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슬비이야기 - 그녀석과의 거리
Lanix 2015-11-16 7
지금 내 앞에가는 검은머리의 남학생. 녀석의 이름은 이세하. 늘 게임기를 소지하고 다니며 게임만하는 게임폐인이지만 할때는 하기 때문에 딱히 뭐라할이유는 없다. 그렇지만... 나는 늘 내 생각과는 반대로 행동한다.
"야! 이세하! 또 게임 하는거야? 이제좀 그만할때 되지 않았어? 진짜 질리지도 않니?"
이렇게 약간의 시비조로 묻는 내물음에 대화를 건 상대의 얼굴도 돌아**도 않고, 그대로 게임기에 시선을 둔채로 말한다. 이 녀석에게는 익숙한 상황이라서 그런걸까...
"게임이 질리다니...말도 안돼는 소리야. 뭐~ 가끔질리는게임이 있긴하지만 그런것 쯤은 다른게임을 하고 다시하면 또 재밌게 되거든~"
정말이지...녀석의 시선은 언제까지 이렇게 게임만을 향해 있는 걸까? 가끔은...아주 가끔이라도 주변을 둘려보는것도 좋을텐데... 조금이라도...
"뭐~ 그런거니까 너도 이제 나한테 게임에 관련한말 같은건 그만할때안됬냐? 지치지도 않고 말이지... 어차피 나도 이제 할때는 하는거 너도 다알고있..."
더는 들어줄수가 없다. 녀석이 하고있던 게임기를 약간의 위상력으로 공중으로 띄워 버렸다. 그녀석의 손이 닿지 않을 정도로...
"야, 이슬비! 너 이게 무슨짓이야! 그거 이리안내놔?!"
이제서야 내쪽을 돌아본다. 녀석의 표정은 늘 똑같은 표정. 내가 늘 이런행동을 취할때마다 하는 표정... 즉,화가나 있는 표정이다. 어쩜 저렇게 늘 변함없이 똑같은 표정을 할수있는걸까.
"사람이 말을 할때는 대화상대를 바라보면서하는 거야! 그런 기본상식도 모르는거니?"
"그런걸 모를까보냐? 하지만 게임할땐 예외야!"
"뭐? 그런게 어딨어! 절대안돼!"
"돼!!"
"안돼!"
"됀다고!"
"안됀다고 했어!!"
늘 이런식이다. 녀석과는 이런식으로 대화하고 싶지않다. 좀더... 친근하게..대화하고 싶은데... 물론 내성격에도 문제가 있긴하지만... 저 녀석의 눈치도 보통 없는게 아니기에 늘 이런 사단이난다. 뭐... 어쨌든 돌려줘야하긴 하겠지... 위상력을 이용해 녀석에게 게임기를 건네는 순간...
툭!
누군가 나를 툭 치고갔다. 몸에 균형이 흐트러져 바로 세우려고 한순간 게임기에 집중하고있던 위상력이 흐트러져 버렸다.
탁타달닭
게임기가 아**트 바닥에 떨어져버렸다. 세하의 키보다 높은곳에 있었기에...그렇다면 세하의 게임기는... 세하는 허겁지겁 게임기를 들어올린후 이리저리 살핀다. 그리고...
"이슬비. 너...이건또 무슨 행패냐? 게임좀 하는거 가지고 이렇게까지 하는건 좀 아니지않냐?"
"아...아니 이건 그런게아니라..."
그때 내 머리속에 생각난 단어. '구차한 변명'이다. 내가 지금 무슨말을 하더라도 세하에겐 변명으로 밖에 들리지 않을 거다.
"후우... 진짜... 그래, 뭐...아침부터 게임기하나가지고 짜증내는건좀 아닌것같으니 여기서 그만하자. 대신 앞으론 조심해! 게임할때 안건들면 더 좋고!"
전신이 부들부들 떨린다. 녀석은 마치 자신이 인자한 성인(어른X)이라도 되는듯이 나에게 말한다. 미안해서 어쩔줄 몰라했던 내 마음이 저 말에 한순간에 분노로 바뀌어버린다.
"이세하...이 나쁜놈!!"
아무리 화가 낫다한들 녀석에게 독한 욕설을 할수가 없었다. 그래서 언어수위를 조금낮춰서 외쳤다. 나는 녀석을 째려본뒤 녀석의 정강이를 한대 차주고 빠르게 자리를 떴다.
"아ㅡ앆!!이슬비 너!! 이게 무슨짓이야!!"
멀리서 녀석의 외침이 들려왔지만 무시하고 갈길을 갔다.
시간이 조금 흘렀다. 아니 조금 많이흘렀나? 한...일주일정도는 지난것같다. 일주일동안 나는 이세하라는 녀석을 피해다녔다. 녀석에게 화가나서 보기싫었다...라고 말하면 거짓말이다. 그냥 녀석과 마주쳐서 무슨말을 들을지 조금 무서웠다. 아니 많이 라고 바꿔야겠구나.
"후우..."
건물 학교 계단에 걸터앉아 한숨을 쉬는 나에게 녀석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별일이다~. 네가 한숨을 다쉬고."
"으앗!!!"
"뭐, 뭐야? 왜그래 ? 귀신이라도 본것처럼"
녀석은... 저번일을 다 잊은건지 나를 아무렇지도 않게 대한다. 그냥... 평소 알고 지내는 친구처럼.
"흠. 흠. 무슨일이야? 이런곳엔."
"그냥 지니가던길에 너가 여기 앉아 있길래 들러봤어. 우리 요근래 못만난것같아서."
녀석의 말에 자동적으로 토를달게 된다. 습관이 되어버렸나?
"그냥 지나가지그랬어."
" 어..설마...혹시 내가 혼자만의 시간을 방해한거냐? 그렇다면 미안하지만...에,에이... 친한 친구끼리뭐 어때."
친한친구라...녀석은 나를 그렇게 생각하는 건가?
"이세하."
"어? 왜?"
"일주일전에 그거...미안해."
"응? 뭐? 아! 아~ 게임기 말하는거야? 그거라면 상관없다고 했잖아. 너 설마 그거 때문에 나를 피해다녔던거야?"
이녀석은 왜 이런쪽으로는 눈치가 좋은거지?
"어, 어쩔수 없잖아! 너한테 게임기는..."
뒷말을 더할수가 없었다. 더했다면 나는 아마 일주일동안 쌓아왔던 혼자만의 고뇌를 녀석에게 감정적으로 호소해 버릴것만 같았다. 녀석은 뒷말을 듣지않아도 다안다는듯이 말한다.
"괜찮아. 내게 게임이아무리중요해도 그게 친구들만 하겠냐?"
밝은 미소를 지으며 말을하는 그녀석을 보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온다. 일주일간, 아니 처음만났던순간부터 지금까지 녀석을 오해했던 약간의 미안함과 동시에 녀석에게 무슨말을 들을지 몰라 끙끙앓았던것에 대한 안심이랄까...
"어? 뭐, 뭐야? 너 지금울어?"
"아, 아니야! 이건 그냥 눈에 먼지가 들어간거라고!"
"뭐야, 그런거였어? 어디좀봐."
녀석이 다가와 내눈을 살핀다. 정말...가까운거리다. 이녀석과 이렇게 가깝게 있었던적이 있었을까?
"음... !!!!"
나는 내눈을 살피고있는 그녀석의 입에 내 입을 맞추고 말했다.
"이세하. 좋, 좋아...해"
녀석의 표정은 지금까지 단한번도 못본 표정이었다. 그것도 붉어진 얼굴로......지금 내 얼굴색도 저녀석 얼굴색과 같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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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의 캐릭터 붕괴가 있었을려나요? 재밌으셨길 바랍니다. 오타있으면 말씀해주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