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요원 여러분 -특별편-
팬티보여줘 2015-01-15 5
마천루 옥상, 구로의 시가지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헬리포트 위로 거대한 악의가 치솟아 오르고 있었다.
검은양 팀들은 물론이고 여기저기서 모여든 특경대와 유니온의 요원들이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주시하는 가운데, 요사스러운 보랏빛과 함께 시공간이 일그러졌다.
활짝 젖혀진 시공간의 틈 안에서 작은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몸에 딱 맞는 검은 옷에 보라색 리본을 칭칭 감은 소녀가 허리에 손을 댄 채 걸음을 옮길 때마다 가늘고 긴 새하얀 머리카락과 짧은 검은색 플레어 스커트의 끝자락이 가볍게 흔들렸다.
그 옆에서는 배를 훤히 드러낸, 소녀보다 키가 한 뼘정도 더 작은 하얀 머리카락의 소년이 걸음걸이를 맞추어 움직이고 있었다.
두 명의 소년 소녀가 걸어나오는 찰나, 어디선가 작은 음악소리가 들리며 마천루 옥상에서 밝은 빛과 폭죽이 쏘아졌다.
그와 함께 진영을 갖춘 유니온, 특경대 요원들이 품에서 꺼낸 판자들을 서로 맞추어 연결했다.
하나로 연결된 판자는 긴 글자가 쓰여져, 모두의 앞에 드러났다.
"천.상.천.하.애.쉬" "우.윳.빗.깔.더.스.트"
요원들의 찢어질듯한 함성과 함께 두 남매의 환상적인 스테이지가 시작되었다.
몇 명의 요원들이 흥분해 공연장으로 난입하려드는 가운데, 그를 막기위해 자칭 '초차원 아이돌 매니저 겸 프로듀서' 이세하가 그들을 가로막으며 실랑이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요원들 모두의 주머니에서 들려오는 진동음.
요원들은 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내들었다.
발신지는 항상 그렇듯이 유니온 본부. 요원들은 애쉬와 더스트의 공연과 유니온의 공지 사이에서 갈등하다가, 슬금슬금 공지 메세지를 열었다.
친애하는 요원 여러분.
애쉬와 더스트의 콘서트에 몰려들어가 광기를 내뿜으며 날뛰는 여러분들로 인해 제 시야가 가려집니다. 이 글을 보는 요원들은 모두 자리에 앉아야 할겁니다.
그날 애쉬와 더스트의 공연은 무대 매너를 철저하게 지키는 관객들로 인해 조금의 소동도 없이 안전하게 끝날 수 있었다.
초차원 아이돌 애쉬&더스트 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