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들이 클로저라니?! 6화 나는 강해 멋있어(상)
최대777글자 2015-11-01 0
6화-나는 강해 멋있어
“이젠 테러리스트인가...”
한번 오해가 생기면 커지기 마련이다만 이정도일 줄이야... 절망감에 휩싸인 나는 한쪽 손으로 내 눈물을 받듯이 얼굴에 얹었다.
“투항하실 마음이 생기신 건가요?”
“아니, 그런건 아닌데... 그냥 못본척하고 보내주면 안 돼? 나 딱히 별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았잖아?”
“공무집행 방해죄, 그리고 공공기물 파손죄로...”
“공공기물?”
내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듯이 물어보자 분홍머리의 꼬마아이가 손가락으로 어딘가를 가리켰다. 그곳에는 군데군데 부서져서 균열이 생겨난 도로가 있었다.
“저건 특경대가 다짜고짜 유탄을 쏜 거잖아.”
“위상능력자의 제압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절차입니다.”
“위상능력자의 인권도 챙겨줘야지! 이게 무슨 소리야! 유탄 쏘는 걸 당연하게 여기지 말라고!”
위상능력자라도 그런저런 녀석이라면 한방에 나가떨어진다고? 나는 위상관통탄도 위협이 되지 않을 정도니 상관없지만 어중간한 녀석이었다면 전신의 뼈가 부서질 텐데 다짜고짜 유탄을 쏜 건 문제가 있지 않나?
“도주를 그렇게 화려하게 하니까 이쪽도 그렇게 나올 수밖에 없는 게 당연하잖아. 흔한FPS에서도 테러리스트들이 c4를 들고 오는데 대테러리스트가 인권을 따져가면서 상대하면 폭파를 막을 수 있겠어?”
“그건 그렇네. 그런데 내가 그렇게 위협적이었냐?”
확실히 사이킥무브를 사용하긴 했어도 위협이 될 만한 행동을 한 기억은 없다... 그런데 FPS는 또 뭐야?
“적당히 서렌 쳐, 아저씨. 그런 가면 쓰고 있어도 전혀 멋져보이지 않을뿐더러 난 빨리 끝내고 겜방이나 가야 한다고.”
“...”
서렌을 치라는 게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겜방이 뭔지는 안다. 게임을 하는 방이라는 거겠지... 저 녀석은 대체 얼마나 게임에 중독됐으면 이런 상황에서도 게임 얘기를 하는 거지?
“이세하! 너 임무중에는 게임얘기 하지 말라고 했잖아!”
“아~ 네~ 네~”
이것봐라? 팀원의 충고도 대충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고 있어?
“아, 누가 생명보냈다.”
“....”
저 이세하라는 꼬맹이, 태도가 정말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저게 정말로 내 아들이라고? 아니, 내 아들이라는 건 상관없다. 나도 그렇게 클로저라는 일에 책임감을 크게 느끼고 있지는 않았지만 저렇게 팀원들에게 마이너스가 되지 않기 위한 노력정도는 하는 놈이었지만...
“거기, 이세하랬나?”
“응?”
내가 부르자 핸드폰을 주머니에 집어넣고 이쪽을 본다. 저런 어정쩡한 녀석이 클로저라는 사실보다...
“우왓, 뭐야?!”
지수와 같은 눈을 가진, 그녀의 아들이라는 게 화가났다. 나도 모르게 놈을 향해 도약하여 주먹을 뻗었으나 건블레이드에 막혔다.
“이렇게 공격하면 우리가 당신을 억지로 제압해야 한다는 거 몰라?!”
“...그러냐?”
“당연하지!”
그렇다니 어쩔 수 없지, 건블레이드에서 주먹을 떼고 똑바로 서서 검은양팀을 한명씩 둘러봤다.
“그게 너희들 임무겠지.”
“...그런데?”
“그렇다면 너희는 임무 실패다.”
말끝나자마자 곧바로 아직 방어자세를 취하고 있던 이세하의 건블레이드를 걷어 차버렸다. 내 힘을 이겨내지 못한 이세하는 멀찍이 뒤로 밀려났고 그러면서 녀석이 밟고 있던 바닥은 심하게 붕괴되었다.
“나를 제압할 생각이었다면 특급요원 정도는 데려왔어야 했어.”
주먹에서 뚜둑소리가 날 정도로 손을 풀며 놈들의 실수를 지적했다.
“너희들 같은 송사리가 아니라.”
내가 확실하게 반항할 의사를 보이자 검은양들도 다시 전투태세를 갖추기 시작했다. 그러나 먼저 섣불리 움직일 생각은 없는 것 같다.
“날 제압한다며? 먼저 안 덤비고 뭐하냐?”
“하아압!”
내가 도발하자 아까 내가 날려버렸던 이세하가 나를 향해 덤벼들어 건블레이드를 휘둘렀다. 그러나 건블레이드는 내 어깨에 닿자마자 멈춰버린다.
“일부러 안 피해줬는데 상처조차 못 주는 거냐?”
조금도 베이지 않자 당황했는지 이세하는 뒤로 살짝 물러났다.
“일부러 약하게 휘둘렀거든!”
“...흐음.”
일부러 약하게 휘둘렀다라? 그럼 전력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조금은 흥미가 생긴 나는 이세하를 향해 몸을 돌리고 양팔을 벌렸다. 마치 아버지가 자신에게 뛰어오는 아들을 안아주려는 듯이.
“그럼 전력으로 해 봐.”
“뭐?!”
내 말을 듣지 못해서 저러는 게 아니다. 아마도 내 갑작스러운 행동을 이해할 수가 없다는 거겠지. 잘못들은 게 아니라는 걸 알려주기 위해 한 번 더 알려주도록 할까.
“전력으로 한번 베어보라고. 아무리 게임중독자라도 우리나라말 정도는 알아듣잖아?”
“....지금 무시하는 거야?”
“그걸 이제야 알았다면 머리에 문제가 있다는 얘긴데.”
내가 계속해서 도발하자 이세하라는 꼬맹이가 드디어 제대로 해볼 생각이 들었는지 위상력을 개방시켰다. 과연 위상잠재력 A+, 꼬맹이 치고는 꽤나 거대한 위상력의 흐름이 느껴진다.
“이세하! 그만둬!”
“...”
그런데 저기 분홍머리 꼬맹이가 훼방을 놓으려 하는군... 하지만 상관없다. 어차피 지금 꽤 뚜껑이 열린 것 같은데 더욱 자극한다면 저런 말쯤은 들리지도 않겠지. 자극이라... 이를테면...
“위상력을 개방시킨 게 겨우 그 정도냐? 그러고도 알파퀸의 아들이야?”
이렇게, 부모를 언급한다던가.
“크으윽...!!!!!!!!!!”
꽤나 효과적이었는지 이세하가 이를 빠드득 소리가 들릴 정도로 갈았다. 그와 동시에 이세하에게서 뿜어지는 위상력의 흐름이 더욱 격해졌다.
‘그래도 역시...’
“으아아아!!!!!!!!!!!!!!”
‘꼬맹이는 꼬맹인가.’
그대로 위상력을 건블레이드에 집속시킨 이세하가 나에게 달려들어 높이 치켜든 건블레이드를 내 어깨를 향해 내리쳤고 그와 동시에 일어난 충격파가 주변을 전부 부숴버렸다.