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퍼레이션 나인 -제439화- [진실의 시간 2교시(眞實の時間 2校時)]
호시미야라이린 2015-11-17 1
“잠깐만! 그럼 오펠리아 네가 늑대개의 멤버란 거야?!”
“정식은 아니고, 어디까지나 임시멤버일 뿐이지. 너희 검은양과의 전력차이를 임시적으로 메우기 위한 방편이니까.”
“임시방편들 가운데의 하나가 진서윤이라 들었어. 슬비의 라이벌이고, 늑대개의 리더라던데.”
“그래, 정답이야. 그래봐야 진서윤 그 녀석도 임시방편일 뿐이지. 언젠가 늑대개 팀의 정식멤버가 결정되면 나와 녀석은 즉각 물러나게 될 것이다.”
“......”
“넌 내가 반드시 뛰어넘고 싶은 대상이었어. 검도대회에서도 널 이기고 싶었지. 하지만 네가 위상력 사건을 계기로 그만 둔 이후로 그럴 기회마저 사라졌고, 나도 너처럼 위상능력자가 되고 싶었지.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건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그래도 위상능력자가 되는데 성공했으니 나름대로 잘된 일이지.”
“......오펠리아. 네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게 날 이기는 거야?”
“그건 지금도 변함이 없어. 넌 내가 유일하게 이기지 못했던 존재니까. 네가 위상력 사건으로 검도부를 그만두고 나간 이후, 난 집에서 울었어. 너와 다시 대련할 수가 있는 기회를 모두 잃어버린 거니까.”
지금의 오펠리아에게 있어서 서유리는 반드시 뛰어넘고 싶은 대상이다. 검도부 활동을 하던 시절에 유일하게 뛰어넘지 못했던 존재였다던 그녀. 당시에 유리가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위상력이 발동되고서 이긴 것이니 결국 우승에서 밀려나고 검도부 활동마저 그만 둬버린 서유리. 오펠리아는 비밀리에 경기 주최 측에 서유리의 우승을 인정해달라고 부탁했으나 거부당했다. 당시에 검도대결에서 졌던 그 당사자가 바로 오펠리아인데 왜 부정적인 방법으로 이긴 유리를 감싸주는 것인지를. 그 당시에 오펠리아가 했던 말이 위상력이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발동되었다고 해도 그걸 상대로 이겨야 진정한 우승이라 하면서 위상력도 알고 본다면 능력이기에 인정해달라고 했으나 결국은 거부당하고 말았다. 결국 오펠리아는 우승이 아닌 우승을 통해 엄청난 죄책감을 느꼈다는 것. 그래서 본인도 위상능력자가 되고 싶단 생각을 했다고 한다.
현재 늑대개의 4번째 멤버이자 2번째로 외부에서 지원을 하여 들어왔고, 나아가 검은양의 서유리와 라이벌을 세우고 있는 오펠리아 란드루펜. 본명이 오펠리아 란드루펜은 아닐 수도 있는데 본인이 ‘기억소거장치(記憶消去裝置)’ 라는 것을 통해 본인의 본명을 완전히 지워버린 터라 그 예명을 마치 본명인 거처럼 사용하고 있는 것. 어떤 만화로 비유한다면 본명을 알 수가 있게 해준다는 ‘사신의 눈’ 이라는 게 없으면 결코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것을 짐작하게 한다. 본인이 보여주는 명함이 본명이 아니기 때문이다. 유리가 어찌되건 간에 그 때의 일로 인한 죄책감이라면 가질 필요가 없는 거라 말하며 오펠리아에게 말을 건네는 유리. 그런데 그 사건이 오펠리아 본인에게 있어서 정말로 자존심을 파괴시킨 사건이란 것을 유리는 알고나 있을까? 모를 것이다.
지금의 오펠리아 란드루펜에게 검도부는 이제 아무런 상관도 없는 존재다. 왜냐하면 유리가 검도부를 그만 두고서 떠난 이후, 본인도 위상력을 가지고 싶어서 벌처스의 처리부대에 납치되어 임상실험도 아무렇지 않게 받았으나 위상력 강제주입에 실패하여 피험체에서 결국 추방되고, 이후로 어떤 사건에 휘말렸는지 알 수는 없으나 검은양 멤버들과 같이 위상력을 가지게 되어 현재의 위상능력자가 되었다. 위상능력자가 된 덕분에 검도부를 그만 두고서 나올 수밖에 없었고, 고등학생의 나이로 벌처스 회사로 입사하여 사원이 되고 위상능력자로서 벌처스 정보국으로 들어와 암살첩보원 서포터가 되었다고 말하는 그녀. 오펠리아는 누가 뭐래도 서유리를 꼭 이기고 싶다는 생각만 할 뿐이다. 예나 지금이나 유리를 롤 모델이라 부르는 오펠리아 란드루펜이다.
“그 때나 지금이나 변한 건 없는 모양이구나. 서유리.”
“그래. 오펠리아. 근데 이제는 오펠리아란 이름이 너의 본명인 거야?”
“......본명이 아닌 본명이지. 나도 내 자신의 본명을 모르니까.”
“......”
“지금도 날 이기고 싶은 거야?”
“그래. 넌 위상력을 발동하고, 난 위상력을 발동하지 않은 상태로 이기고 싶어.”
“......”
“위상력을 발동한 적을 위상력도 없이 이겨야만 진정한 승리니까.”
“......오펠리아.”
“서유리 널 만나기 위해 늑대개의 임시멤버로 지원신청서를 썼는데, 그게 합격해서 다행이다.”
오펠리아는 늑대개의 임시멤버로 들어가기 위해 지원신청서를 썼고, 결국은 합격하여 임시멤버로서 들어오게 되었는데 그래봐야 어디까지나 늑대개의 멤버가 아니라 검은양과의 전력 차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임시적으로 메운 임시방편인 셈이란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렇기에 만약 늑대개의 나머지 멤버들의 모습이 공개된다면 이들은 임시멤버에서 해고된다. 그래도 오펠리아는 만족하겠다는 입장인데 어차피 서유리 널 만나고 싶어서 늑대개의 임시멤버 지원신청서를 쓴 것이었고, 또한 합격했고, 나아가 지금 널 만났으니 그걸로 된 거라는 게 그녀의 입장이라 괜찮단다. 그리고 본인은 어차피 벌처스 정보국의 암살첩보원 서포터라 늑대개의 멤버로서 있기가 부적절하여 어쩔 수가 없다. 설령 적합하다고 해도 개발진들이 과연 그녀를 허락해줄까?
“오펠리아. 그럼 너에게 물어볼 것이 있어.”
“뭐지.”
“너는 왜 말하는 내내 무표정한 거야? 왜 아무런 감정도 없는 거야?”
“......감정이라, 근데 감정을 가지는 거야말로 한심하단 생각을 한 적은 없나.”
“뭐?”
“너희들은 유니온의 밑에서 잘 살겠지만, 우린 절대로 아니거든.”
“......!!”
“우린 유니온에 의해 모든 것을 다 잃었어. 유니온과 정부에 의해.”
“유니온? 정부?!”
“이 정도에서 놀라다니. 이 이상 말한다면 정신적 쇼크라도 먹고 쓰러지겠구나.”
“......”
“그리고 하나 더 가르쳐주지. 내 클래스는......”
“클래스?”
“정확하진 않지만, ‘페이즈 슬레이어(Phase Slayer)’ 라면 될까? ‘위상 학살자(位相 虐殺者)’ 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