A5K 패튼 주력전차들인데 무려 105mm 강선포를 장착한 전차들이다. 이것은 바로 ‘수도방위사령부(修道防衛司令部)’ 소속의 군대가 움직인 것으로 보면 된다. 굳이 최신형 전차를 부를 필요가 없으므로 오래된 구형 전차로도 충분하다. 수방사 소속의 군인들이 중무장 상태로 광화문으로의 진입을 시도하는데 당연히 시위대를 상대로 전차들이 무차별하게 발포를 가하며 공격한다. 그런데 공포탄을 쏘는 것인지 의아해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인데 절대로 공포탄이 아니라 ‘실탄(實彈)’ 이라는 것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그런데 말이 좋아서 수방사라고 부르지 실질적으로는 ‘계엄령(戒嚴令)’ 이라는 것을 전담하는 별도의 부대라고 부르면 될 것이다. 가칭으로 ‘수도계엄헌병대(修道戒嚴憲兵隊)’ 라고 부르면 될까? 시위하는 군중들을 향해 전차들이 발포를 해대며 달려든다. 놀라 도망가는 시위대를 끝까지 추격하며 발포하는 상태를 결코 멈추지 않는다.
M48A5K 패튼 주력전차들이 105mm 강선포를 쏴대며 도망치는 시위대를 끝까지 추격하는데, 당연히 중간에 넘어진 이들을 상대로도 발포하거나, 전차의 무한궤도로 깔아뭉개어 처리하는 모습까지 보여준다. 마치 한국판 ‘천안문사태(天安門事態)’ 라고 불러도 되는 걸까? 전차들이 도망치는 시위대를 향하여 발포하는 동안, 광화문의 정문 앞에는 무수히 많은 군인들이 들어와 중무장 상태로 철통경계태세에 돌입하며 경비한다. 광화문광장 곳곳에 발포로 인해 죽은 시위대의 시체들로 가득하지만 도저히 치우려는 생각을 하지 않는 군인들. 건물의 옥상에서 내려다보던 검은양 멤버들은 모두들 충격과 공포를 감추지 못한다. 그들의 뒤로 오펠리아가 나타나더니 잘 봤냐고. 저것이 바로 시위진압을 최단시간에 해내는 방법이라 말하는데 여전히 무표정하고 무감각하다.
“잘 봤느냐. 검은양 멤버들.”
“오펠리아!”
“서유리. 왜 그렇게 흥분하는 거지. 이게 뭐 잘못된 건가.”
“......오펠리아 란드루펜이라 했나. 혹시 네가 지시한 거냐?!”
“제이 아저씨도 많이 늙으셨군요. 제가 지휘한 걸로 생각하시다니.”
“오펠리아 누나.”
“미스틸테인. 내가 제대로 말하는데, 이건 내가 아니라 유니온과 정부의 짓이다.”
“무슨 소리지? 유니온과 정부가 하다니!?”
“이슬비. 저것이 바로 유니온과 정부의 진실이다. 정부는 절대로 국민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지. 오로지 자신들의 ‘밥그릇’ 이자 ‘철밥통’ 지키기에만 혈안이 되어있어. 국민들은 살기가 힘들어서 언제 극단적 선택을 할지 모르는데, 유니온과 정부는 자신들의 철밥통을 지키기 위해서 온갖 추한 행동들을 다 취하고 있지.”
“......왜 우리에게 이런 걸 보여주는 거지?!”
“천하의 이세하 네가 묻다니. 네 엄마인 ‘알파퀸(Alpha Queen)’ 이라는 존재도 그런 철밥통을 지키고자 하는 정치인들과 똑같은 존재가 아니냐. 뭐 아들에게 본인의 추한 면을 들켜서는 절대로 안 되지. 들켜도 상관은 없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무표정과 무감각한 자세로 말하는 오펠리아 란드루펜. 아무리 늑대개 팀의 임시멤버일 뿐이라고는 하지만 뭔가 확실하게 존재감을 보여주려는 것만 같은 느낌을 준다. 늑대개의 정식 멤버가 들어오기라도 한다면 이제 자신들은 바로 해고가 된다는 것을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시적인 멤버로서 검은양과의 전력 차이를 어떻게든 줄이고자 할 뿐이다. 오펠리아 란드루펜은 저 시위진압은 절대로 자신이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함과 동시에 저런 행위를 한 것은 철밥통이자 금수저를 지키려는 그런 정치인들의 행위와 전혀 다르지 않은 유니온의 짓이다. 유니온과 정부, 그리고 국회의원들과 재벌들까지 가세하여 이런 행동을 벌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