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퍼레이션 나인 -제435화- [용병의 시간(傭兵の時間)]
호시미야라이린 2015-11-15 1
유하진이 유니온의 중앙통제시스템으로 침투를 시도하고, 모든 보안장치를 뚫어버림과 동시에 위상능력자들을 억제하고 있는 피로도 시스템을 무력화하는 정도가 아니라 ‘재설치불가(再設置不可)’ 수준으로 파괴시켜버리기 위한 작업을 한다. 암살교실이라면 재기불능 수준으로 파괴시키는 것이 예절! 단순히 다시 설치하는 것이 안 되도록 하는 정도가 아니라 그와 비슷한 프로그램이 설치되는 거까지도 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 유하진의 목표라면 목표인 셈. 물론 모든 위상능력자들을 풀어주는 것은 아니고 검은양과 늑대개라 불리는 두 팀의 멤버들에 한하여 피로도 제한 시스템과 특수 던전들의 일일 입장횟수 제한을 없애버리는 것을 시도하는 그녀. 유하진도 이렇게 검은양 멤버들의 부탁을 응해주는 거에서 역시 돈은 뭐든지 되게 해준다는 걸 느낀다.
“열심이네? 유하진.”
“양유희 너야말로.”
“그런데~ 여기 F반 교실로 검은양 애들이 왔다는 게 사실이야?”
“네가 들어오기 직전에 나갔어. 엘리베이터를 타고.”
“그래?”
“아무래도 너의 3차 결전기를 보고서 자극을 크게 받은 모양인데?”
“농담이라도 고마운데? 유하진?”
“걔가 널 위해서 정말로 특별한 장비를 만들어주고, 부럽다니까~”
“넌 그래도 앞에 나가서 싸우는 전투담당은 아니잖아.”
“전투담당이라~ 몸으로 싸우는 것이 아니라, 사이버 공간에서 싸우는 전투담당이지.”
양유희의 말도, 그리고 유하진의 말도 모두 맞다. 양유희가 몸으로 싸우는 전투부대라고 한다면 유하진은 사이버 공간에서 싸우는 사이버전투부대라 보면 된다. 검은양 멤버들이 각자의 집으로 돌아간 이후에도 이런 저런을 다 생각하며 양유희와 같이 강해지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곰곰이 생각하는데 유니온에서 전혀 지원해주지도 않던 것을 벌처스 회사와 F반이 양유희를 지금의 위치까지 만들었다는 거에 놀랍지 않을 수가 없었을 터. 검은양 멤버들이 집에서 생각하는 동안에도 양유희는 누군가가 개방해준 위상 게이트를 통해 세계 각지의 분쟁지역들로 가서 전투부대 소속으로 참전하고서 참전수당을 챙기는 등의 모습을 계속 보여준다. 유니온에게 직접 지원을 받는 검은양과 달리 늑대개와 F반은 오로지 모든 것을 자력으로 해결해야만 하기에 전 세계의 여러 분쟁지역들을 다니며 전투를 벌이고, 그걸 통해서 받은 참전수당을 벌어야만 한다.
검은양 멤버들이 모두들 자는 그 순간에도 이들은 쉬지도 않고서 용병 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 전 세계의 여러 분쟁지역들을 다니고 있는 것이기에 ‘회교반군(回敎叛軍)’ 이라 불리는 이들. 다들 이슬람 반군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이들을 상대로 싸워야만 하기에 정신이 없다. 반군의 특성상 정면 돌파가 아니라 게릴라전을 한다. 치고 빠지는 수법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회교반군들. AK-47 돌격소총에 유탄발사기를 장착하여 쏘기도 하고, 위상관통탄으로 보이는 탄을 사용하는 걸로 모자라 위상력이 응축된 RPG-7 대전차 화기도 사용하고 있는데 역시나 그 테러조직이 그들을 지원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고, 굳이 그 문제의 테러조직이 아니라도 ‘베리타 여단(Verita Brigada)’ 녀석들이 자신들의 방식대로 무기를 개조를 해주는 식으로 지원했을 수도 있다.
RPG-7 대전차 화기에서 발사되는 로켓이 강한 위상력이 압축되어 있는 것이 느껴지고, 또한 AK-47 돌격소총에서 사출되는 탄환들도 위상관통탄으로 보인다. 회교반군 조직들이 지금까지와 확연하게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기에 심히 위험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곳에서 정부군과 함께 작전에 임하고 있는 몇몇 F반 학생들도 정말 특별한 수준의 새로운 전략을 세우지 않으면 안 된다. 급기야 나건영으로 하여금 회교반군의 수뇌부들이 있는 곳으로 잠입시켜 신속히 처리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데 그래도 회교반군들의 세력을 약화시키기는 어려움이 많다. 왜냐하면 반군 조직들은 일반적인 수뇌부들 이외에도 여러 조직의 분파의 수뇌부들도 따로 있기에 어느 쪽이 진짜 최고 수뇌부인지 쉽사리 파악하기가 어렵다. 모든 감시용 자산들을 동원해서 확인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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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처스 정보국은 벌처스 회사에서도 정말로 깊숙하고 은밀한 곳에 위치하고 있다는데 정보국의 요원들 이외에는 그 누구도 출입이 허가되지 않은 아주 비밀스러운 곳이다. 현재 그곳에서는 무인공격기를 포함하여 인공위성까지 동원해 그 최악의 테러조직들을 잡아내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기껏 포착해도 바로 또 끊어져버리는 터라 포착이 쉽지 않은데 하지만 오펠리아가 그 조직의 수뇌부에 잠입하는데 성공했기에 지금은 위치를 잡진 못했어도 저들의 대화가 계속 실시간으로 들어오기에 계속 추적한다면 언젠가는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검은양 멤버들은 아마도 모를 거다. 본인들이 신서울을 포함하여 국내에서만 활동하고, 저녁에 집에서 자고 있을 때에도 F반 학생들은 전 세계의 여러 분쟁지역을 다니며 싸우고 있다. 이들은 전쟁으로 생계를 유지한다.
“레비아. 너에게 따로 할 말이 있어서 불렀다.”
“네. 말씀하세요, 트레이너 님.”
“일단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자는데 갑자기 불러서 미안하다.”
“아니에요. 트레이너 님께서 부르신 건데 당연히 일어나야죠.”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지. 일단 이걸 너에게 건네주마.”
“편지?”
“그래. ‘레이라(Reira)’ 라고 했던가? 레이라가 너에게 전해달라고 했다.”
“......”
“늑대개를 능가했던 이유가 있었어. 저들은 실시간으로 전쟁에 나갔잖아.”
“네. 레이라도 그러잖아요. 돈을 벌기 위해서라고.”
“......레비아.”
“네, 트레이너 님. 말씀하세요.”
“아무래도 우리들도 F반의 저 학생들처럼 행동해야만 할 거 같다.”
“그 분들과 함께 전쟁터에 나가서 싸우자는 건가요?”
“우리가 우리 나름대로 자금을 확보하는 방법이 그거니까.”
트레이너의 말이 맞다. 늑대개가 검은양보다 강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봐야 자신들보다 더 위의 존재들이 있는데 바로 그 학생들이다. 고등학생이면서도 전쟁터에 나가 싸우는 것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그들. 대부분의 학생들이 고아 출신들이라 뭐든지 용감하게 임할 수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설령 고아원 출신이 아니라고 해도 어차피 부모들의 강압에 의해 집을 나온 애들도 있고, 호적까지 파인 애들도 많다. 아마 F반 학생들의 전체나 대부분이 거기에 해당될 것이다. 지금 그 학생들에게 집에 돌아가고 싶은지를 묻는다면 전원이 그러기 싫다고 답한다. 어차피 그들과는 아무 관계도 아니고, 지금 F반의 친구들이 진짜 가족이라고 한다. F반의 학생들도 먼 옛날부터 모든 이들에게 멸시를 당해왔기에 우울하게 살아온 늑대개 대원들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