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공항날조] 무제

시로요루 2015-11-08 0


막상 쓰려하니 슬비가 존댓말을 쓰나 반말을 쓰나 기억이 안나네요.
그냥 가볍게 즐겨주세요!





귓가에는 무미건조한 기계음만이 맴돌았다.

왼쪽 고막이 망가졌는지 귀에서는 식어버린 피가 흘러나왔다.

이미 몸의 이곳저곳이 망가져버렸고 그와동시에 감각도 죽어버렸는지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리고 힘겹게 상황을 살피려 뜬 눈은 '그녀'만을 바라볼 뿐이었다.

아름답다라는 단어는 분명 그녀를 위해 있다고 말한다면 수긍할 수 있을정도의 외모를 가진 그녀는 그것과 관계없이 당당하게 내가있는 곳으로 걸어왔다.

이내 그녀는 내 앞에 주저앉아 힘없이 늘어져있는 분홍빛 머리를 어루만졌다.

" 지금 느낌이 어떻지? "

" 그게 왜 궁금한건지 모르겠군요, 이리나 페트로브나.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면 빨리..! "

" 어째서 내가 널 죽여야하지? "

예상 밖의 대답에 말문이 막혔다.

" 그게 무슨 말이죠? "

" 난 너의 대답이 듣고싶다. 그리고 이 상황에선 더욱. 다시 한번 말하지. 지금 느낌이 어떻지? "

너무 뜬금없었다.

나에게 무슨 대답을 바라는지도 몰랐다.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왜인지 그녀에게 빨려들어가는 느낌이 들어 나도 모르게 입이 열렸다.

" ... 무섭다고 하지 않는다면 그건 거짓말이겠죠. "

" 그렇겠지. "

그녀는 자세를 고쳐 내 옆에 앉았다.

그리고 내 허리의 상처를 부드럽게 만지며 고통에 움찔거리는 내 몸을 즐겼다.

" 넌 분명 우리가 하는 짓을 나쁘게 보고있을테지. "

" 그렇지만은 않아요. 이해는 되지만 옳지않은 당신의 방법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 뿐입니다."

" 그런가? 흠.. 너희도 예전에 나라를 뺏긴 적이 있다고 들었다. "

아픈 과거에 눈을 무겁게 감고 뜨기를 반복했다.

" 그렇기때문에 더더욱 우리를 이해하는 것이 아닌가? 그 아픔을 알기때문에 우리를 이해해줘야하는게 아닌가? 도대체 왜 막는거지? 우리는 우리의 나라를 다시 찾아오기위해 항쟁을 벌이고 많은 목숨을 토대로 노력하고있다. 그게 나쁜 것인가? 훔쳐간 물건을 다시 되찾아오는 것과 같은 이치가 아닌가.. 그런데 왜..! "

그녀가 흥분한 어조로 나를 타박했다.

정확히는 세상을.

난 그 질문아닌 질문에 단호하게 대답했다.

" 나라를 찾아오려는 것은 옳지만 지금의 당신들은 단순한 테러활동을 하고있을 뿐입니다. "

내 대답에 더욱 흥분한 그녀는 땅을 박차고 일어나 나에게 악을 쓰기시작했다.

" 왜 우리의 항쟁이 테러따위로 취급당해야 하는거지?! 너희가 나라를 다시 찾아올 때 단 한 명의 사람도 죽이지 않았나? 단 하나의 희생도 없었나? 그것을 다짐할 수 있나?! "

" 당신들이 죽인 사람의 수와는 비교가 안 돼요! 그걸 말이라고 하는 건가요? "

" 네가 그렇게 말해도 사람을 죽인 것이 바뀌지는 않는다. "

그녀는 억지로 울분을 억누르는 것 같았다.

미새하게나마 목소리가 떨리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더 이상 그녀를 자극하고싶지는 않았지만..

" 많은 사람에게 물었을 때 당신들이 한 일들은 테러라고 답이 올겁니다. "

" 많은 사람의 의견은 중요하지않다. 단지 전쟁을 핑계삼아 힘없는 우리의 조국을 상의없이 가져간 유니온의 과거가 중요한 것이지. 설마 이런 비도덕적인 과거를 자신이 도덕적이라 자부하는 이슬비 네가 발뺌하진 않겠지? "

" 그건 확실히 유니온의 잘못인걸 인정해요. 하지만 당신들의 방식이 틀렸다는건 바뀌지않습니다."

" ... 이슬비. 우리가 과연 처음부터 무력을 행하려고 했을까? "

" 무슨 말이죠? "

그녀의 눈이 차갑게 바뀌었다.

쓰레기를 바라보는듯한 그녀의 눈이 날 비웃었다.

그리고 곧이어 그녀는 입을 열었다.

" 우리도 말로 그들을 설득하려고 했다. 하지만 우리의 말은 단지 그들에겐 작은 불씨일 뿐이었지. 신경쓸 것도 없었다. 작은 나라의 적은 사람들이 아무리 목에 핏대를 세워 소리쳐봐도 큰 나라의 많은 사람들은 들어주지 않는다. 그렇기때문에. "

그녀가 등을 돌렸다.

그리고 천천히 걸어가며 다시 나를 향해 몸을 돌렸다.

" 작은 불씨는 크게 타오르면서 불씨를 끄려는 사람에게 화상을 입혀야만 하는 것이다. "

그녀가 미소를 지어보였다.

섬뜩함이 목 뒤를 어루만졌다.

일어날 수 없는 한계에 다다란 몸은 바닥에 붙어있을 뿐, 말을 듣지 않았다.

" 이리나...! "

" 꽤나 재미있는 대화였다, 이슬비. "

그녀의 마지막 말과 동시에 공항에 살아있던 기척이 언제 있었냐는듯 조용해졌다.

그녀는 발걸음을 옮겼다.

"그래, 재미있는 대화였어. "














급하게 쓰느라 오타, 캐붕 등이 있을겁니다.

아무튼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2024-10-24 22:41:16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